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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모노·욱일기 음료수 본 뒤..분노한 외대생이 한 행동

조회수 2020. 9. 24. 16:13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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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기업 무릎꿇린 이것..비슷한 모양이라도 절대로 써서 안돼
욱일기·하켄크로이츠 쓴 기업
공식 사과에 생산 중단까지

전범기(戰犯旗). 전쟁 범죄인을 뜻하는 '전범'과 깃발을 뜻하는 '기'를 합친 말입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의 ‘욱일기’, 독일의 ‘하켄크로이츠’ 등이 있습니다. 현재 식민통치, 학살 등으로 피해를 보았던 국가에서는 전범기 사용을 금기시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범기를 마케팅이나 디자인에 실수로 사용하는 기업이나 브랜드가 있어 논란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때 소비자 혹은 팬들의 항의를 신경 쓰지 않는 기업이 있는 반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는 곳도 있습니다. 역사를 바로 알고 전범기 사용에 대해 사과한 곳을 알아봤습니다.

출처: 조중희 페이스북 캡처
호르텍스 제품 디자인 공유 글과 회사에 보낸 메일(좌), 호르텍스에게 받은 답변(가운데), 호르텍스 일본 맛 제품 디자인(우)

◇"생산을 즉시 중단하겠습니다"


유럽 전역에 음료를 수출하고 있는 폴란드 식음료 회사 '호르텍스(Hortex)'가 욱일기를 제품 디자인으로 사용하다 정식으로 사과를 했습니다. 호르텍스는 올 상반기 '브라질 맛', '로스앤젤레스 맛', '마다가스카르 맛', '일본 맛' 음료를 출시했습니다. 각국, 각 도시를 대표하는 것을 제품 디자인으로 사용했는데 일본 맛 음료에 기모노를 입은 여성과 욱일기를 사용한 것입니다.


이를 발견한 한국 외국어대학교 폴란드어과 학생 조중희씨는 SNS에 내용을 공유했고 회사 측에 메일을 보내 디자인 교체를 요구했습니다. SNS에서 이 내용을 발견한 폴란드 교민 정성웅씨는 폴란드 정보 공유 카페에 다시 공유했고 정씨 및 카페 회원들도 메일을 보냈다고 합니다. 결국 이들은 9월10일 호르텍스 부사장으로부터 답장을 받았습니다. 


다비드 보로비에츠 부사장은 "제작 담당자들이 흰색, 빨간색 조합이 부정적 의미를 가질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귀하의 의견과 호르텍스 그룹이 최고의 윤리 규범을 준수하는 차원에서 임원진은 해당 포장으로 된 일본 맛 음료 생산을 즉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했습니다.


이 문제를 처음 발견하고 공유한 조중희씨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인뿐 아니라 폴란드인의 협조가 큰 도움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인의 항의가 있기 전 조씨의 글을 본 폴란드인들이 게시글 공유는 물론 청원에 동참했기 때문이죠.

출처: PSV SNS 캡처
논란이 된 이미지(좌), PSV의 한글 사과문(우)

◇한글 사과문 올린 구단


지난 8월에는 네덜란드 구단 PSV 아인트호벤이 욱일기를 사용해 공식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해당 구단 측은 8월28일 일본 선수 도안 리츠를 영입하고 이적 사실을 공식 SNS에 올렸습니다. 이때 함께 올린 일러스트가 문제였습니다. 일러스트에는 도안 선수가 PSV 유니폼 색으로 된 일본 의상을 입고 있었고 이 뒷배경에 욱일기를 사용했습니다.


이를 본 팬들은 '이미지에 사용한 욱일기 문양은 일본 군국주의 상징물'이라고 항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PSV는 욱일기 문양을 물결 모양으로 바꿔 올렸습니다. 그리고 공식 SNS 채널을 통해 한글 사과문을 올렸죠. 구단은 "지난주 PSV는 여러 사람이 불쾌하다고 여기는 이미지를 게시했다"고 운을 띄웠습니다. 이어 "이 일을 두고 의식이 부족한 현명하지 못한 선택이었다. 결코 팬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려는 의도가 아니었다"고 사과했습니다.


스포츠 무대에서 욱일기 사용 논란은 계속돼왔습니다. 작년 10월 프리메라리가는 SNS에 J리그에서 활동하는 페르난도 토레스 선수 득점 장면을 소개했습니다. 이 영상에서도 욱일기가 등장해 논란이었습니다. 팬들이 항의하자 라리가는 바로 다음 날 게시물을 삭제했죠. 또 “앞으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뿐 아니라 라리가 모든 구단에도 알릴 예정”이라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2013년에는 전 웰터급·미들급 UFC 챔피언 조르주 생 피에르가 욱일기가 새겨진 도복을 입고 링 위에 올랐습니다. 한국 UFC 선수 정찬성 선수는 UFC 측에 ‘선수들이 욱일기 문양 옷을 입지 못하게 해 달라’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SNS를 통해 ‘욱일기는 아시아인에게 나치 마크와 같고 당시 일본은 나치와 다르지 않았다’고 생 피에르에게 설명했습니다. 생 피에르는 당시 “이번 일로 기분이 좋지 않았던 분들에게 개인적으로 사과하고 싶다. 정말 미안하고,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그를 후원하는 격투기용품 전문 업체 ‘하야부사’는 “욱일기가 그려진 도복에 대한 책임을 지고 모든 불만과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겠다”고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하야부사는 “생 피에르가 입은 도복은 판매되지 않을 것입니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상품 제작 시 각별히 신경 쓰도록 하겠습니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출처: 정찬성 페이스북, DW News 트위터 캡처
당시 정찬성이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물(좌), 독일에서 논란이 된 놀이기구(우)

◇법으로 제재하고 있는 독일, 놀이기구 중단까지


독일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 8월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州)에 있는 타츠마니아 놀이공원은 나치 문양 하켄크로이츠를 연상하는 놀이기구 때문에 해당 기구의 운용을 중단했습니다.


이 놀이기구의 이름은 ‘독수리의 비행’입니다. 기구 양쪽에 독수리 모양의 좌석이 4개씩 달려있고 이 좌석이 공중 23m에서 회전하는 놀이기구입니다. 독수리의 비행 사진과 영상이 인터넷에 퍼지면서 ‘나치 문양을 연상한다’, ‘하켄크로이츠를 닮았다’는 의견이 나오자 운행을 즉각 중단했습니다.


놀이공원 주인은 “손님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나치 문양을 연상한다는 생각을 전혀 못 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놀이기구 디자인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낀 모든 이에게 사과한다”면서 좌석을 네 개에서 세 개로 줄여 다시 운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독일에서는 연구, 교육 등이 아닌 다른 목적으로 하켄크로이츠를 사용하는 것은 불법입니다. 나치뿐 아니라 독일 헌법을 위반하는 단체의 상징을 공개적으로 사용하는 것 자체를 금지하고 있죠. 이를 어길 시에는 최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벌금형을 받을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2013년 일본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것을 쓰지 못하게 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국제적인 문제가 된다는 이유로 제대로 논의하지 못한 체 폐기됐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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