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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년이 동백꽃, 녹두전, 검법남녀 히트작에 참여할 수 있던 건..

조회수 2020. 9. 23. 17:4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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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생기 불어넣는 영상 음악 작곡가입니다.
영상 음악 작곡가 유민호 씨
장면에 생기 불어넣는 ‘영상 음악’
동백꽃, 조선로코, 검법남녀 등 참여
"드라마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만들 것"

"왜 눈을 그렇게 떠요 용식씨?"


최고 시청률 23.8%를 찍으면서 종영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나오는 대사다. 주인공 ‘황용식’이 감정이 격해져서 눈을 동그랗게 뜰 때마다 주변 등장인물이 묻는 말이다. 이때 함께 들리는 기타 소리에 용식이 눈이 더 커 보인다. 드라마 장면에 더욱 생기를 불어넣는 곡을 영상 음악이라고 한다. 직업 중 이런 영상 음악을 위한 작곡가, 음악 감독이 따로 있다.


용식이 눈에 생동감을 준 음악을 만든 사람은 작곡가 유민호(31)씨다. 그는 ‘동백꽃 필 무렵’뿐 아니라 ‘조선로코 녹두전’, ‘검법남녀2’ 등 유명 드라마 작업에 참여했다. 작곡은 물론 기타, 아이리시 휘슬, 벤조 등 영상 음악에 쓰이는 악기를 모두 직접 연주한다. 최근 참여한 드라마가 ‘대박’을 터뜨리며 영상 음악계에 이름을 알린 유민호씨를 만났다. 


출처: 유민호씨 제공
유민호 작곡가

◇기타 전공 그리고 작곡까지


유민호씨의 전공은 실용음악, 그중에서도 기타를 연주한다. 교회에서 기타를 접했고 아버지께 처음 배운 악기이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갔고 적성에도 맞아 진로로 결정했다. 월드뮤직 악기에도 관심이 있어 휘슬, 벤조, 만돌린 등 다양한 악기를 공부했다. 이런 그가 영상 음악에 관심을 가진 지는 오래됐다.


"워낙 만화나 드라마 보는 걸 좋아했어요. 음악도 좋아하다 보니 오프닝, 엔딩 OST뿐 아니라 각 장면에 들어가는 음악에 집중하면서 봤습니다. 그때까지는 작곡을 하고 싶은 마음만 있었죠. 혼자서 틈틈이 작곡 노트도 만들었지만 어떻게 해야 전문적으로 활동할 수 있을지는 잘 몰랐어요. 그렇게 졸업 후에는 가수나 뮤지컬 세션으로 활동했습니다."

출처: 유민호씨 제공
기타 연주하는 유민호 작곡가

◇공모전으로 접한 영상 음악


세션으로 활동하면서 기타 교습소도 운영했다. 그러다 2018년 영상 음악을 접한 계기가 생겼다. "2018년에 BGM 공모전 '네이버 그라폴리오 공모전'을 발견했습니다. '제3의 매력'이라는 드라마에 들어가는 곡을 작곡하는 공모전이었죠. 'Light&Funky', 'Sad&Dramatic' 키워드에 어울리는 곡을 만들어 보냈고 당선이 됐어요. 해당 드라마에 '스물일곱의 여름'이라는 제목으로 제가 만든 곡이 실렸죠. 이때 공모전을 통해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이후 그는 드라마 음악 관련 공모전을 계속 알아봤다. 그러던 중 영상 음악 콘텐츠 모스트 콘텐츠 홈페이지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주관하는 창의인재동반사업을 발견했다. 이는 분야별 콘텐츠 전문가와 예비 창작자를 연결해주는 사업이다. 멘토링 교육을 통해 예비 창작자의 능력 개발과 산업 진출을 지원하는 것이다.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창작자를 선발한다.


유민호씨는 본격적으로 드라마 작곡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1차는 지금까지 해온 이력을 정리한 지원서와 본인이 만든 곡을 제출했다. 긴장, 슬픔, 사랑 등 장르 별로 준비한 곡 중 7개를 뽑아서 냈다. 지원서에 희망하는 멘토를 적을 수 있는데, 그는 1지망부터 3지망까지 강동윤 음악 감독을 썼다. 강동윤 음악 감독은 '개미'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음악 감독이다. '태양의 후예', '구르미 그린 달빛', '직장의 신', '각시탈' 등 흥행한 드라마 속 음악을 담당했다. 유민호씨는 그의 오랜 팬이었다고 한다.


1차 서류 합격한 그는 면접 준비에 몰두했다. '왜 이 멘토를 선택했나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등이 담긴 예상 질문과 예상 답안지를 만들어 준비했다. 면접이 끝나고 2~3일 후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 제대로 배우고 또 본격적으로 해보고 싶어 교습소 문을 닫고 프로그램에 임했다.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성과 발표 중인 유민호 작곡가

◇'동백꽃 필 무렵', '녹두전'에 실린 내 음악


6개월 반 동안 강동윤 감독 밑에서 작곡 방법, 노하우 등을 배웠다. "감독님이 먼저 드라마에 필요한 음악을 만들어보라고 요청을 합니다. 곡에 필요한 조건을 자세하게 말씀해주십니다. 예를 들어 어떤 악기로, 어떻게 만들어보라고 말씀하시면 여기에 맞춰서 작업을 합니다. 혹은 영상이나 대본을 주시고 어울리게 만들어 보라고 하기도 하죠. 완성하면 주문에 맞게 수정을 거치기도 하고 아닐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탄생한 곡이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 실렸다. 당시 강동윤 감독은 유민호씨에게 '기타를 이용해서 리드미컬하게, 너무 세지 않지만 강렬하게 만들어보라'고 했다. 수정 작업 없이 한 번에 통과된 이 곡은 '너 눈깔이 왜 또 이랴?'라는 제목으로 드라마에 실렸다. 주인공 용식이가 감정이 격해져서 눈을 크게 뜨는 장면에 나왔다. 이외에도 '정의로운 용식이', '이혼 전문 변호사', '까멜리아' 등을 만들었다.


그는 곡을 만들 때 컴퓨터로도 작업하지만 직접 악기를 연주한다. "드라마 '조선로코-녹두전'에 실린 'First Love'는 아이리시 휘슬, 벤조, 만돌린 등을 사용해 만들었어요. 이때도 모든 악기를 직접 연주했습니다. 작업할 수록 여러 가지 악기를 활용한 곡을 만들 수 있는 영상 음악이 적성에 딱 맞는다고 느꼈습니다."


유민호씨가 멘토링을 받으면서 작곡한 곡은 100여곡이다. 힘들기보다는 재밌었다고 한다. 그는 “마지막 경험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더 열심히 했다”고 말했다. 이때 OST도 대중가요처럼 방영될 때마다 저작권료가 들어온다고 한다. 본방송은 물론 재방송할 때, 해당 드라마가 아닌 다른 방송에 나올 때도 저작권료가 쌓인다. 실연주, 편곡도 다 본인이 하기 때문에 곡의 모든 지분을 차지한다.

출처: 드라마틱Drama tick 유튜브 캡처, KBS드라마 홈페이지 캡처
그가 참여한 드라마.

◇"드라마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만들 것"


업계에서 OST가 예능 프로그램에 삽입되면 ‘대박’을 친 것이라고 한다. 유민호씨가 6개월 동안 작업한 곡 중 4개가 예능 프로그램에도 실렸다. 모스트 콘텐츠 유재준 팀장은 “처음 작업한 곡들이 예능에 나왔다는 건 드라마 인기도 있지만 곡을 잘 만들었다는 말이기도 하다”고 했다. 실제 유민호씨는 창의인재동반사업 멘티 중에서도 성과가 좋아 취업까지 이어졌다. 현재 모스트 콘텐츠 소속으로 강동윤 감독과 함께 일하고 있다.


우연히 발견한 멘토링 사업이 자신이 원하던 일을 할 수 있도록 발판을 만들어 준 셈이라고 한다. “좋아해서 열심히 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 행복합니다. 저처럼 꿈을 꾸지만 기회가 없는 분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는 분도 지원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지원하고 멘토 받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인 만큼 최선을 다하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입니다.”


이런 그의 목표는 음악을 통해 사람들이 드라마를 재밌게 볼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계속 드라마에 들어가는 영상 음악을 할 계획입니다. 영상 음악 작곡가는 대중음악 작곡가보다 인지도가 낮습니다. 앞으로 좋은 곡을 만들어 영상 음악 작곡가로서 대중에게 알려지는 날이 오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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