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구조조정 해야할 판..연봉킹 '신의 직장'의 추락

조회수 2020. 9. 17. 13:5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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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확산으로 올해 1분기 사상 최악 실적 기록한 정유업체들

높은 연봉으로 직장인들 사이에서 신의 직장이라 불리던 정유업체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올해 1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기업들의 일거리가 줄어들면서 석유 제품 소비가 감소한데다 국제 유가까지 바닥을 친 여파다. 정유업계에서는 2분기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구조조정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싹트고 있는 상황이다.


4대 정유사 평균 연봉, 모두 1억원 넘었지만...


정유업계의 직원 평균 연봉은 2018년까지 단연 최고였다. 2018년 기준 국내 500대 기업 중 직원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기업은 SK에너지로 1억5200만원에 달했다. 에쓰오일은 1억3760만원, GS칼텍스 1억2550만원, 현대오일뱅크 1억1500만원으로 4대 주요 정유사의 평균 연봉이 모두 1억원을 넘었다. 

출처: 조선DB
2018년 국내 에너지 관련사 평균 연봉

하지만 2019년 들어 영업이익이 감소하면서 정유업계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SK에너지의 영업이익은 2018년 8127억원에서 지난해 3617억원으로 55.4% 급감했다. 에쓰오일은 영업이익이 6394억원에서 4200억원으로 34.3% 감소했고, GS칼텍스는 1조2342억원에서 8796억원으로 28.7% 줄었다., 현대오일뱅크는 6210억원에서 5219억원으로 15.9%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정유업체 연봉 역시 전년에 비해 감소했지만 여전히 모두 1억원이 넘었다. SK에너지는 1억3200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3% 감소했지만, 여전히 500대 기업 중 평균 연봉이 높은 기업 2위였다. 이밖에 GS칼텍스는 1억1100만원(11.4% 감소), 에쓰오일은 1억1000만원(20% 감소), 현대오일뱅크는 1억900만원(5.2% 감소)을 기록했다.


4대 정유사, 올 1분기 영업 손실액 4조원 달할 듯


올해는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터지면서 정유업계가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 중이다. 에쓰오일은 4월27일 4대 정유사 중 처음으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결과는 ‘어닝쇼크(깜짝 실적 하락)’라 불릴 정도로 충격적이다. 에쓰오일의 1분기 영업 손실액은 1조73억원으로 1976년 회사가 설립된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이전까지는 2014년 4분기에 원유 공급 과잉에 따른 국제 유가 폭락으로 2897억원 손실이 가장 큰 영업 손해액이었는데, 이보다 3배 이상 규모가 커진 것이다.     

출처: 에쓰오일

정유업계 안팎에선 SK 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의 합산 영업손실이 4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시장 1위 업체인 SK 에너지의 적자가 2조원대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도 5000억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관측된다. 4대 정유사의 지난해 연간 합산 영업이익은 3조1202억원이었는데 3개월만에 이를 모두 날리고 1조원에 가까운 추가 손실을 입게 되는 셈이다.


영업 적자의 주요 원인은 국제 유가 급락에 따른 원유와 석유제품의 재고 가치 하락이다. 국제 유가는 지난해 12월 배럴당 평균 64.9달러였으나 지난달 33.7달러로 급락.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휘발유, 항공유 수요가 급격히 줄어든 탓에 석유제품 소비마저 감소했다.


에쓰오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검토 중


문제는 2분기(4∼6월)에도 실적이 반등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국내 정유사는 원유 1배럴을 들여와 정제 과정에서 4달러 이상을 남겨야 이익이 난다고 한다. 하지만 4월 기준으로는 정유사가 원유 1배럴을 정제하면 오히려 0.7달러만큼 손해를 보는 구조다. 정제 공장을 돌릴 수록 손해를 보고 있는 셈이다.


국제유가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4월 20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마이너스 37.63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출처: SK에너지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유업계의 올해 평균 연봉은 급감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최근 에쓰오일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에쓰오일은 최근 창사 이래 처음으로 희망퇴직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정유업계의 경영악화을 막기 위해 세제 지원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세율 3%인 원유 수입 관세 납부를 3월부터 5월까지 유예하고, 원유 리터 당 16원에 달하는 석유 수입 부과금 징수를 3개월 유예하기로 한 것이다. 또 정부는 4월분 교통·에너지·환경세, 개별소비세 납부를 오는 7월까지 유예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정유업계의 경영 악화를 해결하기엔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정유업계에선 “세금 납부 유예 정도로는 지원효과를 보기 어렵다. 세금 감면 등 더욱 파격적인 혜택을 줘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글 jobsN 이준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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