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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보다 풍족한 돈 받지만…단절·고립이 가장 힘들죠

“돈 있어도 못 가는 남극에서 기후변화 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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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은 인류의 마지막 미개척지였다. 남극점을 향한 탐사는 18세기 말 시작해 20세기 초인 1911년 노르웨이 극지탐험가 아문센이 최초로 성공했다. 지금도 남극은 사람이 살지 않는 대륙이다. 오직 전 세계 30여개국에서 지은 과학기지와 연구원들만 빙하의 땅을 지키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 세종기지를 세우고 남극 연구를 시작했다. 2014년에는 장보고과학기지를 짓고 빙하와 오존층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남극 기지에서 활동하는 사람을 월동연구대원이라 부른다. 이들은 1년간 기지에 머무르며 각자 전문 분야 연구를 수행한다. 서원석(33) 연구원은 11월1일 장보고과학기지 7차 월동연구대원으로 떠난다. 2016년에 이어 두 번째 입극(入極)이다. 대기과학대원인 그의 임무는 남극의 기후변화를 연구하는 것이다. 그에게 월동연구원의 정체에 관해 물었다.

서원석(33) 연구원.

출처본인 제공

-월동연구대는 어떻게 알게 됐나.


“대학에서 대기환경과학을 전공했다. 학·석사를 거쳐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재학 중 선배 몇 명이 남극에 연구원으로 다녀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도 대기환경과학 전공자로서 한 번쯤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3년 전에도 남극에 다녀왔지만, 이번 기회는 좀 더 특별하다. 박사 과정 연구 주제가 남극의 기후변화다. 1년 동안 남극에 머무르면서 논문 주제에 관해 연구하고 돌아와 학위를 취득할 예정이다.”


-남극으로 가는 일부터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비행기만 세 번 탄다. 먼저 인천공항에서 호주나 뉴질랜드로 간다. 환승해서 남극행 노선을 운영하는 공항이 있는 도시로 이동한다. 2016년에는 마지막 비행 때 군용 수송기를 탔다. 8시간 비행 끝에 남극에 도착했다.”


-당신의 임무는 뭔가.


“대기과학대원이다. 기지에 이산화탄소와 메탄가스 등 온실기체 가스나 온·습도, 태양복사를 관측하는 기기가 있다. 이런 기기에서 나오는 자료를 수집해 남극 기후변화를 연구한다. 또 장비 유지보수 업체가 따라갈 수 없으니 장비 정비도 한다.”

장보고기지에서 연구를 수행하는 모습.

출처서원석 연구원 제공

-현지 일과가 궁금하다.


“남극은 하계(11월~이듬해 3월)와 동계(4~10월) 시즌으로 구분한다. 비교적 연구 환경이 좋은 하계 때는 국내외 과학자들이 남극 기지로 와서 함께 생활한다. 우리는 중장비 운전을 해주거나 인력을 지원하는 등 외부 연구원을 돕는다. 동시에 우리가 맡은 연구도 한다. 동계 때는 월동연구대원들만 기지를 지킨다. 이때는 아침에 일어나 회의 후 각자 연구를 한다. 한국처럼 일과 시간이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저녁 식사를 하고 나면 자유시간이다. 이때 자기계발이나 취미생활을 한다. 주말이나 공휴일은 쉰다. 특수한 상황 탓에 군대처럼 당직·일직 근무를 선다.”


-현지에서 가장 힘든 점은.


“외부와 단절된 점이 가장 힘들다. 인터넷을 할 수는 있다. 그런데 속도가 너무 느리다. 실시간으로 동영상을 보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못 이용한다고 보면 된다. 기지 바깥으로 나가도 매일 배경이 똑같다. 군 복무 중에는 휴가가 있어서 가족이나 지인을 만날 수 있지만, 우리는 다르다. 1년간 고립된 지역에서 대원들과만 생활해야 하니 힘들 때도 있다.”


-남극에서 할 수 있는 취미나 여가 생활도 있나.


“우리보다 먼저 남극으로 가는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 짐을 부친다. 이때 즐길 거리를 함께 싣는다. 나는 공부할 책뿐 아니라 콘솔 게임기나 프라모델을 보냈다. 전자 드럼 같은 악기를 넣는 사람도 있다. 기지 안에도 작은 도서관과 체육관이 있다. 취미나 여가생활은 충분히 한다.”

남극에서는 밤 하늘을 수놓은 오로라도 볼 수 있다.

출처서원석 연구원 제공

-남극, 정말로 춥나.


“숫자만 보면 여름철 평균 온도가 영하 10도다. 겨울에는 영하 35도까지 떨어진다. 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추위 때문에 큰 불편을 겪지는 않는다. 우리나라는 습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서 한겨울에 손발 끝에서 냉기가 느껴진다. 하지만 장보고과학기지가 있는 지역은 건조한 탓에 바람만 잘 막으면 추위를 버틸 수 있다. 그래서 극지연구소에서도 특수재질로 만든 방한복을 보급한다. 그래도 손과 발끝은 항상 시리다.”


-처우가 궁금하다. 특수 수당도 나오나.


“계약직 신분으로 다녀온다. 다른 회사에는 없는 ‘극지 수당’이 나온다. 쉽게 말해 생명 수당이다. 또래보다 풍족하게 받는 편이라고만 하겠다(웃음).”


-어떤 사람이 월동연구대에 지원할 수 있나.


“모든 국민이 올 수 있지만, 지원 가능한 분야가 한정적이긴 하다. 기지를 유지·보수해야 하니 중장비 운전이 가능하다든가, 전기·통신 설비 등을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요리사나 의사도 뽑는다. 생물·해양·지구물리·고층대기·대기과학 분야 경력이 있는 연구원도 지원 가능하다. 대원 연령대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3~4번씩 월동연구원으로 오는 사람도 있다.”


-선발 과정은.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건강검진을 받는다. 기지에 의사가 있지만, 보조 인력이 없으니 큰 수술을 하기 힘들다. 전염성 질환이 있으면 대원 전체가 위험해져서 건강검진이 중요하다. 신원조회를 거쳐 최종 선발한다.”

장보고기지 근처에서 만난 펭귄.

출처서원석 연구원 제공

-남극에 가기 전에 교육도 받나.


“각자 맡은 분야에서 전문 교육을 받는다. 나는 대기과학연구원이라서 기상청이나 기상 관련 연구소에서 남극에 있는 것과 똑같은 장비를 보면서 운용법을 배운다. 통신대원은 통신사에서 네트워크 시설 장비를 관리하는 방법을 배운다. 월동연구대원 공통으로 받는 교육도 있다. 응급상황 대처법을 배우고 소방·안전훈련을 받는다.”


-연구 보고서도 쓴다고 들었다.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기지에서 월동 보고서를 쓴다. 다음 해 10월쯤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수행한 연구 결과를 작성해 제출한다. 극지연구소에서 보고서를 취합해 출판한다.”

 

-최근 환경에 관한 관심이 뜨겁다. 남극의 기후변화를 연구해 보니 어떤가.


“학생 신분으로 남극 기후에 관한 연구를 하는 게 일이라 현지 대기과학대원들과 자주 연락한다. 장보고기지 앞바다에 빙벽이 있다. 2016년 사진을 찍었을 때는 그 벽이 거대했다. 그런데 요즘 대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크기가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하더라. 또 이산화탄소 농도 관측 결과를 보면 3년 전보다 지금이 훨씬 높아졌다.”


-월동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싶어 하는 청년에게 해줄 조언. 


“남극은 멀지만, 월동연구원은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아무나 할 수 없는 경험과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관심이 있다면 꼭 한 번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 또한 언젠가 대원이 아닌 월동연구대장으로 남극을 한 번 더 찾고 싶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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