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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게 내봤자 잘 안 팔리니..그녀의 역발상 통했다

조회수 2020. 9. 18. 14:4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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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계발서 베스트셀러 '더 해빙(The Having)' 공저자 홍주연씨

억대연봉 맥킨지 관두고 미국서 자기계발서 출간

서구권에서 인기 끌자 국내로 역출간돼 인기몰이

“글로벌 감성에 호소할 한국적 콘텐츠면 누구나 가능”


3월4주차 예스24 자기계발서 부문 베스트셀러 1위 ‘더 해빙(The Having)’은 한국인이 썼지만, 미국에서 먼저 출간됐다. 2019년 2월 세계 1위 출판사 펭귄랜덤하우스에서 처음 책이 나온 후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13개국에서 번역·출간됐다. 조만간 발행될 예정인 국가까지 합치면 총 21개국이다. 북미·유럽에서 인기를 끌자 한국으로 역출간돼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이민자가 아닌 한국인 저자의 책이 국내를 거치지 않고 해외에 선출간된 첫 사례라고 한다.  

다양한 언어로 번역출간된 '더 해빙'을 소개하고 있는 공저자 홍주연씨. /jobsN

책은 중앙일보 기자 출신으로 컨설팅사 맥킨지앤컴퍼니 임원을 지냈던 홍주연(44)씨가 운명학자 이서윤(41)씨와 문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책 내용도 내용이지만, 홍주연씨의 집필·출간 과정이 더 궁금했다. 억대 연봉 ‘신도 부러워할 직장’을 그만두고 왜 작가가 됐는지, 또 그 책을 외국에서 먼저 출간했는지 말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데, ‘해빙’이 무엇인가. 


“‘돈을 쓰는 이 순간 가지고 있음을 충만하게 느끼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겠다. 삶을 대하는 방식을 바꿈으로써 부와 행운을 끌어올 수 있다는 이서윤씨의 철학이다. 이서윤씨를 운명학자라고도 하는데, 나는 ‘통찰가’라고 표현하고 싶다. 대중적으로 알려진 인물은 아니지만, 7세 때부터 주역·명리학·점성학 등을 익혔고 고교생 때부터 유명 재벌 총수들이 자문을 구해왔을 정도로 내공이 깊은 인물이다. 그의 조언에 따라 기업이 전략을 수정하거나 조직의 인사를 단행하고 투자를 결정했다고 한다. 사주(四柱)는 사례다.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며 인생 전반에 대한 통찰력을 갖추게 된 인물이다.” 


-어떤 계기로 책을 낼 생각을 하게 된 것인가.

와튼스쿨 졸업식에서. /홍주연씨 제공

“기자 시절인 2007년 이서윤씨를 인터뷰한 적이 있었다. 이후 회사를 그만둔 뒤 미국 와튼스쿨 MBA를 했고, 귀국 후 팬택과 맥킨지(대외협력 이사)에서 근무했다. 2016년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어려운 유년기를 보냈던 아버지는 자수성가를 하셨음에도 평생 허리띠를 졸라매고 사셨다. 나름의 성취를 이뤘음에도 늘 쫓기고 부족한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됐다. 그즈음 이서윤씨와 재회했다. 그가 말하는 ‘해빙’에 끌렸다. 맥킨지에 사표를 내고, ‘부와 행운을 끌어당기는 힘’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어 출간을 준비했다.”


-그런데 왜 미국에서 출간을 한 것인가. 


“해빙에 대해 글로벌하게 알리고 싶었다. 오히려 서구권에서 더 큰 관심을 가질 것이란 생각도 있었다. 통상 미국에선 출간을 위해선 출판 에이전트를 거쳐야 한다. 실용서 부문 상위 10개 에이전트사에 직접 기획안과 샘플 원고를 보냈다. 우선 한글로 작성을 한 뒤 영어로 번역을 했다. 의외로 여러 곳에서 연락이 왔다. 이중 오바마 전 대통령이 하버드대 로스쿨 학생이던 시절 그를 발굴해 책을 내도록 했던 제인 디스털(Dystel)과 계약했다. 세계 1위 출판그룹 펭귄랜덤하우스와 세계 2위 사이먼 앤 슈스터에서 동시에 출간 제안을 받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번역은 한국에서 어학당을 다녔던 캐나다인을 선정했다. 미국에서 인기를 끌며 유럽과 남미 등 21개국 출판사와 판권 계약을 맺었다.” 


-왜 서구권에서 인기를 누렸다고 보나.

북미와 유럽 국가들에 출간된 '더 해빙' /jobsN

“‘내 인생을 바꾼 책’, ‘마법 같은 책’ 등의 극찬사로 뒤덮힌 리뷰가 쏟아졌다. 책은 성공과 부를 이루는 방법으로 ‘마음가짐’과 ‘내면의 힘’을 제시한다. 서양적인 지향을 동양적 사고로 얻는 셈이다. 서구에서 동양의 구루(Guru)라고 하면 흔히 달라이 라마와 같은 고승을 떠올린다. 젊고 신비로운 여성 통찰가가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다는 점도 서양 독자의 관심을 끈 요인이다. 앞서 서구인들은 일본의 젠(禪) 문화나 작가 곤도 마리에의 ‘비움’ 등에 열광해왔다. 이런 것들이 질려갈 무렵 마음을 다스리면서 원하는 것을 끌어모으는 새로운 동양 사조에 관심을 돌리게 된 측면도 있다.”


-북미·유럽 등 서구권 외의 지역에서도 출간 계획이 있나? 


“요즘은 아시아권 국가들에서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 그리고 미국과 유럽의 독자들이 이서윤씨를 직접 잡하고 싶다고 연락을 해온다. 책이 아닌 다른 형태의 영어 콘텐츠를 제작해 해외 독자들에게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요즘 직장인 중엔 출판·강연 등을 통해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이들이 많다. 

이서윤씨(오른쪽)와 대담중인 홍주연씨. /홍주연씨 제공

“국내 출판시장은 침체돼 있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길 권한다. 유튜브에서 ‘아마존 셀프출판 하는 법’ 등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글로벌한 감성에 호소할 만한 한국적인 콘텐츠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본다.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말한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는 말은 곱씹어볼만하다.”



글 jobsN 김충령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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