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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롯데월드 자이로드롭을 20번 넘게 탔다가…

남들은 공짜로 자이로드롭 30번 탄다고 부러워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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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로드롭에 가상현실(VR) 기기를 설치할 때였어요. 한겨울이었는데, 독일에서 온 기술자와 자이로드롭을 20~30번 탔습니다. 남들은 부러워했지만, 고소공포증이 생겼어요.

1989년 개장해 30년간 대중의 사랑을 받아온 롯데월드. 이곳에서 관람객에게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어트랙션 연구실 직원들이다. 이들은 새로운 놀이기구를 기획, 발굴하고 공간에 맞는 콘셉트와 테마를 부여한다. VR 등 새로운 기술이 나오면 놀이기구에 도입해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이기도 한다. 2016년부터 어트랙션 연구실에서 일하고 있는 이성준(34) 대리에게 놀이기구를 연구하는 일에 관해 물었다. 

이성준(34) 대리.

출처롯데월드 제공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


“롯데월드 어트랙션 연구실에서 기획·커뮤니케이션을 맡고 있다.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2015년 1월 롯데월드에 입사했다. 신입사원들은 대부분 마케팅이나 영업 부문에서 경력을 시작했다. 테마파크 관련 지식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1년 반 동안 영업 부문에서 매출을 관리하고 프로모션이나 행사를 기획했다. 3년 전 어트랙션 연구실에 들어왔다.”


-원래 놀이공원에 관심이 많았나.


“대학에서는 경제학을 전공했지만, 어릴 때부터 기계에 관심이 많았다. 또 주말에는 애니메이션 프로그램 '디즈니 만화동산'이 방영하기를 기다릴 만큼 캐릭터를 좋아했다. 지금도 레고 조립이 취미다. 신혼집 거실에 레고로 만든 테마파크가 있을 정도다. 회사에서도 이런 모습을 알아보고 어트랙션 연구실로 발령을 낸 것 같다.”


-어트랙션 연구실이 하는 일을 설명해달라.


“이름처럼 어트랙션을 연구하는 곳이다. 롤러코스터 같은 탈 것뿐 아니라 손님이 즐길 수 있는 모든 것을 아우르는 개념이 어트랙션이다. 14명이 일하고 있는데, 어릴 때부터 놀이공원을 좋아한 ‘덕후’가 많다. 직원마다 맡은 전문 분야가 있다. 가상현실 기술을 도입한 어트랙션만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직원도 있다. 결국 손님을 즐겁게 하는 방법을 고민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방법을 연구하는 팀이라고 보면 된다. 평균 연령은 30대 초반으로 젊은 편이다.”

(왼)테마파크 박람회에서 바이어와 함께, (오)어트랙션 현장을 점검하는 모습.

출처롯데월드 제공

-놀이기구 하나를 들여오는 과정이 궁금하다.


“노후했거나 비인기 어트랙션 목록을 정리해뒀다가 트렌드에 맞는 시설로 바꾼다. 먼저 아이디어 회의를 열고 관람객의 수요를 분석한다. 그리고 외국 주요 테마파크나 어트랙션 전시회 등에 가서 다양한 어트랙션을 보고 롯데월드와 어울리는지 본다. 사무실로 돌아와 어트랙션 운영·시설·기술 부서 등에서 일하는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해 최종적으로 선정한다.


어떤 어트랙션을 들여올지 정했다면 와우 포인트(wow point)라 부르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목한다. 디자인부터 신기술, 쇼 기획 등 적용 분야가 다양하다. 관람객을 즐겁게 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아이디어를 낸다. 이때 구조·기계·전기 등 기술적인 엔지니어링 설계도 한다. 국외 어트랙션 제작사와 소통하면서 계약·제작·시범 관리·운영 계획까지 짠다.”


-어트랙션 가격도 궁금하다.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크기별로 다르다. 큰 놀이기구 중에서는 200억~300억원 짜리도 있다. 반면 아이들이 타는 놀이기구는 5억~6억원 하는 어트랙션도 있다.”


-개인적으로 참여한 프로젝트가 있다면.


“후렌치레볼루션과 자이로드롭에 VR을 접목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원래 놀이기구를 타면 롯데월드 전경이 보인다. 그런데 VR 기기를 끼고 탑승하면 우주를 유영하거나, 핼러윈 시즌에는 좀비들이 자이로드롭에 기어 올라오는 장면을 연출할 수 있다. 놀이공원 공간이 한정적이라 그 안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지하 3층에 있는 VR 스페이스나 최근 문을 연 원형 미디어 어트랙션 ‘매직 서클’ 개발에도 참여했다. 지금은 2021년을 목표로 신규 모노레일 도입 작업을 하고 있다. 이 밖에 비밀 프로젝트 몇 개가 있다.”


-말한 것처럼 놀이공원 특성상 새로운 어트랙션을 도입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 같다.


“우리뿐 아니라 세계 주요 테마파크들도 똑같은 고민을 할 거다. 매출이 좋고 나쁨을 떠나 공간이 제한적인 탓에 무작정 어트랙션을 늘릴 수 없다. 어트랙션도 패션처럼 유행이 있어서 고객의 수요를 최대한 반영하려 한다. 나는 지난 3년간 VR 프로젝트에 주로 참여하다가 요즘은 기존 어트랙션을 활용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월드 제공

-일과가 궁금하다.


“외국 어트랙션 제작사와 소통하는 데 많은 시간을 쓴다. 1년에 3~4번은 미국이나 유럽으로 출장을 간다. 기술이 뛰어난 어트랙션 제작사나 디즈니랜드, 유니버설 스튜디오 등 전통 테마파크가 유럽과 미주에 모여 있기 때문이다. 세계 테마파크 박람회에도 참석한다. 매일 매일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일이 없다.”


-일의 장단점을 소개해달라.


“다양한 분야 지식을 두루 쌓을 수 있다. 어트랙션 하나를 도입할 때는 트렌드뿐 아니라 어트랙션에 맞는 테마·이야기나 놀이기구 시스템 등 공부할 게 많다. 자연히 관련 지식도 생긴다. 반대로 생각하면 반복적인 일이 없고 매일 새로운 일을 해야 하니 빠르게 조사하고 파악해야 하는 게 제법 있다. 적성에 안 맞는다면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청년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테마파크에 갈 때 놀지만 말고 이 놀이기구는 왜 이렇게 만들었는지, 여기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등 어트랙션에 관해 생각해보는 힘을 길러야 한다. 테마파크는 다양한 분야와 복잡한 기술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테마도 중요하지만, 정비 기술이나 안전 등 생각할 게 많다. 손님뿐 아니라 관계자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손님이 좋아할지 여러 시각으로 고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본인이 기획한 어트랙션이 인기를 끄면 수당도 받나.


“별도 수당이 있는 건 아니다. 연구실 자체가 창작의 고통이 있는 부서다. 내 아이디어가 들어간 어트랙션이 손님들에게 사랑받으면 그 자체로 뿌듯하고 행복하다.”

롯데월드 제공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발령 초였다. 낙하형 어트랙션 자이로드롭에 VR 기기를 설치했다. VR 기기 싱크를 낙하 속도에 맞춰 지연 속도(latency)를 줄여야 했다. 안 그러면 관람객들이 어지럼증을 느끼기 때문이다. 싱크를 맞추기 위해 자이로드롭 20~30번을 탔다. 또 구간별로 센서를 달기 위해 높은 지점에서부터 조금씩 내려오며 30분씩 작업했다. 원래 고소공포증이 없었는데, 그날 생겼다.”


-일 하면서 겪는 애로사항은 뭔가.


“어트랙션은 짧은 기간에 뚝딱 만들 수 있는 게 아니다. 프로젝트 단위로 장기간 끌고 가는 게 어렵다. 어트랙션을 도입하거나 리뉴얼할 때 주변 환경과 테마를 고려해 장소나 대상을 정한다. 이것만 6개월에서 1년 걸린다.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데도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도입한 뒤에도 손 보고 고칠 게 많다. 손님이 타기 전에 테스트도 해야 하고, 기술자들도 정비법을 손에 익혀야 한다. 오랜 시간 프로젝트를 끌고 가다 보면 이 방향이 맞나 하는 의구심이 들거나 지칠 때가 있다.”


-앞으로 어트랙션 연구실에서 하고 싶은 일이나 목표는. 


“롯데월드가 단순한 놀이공원 이상의 의미를 가졌으면 좋겠다. 누구나 가슴 속에 소녀·소년을 품고 살아간다고 본다. 어른이라도 놀이공원에서 어렸을 때 가졌던 순수함을 추억하거나 과거의 나를 발견할 수 있다.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도, 현실에 쫓겨 힘에 부친 어른들도 고민을 잊고 크게 웃고 즐길 수 있는 어트랙션을 만들고 싶다. 그게 테마파크의 존재 이유기도 하다. 그 설렘과 행복이 다음 세대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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