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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로 이직하려면.." 이력서 검토 달인의 충고

조회수 2020. 9. 23. 16: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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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회사에서 원하는 일을 하고 있나요?
직업의 세계
커리어 액셀러레이터 -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

지금까지 봐온 이력서만 1400여 장. 삼성, LG, CJ, 현대, 카카오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 직원은 물론 스타트업, 외국계, 전문직까지 분야를 막론하고 웬만한 산업 종사자는 다 만나본 것 같다.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를 찾는 사람들은 지금의 일에 고민을 갖고 있는 이들이다. 누군가는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갈망하고, 누군가는 연봉과 근무 시간을 고민한다. 문제는 스스로가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해 기준이 생겼을 때다. 이들의 고민은 미래에 대한 불안과 방황의 시간으로 이어진다. 충분히 이해가 간다. 그 역시 그런 시간을 보냈으니까.


김나이 씨는 현대카드, 한국투자증권, JP모건 등 금융계에서 경력을 쌓았다. 일에서 중요한 건 연봉과 성장이라고 생각했다. 좋은 직장에서 높은 연봉을 받으며 이력을 한 줄 한 줄 늘려가는 게 성장이라 믿었다. 일에서 재미를 찾는 건 자기계발서에나 나오는 얘긴 줄 알았다. 승진도 고속으로 이뤄졌다. 나쁘지 않은 삶이었다. 


30대 중반 고비가 찾아왔다. 직장인이라면 한 번쯤 겪는 커리어 사춘기였다. ‘이 회사를 나가면 뭘 할 수 있지?’ ‘금융회사의 여성 임원이 내 목표인가?’라는 생각에 휩싸였다. 지금의 명함에서 회사 명칭을 지웠을 때 스스로를 설명할 자신도 없었다. 업계 수명이 짧은 금융 시장, 더 나이 들기 전에 잘하는 일을 찾고 싶었다. 


그의 호기심은 시장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는 인물들로 향했다.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답이 있지 않을까. 이승건 토스 대표, 장영화 OEC 대표 등과 대화를 나누며 물었다. 왜 현실과 부딪히며 돈이 되지 않는 일을 하느냐고. 돌아온 답변은 “불편하고 잘못된 게 있는데 왜 참아야 하나?”였다. 


명문대를 나와 자신이 뭘 좋아하고 잘하는지도 모른 채 일하는 사람들과는 마음가짐이 달랐다. 어른이 되고 취업이 되면 그냥 직장에 다니는 삶이 당연한 사람들. 곰곰이 생각해보니 과거 자신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조언을 구할 곳이 마땅찮았다는 사실도 떠올랐다. 동시에 하고 싶은 일이 생각났다. 세상에 다양한 일이 있다는 걸 알리고, 과거 자신처럼 당연한 듯 직장 생활을 하는 이들에게 불꽃을 일으키는 일. 


구직·이직처럼 인생에서 중요한 고민을 하는 시기, 체계적인 조언이 필요했다. 그런데 커리어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보다는 자기소개서 작성, 인터뷰 트레이닝 등을 제시하는 취업학원이 고액을 받으며 다른 삶을 꿈꾸는 이들의 불안한 심리를 자극하고 있었다. 김나이 씨는 함께 고민하며 성장하고 싶었다. 자동차의 속력을 내게 하는 ‘액셀’처럼,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의 개념으로 접근했다. 이를 개인에 접목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로 명명하고 활동을 시작했다. 


‘커리어 사춘기’는 건강한 과정

퇴사하기는 두렵고, 이직하기는 지금의 직장이 안정적인 현실. 그럼에도 ‘나에게 남은 건 뭐지?’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지?’ 같은 질문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사람들이 그를 찾았다. 김나이 씨는 “이러한 커리어 사춘기는 건강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업무의 연차가 쌓이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다음 단계로 가기 위해 고민하는 건 당연한 수순이라는 것. 중요한 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기 위한 고민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퇴근이 빠른 회사를 원하는 사람이 있었어요. 무슨 일을 하든 어떤 경력을 쌓든 중요하지 않았죠. 그는 워라밸을 강조했는데 퇴근 후의 시간만 자신의 삶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가 빨리 퇴근하는 회사로 갔다고 만족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우리가 깨어 있는 시간의 절반 이상을 일터에서 보내는데 그 시간에 가치를 두지 않으면 하루의 대부분을 버리는 셈이에요. 낮 시간도 내 시간이잖아요. 그 시간에도 원하는 일을 해야죠.” 


회사의 간판만 보던 때는 지났다. 큰 회사가 매각되는 위기에 처하고, 구조조정은 일상화되며 대기업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을 체감하게 됐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에서 이러한 인식은 더욱 두드러진다. 과거처럼 승진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고, 조직에서 요구하는 희생도 거부한다. 반면 개인의 성장에 대한 갈증은 더 커졌다. 2~7년 차 직장인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를 찾는 이유기도 하다. 


김나이 씨는 직장의 만족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성장, 연봉, 워라밸, 의미, 재미, 인간관계 등 여섯 가지를 제시했다. 대책 없이 ‘기승전-사표’로 흐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알아야 한다. 점검의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자리에서 경력을 이어갈지, 퇴사를 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할지에 대해 판단도 서게 된다. 생각보다 자신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면담을 마친 한 상담자가 “난 성장이 중요한 사람인 줄 알았는데 12년 동안 한 직장에 다닐 수 있었던 건 동료가 좋아서였던 것 같다”고 말한 사례도 있다. 


“저는 일의 어떤 부분에 결핍이 있냐고 물어봐요. 스무 살도 아니고, 열정만으로 일하는 나이는 지나왔잖아요. 자신이 어떤 부류인지 모르면 막연하게 불안할 수 있어요. 특히 한 회사에 오래 다니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기 어려울 수 있고요.” 


이직을 결정했다면 ‘나’만 생각할 게 아니다. 옮기고자 하는 회사와 환경을 파악해야 한다. 회사의 프로덕트 사이클을 도입기, 성장기, 성숙기, 쇠퇴기로 나눠 접근하면 도움이 된다. 성장기, 성숙기의 회사가 좋은 건 당연지사. 회사 사이클과 자신의 성향도 맞아야 한다. 대기업 관리자가 도입기의 스타트업으로 옮긴다면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쇠퇴기의 대기업에서도 만족할 수 있는 가치를 발견했다면 경험하는 것도 좋다.

이력서 작성 팁, A to E

A(accurately) 거짓말 없이 정확하게, 거짓말은 언젠가 들통난다.
B(briefly) 짧고 간결하게, 상대가 이력서 보는 시간은 1분이 안 된다.
C(connectly) 연관성을 살펴야, 직무와 내 이력이 어떻게 연결되는지 보자.
D(in detail) 자세하게, 특히 성과는 구체적인 수치로 표현하는 게 좋다.
E(easily) 최대한 쉽게, 업계 용어를 모두가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이직할 때 중요한 것, 팩트보다 밸류!


김나이 씨는 옮기고자 하는 회사와 그 안에서의 비전을 바라보라고 조언한다. 지금보다 큰 회사라고 해서 옮겼는데 만족도는 낮을 수 있어서다. 가령 현대기아차로 이직하고자 한다면 회사의 이름만 볼 게 아니다. SK, 카카오, 쏘카 등의 기업들이 모빌리티 시장에 대거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현대기아차의 전망은 어떨지 냉정하게 분석해야 한다는 의미다. 


회사를 옮기는 과정은 자신을 판매하는 일이다. 처음 입사할 때와 마찬가지다. 지원자는 기업이 어떤 직무를, 왜 채용하는지 고려하지 않는 실수를 많이 한다. 철저하게 기업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김나이 씨는 “팩트보다 밸류”라고 말한다. 이직 시 자신이 어떤 이력을 갖고 있는지보다 그 이력이 조직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게 중요하단 뜻이다. 당연한 사실이지만 수동적인 조직에서 5년, 10년 일하다 보면 놓치기 쉬운 지점이기도 하다. 


결국 커리어 관리는 삶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하는 일이다. 삶에서 일이 얼마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면 원하는 곳에서 원하는 일을 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된다. 어차피 해야 하는 일을 재밌게 할 수 있을뿐더러 성장에 대한 목표도 명확해진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사람,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는 그런 사람과 손잡는다. 


커리어 액셀러레이터 | 커리어 분석·처방해주는 인생의 조언자

출처: © 셔터스톡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시작된 액셀러레이터는 스타트업의 초기 자금, 인프라, 멘토링 등 종합적인 지원을 담당한다. 에어비엔비, 드롭박스 등을 배출한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가 대표적. 이와 같은 개념을 개인에 적용한 것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회사나 업계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없이 섣불리 퇴사·이직을 결정한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하는 시기,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는 개인의 커리어를 면밀하게 따져보며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록 도와준다. 객관적인 분석과 처방으로 실패를 미연에 방지하도록 조언하는 종합적인 역할을 자처한다. 


막연한 걱정은 크기를 가늠하기 힘들지만 잘게 쪼개어 객관적인 시각으로 접근하면 해답은 보이기 마련이다.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이들을 위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는 1층, 2층, 3층 한 단계씩 밟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커리어 액셀러레이터가 하는 일? 


장기적인 커리어 설계부터 현재 커리어 고민에 맞는 컨설팅을 한다. 이력서·자기소개서 작성, 면접, 연봉협상이 막막하게 느껴질 때, 이직할 타이밍인지, 이직하고 싶은 회사가 정말 내 실력을 키워줄 수 있는 곳인지 등을 고민한다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의 손길이 필요하다. 커리어 코치·멘토·컨설턴트와 유사한 일을 하지만, 코치는 상담을 하고, 멘토·컨설턴트는 암묵적인 우위에서 대안이나 조언을 하는 것과 달리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는 동등한 입장에서 함께 고민하고 조언하는 역할을 한다. 


커리어 액셀러레이터가 되려면? 


특별한 전공이나 자격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개인의 성장에 동기부여를 일으킬 수 있는 자질과 커리어와 관련된 시장 분석 능력을 모두 갖고 있어야 한다. 개인에 대한 조언을 하는 일인 만큼 코칭, 철학, 심리학 등의 공부가 필요하다. 면담자는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고 있기 때문에 경제, 국제관계, 각종 이슈 등 사회 전반의 흐름을 보는 눈이 있어야 한다. 수많은 정보를 알아야 하며, 가급적 다양한 분야의 사람을 만나고, 업계별 콘텐츠도 쌓아두는 게 좋다. 또한 메일이나 SNS 등을 활용하는 콜투콜(call to call) 방식도 유용하다. 


연봉 및 처우 


프리랜서로 일하며 주요 수입은 B2C(기업 대 개인) 강연과 1 대 1 컨설팅에서 얻는다. 경력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커리어 관련 강연은 1회 30~50만 원(플러스알파) 수준에서 책정된다. 2014년부터 일을 시작한 김나이 커리어 액셀러레이터는 초반에는 본인을 알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지만 현재는 상대가 먼저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 컨소시엄으로 일한다. 그의 1 대 1 커리어 미팅은 90분 기준 24만 9000원이다. 커리어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많이할수록 진출할 수 있는 시장도 넓어진다. 


글 jobsN 선수현

사진제공 jobsN 김선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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