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 이걸 안하면 망합니다' 직언했던 직원의 현재

조회수 2020. 9. 22. 14: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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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억이 사용하는 브랜드 가치 60조짜리 앱 만든 '텐센트의 굴러온 돌'
중국인 일상 장악한 위챗의 아버지 장샤오룽
텐센트 회장에게 “메신저 안하면 망한다” 직언
피합병 회사 개발자에서 부회장 승진
출시 9년 만에 브랜드 가치 60조5000억원

“위챗에는 중국인의 모든 일상이 담겨있다. 위챗에 없는 서비스는 중국에 없는 서비스다.” 


이현주 텐센트 디자이너가 2019년 1월 한 세미나에서 한 말이다.  


위챗은 중국판 카카오톡이다. 2011년 서비스를 시작한 모바일 메신저다. 월 사용자 수 11억5000만명, 메시지 전송 건수는 1일 450억건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모두 위챗을 쓴다고 말할 수 있다. “위챗은 생활방식”이라는 서비스 슬로건처럼 위챗은 실제로 중국인의 생활방식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굴러온 돌 취급받던 위챗의 아버지 


위챗은 중국 IT기업인 텐센트가 운영한다. 텐센트는 2019년 기준 시가총액 545조6020억원을 자랑하는 중국에서 가장 큰 온라인 플랫폼 기업이다. 포털사이트 외에도 메신저·게임 퍼블리싱 사업 등을 하고있다. 막강한 영향력을 바탕으로 금융·문화·유통 등 분야를 막론한 투자·인수합병 사업도 펼친다. 2012년에는 카카오에 720억원을 투자해 다음카카오의 2대 주주가 되기도 했다. 

출처: 위챗 공식 페이스북
장샤오룽 텐센트 부회장

위챗을 처음 만든 사람은 현재 텐센트의 부회장 장샤오룽이다. 1969년생인 장샤오룽은 원래 중국의 국영통신회사에서 개발자로 일했다. 당시 국영통신회사는 중국 젊은이들의 꿈의 직장으로 불렸다. 하지만 장샤오룽은 답답한 회사 분위기에 억압감을 느꼈다. 결국 퇴사한 그는 1인 개발자로 IT 시장에 뛰어들었다. 당시 중국은 텐센트가 PC 메신저 서비스 QQ를 막 출시하고 포털사이트 바이두가 문을 열던 시기였다. 장샤오룽은 1997년 무료 메일 서비스 폭스메일(Foxmail)을 개발해 출시했다. 폭스메일은 사용자 수 200만명을 넘기며 마이크로소프트 아웃룩이 지배하던 중국 메일 시장에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하지만 적절한 수익모델이 없던 폭스메일을 장샤오룽은 2000년 기술회사 보따에 1200만위안(약 20억원)에 팔았다.

출처: 텐센트 공식홈페이지
(좌)텐센트 회사 전경 (우)마화텅 텐센트 회장

5년 뒤인 2005년 텐센트가 폭수메일을 인수하며 장샤오룽도 텐센트에 합류했다. 아웃룩을 이기고 싶었던 텐센트 마화텅 회장은 장샤오룽에게 텐센트의 메일 서비스인 QQ메일 책임자 자리를 맡겼다. 당시 장샤오룽은 회사 안에서 검증되지 않은 굴러온 돌 취급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대용량 파일 첨부 기능 등 대대적 개편을 통해 QQ메일을 중국 메일 서비스 1위로 만들었다. 


회사에서 인정받기 시작한 장샤오룽은 2010년 마화텅에게 메일을 보냈다. “메신저가 모바일 시장의 미래다. 이를 준비하지 않으면 회사에 위기가 닥친다”는 내용이었다. 마화텅은 즉시 모바일 메신저 개발을 지시했고 위챗이 탄생했다.


◇출시 9년 만에 사용자 11억명 돌파 


처음에는 텐센트 내에서도 위챗의 실패를 예상하는 분위기였다. 이미 메신저 서비스를 시작한 다른 기업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특히 위챗보다 1달 먼저 출시된 샤오미의 미랴오가 자리 잡고 있었다. 하지만 장샤오룽은 차별화된 기능을 강조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위챗의 병편지 기능

위챗은 사용자가 대화할 친구가 없어도 위챗을 사용할 만한 재미 요소를 더했다. ‘병편지’는 혼잣말 메시지를 위챗의 바다에 던지면 그 메시지 병을 주운 사람이 응답하는 랜덤 채팅 기능이다. 위치 기반으로 나와 가장 가까운 위챗 사용자를 찾아주는 ‘주변 탐색’ 기능도 있다. ‘흔들기’는 스마트폰을 흔들면 반경 1km 안에서 동시에 위챗을 실행하고 스마트폰을 흔든 사용자를 찾아준다. 사진과 동영상을 친구와 공유하는 ‘위챗 모멘트’ 서비스도 출시했다. 좋아요 기능 등을 더해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그 결과 위챗은 중국 모바일 메신저 가운데 가장 빠르게 성장했다. 가입자 수는 출시 3달 만에 500만명, 10달만에 500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는 전 세계 11억명 이상의 사용자가 위챗을 쓴다.  


◇위챗페이·샤오청쉬, 중국인과 24시간 함께하는 위챗 

출처: 위챗 공식 페이스북
위챗페이

장샤오룽은 위챗을 단순한 메신저로만 두지 않았다. 2013년 출시된 위챗페이는 텐센트의 모바일 결제 시스템을 위챗에 연동한 서비스다. 출시 직후 2000만명을 돌파한 사용자는 매일 평균 20만명씩 늘었다. 사용자는 위챗에 자신의 은행 계좌를 등록해 계좌이체나 간편결제를 할 수 있다. 친구끼리 간편하게 돈을 주고받고, 위챗 QR코드를 통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결제한다. 위챗페이는 중국의 유통·교통·요식업 등 전 분야의 결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출처: 조선DB
(좌)위챗의 홍바오 기능./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우)위챗을 사용하는 중국 베이징 시민

2014년 춘절 연휴에는 홍바오 기능을 추가해 800만명의 신규 가입자를 만들기도 했다. 홍바오는 중국에서 설 세뱃돈을 의미한다. 위챗페이는 사람 수와 총 금액만 설정하면 무작위로 위챗 친구에게 홍바오를 보내는 랜덤 기능과 선착순 기능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선보였다. 그해 춘절 연휴 동안 위챗을 통해 4억위안(약 680억원)에 해당하는 4000만개의 홍바오가 오갔다. 

출처: 위챗 공식 페이스북
위챗의 미니 앱

샤오청쉬는 텐센트가 애플 앱스토어를 겨냥해 2017년 선보인 미니 앱 서비스다. 샤오청쉬는 서비스를 쓰기 위해 스토어에서 여러가지 앱을 다운로드할 필요가 없다. 위챗 안에서 앱 키워드를 검색하고 바로 실행할 수 있다. 설치가 필요 없는 위챗 기반 미니 앱이다. 혁신적인 간편함으로 순식간에 중국 앱스토어 시장을 장악했다. 현재 등록된 미니 앱은 100만개 이상이다. 하루 평균 3억명이 이용한다. 2019년 1년 동안 샤오청쉬 안에서 일어난 거래 규모는 8000억위안(약 134조원)에 달한다. 중국인들은 지하철 미니 앱 QR 코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이커머스 미니 앱으로 쇼핑한다. 결제는 위챗페이로 1초 만에 끝난다. 위챗 미니 앱으로 공과금을 납부하고 직접 쇼핑몰을 만들어 물건을 팔 수도 있다.  


장샤오룽은 위챗의 영향력을 앞세워 모바일 결제·콘텐츠·게임·이커머스 등 사용자의 모든 일상을 아우르는 서비스를 텐센트가 제공하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위챗, 가치를 창조하는 공간으로 만들 것 


영국 브랜드 평가자문업체 브랜드파이낸스가 2019년 12월 발표한 위챗의 브랜드 가치는 507억달러(약 60조5100억원)다. 5년 전인 2014년(30억달러·약 3조5800억원)보다 1540% 성장했다. 장샤오룽은 위챗의 성공 비결을 설명하며 “시장에 나온 다른 제품보다 10% 나은 것은 쓸모없다. 비슷한 서비스를 한다면 반드시 경쟁자에게 없는 기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위챗이 홍바오 서비스를 시작했을 당시 경쟁사인 알리페이 역시 같은 서비스를 출시했다. 하지만 위챗은 랜덤·선착순 등의 기능으로 사용자를 사로잡았다.  

출처: 텐센트 공식홈페이지
장샤오룽 텐센트 부회장

장샤오룽은 ‘2019 위챗 오픈클래스 프로’ 강연에서 위챗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위챗은 계속해서 더 많은 사용자를 찾을 것이다”며 앞으로 위챗을 사용자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글 jobsN 오서영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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