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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다둥이 아빠인 이동국 선수가 2019년 2월 한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했다. 체험학습 플랫폼을 운영하는 ‘아자스쿨’이다. 아자스쿨은 교육공학 박사인 황선하(48) 대표가 자기반성을 토대로 2016년 창업한 회사다.

“주말마다 아이들하고 체험학습을 하려고 노력했는데, 마땅한 장소를 찾기가 어려웠어요. 한 번은 그동안 어디 어디를 갔나 정리해보니까 6개월 동안 롯데월드만 20여차례 갔더라고요. 스스로 반성했어요. 교육공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교육학과 교수인데도 아이들이 경험할 수 있는 활동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죠.”

반성이 사업의 시작이었다. 황선하 대표는 이후 체험학습 활동에 대한 정보를 찾아봤다. 대충 찾은 곳만 해도 약 1만 곳에 달했다. 체험학습이 아니라 정보가 부족한 것이었다. 체계가 갖춰있지 않다 보니까 사람들에게 활동을 알릴 수 있는 채널이 부재했다. 대중과 체험학습 기관 사이에 정보가 원활하게 흐를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보자 한 게 아자스쿨의 시작이다.

◇1500여 개 체험학습 정보 제공

-아자스쿨이 중개하는 체험학습이 몇 개나 되나.

“현재 아자스쿨 사이트에 약 1500개 정도의 체험학습이 올라와 있습니다. 역사, 문화예술, 과학 IT, 교과연계, 진로 직업, 액티비티, 제주 등의 카테고리로 나뉘어 있습니다. 그중 가장 인기 있는 체험학습은 역사 관련 활동입니다. 부모님들이 역사교육에 대한 부담을 갖고 계시더라고요. 잘못 가르치면 아이들은 그대로 믿으니까 전문가에게 묻고 배울 수 있도록 역사 체험학습을 많이 신청하세요. 또 현장에서 배워서 아이들이 재미있어하고, 국사 교과랑 연계되어 있어 선호도가 높습니다. 이 외에도 액티비티나 드론, 코딩, VR 체험 등이 인기가 많습니다.”

-어떻게 체험학습 정보를 다 찾았나.

“사실 체험학습 정보를 모으고, 사이트에 올리는 과정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원래는 오픈마켓처럼 플랫폼 만들어놓고 체험학습 기관, 업체에 요청하면 콘텐츠를 올려주실 줄 알았어요. 우선 알고 있는 업체들 50군데에 전화해 ‘프로그램을 이메일로 보내주시거나 사이트에 올려주세요’하고 요청했죠. 그런데 35군데에서 팩스를 보내셨어요. 프로그램을 파일로 만들어놓은 것 자체가 없었던 거에요. 디지털화가 안 되어 있었죠.

그래서 팩스를 받아서 프로그램을 다시 재구성했어요. 800개 프로그램을 모아서 시작했는데, 디자인을 다 새로 했어요. 또 아예 프로그램을 새로 만들다시피 한 것도 600개 정도에요. 2016년에 창업해서 2017년 말 베타 서비스를 오픈할 때까지 2년 동안 프로그램을 모으고, 디자인해서 사이트에 올리는 작업을 할 정도였습니다.”

-프로그램을 다시 구성했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

“요즘 부모님들이나 아이들은 교육에 대한 눈높이가 높은 편이에요. 그런데 교육학을 전공하지 않은 분들도 있다 보니 학습적인 측면에서 활동을 구성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저희가 체험학습을 재구성하는 과정을 거치는데요. 예를 들어 깡통을 만드는 활동이라고 한다면, 활동의 교수학습 목표를 세우고 이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배울 수 있는 것, 완성품은 무엇이고 교과랑 어떻게 연계가 되는지 등을 바탕으로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구성합니다.”

◇진로 적성·역량·성향검사 무료로 제공

-막상 가보면 별다를 게 없는 체험학습도 많은데, 체험학습 프로그램에 대한 평가나 자체 검증과정을 거치나.

“먼저 프로그램을 저희 플랫폼에 올리기 전에 체험학습 운영 기관 담당자를 만나서 인터뷰를 진행하고, 맞춤형으로 프로그램을 재편해 올립니다. 교육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서 프로그램을 검수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어요. 체험학습 현장 모니터링은 못 하고 있지만, 홈페이지 댓글, 후기 등을 통해 프로그램 모니터링을 하고 있습니다.”

-가장 반응이 좋은 체험학습은.

“경복궁, 역사박물관 등 역사 체험이 인기가 많습니다. 아이들만 참여하는 게 아니라 가족 다 같이 와서 부모님들도 어깨너머로 배우는 경우도 많아요. 의외로 인기 많은 것 중 하나는 고추장, 된장 등 장 만들기나 요리 수업이에요. 요리 수업을 단순한 음식 만드는 과정이 아니라 종합교육으로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또 몸으로 뛰면서 체험할 수 있는 액티비티 프로그램들도 인기가 많습니다. 요즈음에는, 중학교에서 시행하던 자유학기제가 2018년부터 학년제로 바뀌어서 그런지 학교 단위로 연락이 많이 옵니다. 예산, 학생 수 등에 맞춰서 어떤 학습이 좋을지 추천해달라는 선생님들이 많아졌어요.”

-체험학습 중개 외에 다른 기능도 지원하나.

“체험학습을 하기 전에 진로 적성 검사, 역량 검사, 성향검사를 무료로 해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하는 직업이 A라면, A라는 직업에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고, 대학교나 학과는 어떤 게 있고, 어떤 체험이 있는지 보여주고 있어요. 아이의 희망 진로 등 특성에 맞춰서 체험학습을 선택할 수 있게 하려고 해당 기능을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또 체험학습이 끝나면 보고서를 자동으로 완성해주고 있어요. 체험학습별로 교수학습 목표와 학습 과정을 바탕으로 기본적인 보고서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기본 보고서에 부모 의견까지 덧붙여서 A4 한 장으로 출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이걸 왜 배워야 하고, 뭘 배웠는지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보고서 기능을 서비스하기 시작했어요. 보고서를 바탕으로 아이가 활동을 복기해볼 수 있으니까요. 또 대학에 가거나 취직을 할 때 아이가 스스로 어떤 삶을 살았는지 증명해야 하는데, 아이의 이력이 담긴 보고서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험 많은 아이가 세상을 이끌 것

-현재 사업 현황은.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첫 해에는 매출이 지지부진하다가, 올해들어 상황이 많이 좋아졌어요. 2019년 1월에 500만원 정도 하던 매출이 현재 20배 가까이 늘어났고, 계속해서 성장 추세에 있습니다. 이용자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요. 현재 한 달 약 20만명이 저희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약 30%는 기존에 저희 플랫폼 통해 체험학습을 하셨던 분들이에요. 다시 찾아주시는 분들이 많아 감사하죠.”

-축구선수이자 다둥이 아빠인 이동국 선수가 직접 투자했다고.

“다들 아시다시피 이동국 선수가 다섯 아이의 아빠다 보니 교육, 아이들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투자하고 싶은데 되도록 교육 관련 사업에 투자하고 싶다고 해서 지인이 소개해주셨어요. 2019년 2월 투자를 받았고, 계속 소통을 활발하게 하고 있습니다.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축구교실 형태로 이동국 선수가 직접 참여하는 체험학습을 운영해 볼 계획도 하고 있습니다.”

-최종 목표는.

“제 교육 철학이 ‘경험 많은 아이가 세상을 이끌어간다’입니다. 아이들이 많은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기성세대가 판을 만들어주고, 아이들은 그 속에서 즐겁게 배워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중요합니다. 아이가 참여한 체험학습이 별로면 단순히 그 경험만 망친 게 아니라, 아이가 해당 주제에 대해 관심 가질 수 있는 기회와 미래를 날려버리는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좋은 프로그램들을 중개해 아이들이 저희 사이트를 통해서 많은 것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좋은 체험학습이나 교육을 하는 기관들이 많은데, 영세해서 세상에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들이 많아요. 저희가 발굴해서 그분들과 함께 성장하고 싶어요. 구체적으로는 아자스쿨에서 인기 있는 체험학습을 오프라인 공간에 입장료 내면 모든 프로그램에 다 참여할 수 있고, 끝나면 활동 리포트를 주는 형식으로요. 아직 생각 중입니다.”

-마지막으로 추천하고 싶은 체험학습이 있다면.

“역사와 4차산업혁명, 영어로 하는 직업체험, 전시 큐레이션 프로그램들은 많은 부모님들께서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또 단순한 체험학습이 아니라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들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인어공주의 시각에서 본 아쿠아리움, 1인 크리에이터를 체험할 수 있는 교육, 한옥마을에서 운영되는 캠프, 키즈 클라이밍 등 재미있는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많아요.

스스로 전문가가 아니라고 생각하셔서, 아이들 교육을 부담스러워 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은 것 같아요. 교육기관들 뿐 아니라, 박물관, 미술관, 전시장 등 세상에는 해당분야의 전문가들이 많이 있으니, 부모가 모두 전문가일 필요는 없어요.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많이 배울 수 있도록 아이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아이와 함께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글 jobsN 박아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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