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구글맨이 "구글보다 좋은 회사"라고 평한 이곳

조회수 2020. 9. 24. 10:1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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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구글맨이 말합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구글보다 좋은 회사"라고

벤처 1세대 조원규 대표

구글코리아 R&D 총괄사장 박차고 창업

초개인화 인공지능 서비스로 구글 아성 넘을 것


“한참 회의하고 있는데 문자가 하나 옵니다. 판매 상품이 세일하고 있다는 메시지예요. 방해죠. 아무리 사고 싶었던 물건이라 해도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잡음입니다. 개인의 상황을 알아차리고 필요한 메시지를 공급하는 것, 초개인화 시대의 광고와 콘텐츠는 그 사람의 취향, 성향, 상황 등에 맞춰질 거예요.”


◇대한민국 벤처 1세대의 갈증


스켈터랩스는 대한민국 인공지능 스타트업이다. 스켈터랩스 창업자 조원규(53) 대표는 동갑내기 카카오 김범수 의장,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와 함께 거론되는 한국 IT 창업 1세대다. 조 대표 역시 엘리트 코스를 거쳤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출처: 스켈터랩스 제공
조원규 스켈터랩스 대표

“대학에 입학할 때만 해도 삼성·현대·대우 같은 회사만 알고 있었어요. 1980년대 말부터 1990년대 초였을까요 한국에는 IT 스타트업이 발생하던 시기였습니다. 학교 선배들이 너도 나도 창업에 뛰어드는 걸 봤죠. 그들이 일하는 방식, 고민하는 깊이는 학생 수준이 아니었어요. 최고 전문가들처럼 진지하게 임했죠. 그 모습을 보면서 저 역시 자연스럽게 기술 창업가를 꿈꿨습니다. 카이스트 인공지능연구센터에서 박사과정을 밟던 중 연구원 선배들과 함께 새롬기술을 창업했죠. 어떻게 해야 세상의 불편함을 해결할 수 있을까. 30대의 나이나 지금이나 같은 고민뿐이었습니다.”


◇구글 코리아 대표직 7년 후 다시 맨손 창업


다양한 창업 경험 이후 조원규 대표는 2007년부터 7년간 구글코리아 연구개발부문(R&D) 대표직을 지냈다. “구글이라는 글로벌 대기업을 경험하면서 크게 성장할 수 있었어요. 세계 최고의 기술 수준과 함께 구글의 조직문화를 실감했습니다. 어떻게 해야 직원들이 직장에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가를 가장 잘 알고, 이를 실현하는 기업이에요. 인재들은 단순히 고액 연봉에 모이지 않습니다. 이들과 함께하려면 조직이 우선 자율성을 보장해야 해요. 높은 수준의 팀원이 주는 자극도 중요합니다. 또 비효율이 반복해 발생한다면 손해를 본다 해도 이를 제거하겠다는 조직의 분명한 원칙이 있어야 하죠.”

출처: 스켈터랩스 제공
세미나를 듣고 있는 스켈터랩스 직원들(왼쪽)과 자신에 대해 발표하고 있는 조원규 대표(오른쪽)

세계 최고의 직장에서 조직을 이끌고 있었지만 갈증이 계속 일었다. 조 대표는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던 시절, 영화판에 뛰어들어 조명이라도 들면서 감독에 도전할까 싶었던 때가 있었다”고 말한다. 감독의 창작욕의 결과가 영화라면 공학도의 갈증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2014년 6월 구글을 나왔다. 그해 12월엔지니어 안현덕 COO, 조성진 CTO, 이정열 수석 엔지니어와 함께 스켈터랩스(Skelter Labs)를 공동 설립했다. 20년 전, 벤처 1세대로 미국 실리콘밸리까지 진출했고 이후엔 세계 최고의 기술기업 구글코리아를 이끌었다. 주변 사람들은 조 대표가 더 이상 이룰 것도, 도전할 것도 없다 생각했다. 그러나 50대의 나이에 또다시 가시밭길을 찾은 것이다.


◇장기적 비전으로 움직이는 인공지능 스타트업


“퇴사 직후 한국의 스타트업을 돕는 기술심사위원을 맡았어요. 우리나라의 뛰어난 공학 인재들을 보면서 희망을 봤죠. 하지만 지금 같은 시스템으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 최고의 기술기업이 나올 수 없다 생각했습니다. 현재 기업가치 1조원 이상으로 평가받는 유니콘 기업이라 불리는 스타트업만 봐도 알 수 있죠. 사용자에게 특정 서비스와 제품을 제공하고 있지만 수준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은 없습니다. 벤처가 아닌 사업인 셈이죠.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대한민국의 퇴보를 막으려면 세계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하고 연구하는 기업이 꼭 필요하다 판단했습니다. 스켈터랩스는 그렇게 탄생했어요.”

출처: 스켈터랩스 제공
작년 9월 독일 방송국 DW의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스켈터랩스를 취재차 방문했다.

스켈터랩스는 인공지능 기술 개발을 통해 사용자에게 지능적인 ‘대화’와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 막연하다면 스파이크 존스 감독의 영화 ‘HER’에 나오는 인공지능 비서를 떠올리면 된다. 아직 먼 이야기 같지만 최근 출시한 서비스는 최종 목표에 상당히 근접해있다. 스켈터랩스는 지난달 26일 초개인화 마케팅 솔루션인 ‘AIQ.AWARE’ 베타 버전을 세상에 내놨다. 사용자의 스마트폰으로부터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한다. 자체 개발한 AI 모델을 통해 사용자를 면밀히 분석한다. 예를 들면 특정 시간에 요가를 가는 사람, 수영을 하는 사람 등을 알아낸다. 이들의 정보를 모바일 앱 기업이나 광고 마케팅에 활용한다. 또 AIQ.TALK라는 이름으로 챗봇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사람은 어떤 상황이나 장소에 있는지에 따라 같은 메시지도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 업무 시간에 걸려온 스팸 문자나 전화는 성가신 존재예요. 그러나 퇴근길 지하철에서 쇼핑몰을 펼쳐놓고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지죠. 초개인화 마케팅이란 개인에게 맞춤형 광고 메시지를 제안하는 방식이에요. 이미 기업들은 무작정 광고를 한다 해서 소비자들의 구매 전환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어요.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정성스럽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인 정보를 제공해야 그 가치를 인정받는 시대가 온 겁니다. 지금과 30년 전 처음 창업을 했을 때 마음은 한결같아요. 어떻게 해야 사용자의 불편을 덜 수 있을까 고민하는 게 공학자의 소명이자 역할입니다.”


◇"구글보다 좋은 세계 유일한 회사" 최고의 팀을 꾸려 함께 오래 가는 방법


스켈터랩스는 서울 성수동에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스·골든게이트벤처스·롯데홈쇼핑 등으로부터 100억원 넘는 누적 투자금을 모았다. 구글, 삼성, LG, 카이스트 AI 연구소 등의 배경을 가진 개발자들이 70명 이상 근무 중이다. 조 대표는 직원들에게 구글의 복지문화 이상을 제공한다. 출·퇴근 시간은 없다. IT업계에서 최고 수준의 대우를 보장한다. 교육이 중요하단 정책으로 사옥에선 매주 직원들 대상으로 다양한 세미나와 강연이 펼쳐진다.

출처: 스켈터랩스 제공

“저를 포함한 경영진들은 직원들에게 언제나 아이디어와 의견을 물어요. 인턴들에게도 예외는 없죠. 기업들의 경영진부터 항상 젊은 세대들에게 배우려는 자세를 보여야 해요. 그래야 직원 모두가 회사에 주인의식을 갖죠.”


매년 열리는 데모데이엔 일주일 동안 전 직원이 업무를 중단한다. 평소 해보고 싶었던 기발한 아이디어를 마음껏 꺼내놓고 실제로 팀을 꾸려 진행해보기도 한다. 높은 만족도로 일하는 직원들의 이직률은 IT업계에서 최저 수준이다. 구글 출신의 엔지니어는 “전 세계에서 구글보다 좋은 유일한 회사”라고 평하기도 했다.

출처: 스켈터랩스 제공
축제같은 시간을 나누는 스켈터랩스의 연말파티.

“벤처 생태계에서 인생의 절반이 넘는 시간을 보내왔습니다. 수많은 IT기업들이 피고 지는 것을 지켜봤죠. 기업이 견고하고 오래 성장하려면 처음 만들어질 때 그렸던 큰 그림을 결코 벗어나면 안 돼요. 당장의 이익을 쫓는 요령이나 꼼수는 안 통한다는 말이죠. 우리가 인재를 보는 방식도 같습니다. 새로운 방법에 도전하는 창의적 인재를 찾고 있지만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다 할지라도 조직 전체보다 본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분은 채용하지 않아요. 스켈터랩스는 10년, 20년 이후를 내다보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인공지능 기업입니다. 제 평생을 바쳐 우리나라 기술 발전에 작은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죠.”


글 jobsN 김지아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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