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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3 때부터 준비, ‘유럽 정복’ 앞둔 29살 그녀의 무기는?

내 꿈은 패션으로 ‘유럽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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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세계적인 패션쇼에서 화려한 조명을 받는 장면을 상상하곤 한다. 그런데 현실에서 패션 업계는 진입 장벽이 높다. 생산과 유통을 위해 투자해야 하는 금액이 만만치 않고, 이미 수많은 브랜드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해외 시장을 겨냥해 당당하게 도전장을 내민 사람이 있다.


어릴 때부터 패션 디자이너가 꿈이었던 류송(29)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꿈에 그리던 뉴욕 파슨스 스쿨에 입학했다. 체계적으로 디자인을 공부하던 그는 졸업 후 미국에서 자신의 패션 브랜드 '송류(Song Ryoo)' 를 창업하고 핸드백을 만들기 시작했다. 지난 3월 파리 패션위크에 참가해서 처음으로 자신의 브랜드를 선보였고, 영국 런던의 업체와 첫 계약을 체결했다. 본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2020 시즌 파리 패션위크 참가를 준비하고 있는 그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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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패션위크를 준비중이라고.


“올가을 열리는 ‘2020 S/S 시즌 파리 패션위크’에서 현지 언론과 바이어들에게 본격적으로 우리 제품을 어필하기 위해서 특별한 쇼룸을 계약했습니다. 유력 언론과 바이어들을 초청해서 다양한 제품들을 선보일 예정이에요. 지난봄에 처음 참가했던 파리 패션위크가 송류 브랜드를 발표하는 자리였다면,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사업을 하기 위해서 갑니다.”


- 본인의 브랜드 '송류(Song Ryoo)'에 대해 소개 부탁한다. 

“제 이름을 따서 2018년에 미국 뉴욕에서 창업한 패션 브랜드에요. 제가 직접 디자인한 핸드백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동안 준비 과정을 거쳐서 올해 3월 파리 패션위크에서 송류(Song Ryoo) 브랜드를 처음 선보였어요. 주로 유럽과 미국 시장 공략을 목표로 하고 있고, 올 10월에는 더블류 컨셉(W concept)을 통해 한국에도 런칭할 예정입니다. 미래에는 브랜드를 성장시켜서 제가 디자이너로서 공부해 온 여성복 시장에도 진출하는 것이 제 꿈이에요.” 


- 뉴욕 파슨스(Parsons) 스쿨을 졸업했다고. 언제부터 패션 디자이너를 꿈꿨는지.


“어릴 때부터 패션 디자이너가 꿈이었어요. 그러다 중학교 3학년 때 파슨스라는 학교를 처음 알게 됐어요. 마크 제이콥스, 알렉산더 왕, 도나카란(DKNY), 톰 포드 등 유명한 패션 디자이너들을 많이 배출한 세계 3대 패션스쿨 중 하나였어요. 전 세계에서 온 재능 있는 친구들과 함께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저도 훗날 나만의 브랜드를 런칭하고 저런 동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은 꿈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그때부터 유학을 준비했어요. 고등학교 내내 파슨스를 꿈꾸며 영어를 공부하고 포트폴리오도 준비했어요. 결국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가서 파슨스 스쿨 입학에 성공했습니다. 패션 디자이너로서 첫 번째 꿈을 이룬거죠.”


- 파슨스 스쿨에서 공부해보니 무엇이 다르던가.


“제가 느낀 파슨스 디자인 스쿨은 학교라기보다는 성과급을 많이 주는 야근 많은 기업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아직 배우는 학생들이지만, 1학년 때부터 교수님들이 엄청난 과제를 내주고 엄격한 프로페셔널리즘을 요구해요. 워낙 혹독하게 교육하는 곳으로 유명하기 때문에 파슨스로 온 학생들은 이미 각오가 돼 있는 친구들이에요. 야망 있고 개성 강한 친구들도 많았어요. 잘하는 친구들에게 주는 인센티브도 무궁무진했습니다. 교수뿐 아니라 학교에서도 여러 방면으로 패션 업계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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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됐는지.


“패션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했을 때부터 내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꿈은 가지고 있었어요. 그러다 파슨스 스쿨 졸업 당시에 구찌, 생 로랑, 발렌시아가 등이 속해있는 케링 그룹이 주관한 경연 대회에 출품했는데 파이널 리스트로 선정되면서 미국 보그에 인터뷰 기사가 나간 적이 있어요. 그걸 보고 해외 바이어와 스타일리스트, 잡지사 등에서 다양한 제안이 들어왔습니다. 그때 내가 디자인한 제품이 경쟁력이 있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구체적으로 개인 브랜드 사업을 계획하기 시작했어요.”


- 여성복 디자인을 전공했다고 들었는데, 왜 사업 아이템으로 핸드백을 선택했는지.


“여성복을 전공했지만 원래 액세서리에도 관심이 많았어요. 학교에서 핸드백이나 신발 디자인 같은 액세서리 수업을 많이 들었습니다. 뉴욕에서 창업을 하기 전에 브랜드 런칭을 먼저 했던 선배나 친구들을 찾아다녔어요. 노하우를 듣기 위해서였죠. 그런데 패션 업계에 진출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느꼈어요. 미국과 유럽의 거대 시장에서 디자이너 브랜드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생산과 마케팅을 위한 막대한 자본과 인프라가 필요했습니다. 작게 시작해서 해외 시장을 노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그때 생각한 게 가방 아이템이었어요. 핸드백 컬렉션은 옷에 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아요. 사이즈 구별이 없고 계절에 민감하지도 않아서 재고 관리하는데 비용이 적게 들죠. 사람의 몸을 기반으로 디자인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옷이나 신발에 비해서 디자인적인 제약이 크지 않아요. 가방은 좀 더 과감한 스타일로 연출해도 부담되지 않는다는 인식도 있어서 디자인 요소를 많이 넣을 수도 있죠. 그래서 가방을 아이템으로 브랜드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 창업 준비 과정이 궁금하다.


“파슨스 스쿨을 졸업할 당시 경연 대회가 끝나고 바이어들에게 연락이 많이 왔어요. 그래서 자신 있게 미팅을 진행했는데, 바이어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니 디자이너의 작품과 시장에 내놓는 상품은 많은 차이가 있다는 걸 느꼈어요. 디자이너들의 과한 디자인은 소비자들이 입을 수 있게 바꿔야 하는 단계가 필요했던 거죠. 제가 준비를 제대로 하고 사업을 시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이어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사업을 준비하기 하기 시작했어요.


우선, 해외에서 런칭하지만 핸드백 생산은 한국에서 하기로 결심했어요. 제가 한국인이기도 하고 패션의 도시 뉴욕에서 실제로 한국의 우수한 기술을 직접 보고 느꼈거든요. 한국의 생산 기술을 해외 시장에 어필하고 싶은 바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으로 와서 제가 원하는 수준만큼 만들 수 있는 공장을 찾아다니기 시작했어요. 한국에서 40년 이상 가방을 만들어온 장인들을 찾아가서 샘플 개발을 했어요. 품질만큼은 확실한 제품을 선보이고 싶어서 송류와 가장 스타일이 맞는 공장을 찾는데만 몇 개월이 걸렸습니다.”

제품카탈로그촬영중.

출처본인 제공

- 창업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나


“창업을 하는데 유학을 지원해주신 부모님의 도움을 다시 받을 수는 없었어요.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창업 프로그램을 적극 이용했습니다. 우선 청년창업자금을 대출받았어요. 그리고 올해는 청년창업사관학교에서 우수 창업자로 선정돼서 1억원을 지원받기도 했습니다.”


- 미국 뉴욕을 베이스로 브랜드를 런칭했는데, '송류(Song Ryoo)'가 목표로 하는 시장이 어디인가.


“올해 3월 프랑스에서 열렸던 파리 패션위크에서 송류(Song Ryoo) 브랜드를 런칭했어요. 저의 첫 컬렉션을 바이어들에게 선보이는 자리였기 때문에 판매보다는 바이어들에게 브랜드를 선보이면서 디자인에 대한 피드백을 듣고 싶었습니다. 다행히 반응이 좋았어요. 운 좋게 첫 시즌에 영국 업체와 계약을 맺고 런던에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최근에는 뉴욕 소호에 있는 편집매장에서도 팝업 스토어를 진행중이에요. 아직 시작 단계지만 지속적으로 유럽과 미국 시장을 공략해서 판매처를 늘려가고 싶어요.”


- 주로 해외 시장을 목표로 하는 이유가 있다면.


“해외에서 디자인을 공부하다 보니 해외 시장에서 널리 소비되는 한국의 패션 브랜드가 많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 다니면서 늘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든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선 제가 원하는 시장을 목표로 거래처를 만들고, 유럽과 미국에서 실제로 소비되는 브랜드로 키워가는 게 꿈이에요. 파리의 르봉마르셰나 런던의 하비니콜스 백화점에 입점하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마케팅이 될 수 있으니까요.”


- 송류 핸드백의 특징은 무엇인가.


“송류 가방들은 엄선된 이태리 고급 가죽으로 40년 이상 경력의 국내 장인들이 애착을 갖고 만든 제품이에요. 디자인뿐 아니라 가격 대비 품질 면에서 제 스스로 자부심이 큽니다.


디자인은 유행을 따라 하기보다는 정식의 디자인 코스를 밟아서 만들었어요. 저만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제품들일 거예요. 깔끔한 미니멀리즘을 추구했어요. 미니멀리즘의 틀 안에서 나만의 디자인 요소들을 넣고 싶었습니다.


파리 패션위크 송류 첫 컬렉션에서 시그니처 백으로 선보인 오스백은 제가 가장 오랜 시간 공들인 가방이에요. 파슨스 재학 당시 이탈리아에서 가장 큰 국제박람회 리네아펠레가 주최한 경연 대회에서 선정돼서 첫 프로토타입을 만든 이후로, 시장에 맞게 디자인을 계속 수정하고 수없이 많은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힘들게 나온 가방이라 개인적으로는 가장 애착이 가는 가방입니다.”

창고정리중.

출처본인 제공

- 한국에서도 런칭하나.


“뉴욕을 베이스로 해외 시장을 발굴하느라 국내 런칭은 엄두를 못 내고 있었는데, 주변에서 송류 핸드백을 보거나 소문을 듣고 구매를 원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예상보다 빨리 국내에 런칭하게 됐습니다. 10월부터 더블류 컨셉(W concept) 유통 채널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합니다. 국내에 내딛는 첫발이기 때문에 반응이 무척 궁금해요.”


- 현재 송류의 매출은 어느정도인지.


“올해 3월에 첫 런칭을 한 이후로 해외 바이어들에게 먼저 선보이며 수출을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까지는 1억원 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번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해외 온 오프라인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이번에 방문하는 2020 시즌 파리 패션위크에서 적극적으로 세일즈를 할 생각입니다. 곧 국내 판매도 앞두고 있어서 내년 상반기에는 5억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 바쁠 것 같다. 하루 일과는.


“아침 9시에 사무실에 출근하면 저녁까지 일하고 합니다. 아직 회사가 작다 보니 제가 봐야 할 일들이 무척 많거든요. 점심 먹을 시간도 없는 경우가 많죠. 요즘은 주말에 쉬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결국 주말에도 집에서 일하게 되더군요. 얼른 회사가 성장해서 업무는 직원들에게 맡기고 맘 편히 디자인에 전념하고 싶어요. 하하.”


- 취미가 무엇인가.


“집 보러 다니는 게 취미에요. 부동산을 보러 다니는 건 아니고요, 디자인 차원에서 내부 인테리어를 구경하는 걸 좋아합니다. 집의 크고 작은 공간들이 어떻게 나뉘어 있는지 보는 것이 즐겁고, 어떻게 꾸며져 있는지 보는 게 재밌어요.”


글·사진 오종찬
jobarajob@naver.com
CC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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