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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습니다’ 하면 몸 굳어지는 사람들 잡고 초대박 났어요

"하루 15분, 연말까지 예약 꽉 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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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사 없는 사진관 ‘포토매틱’ 홍승현 실장
카메라 앞에서 굳는 사람 ‘셀카’로 표정 살려
추억도 사진도 남기는 사진관 만들고파

셀프 사진관인 포토매틱의 홍승현(37) 실장은 사진 작가이다. 국내 최초의 반려동물 전문 사진관인 ‘땡큐 스튜디오’를 운영하면서 사진작가로 이름을 알린 그는 더이상 사진을 찍지 않는다. 대신 사진관 이용자들에게 카메라를 맡겨 이들이 직접 촬영할 수 있도록 한다.


2008년 한 패션 스튜디오에서 사진 작가로 일했던 홍 실장은 사진기 앞에만 서면 표정이 굳고 몸이 경직되는 사람들을 자주 접했다. 어떻게 하면 이들의 자연스러운 미소를 사진에 담아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 사진사 없는 사진관을 머릿속에 그리던 중 ‘포토매틱’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열게 됐다. 이곳에서는 이용자들이 사진사 역할을 대신한다. 리모콘을 이용해 카메라 셔터 버튼을 눌러 직접 사진을 찍는다. 인화는 흑백 사진으로만 가능하다.

홍승현 포토매틱 실장.

출처홍승현씨 제공

이는 곧 화려한 색감에 익숙해져 있는 2030 세대의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했다. 포토매틱을 찾는 주 고객층은 20~30대 젊은 층. 사진관은 흑백 인화 사진을 찍기 위해 모인 젊은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하루 10팀의 예약만을 받아 운영되는데 2019년도 예약은 다 끝낸 상태. 인스타그램에서는 이들이 포토매틱에서 찍어 올린 흑백 사진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배우 공효진, 가수 손나은 씨 등 소위 ‘트렌드 세터’라고 부를 수 있는 연예인들도 포토매틱을 찾아 사진을 찍었다.


◇패션 스튜디오, 반려동물 스튜디오를 거쳐 셀프사진관으로


-셀프사진관과 포토매틱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셀프사진관은 이용자들이 사진관에서 대여해주는 공간과 장비를 이용해서 자기 모습을 직접 찍을 수 있는 포토 스튜디오예요. 일반 사진관에서는 사진사가 촬영을 한다면 셀프 사진관에서는 이용자가 직접 촬영을 합니다.

포토매틱을 찾는 대부분의 고객들은 2030 젊은층이다. 배우 공효진, 오연서, 가수 손나은씨 등 여러 연예인들도 포토매틱에서 사진을 찍었다.

출처포토매틱 인스타그램 캡처

2018년 6월에 문을 연 포토매틱은 셀프사진관이에요. 이용자들은 카메라와 연결된 리모콘을 이용해서 자신이 원하는 순간에 사진을 찍을 수가 있어요. 이 리모콘은 내가 나를 찍는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집어넣은 장치입니다. 


사진 찍기 전 직원들은 손님들 예약 시간에 맞춰서 카메라, 조명 등 사전 준비를 해 놓습니다. 손님들은 15분 동안 사진을 자유롭게 찍을 수 있어요. 전신과 상반신을 각각 8분, 7분 동안 찍을 수 있도록 촬영 중간에 카메라 각도도 조정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사진 촬영이 이뤄집니다.”

(좌)모델 장기용씨가 포토매틱에서 찍은 사진. 장기용씨가 들고 있는 리모콘은 포토매틱이 셀프 사진관임을 보여주는 하나의 의도적인 장치다. (우) 포토매틱 내부 모습. 손님들은 이 곳에서 리모콘으로 사진을 찍는다.

출처(좌)인스타그램 캡처, (우)jobsN

-포토매틱을 운영하기 전 사진작가로 일하면서는 어떤 장르의 사진들을 찍었나요?


“대학에서 사진을 전공으로 공부했을 때부터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대학생 때 태호에이전시라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상업사진 에이전시에서 유명한 포토그래퍼 형들한테 2년 동안 사진을 배웠어요. 그러다가 26살 때는 패션 포토 스튜디오 문을 열었어요. 친구 열한 명과 함께 스튜디오 문을 열어 잡지, 광고 작업 등을 맡았습니다. 저희 모두 사회 초년생이었기 때문에 돈이 부족한 상태였어요. 월세 80만원짜리 스튜디오를 하나 빌린 다음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열심히 일했어요. 그런데 비슷한 사진을 반복해서 찍다 보니까 패션, 인물 사진은 그만 찍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송승현 포토매틱 실장은 국내 첫 반려 동물 전문 스튜디오인 '땡큐 스튜디오'를 차린 바 있다. 이 사진관은 사람이 아닌 동물을 사진 모델로 세운다.

출처'땡큐 스튜디오' 인스타그램 캡처

앞으로 어떤 사진을 찍어야 될지 계속 고민하던 중에 개를 메인 모델로 세운 사진을 우연히 접했습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으로서 반려동물의 모습을 전문적으로 담아내는 사진관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관심이 생겨서 자료 조사를 해보니까 반려동물 전문 포토 스튜디오는 아직까지 국내에 없더라고요. 2013년 ‘땡큐 스튜디오’라는 이름의 포토 스튜디오를 만들어서 개, 고양이 등 다양한 반려동물을 모델로 세운 사진을 찍기 시작했습니다. 2018년 여름엔 셀프 사진관인 포토매틱을 차렸어요.”


-셀프 사진관을 차리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내 사진은 내가 가장 잘 찍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셀프 사진관을 만들었어요. 주위를 둘러보면 카메라를 어색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누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그러면 몸이 경직되거나 표정이 굳는 경우가 많죠. 저도 이런 사람 중 한 명이었어요. 증명사진도 사진관에 가서 찍는 게 아니라 혼자 집에서 찍을 정도로 카메라 앞에 서는 걸 싫어했습니다.

가수 차은우씨가 포토매틱에서 찍은 사진들.

출처포토매틱 인스타그램 캡처

그런데 우연히 외국 청바지 회사의 화보집을 보게 됐어요. 배우들이 카메라와 연결된 리모콘으로 자기 모습을 찍고 있었습니다. 사진에 담긴 분위기가 아주 자연스럽더라고요. 이후 셀프 사진관인 포토매틱을 차리게 됐습니다.”


-스티커 사진기와 콘셉트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스티커 사진과 어떻게 다른가요?


“스티커 사진, 유사 업체들과 차별화시키기 위해서 몇 가지 요소들을 집어넣었어요. 우선 사진의 퀄리티에 신경 썼습니다. 화질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9개월 넘게 프린트 방식 등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유럽의 한 유명 포토부스 회사가 저희 측에 협업 요청을 보낼 정도로 포토매틱의 사진 화질이 좋아요.


또 저희는 아날로그 감성을 추구해요. 옛스러운 느낌의 흑백 사진만 찍을 수 있어요. 사진 분위기에 변화를 주기 위해서는 필터를 손수 교체해야 합니다. 보통 스티커 사진기들은 디지털 방식으로 가동되기 때문에 사진 필터, 배경 등을 바꾸려면 기계를 이용해야 해요. 하지만 포토매틱에서는 색깔이 있는 필름을 카메라 렌즈에 직접 끼워야 됩니다. 이런 식으로 포토매틱만의 차별점을 주려고 노력했어요.”

송 실장은 포토매틱을 다른 사진관, 스티커 사진기 등과 차별화시키기 위해서 셀프 사진관에서만 찍을 수 있는 사진에 대해 연구했다.

출처(좌)jobsN, (우)포토매틱 인스타그램 캡처

◇사진 찍기보다 콘텐츠 기획에 힘쓰고 싶어


-본업인 사진 작가 일은 하고 있지 않은 건가요?


“네, 현재 셀프 사진관 외에도 웨딩 스튜디오, 반려동물 스튜디오 등을 운영하고 있어요. 하지만 제가 직접 사진을 찍지 않습니다. 대신, 어떤 콘셉트로 촬영할지 기획해요. 기획 방향과 촬영 방식을 정하고 이를 직원들한테 알려주면 직원들이 대신 촬영에 들어가죠.


예를 들어서 현재 운영 중인 웨딩 스튜디오는 ‘자연스러움’을 콘셉트로 한 사진들을 찍어요. 예비부부 밥 먹는 모습을 촬영하는 ‘먹방 웨딩샷’ 등을 통해서 일상적인 모습을 사진으로 담으려고 노력합니다. 이때 전문적인 카메라로 촬영하면 신랑, 신부가 긴장한 나머지 표정이 굳더라고요. 그래서 아날로그 필름 카메라, 일명 ‘똑딱이 카메라’로 사진 찍습니다. 이런 식으로 콘텐츠를 결정하고 난 뒤에는 이를 사진으로 구현해내는 촬영 방식에 대해서 연구합니다.”


-왜 사진을 직접 안 찍나요?


“사진 찍기보다 콘텐츠 기획이 더 재밌다고 생각했어요. 내가 고안해낸 콘텐츠로 사업을 시작하면 어떨지에 대해서 항상 고민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진 작업물이 잘 나오면 그 자체로 만족해하기보다는 이걸 엽서로 만들어 팔 수 있을지부터 생각했어요. 동료 사진 작가들한테 농담으로 ‘내가 나중에 스튜디오를 열어서 너희 사진들 팔아줄게’라고 말하기도 했죠.


물론 사진 작가가 하는 일 자체는 매력적이에요. 결과물을 직접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재미도 있어요. 하지만 저는 셀링(selling)하는 데에서 더 큰 매력을 느껴요. 그래서 사진 작가로 일하면서 쌓아온 경험을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송 실장은 '사진'을 사업 아이템으로 계속 활용해 나갈 예정이다. 최근엔 셀프 현상소인 '다크룸'을 차렸다. '다크룸'을 이용한 가수 나은씨, 배우 이하늬씨의 모습.

출처(위)다크룸 인스타그램 캡처, (아래)jobsN

-사진을 사업 아이템으로 활용할 때 어떤 부분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나요?


“여러 사진관들 중에서 왜 하필 우리 사진관에서 사진을 찍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노력합니다. 스티커 사진기, 핸드폰 사진 어플 등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방법은 많아요. 그럼에도 좋은 화질, 재밌는 콘텐츠 개발을 통해 이 사진관을 와야만 하는 이유를 만드는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추억을 쌓고 특별한 순간을 간직하기 위해서 사진을 찍어요. 사진 자체를 남기기 위해서 사진 찍는 경우는 드물다는 걸 의미합니다. 하지만 저는 추억도 사진도 둘다 남길 수 있는 사진관을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사진 관련 콘텐츠를 계속 개발할 예정이에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께서 포토매틱을 찾아주셔서 최근엔 셀프 증명사진관이자 현상소인 '다크룸'을 따로 차렸습니다. 결국 제가 가장 잘 아는 분야는 사진이에요. 이런식으로 사진을 콘텐츠로 활용해 사업을 확장해나가고 싶습니다.”


글 jobsN 신재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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