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신었다고.." 대한민국 간판스타의 소신 발언

조회수 2020. 9. 24. 10: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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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 신었다고 국제대회 못나간대요" 규정 때문에 우는 선수들
테니스 선수 정현, 공식 석상서 소신 발언
배구협회는 대표팀 소집 불응에 출전 금지해
협회-연맹, 국내-국제연맹 간 규정 달라 갈등

11월2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제네시스와 함께 하는 정현 선수와의 만남’ 행사가 열렸다. 테니스 스타 정현(23)은 이날 2020년 도쿄 올림픽 출전에 관한 질문에 “운동선수라면 당연히 출전하고 싶은 대회가 올림픽”이라고 했다. “기회만 있으면 태극 마크를 달고 대회에 나가 이기고 싶다”는 것이다.

출처: JTBC3 FOX Sports 유튜브, 정현 인스타그램 캡처
2018 호주오픈에서 나이키 테니스화를 신은 정현과 정현이 공개한 자신의 발

정현 선수가 도쿄 올림픽에 나가려면 내년 3월 예정인 데이비스컵 이탈리아 대항전에 참가해야 한다. 2016년부터 2020년 올림픽 전까지 데이비스컵에 3번 이상 나가야 출전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지난 9월 중국 원정 대회가 있었지만, 정현은 참가하지 않았다. 이유는 ‘협회 후원사의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는 대한테니스협회 규정 때문이었다. 정현은 “발 부상 때문에 개인 스폰서가 아닌 다른 브랜드 제품을 신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고 했다. 또 “올림픽 전 열리는 데이비스컵 때는 협회에서 조금 더 이해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대한테니스협회는 “의료상 사유로 후원사 테니스화를 못 신으면 협의 후 타제품 상표를 가리고 착용하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하지만 정현 소속사 IMG코리아는 “선수가 발 부상으로 힘들 때 맞춤형 신발을 제작해 준 후원사의 로고를 가리고 뛰기는 어렵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또 “외국에서도 대부분 개인 후원을 존중해주는데, 대회에서 뛰고 싶어 하는 선수를 이해해주는 게 좋지 않겠느냐”고 했다. 정현은 나이키에서 수년째 테니스화를 후원받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협회 측은 다른 선수에게 똑같이 적용하는 규정을 정현 선수에게만 예외를 두기 어렵다고 했다. 정현 선수가 개인 후원사 제품을 제약 없이 신으려면 세계 랭킹 50위 안에 들어야 한다. 50위 안에 들면 협회 후원사 의류와 신발 착용 의무를 면제받기 때문이다. 올해 12월9일 기준 정현 선수의 세계 랭킹은 129위다. 3개월 안에 80계단을 뛰어넘지 않는 이상 협회의 배려 없이 도쿄 올림픽에 출전하기 힘들다.

출처: 남자프로테니스연맹 홈페이지 캡처
정현 선수의 현재 세계 랭킹은 129위다.

◇대표팀 소집 불응하면 1년간 경기 못 뛰게 하는 배구협회


배구 국가대표팀 운영을 맡은 대한민국배구협회도 규정으로 선수들에게 갑질한다는 논란이 있었다. 배구협회의 국가대표 선발 규정 제28조(응소불응 징계)를 보면 협회는 선수단 소집에 불응한 선수에게 최장 1년 국내 대회 출전을 금지할 수 있다. 또 영구적으로 대표팀 지도자 선발 불가 처벌을 내릴 수도 있다. 제27조 2항엔 선수가 부상으로 훈련소집에 응할 수 없으면 선수 보호 차원에서 진단 기간의 2배수 기간 동안 국내 대회 출전을 불허한다고 적혀 있다.

출처: 대한민국배구협회 제공

이런 규정 때문에 2018년에는 한국프로배구연맹(KOVO)과 배구협회 사이에 갈등이 불거졌다. 작년 7월 이원정(19) 선수가 훈련 도중 팔꿈치 부상에 8주 진단을 받으면서 AVC컵 국가대표팀에서 빠졌다. 그런데 16주 동안 국내 대회에 출전할 수 없는 규정 탓에 11월 초까지 V리그에서 뛸 수 없었다. V리그는 KOVO가 주관하는 한국 프로 배구 리그 대회다.


협회는 이 선수의 V리그 출전을 불허한다는 내용을 담은 공문을 KOVO와 프로 구단들에 보냈다. KOVO는 회의를 거쳐 선수의 출전이 가능하다고 결론 짓고 배구협회 측에 이 내용을 전달했다. KOVO 규약에는 협회에 있는 출전 금지 조항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자 배구협회가 발끈했다. 협회 관계자는 “국가대표팀 규정은 KOVO 몇 사람이 앉아 따를지 말지를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했다. 참가 여부가 불투명했던 이원정은 출전 금지 기간에 열린 개막식에서 결국 교체 선수로 경기를 뛰었다.

출처: MBCNEWS 유튜브 캡처
매직펜으로 수영모에 'KOREA'를 적은 대한수영연맹.

지난 7월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서는 대한수영연맹이 국제수영연맹(FINA) 규정을 몰라 웃지 못할 소동이 일어났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선 오픈 워터(야외에서 치르는 장거리 수영 경기) 선수들의 수영모에 나라 이름만 적을 수 있다. 그런데 대한수영연맹은 태극기가 그려진 수영모를 선수들에게 지급했고, 뒤늦게 규정에 어긋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일부 선수는 크기가 맞지 않는 수영모를 대신 쓰고 경기를 치렀다. 다이빙 종목에서는 연맹 측이 ‘KOREA’가 적힌 유니폼을 준비하지 못해 선수들이 테이프로 후원사 로고를 가리고 경기장에 나가기도 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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