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4시간 작업을 단 30분으로..대학원생 사장님의 능력

조회수 2020. 9. 21. 16:57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고고학 전공생이 학교 현장 실습에 다녀온 후 벌인 일
대학교 현장실습 중 유물을 실측하는 데에 어려움 겪어
2017년 문화재 전문 3D 솔루션 업체인 ‘캐럿펀트’ 창업
3D 실측 소프트웨어인 ‘Arch 3D’를 개발
출토된 유물 실측 작업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정확한 데이터로 역사나 고고학 관련 연구에 보탬되고 싶다고

문화재나 유물을 보면 그 시대를 들여다볼 수 있다. 과거의 문화와 역사, 생활 방식이 고스란히 담겨있어서다. 문화재 발굴은 조상이 남긴 유산을 찾고 역사를 발견하는 일이다. 역사를 추적하는 일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린다. 매장 문화재(사람 눈에 띄지 않는 곳에 묻혀 있는 문화적 유물이나 유적)의 경우 발굴, 조사, 실측, 연구, 복원 등의 과정을 거치는데 길게는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이 과정 중 실측 작업의 시간을 줄이고자 창업에 나선 청년이 있다. 고고학 전공생인 그는 학교 현장 실습에서 겪은 문제를 직접 해결하고 싶었다고 한다. 문화재 전문 3D 솔루션 스타트업 ‘캐럿펀트’의 이건우(28) 대표를 만났다.

출처: 캐럿펀트 제공
‘캐럿펀트’의 이건우 대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매장 문화재 전문 3D 솔루션 스타트업 ‘캐럿펀트’의 대표 이건우입니다. 3D 스캔 데이터를 이용해 실측 도면을 작성하는 소프트웨어 등 매장문화재 조사 작업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동국대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해 석사 과정을 밟고 있는 이 대표는 대학 시절 현장 실습을 하던 중 사업 아이템을 떠올렸다고 한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에서 현장 실습을 하면서 유물 실측 작업을 했습니다. 실측 작업이란 유물을 정밀하게 그리는 작업을 말합니다. 직접 손으로 모눈종이에 그려야 해서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기계로 더 빠르고 정확하게 실측할 수 없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실제로 현장에서 보니 기술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매장 문화재를 발굴하면 2년 안에 보고서를 발간해야 합니다. 일일이 손으로 그려 실측 작업을 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고요. 그만큼 연구원들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듭니다. 실측보다는 연구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어요. 교내 창업동아리를 만들었고 2016년 동국대 창업경진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습니다. 이후 동국대 벤처 창업보육센터의 대학생 창업아카데미를 통해 2017년 12월 ‘캐럿펀트’를 창업했습니다. 경주시 청년창업 지원사업에 선정돼 팀원들을 구했어요.

출처: 캐럿펀트 제공
Arch 3D 구동 사진.
출처: 캐럿펀트 제공
Arch 3D 소프트웨어 리플렛.

2년간 기술 연구에 집중해 고고학 전문 3D 실측 소프트웨어인 ‘Arch 3D’를 개발했습니다. 유물 실측에 드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습니다. 보통 숙련된 연구원이 유물 한 점을 실측하는 데에 4시간 정도 걸립니다. Arch 3D를 이용하면 30분 내외로 걸립니다. 출토된 문화재를 3D 스캔 작업 후 간편하고 정확하게 실측할 수 있습니다. 또 파손된 문화재의 경우 3D 스캔 데이터를 기반으로 복원한 시뮬레이션을 제공합니다.


‘Arch 3D’를 이용하면 실측에 필요한 인력 의존도를 낮출 수 있고, 실질적인 연구 시간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 기계로 더 빠르고 정확하게 실측할 수 있습니다. 다만 기술이 연구자의 통찰력까지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에 주관 표현은 연구인력이 해야 합니다.”

출처: 캐럿펀트 제공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박물관 소장 불상 3D 스캔 작업.

‘캐럿펀트’는 사업성을 인정받아 2018년 창업진흥원 대학생 창업 피칭 대회 1등, 창업진흥원이 주최한 베이징대학교 모의투자 IR에서 대상을 받았다.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산학협력단과 MOU(memorandum of understanding·투자에 관해 합의한 사항을 명시한 문서·양해각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산학연협력기술개발사업 R&D 첫걸음 과제에 선정됐다.


-매출이 궁금합니다.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2019년 매출은 2018년보다 8배 정도 늘었습니다. 사업 특성상 B2C(Business To Consumer·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보다는 B2B(Business To Business·기업과 기업 간 거래), B2G(Business to Government·기업과 정부 간의 거래) 서비스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불교문화재연구소와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포항 남옥 지구에서 출토된 판갑(삼국시대에 무사들이 상반신을 보호하기 위해 입던 쇠로 만든 갑옷) 4점, 마구류(말을 타거나 부리는 데 쓰는 기구) 19점, 고령 장기리 암각화(바위나 동굴 벽에 새겨진 그림) 1점을 실측했습니다.”

출처: 캐럿펀트 제공
이건우 대표.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기술의 완성도를 높여서 앞으로 더 정확한 실측 도면을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일하면서 문화재에 대한 사명감이 생겼습니다. 연구원들이 실측보다는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또 기술을 이용해 정확한 데이터를 제공해서 역사나 고고학 관련 연구에 보탬이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는 중국, 일본 등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입니다. 더 탄탄한 기업으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