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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름이 왜 거기에…여성 스타들에게 더 가혹한 ‘꼬리표’

‘검색하면 나오는 연관 검색어…내 인생의 주홍글씨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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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설리 사망 이후 연관 검색어 ‘정화 운동’ 펼쳐져
확인되지 않은 허위 정보 및 성적 내용 버젓이 올라와
연관 검색어 대한 포털 차원의 대책 필요하다는 주장 일어

‘설리 사랑해’ ‘설리 복숭아’ ‘설리 고블린’


지난 10월14일 가수 겸 배우 설리씨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생을 마감했다. 이후 팬들은 고인에 대한 연관 검색어 ‘정화 캠페인’을 벌였다. 포털사이트에 ‘설리’를 검색했을 때 고인에 대한 성희롱성 및 가십성 내용이 연관 검색어로 뜨자 이를 없애고 새로운 검색어로 대체하자는 취지였다. 연관 검색어란 네이버, 다음, 구글 등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함께 뜨는 10 여개 키워드들이다. 검색이용 행태, 연관도 등을 분석해 제시하는 자동완성검색어와 비슷한 기능이다.

가수 겸 배우로 활동했던 고 설리씨.

출처인스타그램 캡처

설리씨에 대한 연관 검색어 '정화 운동' 이후의 모습.

출처네이버 캡처

설리씨 사망 이후 누리꾼들의 악성 댓글을 규제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가짜 정보 및 인신 공격성 내용을 담고 있는 포털사이트 연관 검색어에 대해서도 대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털 차원에서 연관 검색어를 생성해내는 알고리즘에 변화를 줘 자극적인 내용은 배제하고 이용자들의 검색 활동에 도움을 줘야 한다는 것이다.


◇ '사고의 수로화' 조장하는 연관 검색어...특히 여자 연예인들한텐 더 '가혹'하기도


대형 포털이 이용자들의 검색 패턴 등을 분석해 추출하는 연관 검색어는 정보 탐색을 돕기 위해 도입된 기능이다. 인터넷 사업자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민간단체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는 연관 검색어에 대해 “사용자가 특정 단어를 검색한 후 연이어 많이 검색한 검색어를 자동 로직에 의해 추출하여 제공하는 서비스”라고 정의 내린다.


위 서비스가 검색 단어에 대한 확장된 주제를 제공하는 동시에 오히려 검색의 폭을 제한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원종원 순천향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연관 검색어의 맹점을 “사고의 수로화”로 표현했다. 물이 물길만을 따라 흐르듯 사고도 포털사이트 위에 고정돼 있는 연관 검색어 키워드들에 따라서만 흐른다는 것이다. 이어 원 교수는 “사람들이 슈퍼마트에 가면 눈에 잘 들어오고 주변에 있는 것들을 쉽게 구매하듯 포털사이트에 접속했을 때도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연관 검색어대로 검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관 검색어'를 검색하면 포털사이트 다음에 뜨는 연관 검색어.

출처다음 캡처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연관 검색어 생성 과정이다. 연관 검색어는 사용자들이 많이 찾은 검색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이때 포털 사이트의 자체 알고리즘을 통해서 자동적으로 생성되기 때문에 검색어 키워드들이 사전에 정제되지 않는 경우가 생긴다. 포털 업체들이 성인음란성 용어, 불법범죄성 정보와 같은 유해 정보를 차단하지만 걸러지지 않은 허위, 가십성 정보는 검색어로 등록된다.


때문에 연관 검색어가 확인되지 않은 정보의 확산에 기여하고 이를 사실인 마냥 낙인 찍는 ‘주홍글씨’ 역할을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4월, 가수 승리씨의 ‘버닝썬’ 사태가 불거진 이후 한 방송은 여배우가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보도를 했다. 누리꾼들은 인터넷에서 '승리'와 함께 여성 연예인의 이름을 인터넷에서 찾았다. 이후 배우 고준희씨가 해당 여배우로 거론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포털 사이트에서는 '승리'를 검색하면 고준희씨 이름이 자동으로 뜨는 연관 검색어로 지정됐다.

배우 고준희씨는 가수 승리씨의 버닝썬 사태 이후 사건에 연루된 배우라는 루머에 시달렸다.

출처TV조선 유튜브, 고준희씨 인스타그램 캡처

이에 대해 억울함을 토로한 고씨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연관 검색어에 제 이름이 오른 것을 본 지인들이 연락을 해왔다”며 “이후 상황은 하루하루 걷잡을 수 없이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었고, 진실과는 다르게 저는 이미 그 사건과 관계된 사람이 되어있었다”는 글을 올렸다. 즉, 개인에 대한 소문이 퍼져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검색을 하면 이 정보가 연관 검색어에 오르고 이후엔 사실인 것처럼 규정돼 일종의 ‘꼬리표’로 남는 것이다.


몇몇 연예인들은 연관 검색어에 성적인 키워드들까지 포함하고 있어 성희롱 등의 2차 피해를 입는 경우도 생긴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여자 연예인들 이름을 포털사이트에 검색하면 ‘몸매’, ‘노출’ 등 키워드들이 연관검색어로 뜨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설리씨 같은 경우에도 ‘3초 삭제 사진’ 등이 올라가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성년자 연예인들을 검색했을 때도 상황이 다르지 않다. 현재 모 아이돌 그룹으로 활동 중인 미성년 여자 아이돌의 이름을 포털사이트에서 찾아본 결과 ‘몸매’와 ‘가슴’이 연관 검색어로 등장하기도 했다. 연관 검색어를 누르면 관련 사진과 영상이 함께 검색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이들의 2차 피해를 야기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


◇ 연관 검색어, ‘잊혀질 권리’ 침해하기도


해외 국가들은 연관 검색어 등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인터넷에 남겨진 개인에 대한 기록을 두고 ‘잊혀질 권리’의 대상이라고 부른다. 잊혀질 권리(Right to be Forgotten)란 인터넷 상에 있는 자신과 관련된 각종 정보의 삭제를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이다. 2012년에 유럽 일반정보보호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GDPR)에서 공식적으로 처음 사용됐다. ‘잊혀질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은 모든 개인이 포털의 검색 엔진으로 인해 사생활 및 인격권을 침해당할 수 있으므로 권리 주장을 통해 자신을 보호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이들은 연관 검색어가 사회의 잘못된 ‘알고리즘 편견(Algorithmic bias)’을 강화하기 때문에 ‘잊혀질 권리’가 실현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외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잊혀질 권리’에 대해 설명하며 “포털사이트 구글의 검색 도구는 자체 알고리즘에 의해 선별된 정보들을 이용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특정 대상을 향한 사회적 선입견이나 편견을 한층 강화 시킨다”고 강조했다.

해외 국가들은 '잊혀질 권리'를 연관 검색어와 연관 짓는다. 왼쪽에 있는 인물은 베티나 불프다.

출처(좌)ARD 유튜브 캡처 (우) 픽사베이 제공

‘잊혀질 권리’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소송전이 벌어지기도 한다. 2012년 9월, 독일의 전 영부인이었던 베티나 불프(Bettina Wullff)가 자신의 이름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연관검색어 85개에 대한 검색결과 삭제를 구글에 요청했다. 삭제를 요청한 검색어는 매춘, 성매매 등에 관한 것이었다.


베티나 불프는 구글 측에 검색어 삭제를 요청하기 전부터 이미 이와 관련한 악성 소문에 시달려 언론인, 블로거 등 30여명을 상대로 소송을 벌여 이에 승소한 적이 있다. 이후 구글은 2012년 11월 검색 결과로 노출되던 ‘매춘’, ‘홍등가’ 등 연관검색어 8개를 삭제했다.


◇가십에서 벗어나 생산성 있는 검색 활동으로


현재 우리나라 포털 업체들은 피해자들을 위한 구제 장치는 마련해놓은 상태다. 내부 프라이버시 센터 등을 통해 당사자가 검색어 삭제나 제외를 요청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KISO는 포털 업체의 요청을 받아 검색어 삭제 심의를 진행한다. 이때 ▶개인정보 노출 ▶허위 사실 적시에 따른 명예 훼손 ▶저작권 침해 ▶불법·선정적인 정보 노출 ▶법원 판결·행정처분 여부 ▶욕설 등 이용자 불편 초래 ▶상업적 남용 등 총 7가지 기준을 사용한다. 검색어를 삭제하고 싶은 당사자는 심의를 신청해 자신의 피해 사실을 소명해야 한다. 이후 포털 업체들이나 KISO는 전체 이용자의 알 권리보다 개별 당사자의 피해가 더 크다고 판단하는 경우에 한해서 연관 검색어를 삭제한다.


하지만 이 같은 대처에는 정보의 확산을 막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연관 검색어로 지정이 됐다는 것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노출이 이루어졌다는 걸 의미한다. 당사자가 삭제 요청을 하더라도 심사 후 검색어를 내리기까지 시간이 소요된다. 거짓 정보나 인신 공격성 검색어들이 이미 공개된 후 삭제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네이버의 '연관검색어 제외 요청란'과 키소 메인 홈페이지.

출처해당 페이지 캡처

전문가들은 대책으로 연관 검색어 시스템의 전면적인 개편을 제시한다. 원 교수는 연관 검색어가 생기는 원리에 대해서 지적했다. 단순히 많은 사람들이 검색했다는 이유로 연관 검색어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것이 아니라 검색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원 교수는 “연관 검색어를 다양한 장르의 정보로 범주를 넓혀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또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연관 검색어를 클릭하지 못하도록 연관 검색어의 위치와 생성 방식을 고치는 것도 해결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한다. 현재 다음과 네이버는 PC 검색 창 상단 영역에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바일 버전에서는 상·하단에 다 두고 있다. 또 네이버는 PC 에서 연관 검색어 우측 상단의 ‘x’ 버튼을 누르면 연관검색어 목록이 닫혀 그 날로부터 7일간 가려진 상태가 유지된다. 연관 검색어 위치를 하단에 고정시키거나 서비스 이용 여부를 선택사항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관 검색어를 이용하고 싶을 때만 쓸 수 있게 하고 다양한 범위와 장르의 검색어들을 연계시켜야 무분별한 연관 검색어로 인한 피해를 막아 이용자들의 검색도 개선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글 jobsN 신재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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