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만명이 썼다, 서울법대·사시출신의 신박한 아이템

조회수 2020. 9. 24. 11:1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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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전국 대학생 10만명이 썼던 이 앱은?
책의 ISBN 바코드와 지로청구서의 QR코드 보고 창업 결심
스마트폰 QR코드 리더로 책 바코드 스캔하면 구매 가능
오프라인·인터넷 서점이 아닌 O2O 플랫폼 서점

법률상 책으로 인정받는 인쇄물과 그렇지 않은 인쇄물의 차이점이 있다. 국제도서표준번호(ISBN·International Standard Book Number)의 여부다. 전 세계 서적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효율적으로 유통·관리하기 위해 국제적으로 정한 도서의 고유 코드 번호다. 쉽게 말해 책의 국제적인 주민등록제도라고 할 수 있다. 대형 서점이나 온라인 서점 등에 납품하려면 이 국제표준도서번호를 꼭 받아야 한다. 


책 뒷면에 있는 13자리의 국제표준도서번호를 보면 이 책이 어느 나라, 어느 출판사에서 나왔는지 쉽게 알 수 있다. 국제도서표준번호와 QR코드(Quick Response Code·바코드보다 더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정사각형 모양의 코드)를 보고 창업에 나선 사람이 있다. 스마트폰의 QR코드 리더기로 책에 있는 ISBN 바코드를 찍기만 하면 바로 책을 구매할 수 있다고 한다. O2O 모바일 결제업체인 인스타페이(InstaPay)의 배재광(54) 대표를 만났다.

출처: jobsN
인스타페이(InstaPay)의 배재광 대표.

-자기소개를 해주세요.


“인스타페이 대표 배재광입니다. 인스타페이는 QR코드 기반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O2O 플랫폼입니다. 앱을 실행하면 QR코드 리더기가 나옵니다. 도서 뒷면에 있는 ISBN 바코드를 스캔하면 책 정보가 나와요. 등록해 놓은 계좌로 구매까지 한 번에 가능합니다.


1세대인 오프라인 서점, 2세대 인터넷 서점, 3세대 오픈마켓(인터넷에서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해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곳) 서점을 지나 4세대 O2O 플랫폼 서점입니다. 공간을 초월하는 새로운 형태의 서점이에요.”


1990년 서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한 배 대표는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하지만 배씨는 법조인이 일반적으로 걷는 길을 가지 않았다. IT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벤처기업이 한국 산업의 미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기업이 국가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이 태어나고 죽는 것처럼 기업도 계속 생겨나고 소멸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우리나라는 소수의 재벌 대기업만 존재했습니다. 기업 생태계 순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느꼈어요. 벤처기업의 육성과 발전에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배 대표는 1996년 벤처기업 법률자문을 시작해 1997년 벤처법률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엔씨소프트 이사, 한글과컴퓨터 감사, NHN 법률 및 전략 자문으로 활동했다. 2000년에는 벤처캐피털 퍼시픽벤처스를 세우기도 했다. 이후 2001년 ATG(Advanced Technology Group)로 확대 설립했다. 현재 한국핀테크연구회 회장, 한국블록체인암호화폐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배 대표는 벤처기업 지원 정책과 제도에도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전자상거래, 코스닥 등록, 핀테크, 공인인증서 폐지 등 관련 입법이나 실무작업을 맡았다.

출처: 인스타페이 제공
앱 프로세스 화면.

그러던 중 2006년 배 대표의 눈에 들어온 게 있었다. 책에 있는 ISBN 바코드와 지로청구서에 있는 QR코드였다.


“스마트폰이 대중화되면서 결제 수단 플랫폼이 바뀔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미래의 모바일 결제 플랫폼은 QR코드가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QR코드와 ISBN 바코드를 연결해 간편한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배 대표는 2006년 QR코드와 ISBN 바코드를 이용해 결제할 수 있는 O2O 모바일 결제 기술 특허를 취득했다.


-10여년 전 특허출원을 했는데 서비스는 왜 최근에 나온 건가요.


“공인인증서가 문제였습니다. 공인인증서는 본인 인증을 해야 하는 복잡한 과정이 필요합니다. 기존의 결제 방법과 차이가 없었어요. 제도가 바뀌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어요. 2018년 정부가 공인인증제도를 폐지하고 다양한 전자서명 수단을 활성화하는 내용의 전자서명법 개정안을 발의했어요. 공인인증서를 사용할 필요가 없는 금융결제원의 오픈 플랫폼 공개로 10여년의 기다림이 끝났습니다.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준비해 지난 9월 론칭했습니다.”


인스타페이는 IT조선과 마이크로소프트웨어가 진행한 2019년 ‘대한민국 인공지능대상(AI)’ 스타트업 부문 인공지능대상을 받았다. 또 사업성을 인정받아 티켓몬스터 창업자인 신현성 대표, 한국벤처투자 등으로부터 총 20억원 가량을 투자 유치했다.

/인스타페이(@InstaPay Inc) 유튜브 영상 캡처

-매출이 궁금합니다.


“올해 연 매출 예상 금액은 10억원 이상입니다. 론칭 두 달 만에 가입자 수 10만명이 넘었습니다. 지난 9월 대학생을 대상으로 가격 할인 이벤트를 처음 진행했어요. 교재 등 책을 살 일이 많은 대학생에게 혜택을 주고 싶었어요. 한 달 만에 주문 10만여 건이 들어왔습니다. 내년에는 유럽 진출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는요.


“앱 이용자 수 100만명이 목표입니다. 또 도서뿐 아니라 사업 모델을 계속 확대할 생각입니다. 기부금이나 정치후원금도 QR코드만 있으면 인스타페이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결제할 때 편리하게 쓰는 앱이 되었으면 합니다. 인스타페이의 혁신 기술이 세상을 바꿀 것으로 생각합니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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