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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 경험 없지만…100만명의 상사가 있습니다”

8년 5개월간 웹툰 ‘가우스전자’ 그린 곽백수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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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5개월간 네이버웹툰 ‘가우스전자’ 그린 곽백수 작가
2019 창업경진대회 그린 ‘도전 K-스타트업’ 연재해
앞으로 10년간 작품 20개 그리는 게 목표

회사생활을 한 번도 해보지 않고 직장 생활에 대한 웹툰 2070편을 그렸다. 그림을 배우지 않고도 약 20년간 만화를 그려왔다. 웹툰을 연재하며 한 번도 지각, 휴재를 한 적 없다. 모두 국내 웹툰 중 최다 연재 횟수를 기록한 ‘가우스전자’ 곽백수(49) 작가 이야기다. 2019년 10월 25일 가우스전자 연재를 마친 그는 지난 2월부터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의 브랜드 웹툰 ‘도전 K-스타트업’ 연재를 시작했다. 차기작을 위해 한창 극화체(인물 등이 현실과 비슷해 보이는 그림체)를 배우고 있다는 곽백수 작가를 만나 그동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곽백수 작가.

출처와이낫

◇창업 웹툰으로 돌아온 가우스전자 작가


-'도전 K-스타트업' 웹툰을 소개해주세요.


“작년 창업경진대회 수상작들을 재구성한 만화입니다. 수상작 중에서 만화로 풀어내기 좋은 작품들을 골라서 캐릭터들에게 하나씩 맡겼죠. 원래 하던 장르와도 비슷해서 더 의욕이 생겼어요. 가우스전자 때도 현실을 보여주면서도 항상 긍정적인 지점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는데 이 만화에서도 그러려고 했죠. 독자들이 만화에 공감하면서도 힘을 냈으면 좋겠어요. 가우스전자 캐릭터들도 등장해요. 인물 성격, 특징 같은 것만 그대로고 다른 세계관이에요.”


-평소 창업에 관심 있으셨나요.


“평소에도 창업 아이템, 아이디어 발명품 등을 자주 떠올려요. 사업가 친구들에게 해보라고 아이디어를 던지기도 하죠. 실제로 휴대용 접이식 우산으로 특허를 내기도 했어요. 상업화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그저 발명가란 타이틀이 탐나서 만든 거였지만요. 아버지가 제조업 공장을 운영하셔서 어릴 때부터 제품 만드는 것에 관심이 쭉 있었어요. 그렇다고 실제로 독특한 아이템을 발명해서 창업하고 싶은 건 아니에요. 만화 그리느라 상업화시킬 시간이 없거든요.”

웹툰 도전 K-스타트업 2화.

출처네이버웹툰 캡처

-만화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으시나요.


“자료 조사는 모두 인터넷으로 해요. 기사를 엄청 많이 읽습니다. 남들보다 3~4배는 보는 것 같아요. 사실 만화가나 회사원이나 자영업자나, 사람 사는 건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직접 일해보지 않아도 유추할 수 있어요. 사람들끼리 서로 치사하게 구는 일은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겪으니까요. 누군가는 저야말로 직장인과 가장 반대되는 일을 한다고 볼 수도 있어요.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비슷해요. 매일매일 만화를 한 편씩 그려야 하는 건 회사로 치면 매일 기획안을 한 편씩 내는 셈이죠. 제가 만화 한 편을 내놓으면 그걸 보는 100만명의 날카로운 상사들(독자)도 있고요.”


◇지각·휴재 없는 웹툰계 모범생


곽백수 작가는 한 번도 지각이나 휴재를 한 적 없을 뿐 아니라 웹툰 한 시즌이 끝나고도 휴식기를 거의 갖지 않고 바로 다음 시즌을 시작했다. 또 한 작품을 끝내고도 브랜드 웹툰 등 끊임없이 작업을 해왔다. 이런 그를 두고 ‘세이브 원고가 수십년치는 있을 거다’ ‘매번 ‘칼업뎃’에 분량도 많다’며 감탄하는 독자들도 많았다.


-성실한 비결이 있나요.


“제가 특별하게 성실하거나 부지런한 사람은 아니에요. 다만 항상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노력합니다. 데뷔 초반에 밤을 새면서 너무 열심히 했던 적이 있어요. 하루는 그림을 그리려고 백지를 바라봤는데 한숨만 나오더라고요. 그때 이후로는 책상 앞에 앉을 때 기분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노력해요. 저는 조금 덜 만족스럽더라도 하루에 정해놓은 분량만 다 하면 무조건 일을 끝내요. 욕심을 부리다보면 체력을 다 쓰게 되고, 그럼 컨디션이 안 좋은 상태가 계속 이어져요. 매번 100까지 노력해서는 10년, 20년 넘게 할 수 없어요. 그래서 80 정도가 되면 거기서 끝내죠. 오래, 많이 작업하고 싶거든요. 대신 꾸준히 실력을 늘리려고 노력하죠.”


-언제 가장 힘들었나요.


“2007년쯤 몸이 안 좋았어요. 뇌수술까지 받아야 할 정도였죠. 후유증으로 오른쪽 얼굴이 마비되기도 했습니다. ‘트라우마’란 작품을 끝내고 학습만화를 그리던 시기였는데 그게 가우스전자 초창기까지 이어졌어요. 수술이 끝나고도 계속 몸이 좋지 않아 큰일 났다고 생각했어요. 몸이 아프니 정신적으로도 불안하고 스트레스가 엄청났죠. 그러다 ‘그동안 충분히 잘 살았으니 괜찮다’고 마음을 편하게 먹었는데, 그때부터 건강이 다시 좋아지기 시작했어요.


예전엔 만화로 대박나면 만화가를 그만두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돈 많이 벌어서 해외여행 다니며 살아야지’라고요. 하지만 아프고 난 뒤부터는 일을 오랜 시간 꾸준히 하는 데서 즐거움을 느끼게 됐죠. 하루하루를 더 즐기게 됐어요. 80~90대까지도 일하고 싶어요. 나중에 체력이 떨어지면 소설가로 전향해볼까도 생각 중이에요.”


-뿌듯한 순간이 있었나요.


“열심히 작업한 결과물에 많은 독자들이 즐거워할 때 항상 뿌듯하죠. 유독 독자들 반응이 활발할 때가 있어요. 가우스전자 중반에 등장인물 고득점과 남나리가 사귀게 되는 에피소드처럼요. 그럴 때마다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마지막 에피소드를 올리고 나서도 처음엔 ‘드디어 마지막회 끝났다’는 마음에 홀가분했어요. 그런데 댓글창에서 독자들이 ‘가우스전자는 인생의 한 부분이었다’ ‘당신은 나의 평일이었다’ 등 진심어린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저도 뭉클했습니다.” 

웹툰 가우스전자 마지막화와 댓글창.

출처네이버웹툰 캡처

◇"끝없이 성장할 수 있는 직업"


-만화가라는 직업에 만족하나요.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만화가는 끝없이 노력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에요. 계속해서 내가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요. 데뷔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성장할 지점이 있다는 게 감사하죠. 어떤 일이든 성장이 멈추면 불안해지기 마련이거든요. 또 50살이 넘어서 커리어를 이어가거나 개척하려면 많은 돈, 조직, 또는 직위가 필요한 일들이 많잖아요. 만화가는 그런 점에서 참 좋은 직업이죠. 일단은 볼펜과 종이만 있으면 시작할 수 있잖아요. 마음만 먹으면 시도할 수 있는데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여느 대중매체 못지않죠.”


-만화가로서 장·단점이 있다면.


“장점은 감정기복이 없다는 겁니다. 요즘엔 웹툰 댓글창이 활발해서 악플 때문에 힘들어하는 작가들도 많아요. 그런데 저는 스트레스를 잘 받지 않는 편이에요. 제 아이디어와 스토리에 항상 자신감이 있거든요.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어요. 제가 그려놓고도 너무 재미있어서 ‘이거 넷플릭스에서 연락오면 어떡하지’라고 생각해요. 정말 실력있는 작가들도 본인 작품에 대한 의구심을 많이 가지는데, 저는 만족하는 기준치가 낮아서 늘 즐겁게 작업하는 편이에요.


단점은 사람의 몸을 잘 못 그린다는 거예요. 가우스전자도 단순한 명랑만화체로 그렸는데, 이것만으로는 표현할 수 있는 장르에 한계가 있어요. 지금은 한창 이걸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극화체로 작품을 새로 시작할 거라서요. 만화 그리기 시작한 뒤 처음으로 그림 연습을 하고 있어요. 살아남으려면 치열하게 노력해야죠.”

웹툰 도전 K-스타트업 1화.

출처네이버웹툰 캡처

-앞으로의 목표는.


“앞으로 10년간 작품 20개는 그리고 싶어요. 체력에도 한계가 있고, 만화작가로서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시기는 앞으로 길어야 10년이라 생각해요. ‘질보단 양’이란 생각으로 무조건 1년에 두 작품씩 하려고요. 지금까지 한 작품들은 모두 1000화를 넘겼는데 앞으로는 좀더 짧은 호흡으로 다작(多作)하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SF만화도 그리고 싶고, 호러물, 연애물도 하고 싶어요. 다 잘 되리란 보장은 없지만 다 해볼거예요.”


올해로 49세인 곽백수 작가는 매일 영어 공부를 하고, 2km씩 달린다. 독서와 수영도 오래된 습관이다. 그의 말대로 스스로 발전하는 모습을 즐기는 사람처럼 느껴졌다. 많은 사람들이 곽백수의 작품을 오랫동안 좋아해준 이유가 무엇일지 물어봤다. 그는 ‘습관’과 ‘의리’라고 대답했다. “장기간 꾸준히 연재를 하다보니 사람들도 저에게 정이 들고 믿음이 생긴 것 같아요. 아침에 출근하면서 매일 보는 습관같은 만화가 아니었을까요. 20년 동안 하루 하나씩 볼거리를 던져주는 사람이었던 거죠. 독자들과 저 사이엔 오랜 친구같은 의리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 jobsN 박새롬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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