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한국도깨비 누구냐? 몇초만에 전세계인들 '입이 쩍'

조회수 2020. 9. 18. 10: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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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한국도깨비 누구냐? 몇초만에 전세계인들 '입이 쩍'
칼군무의 정석 저스트 절크
세계 무대 누비는 댄스팀
“팀과 한국 알리는 게 목표”

2019년 9월 서울 동대문구 콘텐츠인재캠퍼스에서 콘텐츠산업 3대 혁신전략 발표회가 열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해 직접 콘텐츠 산업의 미래와 혁신 전략에 관해 설명했다. 나영석 PD·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방준혁 넷마블 의장 등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날 콘텐츠산업 유명 인사들 앞에서 축하공연을 한 이들은 몇 초만에 전 세계인을 놀라게 했던 댄스팀 저스트절크(Just jerk)였다.


저스트절크가 전 세계에 이름을 알린 것은 2017년 6월이다. 미국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America's Got Talent)에 신라 시대 화랑을 연상케 하는 의상을 입은 13명이 무대에 올랐다. 동양인이 무대에 오르자 관중과 심사위원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Let’s do it guys!” 한 번 해보자는 외침과 함께 음악이 흐른다. 몸을 튕기는 팝핀을 선보일 때면 로봇 같다가도 웨이브로 동작을 바꾸면 연체동물로 변한다. 13명이 마치 한 몸처럼 움직이는 칼군무에 심사위원은 입을 다물지 못한다. 무덤덤했던 심사위원들은 기립박수를 치며 “정말 처음 보는 춤이었다”고 감탄했다. 영상은 유튜브 조회수 약 1200만을 기록했다.

출처: 저스트절크 인스타그램 캡처
댄스 팀 저스트절크. 가운데 선글라스를 쓰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람이 성영재 대표, 오른쪽에서 두번째가 최준호 부 대표다.

이들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에도 등장했다. ‘강원도 도깨비’란 주제로 무대를 펼쳤다. 곤룡포를 연상하는 붉은 의상을 입고 군무를 선보여 사람들 마음 속에 강렬한 도깨비로 자리 잡았다. 개막식 무대 직후에는 이들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검색어 순위 위에서 춤을 췄다. 네티즌은 '완벽한 칼군무에 놀랐다' '이런 팀이 한국에 있다니 놀랍다'고 반응했다.


◇우울증에서 건져준 춤


저스트절크는 춤밖에 모르는 바보들이 모인 팀이다. 절크(jerk)는 ‘빠르게 움직이다’라는 뜻도 있지만, ‘얼간이’라는 의미도 있다. 동갑내기 친구 성영재(28)와 최준호(28)가 2010년 창단했다.


저스트절크 단장 성영재는 고등학생 때 복싱부였다. 프로 선수를 준비하던 그는 개인사정으로 운동을 그만둬야했다. 그리고 우울증이 찾아왔다.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몸을 움직이는 일을 찾았다. 춤이었다. 그날로 춤 학원에 등록했고 흥미를 느껴 친한 친구를 끌어들였다. 그 친구가 바로 부단장 최준호다. 17살에 춤을 시작해 2년 만에 아르바이트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이후 3년 동안 각종 춤 배틀에 나가 이름을 알렸다.


20살이 된 최준호는 동서울대학교 실용무용과에 입학했고 성영재는 고등학교 졸업 후 계속 강사 생활을 했다. 한동안 둘의 활동이 뜸했다. 성영재는 준호가 대학생활로 바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MT, 과생활 등으로 바빴습니다. 제가 준호에게 춤을 평생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얘기를 꺼냈어요. 진지하게 같이 해볼 생각 없냐고 물었더니 그러겠다고 하더군요. 그렇게 저스트절크를 결성했습니다."


함께할 크루도 모집했다. 3명을 더 모집해 5명이 저스트절크로 활동했다. 댄스팀에겐 연습 공간이 필수다. 당시 연습실을 임대할 돈이 없던 다섯 명은 연습 유목민 생활을 했다. 당시 강사활동을 하던 학원에서 양해를 구하고 새벽 시간에 연습했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은 날에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모였다.

출처: 저스트절크 인스타 그램 캡처
아메리카 갓 탤런트 1차 무대.

◇세 번째 도전 만에 '바디락(Body Rock)'우승


오전과 오후엔 개인 활동을 하고 새벽에 연습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국내 댄스배틀, 아시아 대회 등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 점점 더 욕심이 생겨 스트릿 댄스의 본고장인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댄스 대회 중 최고인 바디락에 출전한 것. 다른 댄스팀과 연합해 2014년 '아우라진'이라는 이름으로 출전했다. 첫 도전은 실패였다. 성영재는 화가 났다.


2015년 다시 미국 무대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적인 춤사위와 스트릿 댄스를 섞어 새로운 것으로 승부를 봤다. 의상도 한복으로 맞췄고 연합팀이 아닌 저스트절크로 출전했다. 가야금 선율에 맞춰 몸을 움직이는 모습에 연신 박수가 터졌다. 하지만 수상은 못했다. 가능성을 본 저스트절크는 2016년에 한 번 더 도전했다. 곤룡포를 연상하는 의상을 입고 군무를 선보였다. 중간엔 황병기 명인의 침향무에 맞춰 춤을 췄다. 무대가 끝난 후 기립박수를 받았다. 결과 또한 성공적이었다. 세 번째 도전 만에 저스트절크는 1위에 이름을 올렸다.

◇저스트절크와 한국 알리는 게 목표


저스트절크는 대회에 출전 하는 것 말고도 샤이니 태민, 블락비 등 아이돌 안무를 가르치고 콘서트나 쇼케이스에도 선다. 평창올림픽 이후엔 대기업 행사가 늘었다. 공연 수입은 국내 최고 수준이라고 한다. 공연수입 외에 저스트절크 멤버들은 댄스 수업으로 수입을 올린다. 저스트절크 아카데미에서 각자 수업을 맡고 있다. 성영재는 “멤버들이 팀은 물론 개인의 가치를 높여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화랑을 연상시키는 옷을 입고 국악에 맞춰 춤을 추는 저스트절크의 목표는 팀을 알리는 동시에 한국을 알리는 것이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많은 활동을 할 겁니다. 전 세계에서 활동하며 ‘저스트절크 같은 팀이 되고 싶어’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이런 팀이 한국에서 왔다는 것도 알리고 싶습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저스트절크 멤버들은 개인 연습에 열중하고 있다. 단장 성영재와 부단장 최준호가 군 입대를 앞두고 있어 휴식기를 갖고 있다. “원래는 조금 더 일찍 가려 했는데, 코로나 때문에 신체검사 일정이 밀렸어요. 다른 멤버들은 꾸준히 기량을 갈고 닦으며 대회를 준비해 나갈 예정입니다.”


글 jobsN 송영조·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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