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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손 없는 여 손님, 이젠 아내이자 평생 제 모델됐죠

소말리아 평화유지군 파병 간 이 청년이 절망 앞에서 선택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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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살 때 UN 평화유지군으로 소말리아에 파병돼
팔다리 절단된 사람들이 오래 기억에 남아
LG전자 연구소에서 엔지니어로 근무
IT 관련 업체 창업 이후 의수족 제작자 되기로 결심
국내 유일 3D 스캐닝·프린팅 방식으로 의수족 제작

의지(義肢)는 사고나 질병 등으로 팔다리를 잃은 경우 형태 또는 기능을 복원하기 위해 인공적으로 만든 것을 말한다. 상지(上肢·어깨·팔·손을 통틀어 이르는 말) 의지를 의수(義手), 하지(下肢·엉덩이에서 발에 이르는 부분) 의지를 의족(義足)이라고 한다. 의수와 의족을 아울러 의수족이라고 한다.


누군가의 팔다리가 되어주는 의수족. 국내에서 유일하게 3D 스캐닝·프린팅 방식으로 의수족을 제작하는 사람이 있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나만애실리콘하우스’의 허준성(46) 대표를 만났다.

허준성 대표.

출처'나만애실리콘하우스' 제공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나만애실리콘하우스의 대표 허준성입니다. 3D 스캐닝·프린팅 방식으로 1대 1 맞춤 의수족을 만들고 있습니다.”


허 대표는 어릴 때부터 만드는 것을 좋아했다고 한다. 별명은 ‘맥가이버’였다. 연암공과대학교 기계공학과를 나온 후 1996년부터 약 3년간 창원에 있는 LG전자 연구소에서 일했다. 드럼세탁기, 디스플레이 등을 설계하고 개발했다고 한다. 퇴사 후에는 약 15년간 IT 업체를 운영했다. CCTV, 금융기관 단말기 등을 설치하고 판매하는 일을 했다.

허 대표는 UN 평화유지군으로 아프리카 소말리아에 파병됐다.

출처'나만애실리콘하우스' 제공

하지만 그의 마음 한 켠에는 아프리카 소말리아에서의 기억이 짐처럼 남아 있었다고 한다. 허 대표는 1993년 20살 때 UN 평화유지군으로 아프리카 소말리아에 파병돼 6개월간 군 생활을 했다.


“폭격과 지뢰 사고로 팔다리가 절단된 사람이 많았어요. 의료 시설이 낙후됐고, 의족을 할 만큼 경제적 여건이 안되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팔다리가 없어 막대기에 붕대를 감고 다니더라고요. 마음이 아팠습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도 그때의 기억이 계속 남아있었어요. 하던 일을 접고 직접 의수족 제작에 나서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허준성 대표.

출처'나만애실리콘하우스' 제공

-창업 과정이 궁금합니다.


“기존 의수족 제작 방식은 붕어빵틀처럼 만들어 놓은 금형 틀에서 의수족을 찍어냅니다. 손 틀이 4개라면 4개의 손 모양만 만들어지는 거죠. 틀에서 찍어내는 기성품이 아닌 그 사람만의 의수족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우연히 의수족 제작 회사인 독일 오토복(OttoBock)을 알게 됐습니다. 2016년 기술을 배우기 위해 ‘오토복’의 동남아시아 본부가 있는 태국 방콕으로 6개월간 연수를 떠났어요. 한국으로 돌아와 의수족 제작 연습을 계속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십수년간 의수족을 만들어 온 기술자들을 따라갈 수 없었어요. 기존의 의수족 제작은 손기술이 중요했습니다. 실리콘에 직접 주름 등을 그려야 해서 그림 실력이 좋으면 더 정교한 제품을 만들 수 있어요. 그림 솜씨가 서툴러 고민이 많았습니다. 밤새 연습해도 어렵더라고요. 모양이 잘 나오지 않으니 완성도가 떨어졌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IT 관련 엔지니어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의수족 제작에 3D 기술을 접목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3D 스캐닝과 3D 프린팅 방식으로 의수족을 만들었습니다. 이후 ‘의지 제조 방법’, ‘실리콘 박막 필름을 이용한 의지 제작 방법’, ‘의지 제작용 실리콘 박막 필름 제작 방법 및 제작 장치’ 총 3건의 특허도 냈습니다. 창업 자금은 3000만원 정도였습니다. 

허 대표는 3D 공법으로 의수족을 만든다.

출처'나만애실리콘하우스' 제공

의수족은 3D 공법으로 만듭니다. 예를 들어 왼손이 없다면 오른손을 본뜹니다. 오른손을 모델링해 모형으로 만들어요. 3D로 스캔한 후 뒤집습니다. 오른손과 같은 모양의 왼손을 만드는 것이죠. 3D프린터로 왼손 틀을 뽑아냅니다. 손톱과 발톱, 주름, 혈관까지 그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의수족에는 고체 실리콘을 사용합니다. 액상 실리콘으로 만든 것보다 착용감과 내구성이 좋습니다. 또 변색에 강해요.”


현재 ‘나만애실리콘하우스’는 서울뿐 아니라 부산, 광주, 대구, 안산에 지사를 두고 있다. 또 태국에도 진출했다. 

의수 사진.

출처'나만애실리콘하우스' 제공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고객이 있나요.


“제 아내입니다. 창업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손님으로 처음 만났어요. 아내는 오른손이 없습니다. 아내의 절단된 손 사진을 보자마자 ‘내가 손을 만들어줘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아내는 금액과 제작 기간을 물어보더니 연락이 없더라고요. 알고 보니 ‘전에 맞췄던 의수족처럼 불편하겠지’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아내에게 제가 만들었던 다른 고객의 의수 사진들을 보냈습니다. 사진을 본 아내가 직접 대구 지사로 방문했어요. 보통 의수족을 제작할 때 3번 정도 방문합니다. 완성품이 나오는 날 아내가 정말 예쁘게 하고 왔더라고요. 의수를 끼고 정말 기뻐했습니다. ‘평생 제 모델이 되어 달라’고 했어요. 아내를 통해 절단 장애인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하게 됐습니다. 더 나은 의수족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들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의수족을 보자마자 좋아서 우는 분도 있습니다. 절망해서 찾아온 분들이 자신만의 수의족을 보고 기뻐하는 것을 보면 정말 뿌듯합니다.”

의족 사진.

출처'나만애실리콘하우스' 제공

-매출이 궁금합니다.


“수제품이기 때문에 기존 수의족보다는 가격대가 높습니다. 다른 업체 제품보다 10배 정도 더 비쌉니다. 1대 1 맞춤 의수족을 원하는 분들이 많이 찾아오세요. 월 매출은 약 5000만원입니다. 작년보다 300% 이상 성장했습니다.”


-앞으로의 꿈과 목표는요. 


“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에게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또 해외 의료 봉사를 하고 싶습니다. 소말리아에 다시 가서 절단 장애인에게 의수족을 선물하는 게 제 마지막 꿈입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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