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피자 배달하던 남자, 이젠 한국 1~3위 싹쓸이

조회수 2020. 9. 22. 16: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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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달앱 시장 싹쓸이 한 딜리버리 히어로는 어떤 회사?
피자배달로 시작 세계 40개국서 음식 배달 중
한국은 2012년부터 ‘요기요’로 진출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로 독점 판가름 날듯

요즘 배달음식을 시킬 때 배달앱을 쓰는 것은 낯설지 않다. 현재 국내 배달앱 시장은 3강 구도다. 1위가 배달의 민족, 2위 요기요, 3위는 배달통이다. 셋이 합친 점유율은 99%다. 세 배달앱이 경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아니다. 독일 배달앱 회사인 딜리버리 히어로가 요기요와 배달통을 인수해서 운영하고 있어서 사실상 배달의 민족과 딜리버리 히어로 간 경쟁이었다. 그런데 2019년12월13일, 딜리버리 히어로가 배달의 민족을 인수했다. 인수 금액은 40억달러(약 4조7500억원)였다. 한국 배달앱 3강이 하나의 기업 소속이 됐다. 한국 배달앱을 사용하는 사람 99%는 이제 딜리버리 히어로 배달앱을 쓰는 셈이다.

출처: 각 회사 공식홈페이지 캡처
이제 배달통, 요기요, 배달의 민족은 딜리버리 히어로 소속이다.

◇피자배달에서 시작한 세계적인 배달 기업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두고 있는 딜리버리 히어로 창업자인 니클라스 외스트버그(Niklas Östberg)는 독일이 아니라 스웨덴 출신이다. 2005년 스웨덴 왕립기술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글로벌 경영 컨설턴트 회사인 올리버와이먼에 들어가 5년 동안 경영 컨설팅을 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본인이 경영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컨설팅을 하던 외스트버그는 먼저 스웨덴에서 피자 온라인주문 서비스를 만들었다. 2007년에 만든 이 서비스는 동네 피자배달점들을 묶어서 소비자들이 주문하는 것이었다. 전단지를 모아서 주문을 하도록 도움을 주는 초기 배달앱과 비슷한 형태였다. 피자주문 네트워크는 폴란드, 핀란드, 오스트리아 등 북·동유럽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 경험이 ‘딜리버리 히어로’의 바탕이 됐다.

출처: 조선DB
딜리버리 히어로 창업자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2011년, 외스트버그는 독일로 넘어가서 딜리버리 히어로를 세웠다. 독일이 스타트업을 세울 기술적인 배경이 더 뛰어나기 때문이었다. 이후 딜리버리 히어로는 계속해서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갔다. 딜리버리 히어로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니키타 페렌홀즈는 “독일이라는 시장만 보면 상당히 작다. 그래서 유럽 스타트업들은 서비스를 세계로 넓히려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 말을 대변하듯이 딜리버리 히어로가 설립한 지 3년만에 진출한 나라는 영국, 호주, 오스트리아, 덴마크 등을 포함한 14개국이 됐다.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나라에 지사를 세웠다. 여기에는 2012년 한국에 설립한 자회사 브랜드인 ‘요기요’도 포함된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사업 확장을 위해 계속해서 투자 유치를 했다. 독일에 딜리버리 히어로를 처음 세울 때는 투자금 50억원을 유치했는데, 2년만인 2013년에는 누적 투자액 1342억원을 달성했다. 2018년까지 받은 투자금 총액은 2조2000억원이다.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회사의 가치를 약 440배나 불린 셈이다. 한국 요기요에는 3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것도 외부 투자를 받은 것이다.

출처: 딜리버리 히어로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
딜리버리 히어로가 진출한 지역을 표시한 지도.

딜리버리히어로는 2017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시장에 상장했다. 2020년 1월 29일 기준 시가 총액은 137억5000만유로(약 17조8100억원)다. 딜리버리 히어로는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배달앱들을 계속해서 인수하고 있다. 배달의 민족도 그 중 하나다. 현재 40여개국에서 ‘푸드판다’, 28개 배달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한국 배달앱 시장 99% 장악하기까지 


2018년 4월 금융투자회사인 미래에셋대우가 발표한 ‘배달의 시대: 신유통의 본격화’에서는 2019년 국내 음식 배달 시장 규모를 약 20조원으로 예상했다. 그 중 배달앱을 통한 음식 배달 규모는 약 5조원이 넘을 것이라 예상했다. 아직 배달앱보다 전화 주문을 통한 음식 배달이 월등히 많지만 스마트폰이 변수다. 2018년 미국 시장조사기관인 퓨 리서치가 27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은 95%였다. 배달앱 사용에 필수적인 스마트폰을 100명 중 95명이 가지고 있는 셈이다. 아직도 한국에서 배달앱이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출처: 픽사베이

2011년 딜리버리 히어로는 한국 배달앱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자회사인 알지피 코리아(현 딜리버리히어로 코리아)를 세웠다. 그리고 다음 해인 2012년에 배달앱 ‘요기요’를 출시한다. 이때 한국 스마트폰 보급률은 이미 세계 1위였다. 2012년 당시 미국 시장조사 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가 조사한 내용을 보면 한국 스마트폰 보급률은 67.6%로 2위인 노르웨이의 55%보다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요기요 탄생에는 이런 배경이 어느정도 작용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2014년에 요기요는 딜리버리 히어로를 통해서 255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같은 시기 배달의 민족이 유치한 투자금 143억원의 1.7배 가량이었다. 그 다음해인 2015년에는 배달앱 점유율 3위 기업이었던 배달통을 인수한다. 당시에 인수 금액은 정확히 밝히지 않았지만 당시 배달앱 시장 규모가 1조원대였고 배달통의 시장 점유율은 20% 중후반대였다. 그 정도 가치로 인수했을 것이라 추측해볼 수 있다. 이후 2017년에는 배달을 하지 않는 음식점의 배달을 해주는 어플이었던 ‘푸드플라이’를 인수하면서 더 몸집을 키웠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딜리버리 히어로의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49%에 그쳤다. 배달의 민족이 51%의 점유율로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2018년 딜리버리 히어로는 배달의 민족에 3조원에 인수합병 제안을 했지만 거절 당했다. 이후 요기요 등 딜리버리 히어로 서비스에 1000억원 가량의 마케팅비를 지출한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점유율에 결국 2019년 12월, 4조7500억원에 배달의 민족을 인수하기로 결정한다.

출처: 조선DB

◇앞으로 음식 배달 시장은 어떻게···


세계적으로 음식 배달 시장은 점점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 기업인 프로스트앤설리번은 2018년 세계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 규모는 820억달러(약 95조원)에서 2025년이면 2000억달러(약 224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으로 내다봤다. 그리고 현재 온라인 배달 시장에서 아시아는 유망한 시장으로 꼽힌다. 중국에서 가장 큰 배달앱인 ‘메이퇀’은 2018년에만 400억달러(약 47조원)의 주문을 소화했다. 중국에서만 서비스하는 메이퇀의 구매액이 세계 1위다. 2위는 74억달러(약 8조7300억원)인 우버이츠였고, 딜리버리 히어로는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로 4위였다.

출처: 공정거래위원회 홈페이지

소비자와 관련 업계는 이번 인수합병이 독점으로 인한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배달앱 수수료는 현재도 큰 부담인데 독점으로 인한 수수료 상승이 예상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딜리버리 히어로가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남았다. 배달의 민족 지분을 87%를 인수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기업결합 심사는 매출 혹은 자산 총액이 3000억원 이상인 회사가 자산 또는 매출 300억원 이상인 회사를 인수합병할 때 공정거래위원회가 타당성을 심사하는 것이다. 심사기준에는 시장 독점 여부, 기업 결합 공정성 여부 등이 있다.


한편, 배달의 민족 경영진은 바뀌지 않을 예정이다. 딜리버리 히어로가 이미 인수했던 배달통의 경우도 경영진과 구성원은 변동이 없었다. 딜리버리 히어로가 김봉진 대표 및 배달의 민족 경영진이 보유한 남은 지분 13%까지 인수한 후에도 기존 경영진이 운영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글 jobsN 김지강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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