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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빵·신비아파트에 참여한 작가가 공개한 놀라운 수입

드라마·소설 작가만 있는 건 아닙니다···1달에 1000만원 넘게 버는 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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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차 애니메이션 작가 박지연
구름빵·신비아파트 등 인기 작품 참여
10분짜리 1편 원고료 150만원
세계 시장에서 성공한 한국 애니 만들고파

“다들 애니메이션 작가라고 하면 마냥 유치한 이야기만 쓰는 줄 아세요. 하지만 저희는 아이들이 7살만 넘어도 어른과 거의 똑같다고 봅니다. 어른이 유치하다고 생각하는 건 아이들도 유치하다고 생각하죠. 그래서 드라마나 영화 작가를 하던 분들이 애니메이션에 도전했다가 ‘이런 걸 애들이 본다고’하며 놀라시죠.(웃음)”


박지연(40) 작가는 20년차 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작가다. 2000년 방영한 EBS 애니메이션 ‘레카’로 데뷔했다. 이후 SBS ‘안녕자두야 시즌 2·3’, KBS ‘구름빵 시즌3’, KBS ‘얼렁뚱땅 반지의 비밀일기 시즌 1·2’ 등에 참여했다.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끈 CJ 투니버스 ‘신비아파트 : 고스트볼의 비밀 시즌 1’의 작가이기도 하다.

박지연 작가가 참여한 애니메이션 작품들

출처본인 제공

-애니메이션 작가가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꼭 애니메이션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서울예술대학에서 문예창작과를 전공했습니다. 처음에는 순수문학을 하고 싶었죠. 20살 때 한 애니메이션 제작사에서 보조작가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계속 아르바이트로 일을 하다가 그 회사에 취직을 했죠. 그런데 회사가 제작하려는 작품의 작가 섭외가 계속 펑크가 나는 거예요. 결국 막내 신입이었던 제가 그 작품을 맡았습니다. 제 데뷔작인 EBS 애니메이션 ‘레카’에요. 정말 운 좋게 기회를 잡은 거죠. 그런데 레카 시청률이 17%가 나왔습니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 평균 시청률이 17% 정도죠. EBS 게시판에 레카 관련 글이 하루 3000개씩 올라올 정도로 반응이 좋았습니다. 성공적인 데뷔였습니다. 이후에도 애니메이션을 계속 썼고 지금은 프리랜서 전업 작가로 일하고 있습니다."

'신비아파트 : 고스트볼의 비밀' 포스터

출처본인 제공

-인기 작품인 ‘신비아파트’에도 참여하셨다고요.


“CJ 투니버스에서 2016년 방영한 시즌 1 ‘신비아파트 고스트볼의 비밀’을 이시은 작가님과 함께 썼습니다. 사실 신비아파트는 2015년에 4회짜리 파일럿 형태로 방영했습니다. 파일럿은 방송 정규 편성 전에 시청자 반응을 살피기 위해 미리 공개하는 프로그램입니다. 귀신이 나오는 아파트라는 기획은 김종민 PD님의 아이디어였죠. 반응이 좋아 정규 편성에 들어갔습니다. 저는 정규 편성 이후 작가로 참여했습니다. 저와 이 작가님이 시즌 1의 스토리를 썼고 이후에 나온 시즌 2와 시즌 3는 다른 작가님이 집필하십니다.” 


신비아파트는 최근 어린이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있는 애니메이션이다. 100살 넘은 도깨비 ‘신비’와 초등학생 하리·두리 남매가 힘을 합쳐 억울한 일을 겪은 귀신들의 한을 풀어주고 악귀를 물리치는 내용이다. 아동용이지만 무서운 귀신이 나오는 공포 장르로 화제를 모았다. 시즌 1 시청률은 5.8%로 2016년 투니버스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신비아파트 뮤지컬은 공연마다 평균 객석 점유율 98%가 넘을 정도로 인기다.  


-신비아파트의 인기를 예상하셨나요. 


“사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어요. 초등학생 정도 어린 친구들은 공포나 귀신 이야기를 좋아해요. 하지만 지상파 애니메이션은 그런 소재를 다루지 않죠. 무서운 귀신도 등장하고 또래 주인공들이 물리치는 이야기가 나오니 어린 친구들이 관심을 가지겠다 생각했어요.

신비아파트 주인공 강림

출처투니버스 공식 페이스북

또 20년 동안 애니메이션을 쓰며 느낀 점은 미소년 주인공이 나오면 인기가 많다는 거에요.(웃음) 그런데 한국 애니메이션 제작사가 의외로 잘생긴 주인공을 잘 안 그리는 편입니다. 신비아파트에는 강림이라는 잘생긴 남자 주인공이 나와요. 실제로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캐릭터죠. 또 신비아파트는 여자 주인공들이 주도적으로 귀신을 물리치는 장면이 많이 나와요. 요즘은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적극적인 여성 캐릭터가 인기입니다.”


-애니메이션을 쓸 때 신경 써야 할 점이 있다면요. 


“사실 애니메이션 쓰는 일이 굉장히 까다로워요. 그래서 애니메이션을 쉽게 보고 넘어온 드라마·영화 작가님들이 포기하고 다시 돌아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단 시청자가 어린이기 때문에 심의와 관련 법안이 엄격합니다. PPL(콘텐츠 간접광고)도 쓸 수 없어요. 또 표준어만 사용해야 합니다. KBS는 외래어도 못쓰게 해요. ‘테이블’ 같은 단어도 심의에 걸린 적이 있습니다. 탁자로 고쳐야 했죠. 그런데 또 대본은 구어체를 써야 하잖아요. 표준어로 구어체 대사를 쓰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영화 작가님들은 사투리도 쓰고 욕설도 많이 쓰잖아요.(웃음) 영화나 드라마를 쓰다 오신 분들은 표준어 대사를 쓰는 것부터 많이 어려워하세요.

박지연 작가

출처본인 제공

또 드라마나 영화는 배우의 연기에 의존할 수 있어요. 배우가 대사나 상황을 보고 직접 표정 연기 등을 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작가가 직접 캐릭터의 표정과 행동을 자세하게 묘사해줘야 합니다. 디자이너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요.


시간 감각도 많이 달라요. 애니메이션은 보통 1편에 10분 정도입니다. 이것도 점점 더 짧게 줄어드는 추세에요. 아이들은 10분도 길게 느끼는 경우가 많아서요. 10분 안에 귀신도 물리치고, 지구도 구하고, 무서운 공룡에게서 도망도 쳐야 하죠.” 


-주제나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나요. 


“보통 애니메이션 전체 기획과 주제는 제작사와 PD가 정합니다. 장르와 컨셉 기획을 끝내고 편성이 되면 작가를 섭외합니다. 제작사가 ‘거대한 로봇이 나오는 로봇물을 써주세요’, ‘공룡시대로 시간 여행을 한 공룡물을 써주세요’ 같은 미션을 주면, 작가가 스토리를 쓰는 식이죠. 그래서 특정 장르 작품에 들어가면 공부를 많이 해야 합니다. 공룡물을 쓸 때는 고생물학자처럼 공부하고, 곤충물을 쓸 때는 파브르 박사 수준으로 곤충에 대해 알아야 하죠.

박 작가가 참여한 애니메이션 작품들

출처본인 제공

사실 많은 분들이 애니메이션을 마냥 유치하다고 생각하세요. 하지만 어른에게 유치하면 아이들도 똑같이 유치하다고 느낍니다. 7세 이상이면 웃음 포인트나 감동 포인트도 어른과 거의 비슷해요. 타깃 연령대 아이들의 감성을 잘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애니메이션 작가의 수익 구조가 궁금합니다. 


“애니메이션 작가는 편당으로 계약합니다. 5편을 쓰면 딱 5편 원고료를 받는 식이죠. 금액은 회사마다 다르지만 보통 10분짜리 에피소드 1편을 쓰면 150~200만원 정도 받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1달에 5~6편 정도 쓰는 편입니다. 


정해진 원고료만 받다 보니 스타 드라마 작가나 웹툰 작가처럼 소위 대박을 쳐서 억대 연봉을 받거나 하지는 않아요. 대신 시청률이나 흥행 때문에 망할 일도 없죠. 영화나 드라마 작가는 작품 흥행에 따라 평판이 달라지잖아요. 애니메이션 작가는 한 작품 시청률이 안나온다고 일이 끊기지는 않습니다. 사실 애니메이션 작가가 많지 않아요. 그래서 수요는 늘 있는 편이죠. 부지런히 일하면 다른 업계 탑 작가만큼 벌 수는 있습니다.  


대신 실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중요하죠. 100점짜리 대박 작품을 한번 쓰는 것보다는 70~80점짜리 작품을 꾸준히 쓰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현재 집필 중인 '반지의 비밀일기' 시리즈

출처본인 제공

-애니메이션 작가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조언한다면요.


“애니메이션 작가가 되고 싶다면 처음부터 확실히 길을 정해야 합니다. 애니메이션도 하고 드라마 공모전도 준비해보고 또 웹툰도 써보고 이렇게 어영부영하다 시간만 보낸 후배들이 많아요. 애니메이션은 아까도 말했듯이 다른 콘텐츠와 결이 다릅니다. 꾸준히 경력을 쌓아야 제작사의 신뢰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신인 작가 때는 독특한 작품을 쓰고 싶어 하는 친구들이 많아요. 물론 본인의 스타일을 갖는 것은 좋습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은 유아동 대상 콘텐츠다 보니 제작사들은 대중적이고 보편적인 작품을 쓰는 작가를 선호합니다.”

회의 중인 휴먼엔터테인먼트 작가팀

출처본인 제공

-회사 대표직도 맡고 있다고요.


“애니메이션 음악감독님과 함께 만든 휴먼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입니다. 저는 애니메이션 작가팀을 만들고 감독님은 애니메이션 음향팀을 만들어서 합친 거죠. 작가팀과 음향팀이 함께 있다보니 제작사 쪽에서도 일을 한꺼번에 맡길 수 있어 좋아합니다. 시너지 효과가 크죠.  


작가팀은 2019년부터 만들었습니다. 미국 드라마 작가들은 보통 팀으로 작업합니다. 시나리오를 잘 쓰는 사람, 상황 설정을 잘 하는 사람, 대사를 재밌게 쓰는 사람 등 각자 분업을 하죠. 우리도 그렇게 일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팀을 만들었습니다. 팀을 꾸린 뒤에 일이 훨씬 많이 들어옵니다. 콘텐츠 범위도 유튜브, 뮤지컬, 넷플릭스, 게임 등 다양해졌죠.


또 애니메이션 작가는 제대로 된 데뷔 경로가 없어요. 지망생이 있어도 키워줄 회사가 없죠. 그래서 애니메이션 작가를 키우는 에이전시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지금 회사의 인턴 작가가 4명 정도 있어요. 트레이닝부터 데뷔까지 책임지는 시스템을 만들려고 합니다.” 


-앞으로의 목표는요.   


“영화는 기생충, 음악은 방탄소년단처럼 애니메이션 분야에서도 세계적으로 유명한 한국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한국 애니메이션 업계가 꽤 큰 규모임에도 불구하고 대박 작품이 없는 게 항상 아쉬웠어요. 사실 한국 작품들도 해외에 많이 진출하고 있습니다. 동남아 같은 경우는 TV만 틀면 한국 애니메이션이 나오죠. 중국은 대규모 자본을 들여 한국 제작자와 작가를 섭외해 갑니다. 저도 작년에 1달 정도 중국에서 작품을 쓰다 왔어요. 한국 제작사가 미국 진출도 많이 하고 있고요. 한국 애니메이션도 세계 시장에서 충분히 통할 수 있다는 거죠. 저희 작가팀과 열심히 작업해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글 jobsN 오서영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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