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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즐겁게 해주기가 특기인 제약사 직원이었습니다

조회수 2020. 9. 24. 15:3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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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은 포상휴가에 안 데려간다는 회사 규정에 개그 칼 갈았다는 이 사람

“사장님 나빠요~!” 2004년 폭소클럽에서 개그맨 정철규 씨가 만든 유행어다. 정철규는 외국인 노동자 캐릭터를 연기했다. 악덕 사업주를 풍자하는 개그로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 유행어처럼 직장에서 “사장님 나쁘다”며 1인 시위를 하다 해고당한 개그우먼이 있다.


바로 안영미다.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캡처

9월23일 KBS 예능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한 안영미는 회사생활에 대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그는 방송에서 “데뷔 전 섬유공장에서 경리로 일했다”고 벍혀 주위의 놀라움을 샀다. 안영미는 2004년 KBS 19기 공채 개그맨으로 개그계에 입성해 15년 넘도록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는 “다른 공장에 다니는 친구가 토요일에 쉰다길래 부러워 사장님에게 ‘할 일 없는데 일찍 끝내주면 안 되냐’고 물었더니 거절당했다”고 회상했다. 이후 1인 시위에 돌입했다고 한다. 안영미는 "삐쳐서 점심을 먹지 않고 책상에 엎드려 있었다. 그러니까 사장이 해고하더라."라고 말했다. 안영미처럼 개그우먼 중에는 의외로 과거에 직장생활을 해봤다는 이들이 있다.

KBS 개그콘서트 캡처

홍현희는 미국계 글로벌 헬스케어 회사 박스터코리아 CS팀에 근무했다. 약품의 주문처리·재고관리 등을 담당하는 업무였다. 또 아픈 환자들의 애로사항을 해결해주는 일도 맡았다. 그녀는 이력서 특기란에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를 적어 냈다고 한다. 면접장에서 홍현희의 특기를 본 면접관은 “웃겨볼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성대모사로 면접 시간 내내 면접장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입사 후에도 그녀의 끼는 유명했다. 연말 사내 파티 노래자랑대회에선 늘 1위를 거머쥐었다. 주위에선 개그맨 해보라는 말을 했다. '한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2007년 회사 점심시간을 틈타 SBS 개그맨 공채시험을 치렀다. 결과는 합격이었다.

tvN 문제적 보스 캡처

그러나 처음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던 것은 아니다. 무명 개그맨 생활을 견디지 못했던 때도 있었다. 1년 반 만에 예전에 다니던 제약회사에 계약직으로 재입사했다. 그러나 개그의 꿈을 버리진 못했다. 반드시 개그로 성공하겠다 다짐한 사건도 있었다. 홍현희는 “어느 날 회사에서 포상휴가로 직원들을 해외여행을 보내주는데 계약직은 안 데리고 갔다”며 “개그맨으로 성공해야겠다 다짐하고 두 번째 사표를 냈다”라고 했다.


이후 다시 무대를 찾은 홍현희는 비정규직의 차별을 풍자한 개그투나잇의 ‘더 레드’ 코너로 스타덤에 올랐다. 한때 소아병동 웃음치료 강사를 꿈꿨다는 홍현희. 이젠 직장인 시절보다 훨씬 많은 이들에게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SBS 개그투나잇 캡처

개그우먼 심진화는 모텔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어려운 가정 형편 탓에 중학생 때부터 신문배달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아버지는 일용직 노동자를 고용하는 사장이었다. 일요일엔 아버지와 함께 출근해 벽돌을 나르고 모래 치기를 하며 도왔다. 고깃집 식당에서 고기 서빙을 한 적도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직장은 모텔이었다고 한다. 심진화는 2017년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해 모텔 알바 에피소드를 털어놓았다. 그는 “대학생 때 학비를 벌기 위해 했던 모텔 알바를 했다”며 “크리스마스나 연말에 손님이 밀려오면 내가 자고 있던 방까지 내줘야 했다”고 말했다.

심진화(@shimjinhwa) 인스타그램, MBC 라디오스타 캡처

“대학생 때 학비를 벌기 위해 했던 모텔 알바를 했다. 크리스마스나 연말에 손님이 밀려오면 자던 방까지 내줘야 했다. 대한민국 웬만한 남자들보다 성인 비디오를 많이 봤을 것이다. 청소를 마친 뒤엔 텔레비전 채널이 성인채널에 맞춰져 있는지 확인해야 했다. 손님이 TV를 틀면 바로 성인채널이 나오도록 하는 게 모텔의 룰이었다" 모텔 청소·고기집 서빙 등 궂은일을 하면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2003년 SBS 7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했다. 최근까지도 유명 개그우먼으로 방송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헬스걸’ 이희경은 학생 시절 정치 분야에 관심이 많았다. 2003년 경희대 국제학과 입학해 

1학년 과대표·2학년 학부 부학생회장·3학년 학부 학생회장을 맡았다. 대학 졸업 후 관심사에 맞춰 여러 NGO 단체에서 활동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아름다운 재단’에서 3개월 인턴으로 근무한 적도 있다고 한다.

이희경(@leeheekyung.i2) 인스타그램 캡처

그러나 곁에서 지켜본 정치인의 삶은 생각했던 것과 크게 달랐다. 이후 NGO 단체를 나와 무슨 일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했다. 부모님 식당에서 일손을 돕던 중이었다. 대학로의 한 극단 실장으로부터 연극 무대에 서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이희경은 우연히 선 연극 무대에서 즐거움을 느꼈다. 극단 생활을 하면서 개그우먼 시험을 준비했다. 2010년 KBS 25기 공채 개그맨으로 정식 데뷔했다. ‘헬스걸’ 코너에서 38kg을 감량해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밖에도 EBS 라디오 영어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활동하기도 했다. 최근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유학 생활을 하고 있다. 유학 생활을 하고 있는 근황을 SNS와 유튜브로 알려 많은 이들의 응원을 받고 있다.

KBS 개그콘서트 캡처(왼쪽)홍현희(@hyunheehong) 인스타그램 캡처(오른쪽)

조용히 직장생활을 하기엔 넘치는 끼와 톡톡 튀는 개성을 가진 개그우먼들. 대한민국 최고의 개그우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웃음 코드를 만들 수 있었던 비결은 평범한 직장생활을 경험해봤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글 jobsN 김지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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