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찍었습니다..방황하던 MBC 공채개그맨의 반전

조회수 2020. 9. 23. 17: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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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분간 에어컨 30억원어치 팔아치운 전직 개그맨
2005년 MBC 개그맨으로 데뷔 김익근씨
게임 캐스터 활동하다 쇼호스트로 입지다져
CJ오쇼핑 에어컨 부문 최대 매출 기록 세워

쇼호스트는 홈쇼핑 채널에서 고객에게 상품 정보를 제공하고 판매하는 일을 한다. 보통 한 시간 안에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사람들이 채널을 돌리지 않게 재밌고 쉬운 설명으로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 또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순간적인 대처 능력도 중요하다.


지난 5월 한 홈쇼핑 방송에서 65분간 30억원어치의 에어컨이 팔렸다. 분당 판매 매출액은 4600만원이었다. 이 회사가 창립한 1995년 이후 에어컨 부문 최대 매출 기록이라고 한다. 재치 있는 입담으로 방송을 이끌었던 쇼호스트 김익근(33)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본인 제공
쇼호스트 김익근씨.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쇼호스트 김익근입니다. 2014년 CJ오쇼핑에 입사해 5년째 쇼호스트로 활동 중입니다. 주로 생활·가전·교육·렌털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요.” 


출처: 본인 제공
MBC '웃으면 복이와요'에 출연한 김씨.

◇20살, 개그맨으로 방송 활동 시작  


세종대학교 경영학을 전공한 김씨는 다른 사람을 웃게 하는 일이 좋았다고 한다. 적성을 살려 학교 개그동아리인 ‘개퍼’에 들어갔다. 동아리 친구들과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공연도 하며 개그맨의 꿈을 키웠다.  


“무대에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이 재밌었어요. 개그맨이 되기 위해 방송사 오디션을 봤고 운 좋게 바로 합격했습니다. 2005년 MBC 특채 코미디언으로 데뷔했어요. 예능 프로그램인 ‘웃으면 복이와요’, ‘개그 사냥’ 등에 출연했습니다.”  


김 씨는 1년간 개그맨으로 활동하면서 진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한다.  


“막상 일해보니 생각과는 좀 달랐어요. 미리 짜놓은 대본으로 다른 사람을 웃기는 일이더라고요. ‘연기’에 가까웠습니다. 상황에 맞게 즉흥적으로 말을 내뱉고 진행하는 게 더 즐거웠습니다. 제가 더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말’로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할 수 있는 또 다른 직업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유튜브 채널 'GOM eXP Korea' 영상 캡처
김씨는 게임 캐스터로도 활동했다.

◇게임 캐스터의 길을 걷다


“진로를 고민하던 중 곰TV 게임캐스터 공채 공고를 보게 됐습니다. ‘이거다’ 싶었어요. 평소 E스포츠(Electronic Sports·온라인 게임으로 기록이나 승부를 겨루는 경기)를 좋아했습니다. 게임캐스터는 게임과 방송이 접목된 일이라서 잘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2012년부터 약 2년간 곰TV 글로벌 스타크래프트2 리그(GSL) 게임 캐스터로 활동했습니다. ‘스타크래프트2’뿐 아니라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프리스타일’, ‘프리스타일 풋볼’, ‘버블파이터’, ‘던전앤파이터’ 등 다양한 게임을 중계했습니다.


게임 중계방송을 많이 봤어요. 다른 캐스터의 멘트와 비교해보면서 꾸준히 중계 연습을 했습니다.


매번 생방송으로 진행됐어요. 순발력을 키울 수 있었습니다. 또 게임 중계 특성상 재밌는 멘트나 애드리브를 자유롭게 할 수 있었어요. 방송 역량과 센스를 기를 수 있었습니다.”

출처: 본인 제공
김씨는 지난 5월 65분간 30억원어치의 에어컨을 판매했다.

◇홈쇼핑의 꽃, 쇼호스트가 되다


“게임 캐스터로 활동하면서 보람을 느꼈어요. 하지만 좋아하는 방송 일을 더 안정적으로 오래 하고 싶었습니다.  


평소 홈쇼핑 방송을 즐겨보면서 쇼호스트라는 직업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고객에게 상품의 가치를 설명하고 판매하는 게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도전해보고 싶었어요. 쇼호스트 아카데미에 다니며 전문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2014년 10월 CJ오쇼핑 쇼호스트 공채에 합격해 입사했습니다.” 


-65분간 에어컨 30억원어치를 팔았다고요.  


“회사 창립 후 에어컨 부문 최대 매출 기록이라고 합니다. 쇼호스트만 잘한다고 해서 물건이 많이 팔리는 것은 아닙니다. 한 방송을 위해 PD, MD, 카메라 감독, 음향 감독 등 많은 분이 애씁니다. 쇼호스트는 여러 사람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도록 방송을 잘 이끌어가는 역할입니다. 책임감을 많이 느낍니다. 


고객이 에어컨을 사야 하는 이유를 공감할 수 있도록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에어컨이 없을 때 겪는 불편한 점을 얘기했어요. 또 폭염은 건강에도 좋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고객에게 꼭 필요한 제품이라는 점을 어필했어요. 방송이 끝나고 단순히 ‘기쁘다’는 느낌보다는 ‘잘 끝냈다’는 안도감이 더 컸습니다. 뿌듯함과 보람도 느꼈어요.” 


-본인만의 차별점이 있나요. 


“잘생긴 스타일이 아닙니다. 저만의 특별함으로 어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똑같은 상품이라도 더 재밌게 설명하려고 합니다.  


예를 들어 공기청정기를 판다고 가정해볼게요. 깨끗한 공기를 최대 7.5 m까지 멀리 내보내는 제품입니다. 공기 청정 분출 범위를 전 농구선수인 서장훈 씨에 빗대 설명했습니다. 서장훈 씨 키가 약 2m입니다. 서장훈 씨 위에 서장훈 씨 3명이 더 서 있는 정도라고 설명합니다. 고객이 더 쉽고 재밌게 이해할 수 있도록 표현합니다. 


쇼호스트에게는 대본이 없습니다. 똑같은 이야기만 계속하는 쇼호스트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새롭고 재밌는 표현을 하기 위해 항상 고민합니다.” 

출처: 유튜브 채널 'CJ O Shopping' 영상 캡처
접이식 식탁을 판매하고 있는 김씨.

-물건을 많이 팔면 인센티브가 있나요. 연봉이 궁금합니다. 


“인센티브는 따로 없습니다. 보통 연차에 따라 연봉이 올라갑니다. 스타 쇼호스트들은 그 이상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야구선수와 비슷합니다. 한 경기에서 성적이 좋다고 연봉이 높아지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성적이 꾸준히 좋다면 재계약할 때 더 좋은 조건에 계약하죠. 쇼호스트도 마찬가지입니다.”  


-쇼호스트로 활동하면서 생긴 버릇이나 습관이 있나요. 


“다른 사람과 이야기할 때 ‘혹시 이 말이 잘못된 정보는 아닌가’를 먼저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방송할 때 TV 홈쇼핑 심의 규정을 항상 생각해야 합니다. 소비자에게 객관적인 근거나 자료에 의해서만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일상생활에서도 정확한 정보만을 말하려고 해요.  


또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현재 일주일에 8~10개 정도 방송을 진행하고 있어요. 일주일 단위로 스케줄이 바뀝니다. 생활 패턴이 불규칙적이에요. 체력을 기르려고 항상 신경 씁니다.”  


-앞으로의 꿈과 목표는요.  


“방송인 윤종신씨가 롤모델입니다. 가수, 작곡가, 예능인으로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어요. 저도 여러 분야에서 저만의 매력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아프리카TV, 스포티비게임즈에서 게임 중계를 하고 있습니다.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2’ 등을 중계합니다. 또 팟캐스트 ‘잡스러운연애’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유튜브를 시작할 예정이에요. 앞으로 더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싶어요.”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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