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이승엽 등 전설들에게 절대로 뺏을 수 없는 이것

조회수 2020. 9. 24. 14:3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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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순, 이승엽, 선동열 등 '레전드' 14명에게 절대로 뺏을 수 없는 이것

프로 스포츠 선수에게 ‘영구 결번’ 지정은 최고의 영예를 뜻한다. 스포츠 팀들은 긴 시간 팀에 헌신한 뛰어난 선수들을 기념하기 위해 이들의 등번호를 영구 결번으로 지정한다. 팬들은 영구 결번된 등번호를 통해 해당 선수를 오랫동안 기억한다. 올해 출범한 지 38년째인 프로야구도 총 14명의 영구 결번 선수가 있다. 이들은 대부분 한 팀에서 커리어 대부분을 보낸 프랜차이즈 스타들이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FA제도로 인해 선수 이적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원클럽맨’들에게 주로 주어지는 영구 결번이 나올 확률도 줄어들었다. 반대로 영구결번이 지니는 가치는 더욱 높아졌다.

/OB(현 두산) 베어스의 '불사조' 박철순

프로야구 영구 결번 선수 14명 중 투수는 6명, 타자는 8명이다. 올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두산 베어스는 두 명의 영구 결번 선수가 있다. ‘불사조’ 박철순(이하 등번호 21)과 김영신(54)이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박철순은 1982년부터 1996년까지 두산 베어스의 전신인 OB 베어스에서 활약했다. 프로야구 최초 투수 3관왕(1982년 다승·평균자책점·승률)으로 단일 시즌 투수 22연승(1982년) 기록 보유자다.

/OB베어스 김영신 선수(오른쪽)와 선동렬

김영신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한국야구 최초의 영구 결번 선수다. 포수 출신인 김영신은 1985년 OB베어스에 입단했지만 이듬 해 한강 하류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김영신이 성적 부진을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결론지었다. 베어스는 이를 애도하는 의미에서 김영신의 등번호를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성적이나 인기 외의 요소로 영구 결번을 지정한 유일한 사례다.

/삼성라이온즈의 '헐크' 이만수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는 각각 영구 결번 선수를 3명씩 보유하고 있다. 2000년대 중반 ‘투수 왕국’이라 불렸던 삼성의 영구 결번 선수는 이만수(22), 양준혁(10), 이승엽(36)으로 모두 거포 스타일의 타자들이다. ‘헐크’ 이만수는 프로야구 원년 멤버로 1호 안타, 1호 타점, 1호 홈런의 주인공이다. 1997년까지 16시즌간 삼성에서 활약하며 1449경기에 출장해 252개 홈런을 때려냈다. 프로야구 최초 100홈런, 200홈런 모두 이만수가 주인공이다.

/삼성 라이온즈의 '양신' 양준혁

‘양신’ 양준혁은 1993년 데뷔해 바로 타격왕에 올랐다. 양준혁은 이해 데뷔 동기인 이종범, 이상훈, 구대성 등 ‘레전드급’ 선수들을 제치고 신인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양준혁은 데뷔 이후 16년 연속 100안타 이상, 15년 연속 10홈런 이상이라는 역사를 썼고, 은퇴시점에 개인 통산 최다 안타, 최다 타석, 최다 홈런, 최다 사사구, 최다 2루타, 최다 득점, 최다 타점, 최다 출장 등 수많은 기록을 보유해 ‘기록의 사나이’로 불렸다.

/삼성 라이온즈의 '라이온킹' 이승엽

‘라이온킹’ 이승엽은 한국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로 꼽힌다. 1995년 삼성에 입단해 단숨에 홈런 타자로서 위상을 굳혔다. 2003년에는 56개의 홈런을 쳐내 단일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2017시즌까지 활약하며 통산 467개의 홈런을 날렸으며 5번의 MVP를 차지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각종 국제 대회에서 맹활약해 ‘국민타자’ 반열에 올랐다. 

/한화 이글스의 송진우

한화는 역대 최다승 보유 투수 송진우(21)와 ‘원조 홈런왕’ 장종훈(35), 정민철(23)이 영구 결번 선수다. 송진우는 1989년 한화의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에 입단해 2009년까지 활약하며 개인통산 210승을 거뒀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200승 투수는 송진우가 유일하다.

/한화 이글스의 장종훈

장종훈은 이승엽 이전 한국을 대표했던 강타자다. 연습생으로 빙그레에 입단해 최고의 선수가 됐다. 과거 엄청난 인기를 끈 ‘4번타자 왕종훈’은 장종훈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한화 이글스의 정민철

정민철은 1992년 빙그레에 입단해 2009년 은퇴할 때까지 161승을 거뒀다. 현재 한화에서 송진우와 장종훈은 코치로, 정민철은 단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영구 결번 선수 모두가 친정팀에서 일하고 있는 경우다.

/해태(현 기아) 타이거즈의 '무등산 폭격기' 선동렬

한때 유행했던 김응용 감독의 푸념 “동열이도 가고, 종범이도 가고”의 주인공 선동열(18)과 이종범(7)도 기아 타이거즈의 영구 결번 선수다. ‘국보 투수’,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은 1985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하자마자 에이스로 떠올랐다. 해태 타이거즈는 선동열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매해 우승 후보로 평가받을 정도였다. 1995년까지 11시즌 활약하는 동안 방어율왕에 8차례 올랐다. 통산 방어율은 1.20으로, 0점대 방어율을 기록한 시즌도 3번이나 된다. 다승, 방어율, 탈삼진왕을 동시에 차지하는 ‘트리플 크라운’에 4번 올랐고 한국시리즈 우승은 6번 경험했다. 한 경기 최다 탈삼진(18개), 한시즌 최다 완봉승(8회), 319이닝 연속 무피홈런, 특정팀 상대 최다연승(롯데 상대 20연승) 등 무시무시한 기록의 보유자다. 1996년에는 일본에 진출해 주니치 드래곤즈에서 활약하며 ‘나고야의 태양’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기아 타이거즈의 '야구 천재' 이종범

‘바람의 아들’, ‘야구 천재’ 이종범은 역대 최고 유격수이자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호타 준족’형 선수로 꼽힌다. 데뷔 2년차인 1994년 3할9푼3리, 196안타, 84도루를 기록하며 최고 선수로 떠올랐다. 김응용 전 해태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타자는 이승엽, 투수는 선동열, 야구는 이종범이 제일 잘한다. 이종범은 10승 투수 2명과도 바꾸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종범은 올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키움 히어로즈의 이정후 선수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롯데 자이언츠 한국시리즈 4승의 주인공 '무쇠팔' 최동원

롯데 자이언츠는 전무 후무한 ‘한국시리즈 4승 투수’의 주인공 ‘무쇠팔’ 최동원(11)이 영구 결번 선수다. 최동원은 1984년 시즌 MVP와 다승왕에 올랐고, 이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에 필요한 4승을 홀로 책임지며 레전드에 올랐다. 이해 한국시리즈 7경기에서 최동원은 5번 경기에 나섰다. 1차전 선발등판 완봉승, 3차전 선발등판 완투승, 5차전 선발등판 완투패, 6차전 구원등판 구원승, 7차전 선발등판 완투승을 거뒀다. 총 5경기 등판 4승 1패, 평균자책점은 1.80이다. 그의 눈부신 활약으로 롯데는 우승의 꿈을 이뤘지만 현대 야구에서는 있을 수 없는 혹사였다. 라이벌 선동열과는 3차례 맞붙어 1승 1패 1무승부를 기록했다. 특히 1987년 5월 16일 벌어진 세번째 맞대결에서 두 투수는 모두 연장 15회까지 완투하며 끝장 승부를 봤으나 결과는 2대2 무승부였다. 이 경기에서 최동원은 209개, 선동열은 232개 공을 던졌다.

/LG 트윈스의 '노송' 김용수

LG트윈스는 ‘노송’ 김용수(41)와 ‘적토마’ 이병규(9)가 영구 결번 선수다. 1985년 LG트윈스의 전신인 MBC 청룡에 입단한 김용수는 프로야구 최초로 200세이브-100승을 거둔 투수다. 1998년에는 만 38세의 나이로 18승을 거둬 역대 최고령 다승왕에 등극했다. 프로야구 최초로 영구 결번식을 가진 선수기도 하다.

/LG 트윈스의 '라뱅 스리런' 이병규

이병규는 LG 트윈스에 입단한 1997년 신인왕과 골든글로브를 수상했다. 2017년까지 일본에서 활약한 3시즌을 제외하고 매시즌 LG에서 뛰었다. 이병규는 국내 야구 영구 결번 선수 14명 중 유일하게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해보지 못한 선수이기도 하다. 이만수 역시 선수로서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맛보지 못했지만 SK코치로 우승을 경험한바 있으며, 1985년에는 삼성이 전·후기 통합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SK 와이번스의 박경완

SK와이번스는 포수 출신 박경완(26)이 영구 결번 선수다. 박경완은 ‘원클럽맨’ 선수가 아닌 선수가 영구 결번을 받은 대표적 사례다. 최동원과 양준혁도 팀 이동이 있긴 했지만 사실상 롯데와 삼성에서 커리어 대부분을 보냈고, 팀의 연고지(부산, 대구)에서 자란 프랜차이즈 선수였다. 하지만 박경완은 1991년 쌍방울 레이더스에 입단해 현대 유니콘스를 거쳐 2003년 FA계약을 통해 SK 와이번스에 입단했다. 2013년짜기 SK에서 활약하며 SK의 한국 시리즈 3회 우승에 기여했지만, 쌍방울과 현대 시절에도 임팩트 강한 활약을 했기 때문에 ‘박경완은 SK맨’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포수 최초 40홈런’,‘포수 최초 20-20클럽 가입’등 한국 야구에 굵직한 기록을 남겼다는 점에서 영구 결번의 자격은 충분하다는 게 대다수의 생각이다. 


한편 영구 결번으로 지정된 번호가 다시 쓰이는 경우도 있다. 영구 결번 선수 본인이 다시 친정팀에서 코칭 스태프로 근무하는 경우 예외적으로 자신의 옛 번호를 사용하는 것이 허용된다. 현재 송진우와 장종훈, 이병규는 한화와 LG에서 코치로 근무하며 자신의 선수 시절 번호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선동열은 2012년 기아 감독으로 취임했을 때 자신의 영구 결번 18번 대신 90번을 선택했다.


영구 결번과 별개로 임시 결번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해외 진출이나, 방송 해설 등으로 팀을 떠난 선수, 코치가 복귀하면 다시 자신의 번호를 달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현재 키움(구 넥센) 히어로즈 출신 강정호(16)와, 한화 이글스 출신 류현진(99), LG트윈스 출신 이상훈(47)의 등번호가 임시 결번으로 지정돼있다. 이상훈은 현역 선수는 아니지만 LG트윈스 팬들 사이에선 ‘영구 결번으로 지정해야한다’는 여론이 높을 정도로 뛰어난 성적을 거뒀고, 팀에 대한 충성심 또한 강했다. 2018년을 끝으로 LG 트윈스 코치직을 사임했는데 차명석 LG단장이 ‘언제든 돌아오라’는 의미로 그의 번호를 비워놨다.


임시 결번이 반드시 영구 결번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강정호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한때 뛰어난 성적을 거뒀으나, 음주 운전을 3차례나 저질러 영구 결번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류중일 현 LG트윈스 감독은 과거 삼성 라이온즈의 감독으로 한국 시리즈 4연패를 이끈 바 있다. 삼성은 그가 감독 시절 달았던 75번을 코칭 스태프 최초로 임시 결번 처리했다. 하지만 그가 LG 트윈스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임시 결번 조치 역시 해제됐다. 현재 LG트윈스 주장인 김현수는 과거 두산에서 10시즌 동안 뛰며 빼어난 활약을 보였다. 김현수가 2016년 메이저리그로 진출하자 두산은 그의 등번호 50번을 임시 결번으로 남겨놨으나 이듬해 이영하에게 배정했다. 김현수는 2018년 국내 복귀해 LG에서 22번을 달고 뛰고 있다. 삼성은 ‘돌부처’ 오승환이 2014년 일본으로 진출하자 그의 등번호 21번을 임시 결번으로 지정했었다. 하지만 오승환이 해외 원정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 2015년 말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임시 결번도 해제됐다. 이후 2017년 삼성에 입단한 신인투수 최지광이 21번을 달았으나, 이듬해 최지광이 다른 번호를 배정받으면서 삼성 21번은 다시 주인을 잃었다. 그러다 올시즌 다시 오승환이 삼성으로 복귀하면서 21번을 다시 달게 됐다.


글 jobsN 이준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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