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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랬던 여자 아이는…국내 최초 홈런 치고 시속 100km 던집니다

“내가 한국을 떠나려는 이유는요. 야구 하고 싶어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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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초등학생 최초 홈런, 구속 100km 기록
천재 야구 소녀 박민서 선수
"'여자는 야구를 할 수 없다는' 편견 고치고 싶어"

"오늘 기록은 4타석 3타수 1안타였다. 1타석 중견수 플라이, 2타석 3루 땅볼, 3타석 볼넷, 4타석 안타. 1타석은 초구를 쳤는데 스윗스팟에 맞았지만 타이밍이 늦어 완벽한 정타가 나오지 않았다. 두 번째 타석은…"


한 야구 선수의 시합 일지다. 자신이 타석에서 어떤 결과를 냈는지 꼼꼼하게 적혀있다. 그림까지 그려가면서 그날의 경기를 빠짐없이 복기하기 한 이 일지는 박민서(16) 선수의 것이다. 박민서 선수는 일찍이 야구를 시작해 여자 초등학생 최초로 홈런을 치고 구속 100km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우면서 '천재 야구 소녀'로 알려졌다. 


최근 지금까지의 활약으로 '2019 리틀야구인의 날'과 '2019 대한민국 여성체육대상'에서 각 여자선수 부문 우수선수상과 장관상인 꿈나무상을 받았다. 몇 달 후면 고등학교에 진학해 진로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박민서 선수를 만났다.

박민서 선수

출처jobsN

◇“여자애가…” 반대 꺾고 초등학생 때 야구 시작


박민서 선수가 처음부터 야구를 좋아한 건 아니었다. 부모님과 함께 야구를 보러 가도 야구 관람보다 놀이방에서 놀기 바빴다. 어느 날 야구를 1회부터 끝까지 보면 요요를 사주겠다는 부모님의 제안에 처음으로 경기가 끝날 때까지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날 경기가 엎치락뒤치락 하면서 재미도 있었고 모르는 규칙을 부모님께 여쭤보면서 하나씩 알게 됐습니다. 고향이 대구라 삼성을 응원했는데, 그날 이후 유니폼도 입고 응원도 하면서 흥미가 생겼어요. 학교에서 야구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다가 무학초등학교 야구 교실을 거쳐 2015년 9월 서울 성동구 리틀 야구단 주말 취미반에 들어갔습니다. 2016년에는 선수 반으로 옮겼습니다."


야구단에 들어가기까지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하나뿐인 딸이 힘든 운동을 한다고 하니 부모님이 반대를 한 것이다. 그러나 박 선수의 완강한 모습과 야구단 감독과 동료 부모님 설득에 결국 허락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성동구 리틀 야구단에서 한국 여자 초등학생 사상 최초 홈런을 친 후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장면(좌), BFA 내셔널스 출전을 위해 미국에 방문했을 때(가운데, 우)

출처박철희씨 제공

◇초청 선수로 미국 BFA 내셔널 출전


성동구 리틀 야구단에 입단한 박민서 선수는 투수와 1루수로 활동했다. 야구를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매일 훈련에 임한 그는 금방 두각을 나타냈다. 2016년 8월 26일 세계리틀야구연맹 공식(만 12세 이하) 한국 리틀야구 여자 초등학생 최초로 홈런을 쳤다. 또 여자 초등학생 최초 투구 구속 시속 100km이상을 기록했다.


2017년 중학교에 진학한 박민서 선수는 학업과 훈련을 병행했다. 초등학생 때와는 달리 공부에도 집중해야 했기 때문에 주 3일만 야구단 훈련에 나갔다. 야구할 시간이 줄어서 아쉽지는 않았냐는 질문에 박 선수는 아니라고 답했다. "야구도 잘해야 하긴 하는데, 공부도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나중에 선택할 수 있는 길이 많기 때문이에요."


같은 해 2017 LG컵 국제 여자야구 대회에 참가차 한국에 온 미국 팀 감독 저스틴 시걸(Justine Siegal)도 만났다. 저스틴 시걸은 MLB 최초 여성 코치를 지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때 인연으로 2019년 8월 미국 일리노이주 록퍼드시에서 열린 BFA 내셔널스(미국여자야구대회)에 출전했다. 저스팀 감독이 박 선수를 초청한 것이다. 뉴욕 원더스 팀으로 출전해 1루수와 유격수를 맡았다. 13번 타석에 들어가 안타 3개를 포함해 9번 출루했고 팀은 5전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남자아이들과 야구하다가 여자아이들이랑 하니까 색달랐어요. 한국에서도 외롭지는 않았지만 좋은 시선과 나쁜 시선을 둘 다 받았어요. 미국에서는 그런 것 없이 조금 더 당당하게 야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또 처음 유격수로 출전했는데 재밌었습니다."

KBO 이정후 선수, 최정 선수와 타격 폼 비교 사진

출처박철희씨 제공

◇매일 쓰는 야구 일지…재능 아닌 노력


박민서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고 기량을 펼칠 수 있던 이유는 그만큼 노력하기 때문이다. 누구는 타고난 재능 덕분이라고 말하지만 자신을 '노력형'이라고 한다. 야구단 훈련은 물론 집에서도 연습은 계속된다. 방에서 가장 많이 보는 것은 전신거울이라고 한다. 거울을 보면서 타격 폼을 고쳐나간다. 야구단 구장이 아니면 따로 연습할 곳이 없어서 지하주차장에서 타격 연습도 한다. 이렇게 연습한 것을 모두 기록으로도 남긴다.

세 번째 타석은 느려서 삼진을 당했고 네 번째 타석은 빨라서 못 쳤다. 하지만 다 핑계다. 빠르면 빠르다고 못 치고, 느리면 느리다고 못 치면 절대 훌륭한 야구 선수가 될 수 없다.

-2016년 7월3일
피칭 머신 배팅을 치는데 105km 정도의 공을 잘 친 것 같다. 우익수 방향으로 치고 싶은데 좌중간 타구가 더 많이 나왔다. 밀어서 우익수 방향으로 치는 것도 좋지만 좌중간으로 타구를 날리는 것이 더 배트에 맞는 감이 좋다. 아무튼 상체가 빨리 열리니 왼팔을 붙이고 스윙을 해야겠다.

-2016년 9월14일
송구를 할 때 몸이 너무 서 있으니까 던지고 난 후에 허리를 숙여야겠다. 또 팔이 조금 처지니까 팔을 조금 더 올려야겠다.

-2016년 9월 21~22일

그동안 박민서 선수가 적은 연습 및 경기 일지다. 투구 코스, 타구 방향 등 연습이나 경기에서의 기록을 꼼꼼히 적는다. 또 상황별 확인 사항, 코스별 배팅요령, 고쳐야 할 점 등을 그림과 함께 자세히 기록한다. 좋아하고 잘하고 싶기 때문에 짧게라도 매일 쓴다고 한다.

박민서 선수의 연습일지

출처박철희씨 제공

◇일본 리그 진출할 것


투수와 타자로 활동했던 그는 이제 유격수 혹은 3루수를 보는 타자로만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공을 던지는 것보다 치는 게 더 재밌기 때문이다. 이렇게 누구보다 야구를 좋아하지만 힘들 때도 있었다.


"야구를 하기 싫다는 생각이 든 적은 많아요. 친구들과 놀고 싶은데 훈련을 해야 할 때, 공이 잘 맞지 않거나 연습해도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 때 하기 싫어요. 극복하는 법은 따로 없어요. 야구로 풉니다. 공이 잘 맞거나 연습이 잘되면 자연스럽게 풀려요. 하기 싫다고 생각했을 뿐이지 정말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박민서 선수는 중학교 졸업과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다. 여자는 중학교 3학년까지 리틀 야구단 선수로 활동할 수 있다. 그는 지난 11월 리틀 야구 올스타전을 마지막으로 성동구 리틀 야구단 활동을 마무리했다. 한국에는 고등학교 여자 야구팀이 없어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밖에 없다. 박 선수는 이것이 문제라기보다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야구를 하는 여자가 많아야 여자 야구가 활성화 할 수 있어요. 그러나 한국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개인이 야구를 계속할 방법을 연구해야 해요.”


박 선수는 개인 운동할 수 있는 레슨장에서 가깝고 영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학교를 택했다.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운동하기 위해서다. 대학교도 여자 프로 야구 리그가 활성화된 일본으로 갈 생각이라고 한다.


"고등학교는 팀이 없기 때문에 개인 운동을 해야 합니다. 미정이지만 여자 사회인 야구팀에 들어갈 계획도 있고 여자 대표팀을 소집하면 지원해볼 생각입니다. 일본 대학 진학과 프로 리그 진출을 위해 일본어 공부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해서 일본, 호주,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활동해보고 싶어요. 그냥 야구를 잘하는 선수가 아닌 ‘정말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누가 봐도 잘한다는 말이 나올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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