현금 55억 든 캐리어 옮기다 허리 삐끗했다는데..무게는?

조회수 2020. 9. 17. 13: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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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김봉현, "55억원 옮기다 허리 삐끗"..무게는 얼마?
5만원권 1장 0.97g, 55억원은 0.1톤 넘어
1만원권이었다면 500kg 넘는 돈
김 회장, 55억원 재향군인상조회 관련 돈이라 주장

“55억원이 든 캐리어 3개를 여러 차례 옮기다가 허리를 삐끗했다.”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이 여행용 캐리어 3개에 현금 55억원을 숨겨뒀었다. 김 회장은 피해액만 1조6000억원에 이르는 라임 사태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라임 사태는 국내 최대 헤지펀드인 라임자산운용이 돈이 없어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되돌려주지 못한다고 환매 중단을 선언한 일이다. 경찰 수사를 받던 중 잠적했던 김 회장은 지난달 24일 붙잡혔다. 그는 도피자금으로 55억원을 가지고 다니다가 허리를 삐끗했고, 이후 물품 보관소에 돈이 든 캐리어를 맡겼다고 했다. 55억원이 든 캐리어의 무게는 어느 정도였을까.

출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

◇11만장 늘어놓으면 서울시청에서 별내까지 거리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4월27일 김 전 회장이 돈을 숨긴 물품 보관소를 찾았다. 그 안에는 캐리어 3개와 현금 1000만원(5만원권 200장)이 있었다. 캐리어 안에도 5만원짜리 지폐가 빼곡히 담겨 있었다. 캐리어 속에 있던 돈은 54억9000만원. 보관소 내에만 55억원이 있었다. 


-5만원권 지폐의 규격은. 


5만원권 규격은 가로 15.4㎝ 세로 6.8㎝. 현장에서 발견한 지폐 11만장(55억원)을 일렬로 쭉 늘어놓는다면 약 17km에 달한다. 서울시청에서 별내 신도시까지의 직선거리(16km)와 비슷하다. 한장 두께는 0.11mm, 모두 위로 쌓으면 높이는 12m가 넘는다. 평균 아파트 1개층 높이가 3m임을 고려하면, 아파트 4층 높이다. 


-무게는 얼마일까. 


한국은행에 확인한 결과, 5만원권 지폐 1장의 무게는 채 1g도 되지 않는 0.97g(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화폐 기준, 오차범위 ±0.05g). 11만장, 55억원의 무게는 106.7kg이다. 쌀 한 가마니(80kg)보다도 26.7kg이 더 나간다. 충분히 허리를 삐끗할 정도의 무게다. 캐리어 3개로 나눠도 1개당 무게가 약 35kg이다.

출처: 플리커 제공, MBC 방송화면 캡처
5만원권 지폐와 방송에서 20kg짜리 쌀 4포대를 어깨에 든 줄리엔 강. 55억원은 20kg 쌀 4포대보다도 26.7kg이 더 나간다.

김 회장은 경찰 조사에서 55억원이 재향군인상조회와 관련된 돈이라고 진술했다. 김 회장은 100억원대에 달하는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라임 펀드 자금을 자신이 소유한 스타모빌리티에 투자하고, 이중 517억원을 횡령했다. 스타모빌리티 외에도 수원여객 회삿돈 241억원, 재향군인회상조회 고객 예탁금 300억원대를 빼돌렸다.


◇1만원권이었다면 허리 삐는 데서 그치지 않았을 것 


-만약 김 전 회장이 55억원을 전부 1만원권으로 가지고 있었다면. 


1만원권의 무게는 약 0.97g(오차범위 ±0.05g)이다. 5만원권과 같다. 즉 같은 금액의 돈이면 1만원권으로 가지고 있을 때 5만원권보다 약 5배 정도 더 무겁다. 55억원이 전부 1만원권이었다면, 그 무게만 533.5kg이다. 허리를 삐끗하는 수준이 아니라 부러졌다 해도 이상하지 않다. 5만원권이 김 전 회장의 허리를 지켜준 셈이다. 


이처럼 2009년 6월 세상에 처음 등장한 5만원권 덕분에 고액의 돈을 숨기거나 뇌물을 건네는 일이 쉬워졌다. 같은 돈이라도 부피가 5분의 1로 줄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1억원은 5만원권 2000장, 무게 1.94kg에 높이 22cm 정도다. 1만원짜리는 1만장이 있어야 똑같은 1억원을 만들 수 있다. 무게는 9.4kg에 높이도 1.1m나 된다. 


과거에는 주로 007 가방이나 사과박스에 돈을 넣어 전달했다. 007 가방에는 1만원권 1만장(1억원), 사과박스에는 2만4000장(2억4000만원)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만원권을 5만원권으로 바꾸면 5억원, 12억원을 넣을 수 있는 셈이다.

출처: 픽사베이 제공, 뉴스1 유튜브 캡처
(좌) 뇌물 전달의 상징이었던 007 가방 (우) 한 매체에서 비타500 박스 안에 5만원짜리를 넣어 실험해 본 결과 8000만원이 들어갔다.

5만원권은 뇌물 전달 수단도 바꿨다. 박카스·비타500 등 음료 박스가 새로운 매개체로 등장했다. 2015년 성완종 전 경남 기업 회장이 비타500 박스에 3000만원을 담아 이완구 전 총리에게 건넸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여러 매체에서 박스에 돈이 얼마나 들어가는지 실험해봤다. 실험 결과, 최소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 들어갔다. 1만원권으로 채운 007 가방과 비슷한 액수를 넣을 수 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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