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눈치보다 뒤늦게 '팬데믹'..뭐가 달라지냐고요?

조회수 2020. 9. 21. 10: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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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뒷북 팬데믹 선언, 뭐가 달라지나요?
역대 세번째 팬데믹인 코로나19
119개국 퍼져 뒷북 조치라는 비판 나와
사실상 달라지는 점은 없어

WHO가 3월11일 코로나19를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 유행병)'이라고 선언했다. 팬데믹은 세계적으로 바이러스가 대유행하는 상태를 말한다. WHO 감염병 경보 등급 가운데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병한 코로나19는 11일 기준 전세계 119개국에 퍼졌다. 확진자는 12만명, 사망자는 4300명을 넘었다. WHO는 언제 팬데믹을 선언할까, WHO 선언 이전과 이후는 어떻게 다를까.

출처: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코로나19를 팬데믹으로 선언한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

◇감염자 수·사망률 등 구체적인 기준은 없어


WHO는 감염병 경보 단계를 1~6단계로 나눈다. 1단계는 동물 사이에서 전염병이 퍼지는 상태다. 이어 특정 지역에서 사람에게까지 병이 퍼지면 2단계다. 사람 간 전염이 늘어나면 3단계, 사람 간 전염이 급격히 퍼져 집단 발병 조짐이 보이면 4단계다. 전염병이 국경을 넘어 2개국에서 유행하면 5단계다. 병이 대륙을 넘어 퍼지는 6단계가 바로 팬데믹. 하지만 감염자 수, 사망률 등 팬데믹을 선언하는 구체적인 기준은 없다. 


WHO가 팬데믹을 선언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첫 팬데믹 선언은 1968년 홍콩 독감 때였다. 홍콩에서 발병한 홍콩 독감은 약 6개월 동안 베트남·필리핀 등 아시아를 넘어 유럽·아프리카·남아메리카 등으로 퍼졌다. 세계적으로 8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 한국에도 퍼졌다. 1970년 1월 31일 보건복지부(당시 보건사회부)는 홍콩 독감이 우리나라에도 퍼졌다고 발표했다. 


두번째 팬데믹은 2009년 신종플루다. 2009년 3월 멕시코에서 첫 신종플루 환자가 나왔다. 미국 등 북미 지역을 거쳐 6주 만에 세계 모든 대륙으로 퍼졌다. 약 1만8500명이 신종플루로 숨졌다. 한국만 75만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그중 270명이 사망했다.

출처: 조선DB
서울시 중구 한 약국에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 서있는 시민들

◇CNN, 이미 자체적으로 팬데믹 선언


이번 팬데믹 선언을 두고 뒷북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논리적으로 아시아와 유럽 두 대륙에서 코로나가 퍼진 시점에서 팬데믹을 선언할 수 있었다. 문제는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은 WHO의 선언 전에 이미 코로나19가 팬데믹 단계에 진입했다고 봤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3월3일 홍콩대학 의학부 학장인 가브리엘 렁 교수가 코로나19를 팬데믹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렁 교수는 “많은 국가에서 지역사회 감염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이는 팬데믹”이라고 했다. 렁 교수는 WHO가 팬데믹 선언을 주저하는 것을 두고 “팬데믹이라는 단어가 대중의 공포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출처: 조선DB
대구 동산병원과 서울 구로구 코리아빌딩 선별진료소에서 방호복을 입고 있는 의료진

WHO의 조치를 기다리다가 언론이 먼저 자체적으로 팬데믹을 선언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표 뉴스 채널인 CNN은 9일부터 코로나19를 팬데믹이라고 칭하기 시작했다. CNN은 전 세계적으로 환자가 10만명이 넘었고, 3000명 이상 목숨을 잃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2009년 신종플루 때는 74개국에서 환자가 3만명 나오자 팬데믹을 선언했다.


◇나라별 이동제한 강화할 가능성도 


더 큰 문제는 팬데믹 선언 전과 후에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점이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팬데믹을 선언하면서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WHO 팬데믹 대응 계획을 보면 팬데믹 선언 후 세계 각국은 감염병 대응을 위해 국가 차원의 의료제도·시설·인력을 총동원해야 한다. 이미 모든 국가가 그렇게 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도 팬데믹 선언 후 “하던 조치를 계속해 나가면 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팬데믹 선언 조건을 더 구체적으로 만들고 단계에 따른 대응계획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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