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라 해도 월 10만원도 못버는 상황에 화가 났어요"

조회수 2020. 9. 18. 10: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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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와 팬 연결하는 구독 서비스 '팬딩'
크리에이터와 팬 연결하는 구독 서비스 ‘팬딩’
호주 유튜버 친구 보고 문제 느껴
창작 활동에 수익 보장되는 환경 만드는 게 목표

우리나라 성인남녀 10명 중 6명은 유튜버가 되고 싶어 한다는 조사결과(사람인)가 있다. 하지만 유튜버는 소득 격차가 큰 직업이다. 한국노동연구원의 작년 10월 조사 결과,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의 월소득 중간값은 150만원이다. 크리에이터를 주업으로 하는데도 수입이 월 5만원에 그치는 이들도 있었다. 아무리 질 좋은 콘텐츠를 꾸준히 올려도 ‘열정페이’를 받는 크리에이터들이 있는가 하면 자극적이고 선정성 높은 콘텐츠로 높은 수익을 얻는 이들도 있다.


창작자 월 구독 멤버십 서비스 플랫폼 팬딩(fanding)은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호주에서 유학생활을 하던 장빈센트(30) 팬딩 대표는 수익으로 고민하는 유튜버 친구를 만났다. 창업을 결심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고려대 경영학과에 진학했다.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제작하면서도 안정적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를 고민했다. 

출처: jobsN
장빈센트 팬딩 대표.

◇2008 금융위기 겪으며 창업 결심


-회사를 소개해주세요.


“팬딩은 크리에이터‧인플루언서와 구독자를 연결하는 월 정기 멤버십 플랫폼입니다. 크리에이터들이 유료 멤버들에게 매달 특별한 리워드(보상)를 제공하며 구독료를 얻는 방식이에요. 고려대 창업학회에서 뜻이 맞는 4명이 만나 창업했어요. 4명 모두 창작에 관심이 많았죠. 글 좋아하는 친구, 음악 좋아하는 친구, 그림 좋아하는 친구 등 관심 분야는 달랐지만 창작을 좋아하고 창업에 대한 열망이 있다는 공통점이 있었죠."


-팬딩을 창업한 계기가 있나요.


“어릴 때부터 애니메이션, 일러스트, 음악 등 창작물에 관심이 많았어요. 많은 창작가들이 겪는 수익에 대한 고민과 고통이 저에겐 늘 와닿는 문제였습니다. 본격적으로 창업을 결심한 건 호주 유학 시절 유튜버였던 친한 친구 덕분이었어요. 친구가 엄청난 시간을 유튜브 콘텐츠에 투자하는 것에 비해 돌아오는 수익이 너무 낮았죠.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는데 월 10만원도 못 버는 상황에 화가 났습니다.


그러다 미국의 크리에이터 후원 사이트인 페트리온(Patreon)에서 서비스를 했는데, 꽤 많은 수익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창작자와 팬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그 둘에게 도움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창작자에게 수익은 생계고 창작의 지속성과도 연계되니까요. 그런 환경을 국내에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죠." 

출처: 팬딩 홈페이지 캡처

◇콘텐츠 질‧고정 수익 보장하는 창작 플랫폼


-팬딩이 필요한 이유는.


“인플루언서, 크리에이터들이 광고수익에 덜 의존하면서 안정적으로 돈 벌 수 있어요. 이들의 광고 의존도가 낮아지면 창작 활동에 집중할 여력이 늘어나죠. 그러면 보다 질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다른 플랫폼에선 조회수를 끌려고 원치 않는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 수도 있지만, 팬딩에선 크리에이터가 가장 하고 싶었던 콘텐츠만 해도 고정적 수익이 보장되니까요. 팬들은 크리에이터가 콘텐츠를 비교적 자유롭게 소비할 수 있고요."


-타 플랫폼의 유료멤버십 서비스와 비슷한 것 아닌가요.

“타 플랫폼에서 수익은 들쭉날쭉할 수밖에 없어요. 매일 열심히 콘텐츠를 올려도, 시기나 알고리즘에 따라 노출 빈도가 떨어질 수도, 노란딱지가 붙을 수도 있잖아요. 팬딩은 정기 멤버십으로 매달 수익이 돌아가는 구조라서 크리에이터들의 노력을 배신하지 않습니다. 팬들과 소통하고 더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면 수익이 더 늘어나는 정직한 시스템이죠.


또 제공할 수 있는 콘텐츠도 다릅니다. 유튜브에선 영상 콘텐츠만 제공할 수 있죠. 하지만 영상 크리에이터라고 해서 영상만 제공할 필요는 없어요.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릴 수 있는 건데, 영상만 제공된다는 한계가 있죠. 팬딩에선 한 가지 포맷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종류의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팬딩에는 어떤 콘텐츠가 있나요.


“대표적으로 김겨울 작가의 주간 에세이 ‘매주, 겨울’, 은젤 ASMR의 독점 ASMR 콘텐츠, 카우보이 MMA님의 심층 격투기 분석 콘텐츠 등이 있습니다. 이밖에도 인기 일러스트레이터가 고화질 일러스트 파일을 제공하는 멤버십도 있고요. 다양한 분야의 인플루언서 및 크리에이터들이 많게는 월 1500만원에 달하는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팬딩의 매출은 2019년 3월 정식 출시 이후 1년간 22배 가까이 성장했습니다.”

출처: 팬딩 채널 '카우보이mma' 캡처

◇“좋은 콘텐츠에 수익이 보장되는 환경이 목표”


장빈센트 대표와 공동 창업자들은 팬딩에 들어올 크리에이터들을 섭외할 때 한 자 한 자 쓴 편지를 보냈다. 팬딩이 어떤 서비스인지, 왜 들어와야 좋은지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맨 땅에 헤딩한 셈이다. 이렇게 들어온 크리에이터를 따라 구독자는 자연스럽게 늘었다.


-팬딩의 창작자와 구독자는 얼마나 되나요.


“2019년 3월엔 40명 정도의 크리에이터들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100명 가까이 됩니다. 이용자는 수천명 정도라고 말씀드릴 수 있어요. 일러스트 작가 기준 월평균 340만원의 고정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최소 멤버십 구독료가 2000~3000원 정도로 시작하는 크리에이터들이 많은데, 구독자들이 지불하는 평균 비용은 2만원 정도예요. 한 크리에이터에게 월 150만원까지도 지불하는 고객도 있습니다.”


-타 서비스에 비해 팬딩의 경쟁력은.


“크리에이터들이 구독료 가격대를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어요. 타 플랫폼에선 멤버십 단계별 가격이 정해져있죠. 또 수수료도 훨씬 싼 편이죠. 거래액의 반 이하 정도로요. 크리에이터에게 가장 많은 수익이 돌아가고, 이들이 팬들에게 어떤 보상을 제공할지 완전히 자유롭게 설정할 수 있습니다. 창작자를 최대한 배려하는 환경이에요. 


국내 최초로 크리에이터와 독자를 잇는 월 정기 멤버십 서비스를 시작했어요. 팬딩에 있는 크리에이터들이 최대한 편안하게 콘텐츠 제작과 팬들과 소통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굿즈 제작, 팬미팅 운영, 이벤트 제공 등을 지원합니다. 각 크리에이터들의 멤버십 서비스가 자리잡기까지 운영에 필요한 최대한 많은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출처: jobsN
장빈센트 팬딩 대표.

-앞으로의 목표는. 


“창작자들이 들쭉날쭉한 수익으로 고통받지 않는 구조를 만들고 싶어요. 팬이 있는 좋은 창작자라면 플랫폼 눈치를 보지 않고, 팬들과 소통하면서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질 높은 콘텐츠 만드는 데 집중하면 수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문화적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글 jobsN 박새롬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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