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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후 밤에 다른회사 출근, 여기선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중국 진출 희망하는 신생 브랜드는 우리 매장으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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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류 열풍에 힘입어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들이 늘고 있다. 특히 한국 화장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K-뷰티’ 사업이 뜨고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이름이 덜 알려진 중소기업 화장품이 중국 시장의 진입 장벽을 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까다로운 중국 정부의 규제, 한국과는 다른 유통 구조, 현지 마케팅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많은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실패한다. 거대 유통 기업인 이마트마저 중국 시장에서는 좀 처럼 힘을 쓰지 못할 정도다. 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등 거대 자본을 지닌 화장품 회사들도 상당히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중국 진출에 성공했다.

중국 유라인 매장에서 유재용 대표(왼쪽에서 두번째)와 직원들

출처이스트나인차이나 제공

2014년 유재용(39) 대표가 창업한 ‘이스트나인차이나’는 한국의 신생 화장품 회사들이 중국 시장에 보다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중국 전문 유통기업인 이스트나인차이나는 중국 장쑤성 일대에 ‘올리브영’, ‘세포라’ 같은 편집샵을 다수 운영하며 다양한 한국 신생 브랜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스트나인차이나가 운영 중인 K-뷰티 전문샵 ‘유라인’은 난징과 쑤저우 등에 오프라인 매장 3곳을 보유중이며, 올해 6월 타오바오 온라인샵을 오픈했다. 다양한 생활제품을 판매하는 드럭스토어 ‘EN마트’ 오프라인 매장 9곳도 운영 중이다. 이뿐 아니라 이스트나인차이나는 한국 화장품 브랜드 ‘generte’와 ‘nisl’의 총판을 맡아 중국 전역에 판매하고 있다. 올해 7월부터는 홈쇼핑 시장에 진출해 ‘장쑤TV’ 홈쇼핑을 통해 다양한 한국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서울 광화문에서 유 대표를 만났다.


-이스트나인 차이나는 어떤 회사인가.
“중국에서 유통업과 마케팅을 하는 회사입니다. ‘유라인’과 ‘EN마트’ 등 2가지 브랜드 상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한국의 화장품 브랜드 2곳의 총판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또 한국 브랜드가 중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중국의 바이어들과 한국 기업들을 연결해 주는 마케팅 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유통이 기본 업무고, 유통에 필요한 마케팅 홍보를 대행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서울과 중국 난징에 법인을 두고 있으며 물류 센터는 경기도 파주시에 있습니다.”

중국 난징에 있는 백화점에서 브랜드 론칭 행사를 하고 있는 유재용 대표(오른쪽)

출처이스트나인차이나 제공

-‘유라인’과 ‘EN마트’에서는 주로 어떤 제품을 판매하나.
“유라인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대부분이 화장품입니다. EN마트는 일종의 드럭스토어로 화장품 뿐 아니라 식품 등 다양한 제품을 판매합니다. 저희가 매장에서 판매하는 제품 중 한국 브랜드는 약 60%정도이며, 나머지 40%는 해외브랜드 제품입니다. 품목별로는 화장품이 60%, 식품이 30%, 나머지 잡화가 10% 정도 됩니다.”


-유명한 화장품 브랜드 제품도 판매하나.
“저희가 판매하는 전체 화장품 브랜드 수는 230개 정도 됩니다. 이중 ‘설화수’나 ‘라네즈’ 같이 대기업 제품도 있습니다. 중국 고객들이 매장안으로 들어오게 하기 위해선 일단 유명한 제품들이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대기업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새로운 한국의 브랜드를 중국에 론칭해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좀더 판을 키워 중국 바이어들에게 매칭시켜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인큐베이터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스트나인차이나라는 이름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나.
“그다지 깊은 의미는 지니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주로 활동하는 지역이 화둥(장쑤·저장·안후이성과 상하이를 포함한 지역) 일대이다 보니 동쪽을 뜻하는 ‘이스트(east)’를 붙였고, 제가 중국 사업을 결심했을 때가 저녁 9시라 ‘나인(nine)’을 썼습니다. 특별히 심오한 뜻이 담긴 것은 아닙니다.”

중국 온주에 있는 유라인 오프라인 매장 오픈 행사

출처이스트나인차이나 제공

-최근 매출은 어느 정도인가. 내년 매출 목표는.
“본격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내기 시작한 작년에는 중국 현지 매출액이 12억원 정도였습니다. 올해는 18억원 정도입니다. 내년에는 30억원 정도로 목표를 잡고 있습니다. ‘유라인’ 오프라인 매장을 2개 더 늘리고, 중국 내 독점 유통을 맡은 한국 화장품 브랜드 판매에 좀 더 노력할 생각입니다.”


-한국의 신생 브랜드가 중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무엇인가.
“중국에서 한류가 유행하면서 많은 중국 유통업체들이 한국 상품을 소싱하길 원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잘 모르는 신생 브랜드를 가져다 팔 경우 재고 우려가 있기 때문에 기존에 이미 유명한 제품만 찾는 경향이 있습니다. 신규 브랜드는 왓슨이나 세포라 같은 편집샵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 입니다.  

그리고 신규 기업들은 중국에서 상품이 어떻게 유통되는지 모르니 시행착오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국에서 직접 판매 채널을 만들어 상품을 유통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대부분 제품이 소위 ‘면세점 보따리상’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유명해지거나, 박람회 같이 큰 바이어들이 모이는 전시회에 가서 중국 유통 업체를 뚫어야 중국 시장 진출이 용이합니다. 중간 마진이 붙기 때문에 공급가를 상당히 낮춰야합니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통하려면 제품이 좋을 뿐더러 가격도 싸야하니까요. LG나 아모레 같은 대기업 제품의 공급가가 한국의 신생 브랜드보다 더 쌉니다. 결국 상당히 많은 한국 회사들이 초반의 저조한 영업이익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하고 맙니다.”

중국 난징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이스트나인차이나가 타오바오 생방송을 촬영하고 있는 모습

출처이스트나인차이나 제공

-이스트나인차이나의 주요 마케팅 수단은 무엇인가.
“위챗이나 바이두 같은 유명 SNS, 포털에 온라인 광고를 하는 전통적인 마케팅도 하고 있고, 최근엔 우리나라의 BJ, 크리에이터 셀럽과 비슷한 개념인 중국 ‘왕홍’과 계약해 이들을 활용한 마케팅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올 여름에 장쑤성에서는 한국의 유재석 정도의 인기를 끌고 있는 연예인이자 MC인 차오양 등 여섯명의 왕홍과 계약을 맺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을 개장할 때 이들이 찾아와 오픈식을 한다거나, 타오바오 생방송을 통해 상품을 광고하고, TV홈쇼핑에도 이들이 나옵니다. 중국은 최근 미디어 커머스가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왕홍 마케팅이 가장 즉각적인 홍보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왕홍이 진행하는 생방송은 동시 시청자 수가 10만명이 우스울 정도로 많습니다. 이밖에 한국의 한 아이돌 그룹(뉴타운보이즈)과도 광고 계약을 맺었습니다.”


-중국에서 유통·마케팅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과거 군 전역 후 광고 회사에서 영업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습니다. 광고 계약을 많이 성사시켜 급여도 많이 받았고, 일이 재미있었어요. 2009년 1월 친구들과 함께 ‘프로그레스 미디어’라는 광고 대행사를 창업했습니다. 중국 시장이 유망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저는 중국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기업의 광고 대행업 분야를 맡았습니다. 그러다 2014년에 분리 독립해 이스트나인차이나를 창업했습니다.  

처음에는 사업이 잘 굴러갔지만 2016년 사드 사태가 터지면서 위기를 맞았습니다. 중국 온라인 상에 한국 회사의 디지털 광고가 모두 금지된 것입니다. 광고주들에게 광고비를 전부 환불해주고 자금이 씨가 말라 15명이던 직원을 3명까지 줄이고 폐업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그동안 인연을 맺어왔던 투자자, 기업들이 ‘폐업하지 말고 물건을 팔면서 버텨보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투자금도 늘려주시고, 돈을 받지 않고 물건을 내어주신 기업가도 있었습니다. 그 분들 덕에 유통업으로 피봇에 성공했고, 마케팅 사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중국 난징에서 코트라와 중소기업중국진출 지원사업 협력회의를 하는 유재용 대표(왼쪽에서 두번째)

출처이스트나인차이나 제공

-중국에서 사업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중국에서 5년 정도 사업을 했는데 인력 관리가 가장 어렵습니다. 한국과는 달리 임금 체계도 굉장히 세분화되어 있고, 세금이나 보험 등 신경써야할 부분이 상당히 많습니다. 채용 문화도 굉장히 다릅니다. 한국에서는 이중 취업이 거의 없잖아요. 그런데 중국에선 오전 오후 A화장품 회사에서 근무하더라도 밤에는 B화장품 회사에서 근무하는게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이런 중국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처음에는 애를 먹었습니다. 또 중국의 노동절 법정 연휴는 7일이지만, 대부분 기업이 15일 이상씩 쉽니다. 저희는 법정 휴일만 쉬겠다고 하니까 한 직원이 ‘그럼 퇴사했다가 다시 입사하고 싶다’고 그러더군요.”


-향후 사업 계획이나 비전은 무엇인가.
“현재 3개인 유라인 직영매장을 내년 1분기에는 5개까지 늘릴 계획입니다. 온라인 판매도 더 강화할 예정이고요. 중국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의 신규 브랜드들이 저희에게 많은 문의를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일단 우리 매장에서 론칭해 한달이나 3개월 판매를 하다보면 ‘내 제품의 경쟁력이 어느 정도인지’ 아실 수 있을 겁니다. 기본적인 유통망이 확보되면 내년 3분기쯤 저희가 직접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어 런칭할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저희는 상품 개발과 판매를 담당하고, 생산은 외주 공장에 맡길 생각입니다.” 

글 jobsN 이준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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