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2학년 때 4000만원 찍었던 YS 옆 소년, 지금은..

조회수 2020. 9. 17. 17: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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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창업한 회사 135억에 판 이 청년 "창업은 마약처럼 끊기 힘들어요"
중2때 첫 창업한 버즈빌 이관우 대표
20대에 창업한 회사 2개를 135억에 매각
페이팔 마피아처럼 ‘버즈빌 마피아’ 만드는 게 꿈

새로운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고 싶었던 소년은 초등학생 때부터 발명 일기를 썼다. 1996년 특허청 주관 발명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고, 대회에 들고 나갔던 아이템으로 중학교 2학년 때 처음 창업에 나섰다.


20대에는 2개의 회사를 창업해 각각 네이버와 티몬에 팔았다. 매각 금액만 총 135억원에 이른다. 현재 운영 중인 회사는 30여개국에서 연매출 370억원을 올리며 벤처투자업계가 꼽은 차세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이 넘는 스타트업) 후보에 올랐다. 리워드형 광고 플랫폼 전문기업 ‘버즈빌’의 이관우(36) 대표의 이야기다.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리워드형 광고 플랫폼 전문기업 ‘버즈빌’ 대표 이관우입니다. 파트너사 앱 광고 지면에 보상형 광고를 노출합니다. 유저는 광고를 클릭할 때마다 포인트를 받을 수 있고, 이를 활용해 할인 등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계에서 유명 인사다. 초등학생 때 떠올린 아이디어로 중학교 2학년 첫 창업에 나섰다. 그의 발명품은 현관문 고정 장치였다. 현관문을 고정하기 위해 매번 고리를 발로 걷어 올려야 하는 불편함을 해결하고 싶었다. 버튼만 누르면 고리가 자동으로 올라가는 도어스토퍼를 개발했다. 이 아이디어로 1996년 특허청의 발명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그를 청와대로 불러 격려하기도 했다.


20대에는 2개의 스타트업을 창업해 각각 네이버와 티켓몬스터에 매각했다. 매각 금액만 총 135억원에 달한다. 2012년에는 현재 그가 이끄는 ‘버즈빌’을 창업했다. ‘버즈빌’의 작년 매출액은 약 370억원, 월평균 이용자 수는 1000만명으로 차세대 유니콘 기업 자리를 노리고 있다.

출처: 버즈빌 제공
1996년 특허청의 발명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아 청와대에 초청 받은 이 대표.

-창업 스토리가 궁금합니다.

◇중학교 2학년 때 첫 창업...4000만원 벌어


“어린 시절 책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어요. 물리학자 고(故) 이휘소 박사를 모델로 한 내용이었죠. 이휘소 박사처럼 새로운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었죠. 자연스레 발명에 관심이 생겼고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발명 일기를 썼어요. 실생활에서 불편한 물건을 공책에 적고 해결할 구조도를 그림으로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버즈빌 제공
초등학생 때부터 작성한 발명 일기.
출처: 버즈빌 제공
이 대표가 개발한 도어스토퍼.

초등학생 때 떠올린 아이디어로 중학교 2학년 때 현관문 밑에 붙이는 고정 장치인 도어스토퍼를 발명했어요. 발로 누르면 버튼을 누르면 고리가 저절로 올라가게끔 했습니다. 1996년 특허청이 주최한 ‘대한민국학생발명전시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습니다. 장학금으로 받은 2000만원으로 금형 틀을 만들었어요. 제조업을 하던 아버지 공장에서 시제품 2만여개를 생산해 4000만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우리나라와 일본에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죠. 일본의 한 업체가 라이선스를 2억원에 사가겠다고 했지만 부모님께서는 어린 나이에 돈맛을 보면 좋지 않다고 판단하셨어요. 그래서 특허권을 행사하지도 않았습니다.”


◇20대에 창업한 회사 두 개, 135억원에 매각 


서울대 경영학과에 들어간 이 대표는 본격적으로 창업에 나섰다. 대학교 2학년 때 동아리 선배와 함께 ‘이토프’를 창업했다. 바코드 인식 기술을 적용한 전자레인지에 바코드가 붙은 즉석식품을 넣으면 정해진 시간만큼 자동 조리되는 것이었다.


“1년간 서울대·카이스트 교수들을 찾아다니면서 바코드 코드 인식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혔어요. 전자레인지 제조 업체와 즉석식품 제조 업체 사이에서 애를 먹었죠. 결국 전자레인지 관련 사업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대신 관련 기술을 활용해 모바일 코드 사업으로 피벗(pivot·비즈니스 모델이나 서비스 등을 완전히 바꾸는 것)했습니다. MMS(사진과 동영상을 첨부할 수 있는 장문 메시지)를 SMS(단문 메시지)로 바꿔 보내는 사업이었어요. 당시만 해도 할인 쿠폰이나 승차권 등은 MMS로 보내야 했습니다. MMS 가격은 200원으로 SMS(10원)의 가격보다 20배는 비쌌죠. ‘이토프’의 기술을 활용하면 기업들이 고객에게 모바일 코드가 담긴 문자를 대량으로 보낼 때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 기술을 눈여겨본 네이버가 2009년 ‘이토프’를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35억원이었다. 당시 이 대표의 나이는 26살이었다.


그다음 창업에서는 쓴맛을 봤다. 대학교 3학년 때 ‘포스트윙’이라는 회사를 세웠다. 저작권법을 위반한 불법 콘텐츠를 찾아내는 기술이었지만 생각보다 수요가 없었다.

출처: 버즈빌 제공
이 대표가 창업한 '이토프'(좌)와 '데일리픽'(우).

2010년 이 대표는 소셜 커머스 업체인 ‘데일리픽’을 창업했다. 맛집들을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도록 음식점 할인쿠폰을 판매하는 서비스였다. 창업 6개월 만에 글로벌 1위 소셜커머스 업체인 미국 ‘그루폰’에서 인수제의가 들어왔지만 이 대표는 ‘티몬’에 95억원을 받고 ‘데일리픽’을 매각했다.


“외국회사보다는 국내 업체와 합치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데일리픽’을 매각하면서 ‘티몬’의 COO(최고운영책임자)로 운영 총괄을 맡아 3년간 일했습니다. 합류할 당시에는 임직원이 100명 정도였는데 나올 땐 1300명으로 늘었어요.”


◇스마트폰 잠금화면 모바일 광고로 시작한 ‘버즈빌’...차세대 유니콘 노려


‘티몬’을 나온 이 대표는 대학교 후배인 이영호 공동 대표와 함께 2012년 ‘버즈빌’을 창업했다. 우연히 본 지하철 스크린도어 광고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지하철 스크린도어에서 매력적인 광고가 나왔어요. 순간 기록해야겠다는 생각에 카메라로 찍었죠. 문득 ‘광고를 스마트폰 잠금 화면에서 보면 광고 효과가 더 좋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출처: 버즈빌 제공
버즈빌의 플랫폼 '버즈애드'.

버즈빌은 2013년 스마트폰 잠금화면을 이용한 광고 플랫폼 ‘허니스크린’을 출시했다. 잠금화면을 해제할 때마다 사용자들은 포인트를 지급받는 서비스다. 유저는 포인트를 적립해 현금처럼 쓸 수 있다.


이후 계속해서 타게팅 기술 고도화 작업에 집중했다. 나이, 성별, 라이프스타일 등 구매력 있는 사용자를 정교하게 타게팅하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실제 제품 구매 확률을 높였다. 이용자의 성향이나 구매확률에 따라서 광고나 리워드도 다르게 했다.


창업 초기부터 투자 유치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2013년 벤처캐피털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30억원을 투자받았다. 2015년에는 LB인베스트먼트 주도 하에 KTB네트워크, 포스코기술투자, 컴퍼니케이파트너스, ES인베스터로부터 130억원을 투자받았다.


지난 1월에는 국내 예비 유니콘 기업 육성을 위해 만들어진 공동투자 협의체 '메가세븐 클럽(Mega-7 Club)'의 첫 투자 기업으로 선정돼 LB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주도로 퍼니케이파트너스, SBI인베스트먼트 등으로부터 205억원을 투자받았다.


또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2017년 미국의 1위 잠금화면 광고 플랫폼인 ‘슬라이드조이’를 인수했다. 2018년에는 인도와 파키스탄 시장 공략을 위해 42컴퍼니의 잠금 화면 앱 ‘슬라이드’를 인수했다. 미국, 일본, 대만의 현지 법인을 세워 해외에 진출했다. 현재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3000만명의 사용자에게 서비스 중이다.


‘버즈빌’의 작년 연매출은 370억원으로 2018년보다 30%가량 늘었다. 국내 월평균 이용자 수는 1000만명에 달한다. 국내 통신 3사인 KT, SK텔레콤, LG 유플러스, OK 캐쉬백, 엘포인트, 하나멤버스, CJ ONE, 해피스크린뿐 아니라 일본 최대 철도 기업 JRE, 포인트 사업자 폰타(Ponta) 등 국내외 100여개 파트너사를 두고 있다.

출처: 버즈빌 제공
이관우 대표.

-창업을 여러 번 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좋은 아이디어로 많은 사람이 더 윤택하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창업은 마약과 같습니다. 기발한 아이디어가 있으면 서비스화하게 되고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것을 보면 재밌고 보람을 느낍니다. 그러다 보면 또 창업하게 되더라고요.”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2022년까지 ‘버즈빌’을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게 목표입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더 넓히고 싶습니다.


개인적인 목표와 비전은 2가지입니다. 첫번째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서비스가 글로벌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케이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성공 케이스가 나오면 다른 후배들도 세계 시장을 보고 글로벌 사업을 할 것으로 생각해요.


두번째는 버즈빌 마피아를 많이 만드는 것입니다. 미국 핀테크 업체인 ‘페이팔’에서 나와 창업한 사람들을 ‘페이팔 마피아’라고 부릅니다. 이들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죠. 버즈빌 직원들도 뛰어난 창업가로 성장해 ‘버즈빌 마피아’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실제로 버즈빌 출신 창업가가 4~5명 정도 있습니다. 버즈빌에서 일하던 직원이 ‘블라인드’를 창업하기도 했어요. 창업 생태계를 건강하게 만들어가는 데에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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