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덤벨, 샤넬 부메랑, 수프림 벽돌.. 명품 브랜드의 수상한 제품들

조회수 2020. 9. 24. 10:1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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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뿐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 전반에 손 뻗는 명품 브랜드

300만원 짜리 아령, 100만원 짜리 돌멩이

브랜드 파워 과시하고, 영역확대 노림수

“유명해지면 똥을 싸도 박수칠 것이다”


가로 16㎝, 높이 16㎝, 너비 7㎝, 각 3kg인 두 개가 한 세트인 덤벨이 화제다. 손잡이는 브랜드 고유의 로고가 새겨진 캔버스로 처리했고 양 끝에는 브랜드 명을 각인했다. 일반 덤벨과 다를 것 없어 보이는 이 제품은 프랑스 명품 브랜드 '루이비통'에서 만들었다. 가격은 328만원으로 ㎏당 54만7000만원인 셈이다.


루이비통처럼 패션 제품이 아닌 라이프 스타일 전반의 제품을 만드는 명품 브랜드가 늘고 있다. 덤벨처럼 스포츠용품은 물론 출시 목적이 모호한 제품까지 그 종류가 다양하다. 패션 브랜드는 어떤 이색 제품을 만들까.

출처: 루이비통 홈페이지 캡처
루이비통에서 덤벨(좌), 젠가(우)

◇300만원 대 배구공, 젠가 만드는 브랜드


루이비통 덤벨은 2017년 1월 루이비통이 출시한 '선물의 예술(The Art of Gifting)' 컬렉션 제품 중 하나다. 이는 고급 장식 소품(luxury tchotchke) 라인으로 필기구, 장식품, 놀이도구 세 가지 카테고리로 구성돼있다. 창립자 후손인 가스통 루이비통(Gaston Louis Vuitton)이 선보인 기프팅 컬렉션의 전통을 잇기 위해 출시했다고 한다. 


기본 장식품인 양초, 스노우볼, 인형부터 연필, 노트 커버 등 실제로 많이 쓰는 사무용품 및 필기구도 있다. 여럿이 즐길 수 있는 보드게임도 눈에 띈다. 아크릴로 만든 젠가는 382만원, 카드 뒤집기 게임을 할 수 있는 카드 세트는 89만원에 판매 중이다.


덤벨 외에도 다양한 스포츠용품이 있다. 손잡이 부분이 덤벨과 같은 소재로 된 줄넘기 '크리스토퍼 점프 로프'는 80만원에 판매 중이다. 캔버스와 가죽소재를 같이 사용한 배구공 '모노그램 자이언트 발리볼'은 328만원, 탁구채와 루이비통 로고가 새겨진 공 세트는 273만원이다. 이 모든 것은 루이비통 코리아 홈페이지에서 매장별 재고 확인 후 구매할 수 있는 실 제품이다.

출처: 제프리 스타 트위터, BIGBANG 유튜브 캡처
샤넬 부메랑(좌), One of a kind 뮤직비디오에 나온 샤넬 테니스공과 라켓(우)

◇200만원대 부메랑 팔고 욕먹은 샤넬


샤넬 역시 기타, 스노보드, 보트 등 패션 아이템이 아닌 제품을 컬렉션에 추가하기로 유명하다. 국내에 가장 잘 알려진 것은 테니스 라켓이다. 가수 지드래곤이 'One of a kind' 뮤직비디오에 들고나온 소품이다. 샤넬 로고가 그려져 있는 이 라켓은 1425달러, 약 170만원이다.


샤넬은 스포츠 라인을 통해 테니스, 골프 등 다양한 종목의 용품을 내놓고 있다. 샤넬 전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가 생전에 브랜드 영역 확장을 주도했다고 알려졌다. 그중 2017 S/S 컬렉션 상품인 부메랑은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샤넬은 부메랑을 1500달러(약 220만원)에 출시했다. 사람들은 실용성 없는 물건에 샤넬로고를 붙여 비싸게 팔고 또 호주 원주민 문화를 도용했다고 비난했다.


부메랑은 호주 원주민의 사냥 무기다. 지금은 원주민 예술가들이 제작해서 판매해 원주민 공동체의 주요 수입원이기도 하다. 호주 원주민 박물관은 "샤넬 부메랑은 서구 사회가 호주 문화와 지식을 틀에 박힌 물건으로 단순화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비싼 가격을 빼면 싸구려 가짜 부메랑과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샤넬은 "우리는 모든 문화를 존중한다"며 "일부 사람들이 불쾌감을 느꼈다면 유감을 표명한다"고 해명했다.

출처: 수프림 홈페이지 캡처
수프림 벽돌과 수프림에서 파는 다양한 제품들

◇벽돌 완판한 수프림


장식이나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물건과 달리 사용 목적이 애매한 경우도 있다. 이런 제품을 출시하는 대표적인 브랜드가 있다. 바로 스트릿 패션 브랜드 슈프림이다. 수프림은 패션 아이템뿐 아니라 로고가 박힌 다양한 제품을 출시했다. 벽돌, 소화기, 도장, 절단기, 도끼, 음주측정기 등이 있다. 가장 유명한 것은 벽돌일 것이다. 


수프림은 2016 F/W에 수프림 로고가 박힌 빨간 벽돌을 출시했다. 출시가는 30달러로 약 5만원이었고 용도가 불분명했음에도 사려는 사람이 매장 앞에 줄을 섰었다. 그리고 출시 하루 만에 완판이었다. 이후 중고 시장에서 프리미엄 가가 붙어 최고 1000달러까지도 거래가 이뤄졌다고 한다. 


수프림은 수프림 로고가 있는 제품은 무엇이든 사려고 하는 충성 고객으로도 유명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수프림 로고가 박힌 건 아무거나 사겠다'고 조롱하는 사람들도 있다. 수프림이 다양한 물건을 파는 이유가 이런 비난에도 보란 듯이 잘 팔린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설도 있다.

출처: 에르메스, 프라다 홈페이지 캡처
에르메스 문진(좌), 프라다 머니 클립(우)

◇“유명해지면 똥을 싸도 박수칠 것이다”


앞서 소개한 브랜드 외에도 이색 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가 많다. 프라다는 머니 클립을 185달러에 출시했다. 문구용 클립처럼 생긴 이 제품은 완판됐다. 누리꾼들은 “이 클립을 사고 나면 끼울 돈이 없겠다”고 조롱하기도 했다. 에르메스는 가죽끈에 끼운 돌멩이를 840달러(약 100만원)에 팔았다. 이 비싼 돌멩이의 용도는 문진(文鎭)이다. 또 에르메스만의 포장지도 있다. 6가지 디자인이 있고 65x90㎝ 크기의 포장지 12장을 145파운드(약 22만원)에 팔고 있다.


터무니없는 가격에 좋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브랜드 파워는 여전하다. 완판 현상과 치솟는 리셀 가격에서 확인할 수 있다. 누리꾼들은 이색 제품 인기 현상에 대해 “‘일단 유명해져라. 그러면 똥을 싸도 사람들이 박수쳐 줄 것이다’라는 말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역시 유명해지고 볼 일이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마다 이유가 다르겠지만 이색 제품을 내놓는 이유는 두 가지가 있다”고 했다. 첫 번째는 브랜드 과시용이다. 관계자는 “같은 제품이지만 우리 브랜드에서 만들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도 있다”고 말했다. 두 번째는 영역 확장이다.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아이템을 내놓으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서서히 패션뿐 아니라 다양한 곳에 진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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