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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인 댓글 테러…‘문근영 티셔츠’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부끄러움에 만든 ‘독도 후드티’ 문근영씨가 입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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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승렬 디자이너
‘DO YOU KNOW?’ 독도 후드티 제작
디자인을 매개로 선한 영향력 발휘하고 싶어

배우 문근영씨가 지난 달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됐다. 사진 속 문근영씨는 왼쪽 상단에 ‘두 유 노 우(DO YOU KNOW)’라는 문장과 지도가 그려진 후드티를 입고 있었다. 문근영씨는 해당 사진과 함께 ‘두유노우(DO YOU KNOW) 독도 캠페인과 함께합니다. 독도는 우리 땅! 독도사랑. 나라사랑. 한국’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일부 일본 팬들은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그들은 ‘당신을 좋아했는데 이건 아니다’, ‘유감이다’, ‘이제 팬 안하겠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결국 한국 누리꾼들과 설전이 벌어졌다. 기사화되면서 화제가 됐고, 덩달아 문근영씨가 입고 있는 후드티도 조명받았다. 일명 ‘독도 후드티’를 어디서 살 수 있냐는 문의가 이어졌다.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10월8일부터 와디즈에서 크라우드 펀딩(자금을 필요로 하는 수요자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불특정 다수 대중에게 자금을 모으는 방식)까지 진행되고 있다.


독도 후드티를 디자인한 사람은 13년차 디자이너 송승렬(39)씨다. 송 디자이너가 독도 후드티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 ‘부끄러움’때문이었다. 다음 시즌 컬렉션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하던 중 독특한 문양의 사진 한 장을 발견했다. “예쁘다”며 자세히 들여다보니 독도 지도였다. 사회 이슈에 관심 많은 편이라고 자부하고 있던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 반성의 의미로 뭘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독도 후드티를 제작해야겠다고 결심했다.

◇ 반성의 의미로 제작한 '독도 후드티’


-자기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13년차 디자이너 송승렬입니다. 2013년부터 캄퍼씨(COMPATHY)라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패션디자이너연합회(CFDK) 이사이자 이상봉 디자이너가 운영하는 고교패션컨테스트 자문위원회로 활동 중입니다.” 

송승렬 디자이너.

출처캄퍼씨 제공

-독도 후드티 제작 계기는 무엇인가요?


“2019년 초에 2020년 S/S(봄/여름) 컬렉션 컨셉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었어요. 인터넷에 물방울 모양 디자인을 찾다가 파란색 배경에 조각들이 흩어진 사진을 발견했습니다. ‘문양이 예쁘네’라고 생각하며 확대해보니 독도 지도였어요. 정말 부끄럽더군요. 혹시 몰라 주변 지인들에게 그 사진을 보여주면서 물었습니다. 전부 독도 지도인 줄 몰랐어요.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치면서 정작 독도가 어디에 위치하고,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게 말이 안되잖아요. 그래서 저같은 사람들에게 독도 지도를 알릴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 제 본업인 옷 디자인을 떠올렸고, 독도 후드티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박지지 작가가 담당한 독도캠페인 패션화보.

출처캄퍼씨 제공

-독도 후드티가 화제가 됐어요. 크라우드 펀딩도 진행 중이시라고요.


“처음에는 판매 목적이 아니었습니다. 소량 생산해 나눔 형식으로 독도 후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려고 했어요. 페이스북에 관련 글을 올렸는데 와디즈 PD가 ‘좋은 일에 동참하고 싶다’며 연락이 왔습니다. 유명 디자이너, 사진 작가분들도 참여하고 싶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점점 규모가 커지게 됐죠. 박지지·송철의 사진 작가가 독도 후드티 화보 촬영을 담당했고, 캠페인 영상은 김승엽 영상감독과 홍현덕 홍스미디어 감독이 도와줬습니다. 게다가 문근영씨가 독도 후드티를 입고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인증 사진을 올리면서 주목받았죠.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사이는 아니고, 주변 지인을 통해 독도 후드티 프로젝트를 알게돼 동참했다고 합니다. 이후 캄퍼씨 제품인게 알려지면서 ‘독도 후드티 를 사고싶다’는 문의를 정말 많이 받았습니다. 응원에 힘입어 10월8일부터 와디즈에서 독도 후드티 크라우드 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크라우드 펀딩 상황은 어떤가요?


“펀딩을 시작한 지 1시간만에 목표액의 1000%를 달성했습니다. 현재까지 2300만원 이상 모였습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관심가져주실 거라고는 예상 못했죠. 며칠 전에는 서울패션위크(SFW·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패션쇼)에 참여하는 디자이너가 독도 후드티 프로젝트 바통을 이어받고 싶다고 연락이 왔습니다. 한국의 다른 유산을 알리고 싶다고 하더군요. 일회적 이벤트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참여해 꾸준히 이어나갈 수 있다면 제 입장에서는 영광이죠.”

송철의 사진작가가 담당한 독도 캠페인 메인화보.

출처캄퍼씨 제공

-독도 후드티 제작시 가장 염두에 두신 부분은 무엇인가요?


“공익 캠페인 옷은 미학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디자인을 굉장히 고민했습니다. 독도 지도를 알리기 위해서는 많은 이들이 입고 다닐 수 있을 만큼 세련 되어야하니까요. 수요가 많은 스타일을 찾아보니 후드티였습니다. 무난하고 간편해 사계절 내내 많이 입더군요. 그래서 후드티 앞면에 독도지도를 삽입하고 그 위에 ‘독도를 아세요?(DO YOU KNOW?)’라는 글자를 적었습니다. 뒷면에는 캄퍼씨의 쌍번개 마크에다 빨간색·파랑색을 입혀 태극 번개를 만들었죠. 구매하신 뒤에는 SNS에 해시태그와 함께 독도 후드티를 인증해달라고 부탁드리고 있습니다. 캠페인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익명성보다 인증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올해 4월에는 공존공영캠페인 ‘DO NOT USE PLASTIC’을 진행하셨죠. 공익 캠페인을 시도하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늘 패션을 매개체로 사회를 이롭게 만드는 데 도움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옷을 통해 돈을 벌어야한다면 이왕이면 좋은 일로 이익을 내고 싶었죠. 우연히 인터넷에서 죽은 고래의 배 안에 플라스틱이 잔뜩 들어가 있는 사진을 봤습니다. 그 전까지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하던 편이라 충격이었습니다. 경각심 없던 스스로가 부끄러웠죠. 독도 후드티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더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싱클레어와 협업해 ‘플라스틱을 사용하지 맙시다(DO NOT USE PLASTIC)’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고객 구매 가격의 10%를 환경재단에 기부하는 형식으로 이뤄졌습니다.  

물론 모든 작업을 공익 캠페인으로 진행하지는 않습니다. 캄퍼씨 브랜드 옷은 요즘 말로 힙(Hip·고유한 개성과 감각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한 디자인들이 많습니다. 공익 캠페인 디자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소구하기 위해 예술성 대신 대중성을 택했다면, 제 브랜드에는 그보다 독특한 옷들이 많죠.”

캄퍼씨는 올해 4월 싱클레어와 협업해 공존공영 캠페인 ‘DO NOT USE PLASTIC’을 진행했다.

출처캄퍼씨 제공

◇ ‘동료 디자이너와 함께 성장하는 사람되고 싶어’ 


-디자이너가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어릴 때부터 옷을 좋아했습니다. 얼마 안되는 용돈을 아껴 매번 새로운 브랜드 옷을 샀죠. 친구들 사이에서 ‘옷 잘 입는 친구’로 통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때 드라마 ‘모델’에서 패션 디자이너라는 직업을 접했고, 그때 꿈을 꿨죠. 그러나 부모님께서 예체능 계열로 진로를 정하는 걸 반대하셨습니다. 의상 디자인학과로 진학하기 위해 입시 미술학원을 다니겠다고 말했다가 정말 혼났죠. 어린 마음에 몇 달간 친구 집으로 가출했습니다. 결국 고집을 못 이기신 부모님 두손 드셨고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본격적으로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어요. 다른 입시생보다 늦게 시작했다는 초조함에 밤새면서 공부한 덕분인지 목표했던 의상 디자인학과에 합격했습니다. 군 제대 이후 홍은주 디자이너의 파리 컬렉션 의상 제작 아르바이트를 제안 받았습니다. 홍은주 선생님은 국내에서 파리 컬렉션을 가장 많이 한 디자이너입니다. 정말 좋은 기회라 생각했죠. 당시 봉제 패턴을 담당했는데 선생님께서 ‘이거 누가했냐’며 솜씨가 좋다고 칭찬해주시더군요. 그때 선생님과 안면을 트게 됐습니다. 이후 학교 선후배와 패션 쇼핑몰을 창업했고, 홍은주 선생님을 찾아가 쇼핑몰 입점을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승낙해주셨습니다. 계속 연이 이어지면서 남성복 객원 디렉터 제안을 받았습니다. 당시 갓 대학을 졸업하고 홍은주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옷을 만든다는 건 엄청난 영광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당돌하게도 ‘남성복 10 벌 만들테니 제 이름도 같이 올려주세요’라고 말했죠. 2007년 10월 서울패션위크 피날레에 선생님과 같이 나갔습니다.”


-그동안의 활동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홍은주 디자이너 브랜드 남성복 객원 디렉터로 데뷔한 후 독립해 8C11C(캄퍼씨 전신)라는 브랜드는 만들었습니다. 저는 홍은주 디자이너 브랜드 디렉터 경력 덕분에 대형 매장에 입점하기 쉬웠지만, 어려움을 겪는 동료 디자이너들이 많았습니다. 돕고 싶은 마음에 디자이너 브랜드 40개를 모아 서울 명동에 ‘프리즘 셀렉트 샵’이라는 편집샵을 열었습니다. 쉽게 말해 제 매장에서 위탁판매를 해준거죠. 이후 서울 명동 눈스퀘어에 위치한 Level 5라는 대형 매장 회장님 앞에서 관련 프레젠테이션을 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신진 디자이너의 투자 가치에 대해 설명드렸죠. 가능성을 눈여겨 보신 회장님이 100개의 브랜드를 모은 ‘LAB 5’를 총괄 기획·운영해보라고 제안하셨습니다. 2010년부터 디렉터로 일하게 됐는데 그때가 인생의 전환점이었습니다. 고등학교 이후 디자이너라는 꿈만 보고 달려왔는데 디렉터라는 더 넓은 분야를 접하게 됐죠. 한번은 LAB 5에 입점해 있던 디자이너가 디자이너 지망생을 데려왔습니다. 가져온 디자인 포트폴리오가 신선해 몇 벌 가져와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의 옷이 정말 잘 팔렸습니다. 그때 ‘자신의 옷을 보여줄 무대만 있다면 신진 디자이너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당장은 힘들더라도 신진 디자이너를 육성하고 지원할 수 있는 매니지먼트 형태의 회사를 만들어야겠다는 목표를 가졌습니다. 이후 디자이너로서 생활을 계속하면서도 같은 디자이너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계속 고민해왔죠.”

-현재 운영하고 계시는 캄퍼씨도 그 일환인가요?


“그렇습니다. 캄퍼씨는 영어로 ‘공감’을 의미합니다. 2013년 캄퍼씨를 시작할 때 당장 매니지먼트 회사를 만들 수 없다면 브랜드 자체를 쇼룸(Show Room·디자이너 제품을 전시하고 편집샵·바이어 등과 연결해 판매하는 비즈니스 공간)으로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브랜드나 디자이너·아티스트와의 협업하면서 그들을 돋보이게 하는거죠. 신발 브랜드인 더스티모브, 의류 브랜드인 싱클레어 등과 콜라보를 진행했습니다. 2016년 말에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하이서울쇼룸(구 차오름) 대표님으로부터 디렉터로 와달라고 요청받았습니다. 디렉터로 일하게 되면 350개 디자이너 브랜드를 관리해야하기 때문에 제 브랜드 운영이 불가능했죠. 2017 S/S 패션코드 컬렉션을 마친 뒤 한참 바쁠 때라 난감했지만 ‘신진 디자이너에게 도움되는 일’이라는 말에 결국 디렉터 업무를 담당했습니다. 하이서울쇼룸이 정상궤도에 오른 2018년에 디자이너로 복귀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디자인 작품으로는 무엇이 있나요?


“캄퍼씨는 주로 활동적인 스트리트 패션을 내세웁니다. 또 남성복과 여성복을 따로 두지 않고 같이 입을 수 있도록 유니 섹스(UNISEX·의상이나 헤어스타일 등에서 성별 구별이 없어진 것)를 지향하죠. 캄퍼씨 브랜드 제품으로 ‘쌍번개 맨투맨’이 가장 유명합니다. 2014년 MBC 무한도전에 유재석씨가 입고 나오면서 히트를 쳤습니다. 이후 유명 연예인분들도 많이 찾으시면서 인기를 얻어 한달 만에 2000장 이상 판매됐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궁극적으로 도움되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공익 캠페인이나 타 브랜드와의 협업을 진행하는 것도 그 일환입니다. 나아가 현재 디자인 업계는 매우 치열합니다. 특히 신진 디자이너의 자생을 기대하기에는 기존 디자이너들이 차지한 공간을 비집고 자리 잡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신진 디자이너를 지원·육성하고 그들 제품을 선보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마치 매니지먼트 회사처럼요.”


글 jobsN 박한솔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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