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못하는 유튜버들의 고민, 24시간안에 완벽 해결

조회수 2020. 9. 24. 15:56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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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영상이라도 24시간 안에 7개국어로 자막 달아드립니다"
콘텐츠만 잘 만들어주세요. 영어를 할 줄 몰라도 괜찮습니다. 번역은 저희가 책임질게요.
아는형님·마마무·다비치 등 영상에 다국어 자막 지원
해그린달 등 한국인 유튜버 글로벌 시장 진출 도와줘

보이스루는 2018년 8월 문을 연 영상 번역 스타트업이다. 주요 고객은 유튜버와 MCN(Multi Channel Network·다중 채널 네트워크) 기업이다. 외국인이 한국인 유튜버의 영상을 보려면 자막이 필요하다. 보이스루는 영상 길이와 상관없이 24시간 안에 자막을 만든다. 한국어·영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인도네시아어·스페인어 7개 국어 서비스를 한다. 자막 제작으로 언어의 장벽을 낮춰 콘텐츠크리에이터가 세계적인 스타로 성장하게 돕겠다는 이상헌(28) 대표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출처: 보이스루 제공
이상헌(28) 대표.

-이력을 간단히 소개해달라.


“연세대학교에서 응용통계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했어요. 원래 기계학습과 인공 지능에 관심이 많았죠. 캐나다 인공지능 스타트업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적도 있어요. 공부도 좋지만, 내가 아는 기술을 활용해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재학 중 창업동아리에 들어갔죠.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만난 친구들과 팀을 꾸려 사업을 구상했어요. 2018년 6월 창업하고 자막 제작 플랫폼 ‘자메이크(JAMAKE)’를 만들었습니다.”


-창업 계기는.


“대학생 때 청각장애인 친구가 있었어요. 수업을 들을 때 자원봉사자가 옆자리에서 대신 필기를 해줬죠. 그런데 문제가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자원봉사자가 비전공자면 필기 완성도가 떨어졌어요. 사람인지라 강의 중 놓치는 부분도 있었고요. 음성인식 기술을 활용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동 대필 서비스를 개발했어요. 마이크로 교수님의 목소리를 인식해 글자로 옮겨주는 기술이었죠.  


그런데 생각만큼 정확도가 높지 않았어요. 일단 대본을 읽는 게 아니라서 비문이 많았습니다. 교수님이 말을 더듬거나 다른 소음이라도 있으면 인식률이 떨어지더라고요. 이런 문제가 없는 시장이 있을까 찾다가 온라인 강의를 발견했어요. 온라인 강의는 일단 음질이 현장 강의보다 정제되고 깨끗하잖아요. 소음도 없고요. 글자로 옮겨주는 작업만 하다가 이제는 번역까지 같이하는 거죠.”

출처: 해그린달 유튜브 캡처
유튜버 해그린달 영상에 들어간 자메이크의 자막. 러시아어 자막이 나오고 있다.

-영상 번역 과정이 궁금하다.


“전사(轉寫)·검수·번역·감수 4단계가 있어요. 전사는 음성을 글로 옮겨 적는 거예요. 인공지능과 사람이 함께 하죠. 그리고 제대로 옮겨 적었는지 검수합니다. 그 뒤에 다른 언어로 번역해요. 감수는 번역이 잘 됐는지 확인하는 단계고요. 사람마다 번역 스타일이 다르니 통일하는 과정이죠. 영상 길이가 1시간이면 5분 단위로 나눠 작업해요.


번역은 크라우드 소싱(crowd sourcing) 방식으로 해요. 크라우드 소싱이란 기업 활동 일부에 대중을 참여시키는 거예요. 1300명가량이 작업하고 있어요. 시험에 합격한 사람에게만 검수 자격이 주어집니다. 작업이 있을 때마다 선착순으로 일감을 가져가요. 그런데도 사람이 하는 일이라 어쩔 수 없이 오류가 생겨요. 엉뚱한 말로 번역했다든가, 빠뜨리고 번역을 안 한 부분이 있죠. 이런 건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 기술로 잡아내고 있습니다. 작업을 많이 하는 분은 한 달에 500만원 정도 가져가요. 외국어를 잘하는 한국인도 있고,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도 있죠.”


-자메이크만의 장점은.


“자메이크를 내놓기 전까진 영상 번역 단가가 꽤 비쌌어요. 1시간 분량 영상을 번역하는 데 200만원 정도였죠. 번역까지는 일주일 정도 걸렸습니다. 우리는 영상이 아무리 길어도 24시간 안에 번역합니다. 비용도 저렴해요. 어떤 언어 든 36만원을 넘지 않죠. 외국 구독자가 생기려면 우선 유튜브에서 영상을 추천해줘야 해요. 이때 영상 제목에 관한 설명과 외국어 자막이 있어야 해요. 영상을 올린 지 48시간 안에는 이 작업이 끝나야 해요. 자막이 있어도 외국인이 많이 봐야 팬이 생기는 거잖아요. 그러니 24시간 안에 만드는 거죠. 

보이스루 제공

자막을 만들 뿐 아니라 직접 반영도 해줍니다. 작업이 한밤중에 끝날 수도 있으니까요. 계정 정보를 알려주지 않아도 자막 업로드 권한만 받으면 할 수 있어요. 유튜버는 따로 할 일이 없죠. 단순히 제목 설명하고 자막 넣어주는 것만 하는 건 아니에요. 어떻게 하면 유튜버가 전 세계에서 구독자를 끌어모아 성공할 수 있을지 고민해요. CJ ENM에서 운영하는 크리에이터 전문 채널 DIA TV와 실험해봤어요. 유튜버 20명가량을 뽑아 3개월 동안 자메이크를 활용해 외국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게 키워봤죠. 다른 유튜버보다 7배 빨리 성장하더라고요. 물론 다 성공할 수는 없겠죠. 다만 외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을 높여줄 수는 있습니다.”


-매출이나 고객사 현황은. 


“지금까지 유튜버 900명 정도와 작업했어요. 아는형님·마마무·다비치·이사배·트위티·심으뜸·헤이즐·김가을·정선호·이유안·해그린달 등의 영상에 자막을 넣었죠. DIA TV·샌드박스·레페리·글랜스TV·스브스뉴스 등은 기업고객입니다. 올해 하반기 목표 매출은 1억원이에요.


자메이크를 만나 성공한 유튜버를 꼽자면 해그린달이 있어요. 우리와 함께한 지 3개월 만에 구독자가 수천에서 70만명으로 늘었어요. 러시아 등 외국 구독자가 많아요. 영상미가 뛰어나서 외국인도 좋아하거든요. 유튜버 챙잇뷰티는 우리가 먼저 자막을 넣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어요. 성장 가능성을 봤거든요. 그때는 구독자가 1000명쯤이었나 그랬어요. 지금은 10만명을 바라보고 있죠. 영상을 한국인보다 일본인이 더 많이 볼 정도예요.”

보이스루 제공

-사업하면서 겪는 애로사항은.


“자막 제작 의뢰가 들어오면 24시간 안에 만들어야 해요. 그런데 갑자기 고객이 몰릴 때가 있어요. 병목 현상이 일어나는 거죠. 가끔 작업할 사람이 부족할 때가 있어요.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기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계획은.


“잠재력 있는 유튜버가 세계 시장에서 ‘대박 나게’ 돕고 싶어요. 그래서 영상 번역뿐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어요. 콘텐츠 소재를 추천하거나, 직접 소재도 개발하는 거죠. 궁극적인 목표는 유튜버의 성장에 관한 전반적인 솔루션을 제공하는 겁니다. 자메이크를 통해 성장한 유튜버를 보니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이런 데이터를 시각화해 보여주는 서비스도 선보일 거예요. 그러면 유튜버가 더 나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고, 다른 나라에 진출할 기회도 생길 겁니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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