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였어? 책 안읽은 한국인에 충격받은 남성은 결국..

조회수 2020. 9. 24. 15: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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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지 않은 한국인에 절망한 IT 개발자가 택한 길
플라이북 김준현 대표
한국 독서율 높여보고자 시작
나이·성별·기분·난이도 등 따라 책 추천해

2013년 OECD 국제성인역량조사(PIAAC·Programme for the International Assessment of Adult Competencies)를 보면 OECD 회원국 독서율(만 15세 이상 국민이 1년에 1권 이상 책 읽는 비율) 1위는 스웨덴(85.7%)이었다. 덴마크와 에스토니아는 84.9%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이어 핀란드와 노르웨이가 3위·4위였다. 한국은 74.4%로 OECD 회원국 34개국 중 11위였다. OECD 평균 독서율(76.5%)도 못 미쳤다.


당시 이를 본 한 남성이 충격을 받았다. 이리저리 핑계를 대면서 독서를 미루던 자신을 반성했다. 오지랖 넓게 “한국 독서율을 올려보자”고 결심했다. 그리곤 5년간 근무하던 IT 회사를 나와 창업했다. 자신이 책을 꾸준히 읽지 않은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잘 몰랐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개인의 현재 상황에 적합한 책을 추천해주는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전 직장에서 모바일 및 PC 소프트웨어를 개발했기 때문에 앱 제작에는 자신 있었다. 1년 정도 걸려 2014년 9월 ‘플라이북’ 이란 앱을 내놨다. 플라이북은 나이·성별·직업·관심사·기분·책 두께·난이도 등 이용자가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개별화된 책 추천을 해준다. 플라이북 김준현(36) 대표의 창업 사연이다.


◇ IT 기술로 독서율 높이려 ‘플라이북’ 개발

출처: 플라이북 제공
플라이북 김준현 대표.

-간단히 소개 해달라.


“IT 기술로 독서 인구를 늘려보자는 목표를 가진 플라이북(Flybook) 대표이사 김준현입니다. 플라이북은 책을 읽고는 싶지만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모르는 이들의 독서를 돕고 있습니다. 나이·성별·직업·관심사·기분·책 두께·난이도 등 이용자가 입력한 개인정보를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책을 추천해줍니다.”


-추천 기능 서비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플라이북 서비스는 전적으로 고객 필요에 따라 발전했습니다. 플라이북 앱 초기 모델은 ‘독서 커뮤니티’였습니다. 국내에서 1년에 출간되는 신간 수가 5만권인데 사람들은 몇 백권의 베스트셀러만 찾습니다. 다양한 책을 접하고 그 중에서도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책을 고를 수 있도록 돕는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이용자가 책 리뷰를 등록하고 서로 책을 추천하게 만들었습니다. 앱 출시와 동시에 온라인 및 오프라인 독서모임을 주최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를 통해 ‘이별했을 때 읽으면 좋은 책’, ‘명절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좋은 책’ 등 주제 별로 책을 소개했고 오프라인으로는 매주 토요일마다 묵독파티(조용히 책만 읽는 파티)를 진행했습니다. 온라인·오프라인 모임을 진행하면서 책 추천 문의가 계속 들어왔습니다. ‘25세 여성인데 취업 준비할 때 참고할만한 책 추천해주세요’ 이런 식으로. 처음에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일일이 책을 추천해줬는데 2년 정도 진행하다보니 6000권 이상의 도서 데이터가 쌓였습니다. 이를 서비스로 발전시켜보자는 생각에 데이터베이스화하면서 지금의 플라이북 추천 기능이 되었죠. 사람들이 책 추천을 받을 때 주로 말했던 개인 정보를 앱 이용자에게도 물었습니다. 이용자가 정보를 입력하면 그를 바탕으로 가장 적합한 책을 추천해줍니다. 앱 서비스로 제공하니 이용자도 참여하면서 현재 120만권의 도서 데이터가 쌓였습니다. 현재 플라이북 이용자수는 20만명 정도입니다.”

출처: 플라이북 제공
플라이북 앱 이용자는 자신의 정보를 입력하고 딱 맞는 책을 추천받을 수 있다.

-추천 기능 이외에 다른 서비스가 있나.


“추천 기능을 통해 책 추천을 받은 이용자들이 실물 책을 읽고 싶다고 문의했습니다. 그래서 구매 서비스 이외에 이벤트 형식으로 대여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책과 함께 책 추천 이유를 담은 편지, 책과 어울리는 음악·영화 리스트, 영화 티켓, 음료 등을 담아 보냈죠. 개별화된 맞춤 서비스가 통했던건지 요청이 많아져 정기 서비스로 발전시켰습니다. 현재 플라이북 회원 대상으로 멤버십 신청을 받아 ‘플라이북 플러스 정기 구독’을 진행 중입니다. 플라이북 앱에 이용자가 입력한 정보를 바탕으로 한 달에 한 번 책과 함께 선물을 배송합니다. ‘내 돈내고 샀지만 선물 받는 느낌이다’는 반응이 많아요. 현재 1000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2018년부터 도서관에 ‘플라이북 스크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평소 자주 다니던 도서관 관장님께서 ‘도서관에도 플라이북 추천 기능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길래 시험적으로 플라이북 추천 기능을 담은 키오스크(터치스크린·사운드·그래픽·통신카드 등 첨단 멀티미디어 기기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효율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무인 종합정보안내시스템)를 만들었습니다. 나이·성별·직업 등 개인 정보를 키오스크에 입력하면 도서관 내 책을 추천받고, 문자나 카카오톡으로 위치 안내 및 대여까지 가능해요. 서울 서초구 반포 도서관에 시험 서비스를 했는데 반응이 좋았어요. 다른 도서관에서도 도입 요청이 들어와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죠. 현재 공공도서관 20곳에 설치했고 2019년 말까지 공공도서관 100곳에 설치될 예정입니다. 서점과 북카페 등에서도 요청이 들어와 내년부터 설치 예정입니다.”

출처: 플라이북 제공
(왼) 한달에 한번 책과 함께 선물이 배송되는 '플라이북 플러스' (오) 플라이북 스크린 서비스.

책을 고르는 것부터 읽기까지 독서를 도와주는 도서 플랫폼

◇ ‘독서하고 싶을 땐 플라이북 떠올리길 바라’


-창업 이전에는 무슨 일을 했나.


“대학 졸업 후 IT 기업 상품 기획 팀에서 5년간 근무했습니다. 모바일 및 PC 쪽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했어요. 한글·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PDF 등 문서를 통합 편집하는 앱인 폴라리스오피스(Polaris Office)를 런칭하는데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평범한 직장인이었지만 한편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싶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어요. 2013년에 우연히 OECD 회원국 독서율 통계를 봤는데 한국 독서율이 다른 국가에 비해 낮더군요. 그때 ‘독서율을 올리는데 기여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후 같은 회사에 근무하던 후배와 공동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재직 중이던 회사 대표님도 창업 의도를 이해하고 도와주셔서 퇴직금과 모아둔 돈으로 둘이서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저 포함 직원 8명입니다.”


-플라이북 오프라인 매장을 개장 예정이라고.


“플라이북 스크린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인구분포대비 전국 도서관 수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도서관이 부족하면 우리가 직접 만들자’는 생각에 플라이북 오프라인 매장을 계획했습니다. 2019년 말 서울 강남에 개장합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책 대여와 구매 모두 가능하고, 플라이북 스크린을 통해 즉석에서 개별화된 책 추천 서비스도 제공합니다. 이용자들에게 독서모임 공간도 대여해줍니다. 6년간의 창업 경험을 전부 녹인 공간으로서, 서점이나 도서관을 넘어 하나의 문화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반응이 좋다면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계획이에요.”

출처: 플라이북 제공
플라이북 단체 사진.

-요즘 전자책 수요가 많다. 전자책 서비스 제공 계획도 있나.


“구매한 책을 전자책이나 오디오북으로 보고 싶다는 요청이 꾸준히 있기 때문에 서비스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그러나 전자책 및 오디오북을 도입한다고 해서 기존 전자책 월정액 서비스 업체와 경쟁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기존 업체가 책 판매에 집중한다면, 플라이북은 독서 커뮤니티에 바탕을 둔 독서 플랫폼에 가깝습니다. 플라이북 이용자들은 개별화된 책 추천을 통해 책을 읽은 뒤 리뷰를 작성하고 이용자끼리 책 추천하면서 자신만의 서재를 만들어갑니다. 책 판매는 이용자 편리성을 위한 부가적 기능입니다.”


-수익구조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먼저 플라이북 어플을 통해 책 판매 수익을 얻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예스24, 알라딘 등 온라인 서점과 제휴를 맺고 구매 창을 누르면 온라인 서점 홈페이지로 넘어가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다시 로그인하는 게 불편하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이후 출판사 등과 계약해 자체 판매하고 있습니다. 플라이북 플러스는 1만5000원의 정기 구독료를 받고있습니다. 플라이북 스크린 서비스로는 매월 서비스 운영료를 얻고 있습니다. 2018년 연 매출은 2억원, 2019년 연 매출은 플라이북 스크린 서비스가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증가해 10억원 정도 예상합니다. 플라이북 스크린 서비스가 추가 설치되고 오프라인 매장이 개장하면 매출은 더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목표는.


“‘플라이북 덕분에 책을 읽게 되었다’는 말을 들을 때 가장 뿌듯합니다. 플라이북 앱을 통해 이용자 평균 독서량을 확인할 수 있는데 증가했다는 결과를 보면 도움이 됐다는 생각이 들어요. 운동하고 싶으면 헬스장을 떠올리듯 독서하고 싶으면 플라이북을 떠오르게 만드는 게 궁극적 목표입니다.”


글 jobsN 박한솔 인턴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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