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 남자 2호, LG직원은 지금 이렇게 됐습니다

조회수 2020. 9. 21. 10:5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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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다니던 '짝' 남자 2호 이젠 3000억원 회사 오너로
라디오계 유튜브 ‘스푼라디오’ 만들어
월 1억원 버는 DJ도 등장
한·미·일 포함 10개국서 서비스

마이쿤 최혁재(41)대표는 LG전자 안드로이드 개발자였다. 2012년 SBS 예능프로그램 ‘짝’에 출연해 얼굴을 알리기도 했다. 그는 그해 LG전자를 그만두고 배터리 공유 서비스 ‘만땅’을 만들었다. 하지만 배터리 일체형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2015년 8월 만땅 서비스를 접었다.


“첫 사업이 실패하고 회사가 폐업 위기였어요. 한 번만 더 도전해보자고 뜻을 모아 여러 서비스를 검토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나온 아이디어 중 하나가 스푼라디오 전신인 ‘스푼미’였어요. 초기 컨셉은 일명 온라인 대나무숲이었죠. 고민이나 힘든 얘기를 글이 아닌 목소리로 털어놓는 서비스였습니다.”

출처: 마이쿤 제공
마이쿤 최혁재 대표

◇목소리로 소통하는 익명 SNS에서 라디오로 바꿔


-만땅 서비스를 종료한 후 힘들었을 것 같다. 


“힘들었지만, 덕분에 새 사업 아이템을 구상했습니다. 당시 직원들과 서로 위로해주면서 힘을 얻었거든요. 힘든 이야기를 털어놓고, 위로해주고 위로받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2015년 9월 스푼미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이후 라디오 서비스로 개편한 건가. 


“스푼미는 목소리로 소통하는 익명 SNS였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패턴을 분석해보니 라디오처럼 정기 방송을 하는 분들이 나오기 시작했어요. 아프리카TV·유튜브 등 영상 방송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은 있지만, 라디오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죠. 2016년 3월 개인들이 손쉽게 라디오 생방송을 할 수 있는 스푼라디오로 서비스를 변경했습니다.” 


-스푼라디오 이름 뜻은. 


“직원들과 함께 영화 ‘그녀’(Her)를 봤는데,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한테 ‘스푼 미’(spoon me)라고 해요. 따뜻하게 안아달라는 영어 표현입니다. 고민거리가 있는 분들을 따뜻하게 안아주는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스푼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2016년 3월 런칭한 스푼라디오는 개인 라디오 방송 플랫폼이다. 14세 이상이면 누구나 라디오 방송을 할 수 있다. 14세 이하 어린이·청소년은 부모 동의가 필요하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어플리케이션(앱)만 설치하면 별도 녹음 장비가 없어도 언제든지 방송할 수 있다. 

출처: jobsN·마이쿤 제공
짝 출연 당시 사진과 길거리에서 만땅 서비스를 홍보하던 모습

◇얼굴 공개할 부담 없어 1020 중심으로 인기


-라디오 시대는 끝났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스푼라디오 주 이용자층이 10대~20대예요. 소위 Z세대라고 하는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초반 태어난 분들인데요. 본인들이 콘텐츠를 만들고,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양방향 소통에 익숙한 세대에요. 기존 FM 라디오처럼 일방적으로 듣는 컨셉의 라디오가 아니라 본인들이 방송하고 참여할 수 있는 형식으로 서비스한 게 먹힌 것 같습니다. 또 얼굴을 드러내지 않고 목소리만으로도 방송할 수 있어 가볍게 방송을 시작하는 분들이 많아요.” 


-영상 콘텐츠가 주목받는 시대에 오디오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비결은. 


“‘라디오가 과연 없어질까?’ 질문을 해봤는데, 답은 아니다였어요. 비디오가 줄 수 없는 라디오만의 장점이 있어요. 비디오는 화면을 계속 봐야 하지만, 오디오는 틀어놓고 충분히 다른 일을 할 수 있죠. 멀티태스킹이 가능한 매체에요. 비디오와는 또 다른 매력을 오디오가 갖고 있어 앞으로도 오디오는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스푼라디오 페이스북
개그맨 문세윤·최성민과 함께 7회에 걸쳐 고민을 나누는 방송을 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더 인기라고.


“일본·인도네시아·베트남·중동 5개국·미국까지 총 10개국에서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전체 이용자의 약 70%가 해외 이용자에요. 해외 서비스를 시작할 때는 현지 분을 채용해서 한국으로 모셔와요. 6개월간 한국에서 같이 일하면서 서비스 노하우, 마케팅 방법 등을 공유합니다. 한국에서 서비스를 오픈하고, 어느 정도 세팅이 끝나고, 팀이 꾸려지면 현지 지사에서 운영하는 구조입니다.” 

‘짝’ 남자 2호, LG직원은 지금 이렇게 됐습니다

◇한 달 약 220만명이 이용, 인기 DJ는 월 1억원 벌어  


-현재 사업 현황은.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약 220만명입니다. 월 1회 이상 방송하는 분들은 22만명 정도에요. 전체 이용자의 10%가 방송하고 있는 셈이죠.”

출처: 스푼라디오 앱 캡처
스푼라디오 앱만 깔면 누구나 쉽게 방송을 시작할 수 있다

-수익 구조는.


“청취자들이 앱에서 구매하는 후원스티커입니다. 좋아하는 DJ에게 스티커를 선물할 수 있어요. 스티커 수익을 DJ분들과 회사, 구글이나 애플 등 결제사가 나누는 구조입니다. 앱 내에서 결제하는 방식이라 결제회사도 일정 금액을 수수료로 가져가요. 라디오 방송을 하는 DJ분들 60%, 결제사 30%, 마이쿤 10% 비율로 수익을 분배합니다. 2019년 유료 아이템 판매액은 486억원 입니다. DJ분들 중에서는 월 1억원을 버는 분들도 있어요.” 


스푼라디오는 2019년 12월 KB인베스트먼트·네이버 등에서 450억원의 신규 투자를 받았다. 투자자들은 마이쿤 회사가치가 3000억원이 넘는다고 봤다.

출처: 마이쿤 제공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스푼라디오 사무실

-목표는.


“최근 서비스를 시작한 미국에서 빠르게 자리 잡는 게 목표입니다. 다른 국가들로 계속 확장하고, 올해 말부터 다른 수익 모델을 도입할 계획이에요. 궁극적으로는 라디오계 유튜브로 자리매김하고 싶습니다. 일반인들이 만든 영상 콘텐츠를 보고 싶을 때 유튜브를 보듯이 개인 라디오 콘텐츠를 듣고 싶을 때 스푼이 떠오르게끔 서비스를 키우고 싶습니다.” 


-창업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실패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도 실패해봤고, 주변에서 안 될 거라고 비난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하지만 성공했을 때 가장 먼저 태도를 바꾸는 분들도 그분들이었습니다.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포기인 것 같아요. 실패해도 도전하고, 또 실패해도 또 도전하면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글 jobsN 박아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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