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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굵게 하고 싶었어요”…여고생 전설의 최신 근황

쇼트트랙 전설에서 이제는 지도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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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쇼트트랙 국가대표 진선유
한국 여 쇼트트랙 최초 올림픽 3관왕
선수에서 해설위원, 코치까지

최근 유튜브를 통해 1990년대 SBS 인기가요 스트리밍 영상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핑클’, ‘룰라’ 등 당시 인기 가수들 무대 영상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영상 타임머신’은 가요에만 국한되지 않고 스포츠로도 넘어갔다. 사람들은 과거 스포츠 명장면을 찾아본다. 이에 따라 스포츠 명장면만을 올리는 채널들도 증가했다. 그중 13년 전 경기임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사람들이 찾아보는 영상이 있다.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 영상이다. 조회 수 37만회를 기록한 한 영상에는 총 229개의 댓글이 달렸다. 그리고 댓글에선 대부분 한 선수를 언급하고 있었다.


세계선수권 3년 연속 개인종합 우승, 동계 올림픽 3관왕, 세계랭킹 1위. 이 모든 것은 댓글에서 언급된 한 선수를 설명하는 말이다. 초등학교 방학 때 우연히 스케이트 특강을 듣고 쇼트트랙을 시작한 그는 몇 년 뒤 대한민국 쇼트트랙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선수가 된다.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1000m, 1500m, 3000m 계주 경기에서 모두 금메달을 땄다. 여자 쇼트트랙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3관왕을 차지했다. 이 기록은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진선유 코치.

출처진선유 코치 제공

그러나 그는 부상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이른 2011년, 24살에 짧고 굵은 선수 생활을 끝냈다. 선수 생활엔 마침표를 찍었지만 얼음 위를 완전히 떠난 건 아니다. 모교로부터 코치 제안을 받아 현재는 단국대학교에서 쇼트트랙 코치로 후배 양성에 힘쓰고 있다. 2017년, 2018년엔 아시안게임과 동계올림픽에서 쇼트트랙 해설위원을 맡기도 했다.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에서 이제는 지도자가 된 진선유(31) 코치다.


◇ 선수에서 지도자로


- 은퇴한지 8년이 지났다. 어떻게 지내고 있나.


“2011년 동계체전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했다. 은퇴 후 바로 모교인 단국대학교에 들어가 코치로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있다.”


- 은퇴를 일찍 했다고 아쉬워하는 사람들도 많다. 본인의 생각은 어떤가.


“원래 운동을 짧고 굵게 하고 싶었다. 운동이 힘들기도 하고 이런저런 일을 많이 겪어서 운동을 오래 하고 싶진 않았다. 그런 생각이 있던 찰나에 부상을 당했다. 회복이 쉽지 않아 옛날만큼 기량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다른 분들이 생각하기엔 빨리 은퇴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나는 적정한 시기에 했다고 생각한다.”


- 코치를 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모교에서 코치를 해보면 어떻겠냐는 제의가 왔다. 그전까지 아이들을 가르친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다. 누굴 지도하는 법도 잘 몰랐고 낯을 가리고 앞장서는 걸 안 좋아하는 성격이었다. 그런데 코치 일을 하는 것이 학교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또 쇼트트랙은 계속해 온 것이기에 한편으론 자신 있었다. 주변에서도 많은 지지와 응원을 해주셔서 코치를 시작하게 됐다.”

진선유 코치가 후배들을 가르치는 모습.

출처진선유 코치 제공

- 코치로서 후배들을 육성하는 건 어떤가.


“희노애락을 모두 느끼는 것 같다. 선수들이 노력한만큼 성적이 안 나올 땐 나도 안타깝고 아쉽다. 그러나 성적이 잘 나왔을 땐 또 그만큼 기쁘다.”


- 선수 생활과 코치 생활에 차이가 있다면.


“선수는 몸이 힘든 반면에 지도자는 몸과 정신이 힘들다. 선수는 자기 자신만 챙기면 되는데 지도자는 전체를 챙겨야 하지 않은가. 그런 부분이 선수랑 코치가 다른 점인 것 같다. 선수 시절에는 코치가 이렇게 어려운 건지 잘 몰랐다.”


- 현재 가르치는 후배들 중 기대되는 사람이 있다면.


“현재 재학생으론 김건희 선수가 다음 베이징 올림픽에서 제일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도 충분히 가능성 있다고 생각한다.”

진선유 코치가 후배들을 가르치는 모습.

출처진선유 코치 제공

- 코치로서 강조하는 부분이나 철학이 있다면.


“운동선수한테 운동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는 무엇보다도 인성을 강조한다. 평생 선수를 할 것도 아니고 사람이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모르지 않나. 그래서 앞으로 무슨 일을 하든 됨됨이가 괜찮은 사람이어야 도와주고 이끌어줄 마음이 생길 거 같아서 인성을 강조하는 편이다. 가르치는 후배들한테도 항상 인성을 강조한다.”


 - 코치로서 뿌듯했던 순간은.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냈을 때도 뿌듯하지만 나에게 감사하다고 고맙다고 인사를 할 때가 가장 뿌듯하다. 내가 후배들한테 좋은 영향을 주고 도움이 된 것 같기 때문이다. ” 


◇ 아시안 게임·올림픽 해설위원


- 2017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해설을 맡았다. 직접 섭외가 왔나.


“그렇다. KBS 아는 기자분한테 해설을 해보지 않겠냐 연락이 왔다. 그 말을 듣고 첫 마디가 ‘저 인터뷰 하는 거 아시잖아요’였다. 왜냐하면 카메라 앞에서 말을 잘 못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자신이 없었는데 주변에서 잘 할 수 있다고 용기를 북돋아 줬다. 학교 감독님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다 하셔서 해설에 도전하게 됐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에서 해설을 맡은 진선유 코치(가운데), 이재후 아나운서(왼쪽), 이정수 선수(오른쪽).

출처진선유 코치 제공

- 해설을 맡았을 때 기분이 어땠나.


“삿포로 동계 아시안게임 때는 해설이 처음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 그리고 해설을 잘하지 못했던 것 같다. 현장에서 보는 게 아니라 해설진들도 시청자들과 똑같이 비디오를 보면서 해설을 하다 보니 현장감도 떨어졌다. 또 긴장했는지 하필이면 해설 전에 감기에 걸렸다. 그래서 당시엔 해설 때문에 욕도 많이 먹었다. 그런데 평창 올림픽 때는 삿포로 아시안 게임 때와는 다르게 직접 현장에서 보면서 해설을 했다. 그래서 좀 더 실감 나는 해설을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시안게임 때 보단 해설을 잘하지 않았나 싶다.”


- 해설에 어려운 점이 있었다면.


“선수들 이름 외우는 게 어려웠다. 외국인 선수 같은 경우 이름이 긴 경우가 많아 말이 빨리 나오지 않았다. 또 쇼트트랙은 전문용어가 있다. 그런데 해설에선 전문용어를 쓰면 안 돼서 힘들었다. 시청자들이 알 수 있는 용어를 써야 하니까 전문용어를 쉽게 풀어서 해설하는 게 힘들었던 것 같다. 말실수를 할까봐 늘 조심스러웠던 것도 있다.”


◇ 쇼트트랙 계의 ‘전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경기 결과.

출처Olympic 홈페이지 캡처

- ‘진선유 선수’하면 토리노 올림픽을 빼놓을 수 없다. 여자 쇼트트랙 역사상 최초 동계 올림픽 3관왕을 했다. 당시 기분이 어땠는지.


“그때는 금메달 하나가 목표였다. 당시 첫 경기가 500m였다. 연습할 때 컨디션도 괜찮았고 500m는 기록이 잘 나와서 기대를 했던 종목이었다. 그런데 500m 경기를 망쳤다. 첫 종목을 망하다 보니 ‘이번 올림픽 망했구나’라 생각했다. 그런데 두 번째 종목인 1500m에서 첫 금메달을 땄다. 그리고 1000m, 3000m 계주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솔직히 조 운도 좋았고 당시 운이 잘 맞았던 것 같다. 얼떨떨하고 좋았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당시 진선유 코치.

출처진선유 코치 제공

2006년 토리노 올림픽 3000m 계주 시상식.

출처조선닷컴 제공

- 결승선 통과했을 때 짜릿했을 것 같다. 무슨 기분이었나.

“ ‘나 1등이네’, ‘1등이다’ 이런 느낌이었다. 사실 토리노 올림픽 당시 어려서 세리머니를 너무 약하게 했다. 세리머니가 안 멋있다. 당시엔 힘든 게 우선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지금 보면 그런 부분이 아쉽다.”


- 올림픽 당시 가장 힘들었던 경기가 있다면.


“1000m 경기가 가장 힘들었다. 제일 마지막 경기였는데 체력적으로 지쳐 있던 상태였기 때문이다. 1000m 경기하기 며칠 전에 계주 경기가 있었다. 계주가 많이 부담됐었다. 마지막 주자기도 했고 개인 종목에서 금메달을 땄는데 계주에서 메달을 못 딸까봐 걱정했다. 계주 경기가 끝나고 긴장이 풀렸는지 마지막 경기인 1000m 때는 체력적으로 제일 힘들었다.

진선유 코치의 스케이트화, 토리노 올림픽 금메달.

출처진선유 코치 제공

- 쇼트트랙을 하게 된 계기가 있나.


“어머니가 운동을 좋아했지만 잘하지 못했다. 그래서 내가 운동을 하길 바라셨다. 쇼트트랙 하기 전에는 수영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초등학교 1학년 방학 때 우연히 학교에서 스케이트 특강이 있었다. 그 특강을 듣고 수영에서 스케이트로 바꿨다. 수영보다 스케이트를 더 좋아했기 때문이다.” 


- 선수시절 하루에 운동을 얼마나 했는지 궁금하다. 


“운동이라고 하면 보통 스케이트 훈련과 지상 훈련을 한다. 지상 훈련은 웨이트 훈련, 사이클 훈련, 인터벌 훈련, 체력 훈련, 기술 훈련을 말한다. 많이 할 때는 새벽에 두 시간 스케이트 타고 오전에 두 시간 지상 운동 하고 오후에 다시 두 시간 스케이트 타고 두 시간 지상 운동 하고 그랬다. 야간까지 운동하기도 했다. 선수촌에 있으면 거의 밥 먹고 운동하는 수준이다. 눈 뜨면 밥 먹고 운동하고 그랬다.”


- 선수로서 힘든 점도 많았을 것 같은데.


“훈련이 힘든 것도 힘든 거지만 훈련한 만큼 결과가 안 나왔을 때, 생각한 것보다 결과가 안 나왔을 때 힘들었다. 부상에 대한 두려움도 있다. 쇼트트랙을 타면서 코너를 돌다 보면 원심력이 생기는데 그때 넘어지면 아프다. 빙상에서 넘어지면 인대도 쉽게 늘어나고 뼈가 부러지기도 한다. 쇼트트랙 특성상 한번 넘어지면 크게 다치는 편이라 부상에 대한 두려움도 늘 있었던 것 같다. 다른 선수들도 마찬가지일거다.”


- 앞으로의 목표가 있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지도자로서든 뭐든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또 앞으로 코치 일도 계속 하고 싶다.”


글 jobsN 장유하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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