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안들려도 손가락 없어도..저희는 이렇게 해냈습니다

조회수 2020. 9. 21. 17:3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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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9개면 충분해"..장애 넘어 꿈 이룬 사람들
전신마비 장애인, 9급·7급 공무원 시험 합격
청각장애 테니스 선수 이덕희세계 130위
손가락 9개로 대한민국 보일러 명장
출처: JTBC '슈가맨3' 캡처
더크로스의 김혁건이 휠체어를 타고 등장해 열창하고 있다.

2월14일 방송한 JTBC '슈가맨3'에는 록 그룹 더크로스의 김혁건이 휠체어를 타고 등장해 '돈 크라이(Don't Cry)'를 열창했다.


김혁건은 2012년 오토바이 사고로 전신마비 장애 판정을 받았다. 어깨 아래 근육을 못 움직인다. 복식호흡이 안 되기 때문에 노래를 부를 수 없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복식호흡 보조 장치 도움을 받아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피나는 노력 끝에 예전처럼 폭발적인 고음을 내질렀다. 그는 2019년 잡스엔과의 인터뷰에서 “음악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라고 했다. 


이처럼 사고로 혹은 선천적으로 장애를 얻었지만 한계를 극복하고 꿈을 이룬 사람들이 있다. 장애를 딛고 새 인생을 사는 이들을 소개한다. 


◇9급·7급 국가직 공무원 시험 합격한 전신마비 장애인


김동현(28)씨는 신체장애를 극복하고 공무원 시험에 연이어 두번이나 합격했다. 그는 10년 전 교통사고로 전신마비 장애를 얻었다. 전동 휠체어가 없으면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다.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좌절하다가 책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를 읽고 위로를 받았다. 병원에서 곧바로 검정고시 공부를 시작했다. 사이버 대학을 다니며 대학과정도 마쳤다. 

출처: 포스코 공식 홈페이지
공무원 시험에 합격한 김동현씨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다가 장애인 인식 개선 강사로 일했다. 이후 2017년 포스텍(포항공대)에서 인공지능 무료교육을 받으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안정적이면서도 다른 이에게 봉사하는 공무원이 되기로 했다. 2018년 본격적인 공부를 시작한 그는 1년 만에 공무원 시험에 붙었다. 2019년 6월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같은 해 11월 7급 국가직 공무원 시험에도 합격했다.


◇청각장애 이긴 ‘머슬퀸’ 이연화


이연화(30)씨는 경희대를 졸업하고 대기업에서 패션디자이너로 활동했다. 남들보다 부족하다는 생각에 하루에 2시간씩 자며 일했다. 그러다 몸에 이상이 생겼다. 귀가 들리지 않아 병원에 갔더니 '양측 중증 이관 개방증' 진단을 받았다. 신경세포가 죽어 청력을 상실했다.

출처: 이연화 인스타그램 캡처
'머슬퀸' 이연화

갑작스런 장애에 이씨는 인생을 포기할까 생각했다.6개월 동안 집밖에 나가지 않았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어 마음을 다잡고 운동을 시작했다. 트레이너의 권유로 '머슬퀸'에 도전했다. 그 결과 '2017 맥스큐 머슬마니아 아시아 챔피언십 여자 패션모델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자신감을 되찾은 그녀는 전공을 살려 디자인 회사를 설립하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다. 2019년 1월부터는 국방홍보원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국내 1호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 서보라미


서보라미 선수는 중·고등학생 시절 무용수를 꿈꿨다. 그러나 2004년 계단에서 떨어지는 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됐다. 처음엔 상황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하지만 운동을 접하고 새 인생을 시작했다. 스키캠프에 참가하면서 스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출처: 평창 올림픽 공식 블로그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선수 서보라미

그녀는 대한장애인스키협회의 권유로 장애인 크로스컨트리 스키 선수가 됐다. '눈 위의 마라톤'으로 불리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는 눈 쌓인 산이나 들판에서 스키를 신고 일정 코스를 빠르게 완주하는 종목이다. 장애인올림픽 대회인 패럴림픽에서는 특별 제작한 좌식 스키를 신는다. 


서 선수는 입문한 지 2년 만에 2010 밴쿠버 동계패럴림픽대회에 출전하는 성과를 얻었다. 2014 소치 동계패럴림픽대회에서는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기도 했다. 밴쿠버, 소치에 이어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에도 출전했다.


◇청각장애 3급 테니스 선수 이덕희


청각장애 3급인 이덕희(22) 선수는 세계 테니스사에 새 역사를 썼다. 2019년 8월 열린 남자 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본선에서 청각장애 선수 사상 최초로 승리했다.

출처: 조선DB
청각장애 테니스 선수 이덕희

3살 때 청각장애 3급 판정을 받은 이 선수는 7살 때 테니스를 처음 시작했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 어려움 속에서도 '테니스 유망주'로 떠올랐다. 2017년엔 세계 랭킹 130위에 올랐다. 한동안 슬럼프를 겪기도 했지만 2019년 6월 미국 아칸소주에서 열린 리틀록오픈 챌린저에서 준우승했다. 


2020년 1월14일 열린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에서는 남자 단식 예선 2회전에 진출했다. 경기 도중 일어난 근육 경련을 이겨내고 얻은 승리다. 테니스 스타 라파엘 나달은 개인 SNS에 “이덕희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항상 도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라는 글을 올렸다.


◇170cm 청각장애 모델 추아림


모델 추아림은 고등학교 1학년 때 청각장애 4급 판정을 받았다. 그녀는 소리가 들리지 않지만 모델의 꿈을 놓지 않았다.모델이었던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고향 대구에서 상경한 그녀는 업계 관계자에게 '모델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모델을 하기에 키가 너무 작고 장애가 있다는 것이었다.

출처: 추아림 인스타그램 캡처
모델 추아림

추씨는 오히려 '모델을 꼭 하고야 말겠다'라는 오기가 생겼다. 결국 끈질긴 2013 슈퍼모델 대회 본선에 진출했다.16명만 진출하는 본선 무대에 당당히 올랐다.2017년엔 서울모터쇼에서 모델로 활약하기도 했다. 현재 에이전시DCM소속으로잡지 마리끌레르·싱글즈·향장·여성동아·리빙센스모델 등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손가락 1개 없는 대한민국 보일러 명장


성광호(69)씨는 3살 때 사고로 오른손 집게손가락을 잃었다. 고등학교 졸업 후 태권도 사범으로 일하던 그는 자주 가던 목욕탕 보일러 기능장과 친해져, 처음으로 보일러 기술을 배웠다.

출처: EBS1 '직업의 세계-일인자' 캡처
대한민국 보일러 명장 성광호

쉽지 않았다. 능수능란한 손기술이 필요했기에 남보다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남들보다 부족한 만큼 더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래도 본인이 원하는 기술을 익히는데 손가락 9개면 충분했다고 한다. 


그렇게 그는 2002년 기능인의 최고 영예인 '대한민국 명장' 자리에 올랐다. 대한민국 명장이란 산업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자를 보유한 기술자다. 2008년에는에너지 절감과 환경개선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보일러 분야 최초로 '기능한국인'에 선정됐다. 


그는 배움을 멈추지 않았다. 2019년 2월 학점은행제로 공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용접기능장에 도전해 필기시험에 합격했다. 현재 특성화고 학생과 중소기업 재직자에게 배관 기술을 전수하는 등 자신의 경험과 기술을 알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희망을 들어 올리는 ‘리틀 장미란’ 안시윤


10살 역도 영재 안시윤 양은 선천적으로 청각장애가 있다. 청신경이 적어서 보청기를 사용한다. 태어날 때부터 보통 사람들이 듣는 소리의 절반 수준만 들을 수 있었다. 병원에서 여러 검사를 받았지만 치료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출처: SBS '영재발굴단' 캡처
역도 영재 안시윤

하지만 그녀는 청력 대신 남다른 근력을 가졌다. 2016년 7월 SBS '영재 발굴단'에 출연해 뛰어난 역도 재능을 보여줬다. 당시 한 번도 역도를 배운 적 없음에도 단숨에 30kg을 들어 올렸다.


2018년 9월부터는 역도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이제는 75kg 데드리프트에 성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성인 남성도 들기 어려운 80kg도 거뜬하게 들 수 있다. 데드리프트란 바닥에 놓인 역기를 엉덩이 높이까지 올리는 운동이다.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참가한 대회에서 최연소 우승을 했다. 벌써 메달 2개를 목에 걸었다.


글 jobsN 현민정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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