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출장갈 때 맡기세요' 국내 첫 반려식물 호텔 등장

조회수 2020. 9. 18. 10:1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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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이 대신에.." 반려식물 돌봄 서비스 쏟아진다
국내 최초로 반려식물 호텔 등장해
반려식물이 아플 땐 ‘식물병원’으로
개인 맞춤형 식물 추천·케어 서비스도

“얘 이름은 ‘숙희’예요. 잎이 뾰족 올라온 게 정말 귀엽지 않나요?"


서울 광진구에 사는 회사원 정모씨(27)는 ‘반려식물’ 키우기에 푹 빠졌다. 선물로 받은 다육식물 ‘스투키’에게 ‘숙희’라는 애칭까지 지어주고 알뜰살뜰 돌보고 있다. 남들이 강아지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키울 때 정씨는 반려식물을 가꾸고 기르며 교감하고 있다. ‘숙희’가 비실비실해 보일 때면 마음이 쓰이고 쑥쑥 자라는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고 한다. 정씨는 회사에서 시달린 날엔 집에 와 ‘숙희’를 보며 우울한 마음을 달랜다. 

출처: 인스타그램 캡처, 네이버 블로그 '액션주부' 제공
(좌)'반려식물' 해시태그 게시글, (우)반려식물로 많이 기르는 '스투키'

최근 ‘반려식물’이라는 말이 흔히 쓰이고 있다. SNS 인스타그램에서 '반려식물' 해시태그 게시물은 약 31만건이 넘는다. 반려식물이란 '사람이 가까이 두고 기르며 정서적으로 의지하는 식물'을 말한다. 주로 로즈마리, 라벤더, 바질 등의 허브류, 다육식물, 선인장 등을 일컫는다. 반려식물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이와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반려식물을 건강하게 잘 키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서비스를 알아봤다.


◇“101호 벤자민 손님 체크인하셨습니다” 국내 최초 반려식물 호텔


장기간 여행이나 출장으로 집을 비워야 할 때 반려식물을 맡길 수 있는 전용 호텔이 생겼다. 롯데백화점 미아점은 1층 의류 매장 옆에 반려식물 전용 호텔 '실라파티오'를 국내 최초로 입점했다. 반려식물을 일정 기간 보관하고 관리해주는 시설이다. 백화점 고객 서비스 차원으로, 누구나 이용 가능하며 비용은 무료다. 실라파티오에 들어서면 올리브나무, 벤자민 등 호텔에서 쉬고 있는 식물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식물 앞에는 101호, 102호, 103호 등 호텔 방 호수를 의미하는 숫자가 적혀 있다.  

출처: 유튜브 '롯데(LOTTE)' 캡처
국내 최초로 등장한 반려식물 호텔

반려식물을 맡기는 방법은 간단하다. 식물과 함께 호텔을 방문해 룸 번호를 배정받은 뒤 호텔에서 주는 메모지에 이름과 연락처, 체크인·체크아웃 날짜, 반려식물을 보관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적으면 된다. 이후 반려식물 전문가인 ‘플랜트 매니저’가 자연채광전구시설이 갖춰진 공간에서 반려식물을 돌봐준다. 수분과 영양제를 공급하고 가지치기나 분갈이도 해준다. 최대 한달간 보관할 수 있다.


실라파티오는 2019년 6월 입점 이후 약 50명의 고객이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 주로 30·40대 고객이 많다. 하지만 1월 말부터 코로나19 때문에 이용자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해외여행을 가지 않고 집에 있는 사람들이 늘면서 굳이 호텔에 맡길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실라파티오 이란근 매니저는 “요새는 사람들이 집에서 직접 반려식물을 돌보기 때문에 호텔 이용자가 별로 없다”며 “1월 말 이후에는 월 평균 1~2명 정도만 방문했다”고 했다.


◇전용 치료실, 단기·장기 입원실...일반병원 버금가는 식물병원


반려식물이 아플 때 갈 수 있는 병원도 있다. 2013년 3월부터 대전시청이 운영 중인 '화분병원'은 병들고 아픈 반려식물을 식물전문의사와 원예사가 치료해 준다. 이곳은 일반병원처럼 치료실, 입원실도 갖춰져 있다. ‘난’과 같이 관리가 까다로운 식물의 경우 전용 치료실이 따로 있고, 단기·장기 입원실로 나뉘어져 있기도 하다. 입원실에서 치료를 마치고 건강을 회복한 화분은 활력 개선실로 옮겨져 퇴원하기까지 대기한다. 화분은 1인당 3개까지 맡길 수 있으며 최대 1년간 치료 가능하다. 이용료는 무료다. 다만 분갈이 화분 등은 따로 준비해야 한다.  

출처: 대전평생교육진흥원 공식 블로그 캡처
대전시청 '화분 병원' 내·외부 모습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사이버 식물병원'은 2009년부터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식물의 증상을 진단하고 처방을 내려주고 있다. 병이 든 식물의 사진과 증상을 적은 ‘사이버 진단의뢰서’를 사이트에 올리면 분야별 전문가들이 진단부터 처방과 관리 방법까지 자세히 알려준다. “천냥금(자금우) 잎끝이 말라가요”라는 게시글에는 “건조함과 통풍부족현상으로 보여요. 통풍이 잘 되는 반양지쪽에서 키우시고 물은 겉흙이 마르면 흘러내릴만큼 한 번에 충분히 주세요”라는 답변이 달려 있다.


사이버 식물병원은 개원 이후 온라인 상담 건수가 매년 늘고 있다. 2016년 404건, 2017년 1100여건이었던 상담건수가 2019년 1700여건을 넘어섰다. 2018년 54만명이었던 접속자 수도 2019년 95만명까지 증가했다. 2020년 3월까지는 21만명이 접속했다. 작년 3월과 비교했을 때 증가 속도가 빠른 편이라고 한다. 경기도농업기술원 이현주 연구사는 “반려동물처럼 반려식물을 키우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문의도 늘고 있다”며 “올해 접속자 수 증가 추이가 코로나19 때문에 실내에서 식물을 돌보는 사람이 늘어서라고 단언할 순 없지만 영향이 미쳤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개인 맞춤형 식물 추천·케어 서비스도 등장


반려식물을 키우고 싶지만 어떤 식물을 키워야 할지 몰라서 시작조차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혹은 이전에 반려식물을 키웠다가 죽인 경험 때문에 다시 키우기 주저하는 이들도 있다. 이런 사람들을 위한 개인 맞춤형 식물 추천·케어 서비스가 나왔다. 개인에게 맞는 식물을 추천하고, ‘잘’ 키울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반려식물 전문업체 ‘휴가(HUGA)’는 2019년 10월 식물 플랫폼 ‘플립(Fuleaf)’을 출시했다. 식물에 대한 정보를 한곳에서 볼 수 있는 사이트다. 이곳의 주요 서비스 중 하나는 식물 큐레이션인 '내 성격과 잘 어울리는 식물 찾기'다. 식물을 키운 경험 여부, 주거 환경과 성격, 습관 등을 설문조사로 파악해 그에 적합한 식물을 추천한다.

출처: '플립(Fuleaf)' 홈페이지 캡처
'플립(Fuleaf)' 식물 큐레이션 서비스 이용 화면

예를 들어, 식물을 한 번도 키워본 적 없는 활발한 성격의 20대 여성이 사무실에 놓을 식물을 찾는다면 테이블야자, 스킨답서스 등을 소개해 준다. 모두 햇빛이 적은 실내공간에서 초보자가 키우기 좋은 식물들이다. 이후 빛, 물주기, 분갈이 방법 등 각각의 식물을 키우는데 필요한 정보도 안내한다.


‘그리니파이’도 이와 비슷하게 '맞춤형 식물 추천'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차별점은 온라인 케어 서비스도 같이 제공한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구매한 식물 상태를 진단 및 관리받을 수 있다.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관리 법을 알려주고 증상이 나타났을 경우 해결책을 제시한다. 궁금한 내용이 있으면 상시 온라인 상담이 가능하며, 관리가 필요한 시점에 정기적으로 케어 메시지를 전송해 고객이 식물 관리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도와준다. 


글 jobsN 현민정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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