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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꿈 위해 7000만원 들고 시작한 일이 20억 될 줄이야

조회수 2020. 9. 23. 16:32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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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꿈을 도우려 시작한게 연매출 20억 사업이 됐습니다"
22살 때 후카(물담배) 유통업으로 사회진출
출판하고 싶은 아버지 꿈 이뤄드리고 싶어
2014년 자가 출판 플랫폼인 ‘부크크’ 창업

국어 선생님인 아버지의 꿈은 책을 내는 것이었다. 하지만 시간도 시간이지만 출판비용이 많이 든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혔다. 이런 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리기 위해 직접 책을 출판할 수 있는 플랫폼 스타트업을 창업한 청년이 있다. 이 청년을 통해서 이젠 아버지뿐 아니라 1만명이 넘는 사람이 작가의 꿈을 이뤘다. 자가 출판 플랫폼인 부크크(Bookk)의 한건희(31) 대표를 만났다.

출처: jobsN
부크크(Bookk)의 한건희 대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책 출판 플랫폼 스타트업인 ‘부크크’를 운영하는 한건희입니다. 2014년 ‘부크크’를 창업했어요. ‘부크크’에서는 원고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책을 출판할 수 있습니다. 도서 인쇄, 제작, 판매, 배송까지 모든 과정을 맡아서 합니다.”


한 대표는 경기도 부천시 시온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2008년 국립 모스크바국제관계대학교(MGIMO) 국제법학과에 입학했다. 그는 대학생 시절 이미 한차례 창업 경험이 있다.

 

“22살 때 후카(Hookah·물담배)를 유통하는 일을 시작했어요. 이집트 여행에서 우연히 후카를 접했습니다. 거기에서는 후카가 하나의 문화였습니다. 한국에 들여오면 좋을 것 같았어요. 2009년 후카를 유통·판매하는 쇼핑몰을 열었습니다. 후카를 수입해 국내 음식점이나 카페 등에 판매했어요.”

출처: jobsN
부크크에서는 도서 인쇄, 제작, 판매, 배송 등 모든 과정을 맡아서 한다.

-어떻게 책 출판 플랫폼을 창업하게 됐나요.


“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리고 싶었습니다. 중학교 국어 선생님이셨던 아버지는 평소 글쓰기를 좋아하셨습니다. 책을 내고 싶어 하셨는데 출판을 하려면 제약 조건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책을 출판하기까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하셨어요. 좀 더 쉽고 빠르게 책을 낼 수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비즈니스 모델의 탄생’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통해 미국의 1인 출판 플랫폼인 ‘룰루닷컴’을 알게 됐어요. 아버지의 꿈을 이뤄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시장 조사를 했더니 아직 한국에는 주문형 출판(Publish On Demand·책이나 출판물을 주문받은 후 인쇄·제작해주는 서비스) 플랫폼이 없었습니다. 교보문고가 POD 서비스를 출시하기 직전이었어요. 사업성이 있겠다고 생각해서 2011년 국내에 들어와 창업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입영 통지서가 날아왔고, 입대해야 했습니다. 제대 후 다시 본격적으로 창업 준비에 나섰고, 2014년 6월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4기로 입학했습니다. 창업자금 7000만원을 지원받았어요.”

출처: 부크크 홈페이지 캡처
원고만 있다면 5분 내로 출판 요청을 할 수 있다.

‘북크크’에서는 원고만 있다면 5분 내로 출판 요청을 할 수 있다. 복잡한 계약 절차가 없고, 출판 계약에 필요한 사전 비용도 없다. 홈페이지에서 원고를 업로드하고 규격, 표지 재질 등을 선택한다. 표지 디자인도 직접 정할 수 있다. 무료 샘플이 있어 공짜로 표지를 사용할 수 있다. 또 원한다면 직접 표지를 만들 수 있다. 홈페이지에 등록된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이 만든 템플릿을 구입해서 사용할 수도 있다. 디자이너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맞춤 제작도 가능하다.


원고를 등록하면 보통 1~3일 내로 책이 출판된다. 하지만 저작권 상 문제가 있거나 도서가 아닌 경우에는 원고가 반려처리 된다. 또 아무런 내용이 없는 페이지가 여러 번 반복되는 등 제작 시 문제가 예상되는 경우에도 출판할 수 없다. 책 판매 가격도 저작자가 직접 정한다. 인세는 책 가격의 35%다. 예를 들어 책 가격이 1만원이라면 저작자가 3500원을 가져간다.


부크크는 자체 온라인 서점뿐 아니라 제휴를 맺은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에 책을 유통·판매한다. ‘부크크’를 통해 지금까지 약 1만3500종의 책이 나왔고, 데뷔한 작가 수는 1만3000명에 달한다.

출처: 흔글(@heungeul) 인스타그램 캡처
흔글 작가는 부크크를 통해 '책 ‘무너지지만 말아’ , ‘다정하게’ 등을 출판했다.

-어떤 종류의 책이 많이 나오나요.


“처음에는 팬픽, 자서전 등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생각보다 적더라고요. 전체 5% 미만입니다. 강의 교재, 에세이, 실용서 등이 주로 출판됩니다.


연말이 가장 성수기입니다. 초·중·고·대학교뿐 아니라 글쓰기 동아리나 동호회 등에서 1년 동안 써온 글을 책으로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수기에는 한 달에 2만부 정도 책이 팔립니다.


또 카카오 브런치, 인스타그램 등에서 글을 쓰는 저작자가 서비스를 많이 이용합니다. 한 달 순수익 1500만원 이상을 기록한 저작자도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감성 글을 써서 유명해진 ‘흔글’ 작가입니다. 인스타그램 글을 모아 책으로 냈고, 부크크를 통해 책 ‘무너지지만 말아’ , ‘다정하게’ 등을 냈습니다. 최근 장예은 작가의 책 ‘무뎌질 줄 알았는데, 무너지고 말았다’는 ‘예스24’ 홈페이지 에세이 분야에서 14주째 TOP100 안에 들었어요.


또 마니아층이 강한 분야의 책도 많이 팔립니다. 하지만 한 부도 안 팔리는 책도 꽤 많습니다. 개인 소장용으로 책을 출판하는 경우도 많아요.”

출처: jobsN
주문이 들어오면 책을 출판하기 때문에 재고가 없다.

-매출이 궁금합니다.


“올해 연 매출은 18억~20억원 정도입니다. 매년 평균 40%씩 꾸준히 성장하고 있어요. 주문이 들어오면 책을 출판하기 때문에 미리 만들어 놓는 재고가 없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스마트폰과 SNS가 생긴 이후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서 다른 사람과 나누는 것에 대해 더 편하게 느끼는 것 같아요. 두 개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자기 의견을 전하기 쉽잖아요. 자연스레 1인 출판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부크크’를 통해 더 많은 작가가 나올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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