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검색어 입력폼

'거지' 때문에..이케아 이어 코스트코도 두손 들었다

조회수 2020. 9. 24. 10:35 수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양파에 우산·연필 거지까지.." 소비자는 '거지'?
코스트코, 양파 디스펜서 없애 ‘양파 거지’ 논란
이케아 매장 연필 가져와 ‘북유럽 감성’ 내세워 팔아
우산 빌려주는 지자체 “돌려받을 생각 안 해요”

최근 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 코리아가 푸드코트에 비치했던 양파 기계를 없앴다. 지금까지 코스트코 고객은 푸드코트에서 음식을 주문한 뒤 디스펜서에서 양파를 양껏 담아 자유롭게 먹을 수 있었다. 하지만 가져갈 수 있는 양에 제한이 없어 밀폐 용기나 비닐 등에 담아 가는 사람도 많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몇 년 전부터 이들을 ‘양파 거지’라 부르며 비판하는 글이 종종 올라왔다. 얼마 전 코스트코가 핫도그를 사는 고객에게만 양파를 소량 제공하기로 하자 “드디어 터질 게 터졌다”, “양파 거지들 때문에 선량한 고객까지 피해를 봤다”는 등 원망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출처: (왼)SBS뉴스 유튜브, (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코스트코에서 사라진 양파 디스펜서와 '양파거지의 항변',

서비스를 악용하는 소비자가 문제라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모든 고객이 양파 디스펜서의 무분별한 이용을 ‘비양심’으로 여기는 건 아니다. SNS에서는 ‘양파를 얼마나 가져가든 리필은 소비자의 정당한 권리’라며 반박하는 글도 올라온다. ‘양파 거지가 한마디 드리지요’라는 제목의 글이 대표적이다. 작성자는 “코스트코 푸드코트는 소음과 북적거림 때문에 식사할 만한 장소가 아니다”라고 했다. 또 “매장에서 쓰는 돈이 얼마인데, 이 정도 대우도 못 받느냐”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매장 연필 들고 와 “북유럽 감성” 중고로 내놔


기업의 고객 서비스를 악용하는 이른바 ‘거지 논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 2015년 가구 매장 이케아 광명점에선 연필 소동이 있었다. 이케아는 고객이 마음에 드는 가구 사이즈나 모델명 등을 즉석에서 메모할 수 있게 이케아 로고가 들어간 연필을 비치해둔다. 그런데 일부 고객이 한 움큼씩 연필을 들고 와 블로그에 자랑하거나 중고 매물로 내놨다. 심지어 ‘광명 매장에서 가져온 북유럽 감성이 느껴지는 연필, 합리적 가격 3000원에 판다’는 글까지 올라왔다. 매장을 연지 두 달 만에 연필이 소진되자 온라인에선 ‘연필 거지들 때문에 이케아가 공급을 중단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이케아 측은 루머라며 부인했지만, ‘연필 거지’ 소동은 한동안 이어졌다.

YTN NEWS 유튜브 캡처

기업들만 비양심으로 골머리를 앓는 건 아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복지 차원으로 제공했던 우산 무료 대여 서비스도 대부분 사라졌다. 서울 강남구는 지난 2017년 무료 대여 우산 ‘청렴우산’을 구청·보건소·주민센터 등에 비치했다. 우산 옆에는 ‘사용후 꼬~옥 반납해 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배너까지 세워뒀다. 하지만 450개 우산 중 돌아온 것은 30~40여개에 불과했고, 대여 서비스는 1년 만에 사라졌다.


도봉구도 2018년 구내 버스정류장에 공유 우산 120개를 가져다 놨다. 하지만 우산꽂이에는 우산 대신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했고, 구청은 지난 5월 서비스를 잠정 폐지했다. 이처럼 낮은 회수율 때문에 강동구에선 애초에 돌려받을 생각을 하지 않고 폐우산을 고쳐서 빌려주고 있다.

강남구청 제공

◇패스트푸드 업계 “콜라 못 준다”, 커피 리필도 줄어


패스트푸드 업계에선 지난 수년간 많은 곳에서 음료 리필 서비스를 줄였다. 원가 절감, 주문을 기다리는 다른 고객의 불편 해소, 직원의 근무 집중도 향상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원래는 횟수 제한 없이 탄산음료를 리필해 마실 수 있었지만, 2009년 6월 맥도날드가 대기 줄로 인한 고객 불편과 원가 문제를 근거로 리필 서비스를 중단했다. 고객 사이에서는 “매장에서 제조하는 탄산음료 원가가 얼마나 된다고 안 해주냐”는 반발이 나왔다. 맥도날드에 이어 2013년 4월 버거킹이 리필 서비스를 폐지했다. KFC는 2016년 11월, 롯데리아는 2018년 2월부터 1번의 리필만 허용하는 것으로 정책을 바꿨다.


할리스·커피빈·파스쿠찌 등 커피 프랜차이즈에도 리필 서비스가 있었다. 파스쿠찌는 2012년 리필 서비스를 도입했다. 커피를 마신 고객이 500원을 내면 ‘오늘의 커피’를, 1000원을 내면 아메리카노를 리필해줬다. 하지만 서비스를 악용해 매장에 오래 머무르기 위한 수단으로 리필을 이용하는 사람이 늘었고, 5년 만인 2017년 1월1일자로 폐지했다. 파스쿠찌 운영사인 SPC그룹 관계자는 "리필 서비스를 악용하는 사례가 늘어 가맹점주 사이에서 불만이 나왔다"며 폐지 이유를 설명했다.

출처: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1회 한정 리필 서비스를 제공하는 롯데리아와 KFC.

커피빈은 2013년 "리필하는 고객이 많지 않다”며 리필을 중단했고, 할리스도 지난 3월을 끝으로 리필 서비스를 중단했다. 할리스는 매장에서 머그잔을 이용한 고객이 2시간 안에 리필을 요청하면 1000원에 커피를 채워줬다. 할리스 관계자는 “2018년부터 머그잔 사용이 보편화해 리필 대신 개인 다회용기를 가져온 고객에게 300원을 할인해주고 멤버십 혜택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할리스까지 리필을 중단하면서 지금은 탐앤탐스에서만 리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사이즈별로 1000~2000원에 리필해준다. 탐앤탐스 측은 “앞으로 리필 서비스를 중단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