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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도, 연재주기도 작가님 마음대로…‘웹툰계 유튜브’ 등장

‘작가되기’ 버튼만 누르면 “나도 웹툰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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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작품 올릴 수 있는 웹툰계 유튜브
연재 주기부터 판매 가격까지 작가가 직접 정해
문체부 장관상 받은 작품도 나와

고사리박사의 ‘극락왕생’. 2019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을 받은 작품이다. 귀신이 되었다가 불보살(어려움에 처한 중생을 구하기 위해 여러 모습으로 나타내는 보살)의 자비에 다시 인간이 된 주인공과 그를 도와야 하는 지옥의 호법신이 기묘한 사건들을 해결해가는 이야기다. 유명 웹툰 플랫폼에서 연재를 거절당했던 이 작품이 세상의 빛을 볼 수 있었던 건 오픈 플랫폼 ‘딜리헙’ 덕분이다.


딜리헙은 작가자 작품을 올리고 판매하는 디지털 오픈 플랫폼이다. 한마디로 웹툰 판 G마켓이다. 장터를 열어 놓고 물건은 이야기꾼들이 알아서 팔란다. 작가가 작품을 기획·연재·업로드 한다. 연재 주기, 판매 가격까지 작가가 정한다. 딜리헙을 운영하는 몬스터헤즈는 시스템을 관리하고 수익을 정산하는 역할만 한다. 왜 이런 플랫폼을 만들었는지 몬스터헤즈 박유진(33), 류지철(37) 공동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딜리헙을 운영하고 있는 몬스터헤즈 박유진·류지철 공동 대표

출처몬스터헤즈 제공

◇선택받지 않아도, 누구나 웹툰 작가 될 수 있다


-딜리헙 서비스를 소개한다면. 


(류) “2019년 2월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오픈 플랫폼입니다. 기존 웹툰 플랫폼들이 방송사라면, 딜리헙은 유튜브 같은 서비스에요. 방송사가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것처럼, 웹툰 플랫폼들은 작가와 작품을 선정해서 올립니다. 선택받은 분들만 활동할 수 있던 셈이죠. 딜리헙에서는 누구나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어요. 유튜브에 누구나 영상을 올릴 수 있는 것과 같습니다. 표절 작품이나 지나치게 선정적인 작품, 폭력적인 작품만 무대에 오르지 못하게 막고 있습니다.” 


전에는 작가들이 플랫폼 연재를 거절당하면 개인 SNS에 작품을 올렸다. 작품을 대중에게 선보일 수는 있었지만, 수익을 얻기는 힘들었다. SNS에 기혼 여성의 삶을 그려낸 ‘며느라기’ 수신지 작가도 마찬가지였다. 평범한 여성이 결혼을 한 후 겪는 가부장제의 부조리함을 그려낸 작품에 많은 여성들이 공감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만 30만명이 넘었지만, 단행본 외 연재 수익은 0원이었다. 수신지 작가도 작년부터 딜리헙에 연재를 시작했다. 


(박) “수신지 작가님은 신작 ‘곤’(GONE)을 인스타그램과 딜리헙에서 연재하고 계십니다. 딜리헙에 먼저 작품을 올려 유료 미리보기처럼 플랫폼을 활용 중이세요. 고사리박사님도 대표 작가인데, 작가님이 지향하는 방향성이 기성 플랫폼과 맞지 않아 독립 연재를 선택하셨어요. 사실 유명 작가보다는 자신의 작품을 좋아해 주는 사람들에게 후원을 받으면서 활동을 이어가는 분들이 많아요. 플랫폼 취지와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2018년 '며느라기' 추석 맞이 특별 만화 중 일부

출처인스타그램 'min4rin' 캡처

-창업 계기는.


(박) “취미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창작에 관심이 많았어요. 작가는 많고 좋은 작품도 많은데, 대중이 작품을 볼 수 있는 창구가 너무 적다고 생각했습니다. 또 구조상 웹툰 플랫폼이 작가보다 우위에 있어 작가에게 불리한 계약이 이뤄지는 것도 문제였죠. 그래서 딜리헙을 만들었습니다.” 


-딜리헙에서는 작품을 올릴 수 있는 자격에 제한이 없는 건가. 


(박) “홈페이지에서 가입하고, ‘작가되기’ 버튼을 누르면 바로 작품을 올릴 수 있습니다. 블로그에 글이나 사진을 올리듯이 이미지 파일을 올리면 끝입니다. 이미지뿐만 아니라, 텍스트 기능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류) “PD 역할도 작가가 하고 있어요. 가장 생소해하셨던 부분은 공개 범위 지정인데요. 작품을 몇 화부터 유료로 할지 정해서 공개 범위를 지정해야 합니다. 작가분들끼리 서로 도와주고, 정보를 공유하기도 하세요.” 


◇플랫폼 수수료 6%만 받아, 작가 약 2600명 활동 중


-연재 주기도 정해져 있지 않으면 중도에 작품이 끊기는 경우도 많을 것 같은데. 


(박) “작가들이 작품에 맞춰 연재 주기를 정하고 있습니다. 대표 웹툰인 ‘극락왕생’은 3주에 한 번 올라와요. 작가와 계약을 맺는 게 아니기 때문에 주기적인 연재를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런 것들을 피해서 딜리헙을 찾은 분들도 있어요. 운영자 입장에서는 좋은 작품이 올라왔는데 중간에 소식이 없으면 슬프긴 해요.”

고사리박사의 '극락왕생' 포스터와 2019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에서 받은 장관상

출처스타그램 'gosaribaksa' 캡처

-작품 1편당 가격도 작가가 정한다고. 네이버웹툰 웹소설의 플랫폼은 30%라고 알려졌는데, 딜리헙 플랫폼 수수료는 몇 프로인가.


(류) “500원부터 수천원까지 가격이 다 다릅니다. 평균 1000원 정도라 다른 플랫폼보다 가격이 높긴 해요. 다른 웹툰 플랫폼에서 다음주 작품을 미리보기 위해 돈을 내는 것처럼, 부분적으로만 유료 서비스를 하는 분들도 있고 전체 유료 서비스를 하는 분들도 있어요. 플랫폼 이용 수수료 6%만 저희가 가져오고, 결제 수수료를 뺀 나머지는 모두 작가에게 돌아갑니다. 결제 수수료는 결제 수단 등에 따라 다릅니다. 예를 들어 토스로 결제했을 경우, 독자가 1000원을 내면 우리가 60원, 결제 대행업체 토스가 40원을 가져갑니다. 나머지 900원은 작가 몫입니다.” 


-활동하고 있는 작가와 독자들은 얼마나 있나. 


(류) “유의미하게 활동하고 있는 작가가 2600명이 넘습니다.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는 월간순이용자수(MAU)는 약 10만명이에요.” 


◇시차 7시간 나는 네덜란드에 있지만, 서비스 더 유리하기도 


-두 분 모두 네덜란드에서 거주 중이라고. 


“이전 회사에서 일할 때 유럽 지사에서 근무하면서 네덜란드로 왔고, 정착했어요. 한국에 직원들이 있긴 한데, 다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요. 플랫폼 회사다보니까 굳이 사무실에서 근무하지 않아도 각자 집에서 할 일만 하면 되기 때문에 네덜란드에서 사업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어요. 또 글로벌 서비스를 준비 중이기 때문에 오히려 인력 채용이나 서비스 운영에 더 유리한 편이에요. 


네덜란드가 한국보다 7시간이 느린데, 주로 자기 전에 웹툰을 보시는 분들이 많아요. 여기는 한창 활동하는 시간이라 오히려 오류나 버그 등 문제가 생겼을 때 대응하기에 더 좋은 측면도 있습니다.”

연재 중인 작가들을 인터뷰하는 등 딜리헙 내에서 독자를 위한 콘텐츠를 만들기도 한다.

출처딜리헙 앱 캡처

-창업 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박) “카카오에서 같이 일했습니다. 온라인 게임 ‘검은사막’을 북미·유럽에서 런칭할 때 메인 프로덕트 매니저(PM)였고, 오랫동안 다음커뮤니케이션에서 개발자로 일했던 류 대표가 카카오 게임즈 유럽 법인 CTO(최고기술경영자)였어요.” 


-목표는. 


(류) “작가님들과 함께 계속 성장해나가고 싶습니다. 이 돈을 받고 작품을 팔아도 되는지, 비싼 거 아닌지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작가분들이 작품에 더 자신감을 가지실 수 있게 돕고 싶어요.” 


(박) “글로벌 서비스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한국 웹툰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지금 활동하시는 분들도, 저희 플랫폼을 통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또 작가분들이 걱정하지 않고 창작 활동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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