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공부 모습 찍어 올리던 여고생 유튜버가 합격한 대학은?

조회수 2020. 9. 24. 16:2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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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튜버입니다"

세계적인 명문대로 꼽히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 합격률은 보통 4~5%로 미국에서 학부 입학 경쟁이 치열한 학교 중 하나다. 이 곳에 재학 중인 한국인 유튜버가 있다. 자신만의 공부법을 소개하며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유튜버 이나흔(20)씨를 만났다. 

출처: 이나흔 씨 제공
공부 중인 이나흔 씨.

-자기소개를 해달라.


“2018년 9월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에 입학한 이나흔이다. 유튜브 채널 'Lena Lee 리나리'를 운영하고 있다. 공부하는 모습, 공부법, 대학 생활 모습 등을 담은 영상을 올리고 있다. 구독자 수는 3300명 정도다. 최근 책 ‘스탠퍼드 새벽 5시 반’을 출간하기도 했다.”


-미국에 언제 가게 됐나.


“한국에서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 1학년 때 미국으로 갔다. 집안 사정으로 갑작스럽게 한국을 떠나야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발렌시아 고등학교(Valencia High School)를 다녔다. 학교에 한국인들이 거의 없었다. 언어 문제가 가장 힘들었다. 수업을 따라가는 게 어려웠다. 영어를 빨리 익혀야 했다. 가자마자 원칙을 세웠다. 한국어를 절대 쓰지 않는 것이었다. 한국 사람을 만나더라도 한국어를 쓰지 않았다. 한국말로 물어봐도 영어로 답했다.”

출처: 이나흔 씨 제공
이나흔 씨.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나.


“2017년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다. 중학교 때 공부 블로그를 자주 봤다. 공부 계획표, 노트 정리법 등을 공유하는 사람들을 보고 자극받았다.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됐다.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싶었다.


처음 올린 영상이 ‘미국 고등학교 3학년의 새벽 공부 시간’이었다. 새벽 2시에 공부하는 모습을 찍었다. 카메라를 보고 혼잣말을 하기도 했다. ‘오늘은 이것을 배웠다’ ‘공부가 잘 안된다’ 등의 말을 했다.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 보고 저도 공부하러 가요’ ‘자극받고 갑니다’ 등의 댓글이 달렸다.”


-댓글 반응이 좋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고등학생 때부터 유튜브를 시작했다. 구독자들은 내가 대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 성장하는 것을 지켜봤다. 그래서 더 진심으로 응원해주시는 것 같다. 일상과 생각을 공유했을 뿐인데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


도서관에서 공부하는 모습을 찍어 올린 적이 있다. 영상을 틀어놓고 공부하는 분도 많다더라. 마치 함께 공부하는 느낌이 든다고 한다. 내가 열심히 공부하고 학교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고 자극받고 힘을 얻는다고 하시더라. 뿌듯하고 신기하다.


스탠퍼드 대학교에 합격했는지 확인하는 모습을 찍기도 했다. 영상 조회 수가 7만5000회가 넘었다. 합격할 줄 정말 몰랐다. 촬영 중이라는 것도 잊고 있었다. 엉엉 울었다. 사람들이 축하 댓글을 달아줬다. 함께 기뻐해 줘서 더 좋았다.”


-특별히 스탠퍼드 대학교에 가고 싶었던 이유가 있었나. 


“스탠퍼드 대학교에 캐럴 드웩(Carol S. Dweck) 심리학과 교수님이 쓴 ‘마인드셋’이라는 책을 인상 깊게 읽었다. 꼭 만나 뵙고 싶었다. 공부를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준 책이다. 마음가짐이 성공, 실력, 지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내용이다. 


또 심리학에 관심이 많았다. 사람의 마음과 행동을 연구한다는 게 흥미로웠다. 스탠퍼드 대학교는 심리학으로도 유명한 학교다. 2학년 말까지 전공을 정한다. 심리학과를 선택할 계획이다.”

출처: 이나흔(@lenaleelife)씨 인스타그램 캡처
스탠퍼드 대학교의 마크 테시에-라빈(Marc Tessier-Lavigne) 총장과 이나흔 씨.

-유튜브에 스탠퍼드 대학교 총장을 만났다는 영상이 있더라.


“마크 테시에-라빈(Marc Tessier-Lavigne) 총장님과 1대 1로 만나서 대화할 기회가 생겼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선착순으로 신청을 받았다. 15분~20분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눴다.


총장님을 만나 ‘하루의 원동력이 무엇인가’를 물었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답하셨다. 현재 하고 있는 교육과 연구가 더 나은 세상을 만든다는 믿음이 하루를 살게 하는 원동력이라고 했다.


또 ‘다시 대학생으로 돌아간다면 무엇을 하시겠냐’고 물었다. 좀 느긋해질 것 같다고 하시더라. 너무 앞만 보고 달려왔다며 속도를 늦춰 옆과 뒤도 볼 것 같다고 하셨다. 성공에 대한 압박감을 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스탠퍼드 대학교 입학 기준이 궁금하다.


“1차는 학교 내신과 미국 대입 시험인 SAT(Scholastic Aptitude Test) 점수를 본다. 2차는 교내활동, 에세이, 추천서를 본다. 작년 합격률은 4.8%였다. 보통 4~5%다.


자신을 소개하는 에세이를 쓸 때 구체적으로 한 활동을 적는 게 좋다. 그 활동을 왜 했고 무엇을 깨달았는지 세세하게 적어야 한다. 구체적인 사례를 넣는 것을 추천한다. 단순히 ‘나는 열정적인 사람입니다’보다는 다양한 활동을 했던 에피소드를 적는 게 좋다.”


-학비가 비싸지 않나.


“학교에서 재정보조장학금(Need-based Aid)을 받고 있다. 가정형편, 학교 성적 등을 고려해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준다. 또 연방 정부에서 주는 장학금(Pell Grant)과 캘리포니아 주 정부에서 주는 장학금(Cal Grant)을 받고 있다. 전액은 아니고 일부분을 받는다.


또 대학교에 입학할 때 고등학교 동아리에서 입학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 국제 봉사 동아리인 ‘키클럽’ 회장을 맡았다. 학교와 캘리포니아 주의 봉사 행사를 기획했다. 활동을 열심히 한 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이다.”

출처: 유튜브 채널 'Lena Lee 리나리' 캡처
이나흔 씨가 공부하는 모습.

-하루에 몇 시간 정도 공부했나.


“하루에 7~8시간은 공부하려고 했다. 최대 18시간까지 공부한 적도 있다. 선택과 집중이 중요하다. 1시간을 하더라도 몰입해서 하려고 한다.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보다 얼마나 집중했는지가 중요하다.”


-본인만의 공부 비법이 있나.


“공부 일지를 썼다. 오늘은 무엇을 배웠고, 어떤 내용이 재밌었고 인상 깊었는지 적었다. 힘들 때에는 계속 ‘왜’ 라는 질문을 던졌다. ‘공부를 왜 해야 하지’ ‘시험을 왜 잘 봐야 하지’ 스스로 물었다. 동기부여가 중요하다.


또 공부 시간 그래프를 그렸다. 언제 가장 집중이 잘 됐는지 분석했다. 평일에는 학교 수업을 마치고 집에 와서 낮잠을 잤다. 자고 일어난 후 개운한 상태에서 공부가 가장 잘 됐다. 주말에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할 때 가장 집중이 잘 됐다.


암기 과목을 공부할 때 가장 효과적이었던 방법은 ‘나만의 참고서 만들기’였다. 먼저 교과서를 읽고 백지에 목차를 적었다. 목차 밑에다가 떠오르는 내용을 다 적었다. 부족한 부분은 교과서를 보고 내용을 추가했다. 나만의 참고서를 만드는 것이다. 목차만 보고도 내용을 다 쓸 수 있어야 시험도 잘 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장 효과를 많이 본 영어 공부 방법을 소개해달라.


“아무래도 원어민이랑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게 가장 좋다. 이야기하다가 모르는 표현이 나오면 기억해놓고 찾아봤다. 수업을 녹음해 계속 듣고 공부했다.


원어민을 만날 기회가 없다면 섀도잉(Shadowing)하는 공부 방법을 추천한다. 외국어를 들으면서 동시에 읽는 방법이다. ‘CNN10’ 영상을 주로 봤다. 매일 10분간 하는 방송으로 하루의 주요 뉴스를 간추린 것이다. 홈페이지에 대본이 있다. 대본을 프린트해서 마치 내가 앵커가 된 것처럼 따라 읽었다. 하루에 한 편씩 뉴스 섀도잉을 했다.”


-유튜버로서 수익이 있나.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광고 이익을 얻고 있다. 유튜브 구독자 1000명 이상, 시청 시간 4000시간 이상(5분 영상 기준, 조회 수 4만8000회)이라면 영상에 광고가 붙는다. 영상과 조회 수가 많아지다 보니까 수입이 생겼다. 교육 콘텐츠 관련 외부 협찬도 들어온다.”

출처: jobsN
이나흔 씨가 쓴 책 '스탠퍼드 새벽 5시 반'.

-1학년인데 책을 출간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새벽 5시반은 어떤가?


“동이 트기 전이라서 어둡다. 캄캄해도 도서관에서 공부하거나 일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사람들을 보며 자극받는다. 함께 공부하는 시간이 좋다. 모두 치열하게 산다. 그 안에 내가 있다는 게 뿌듯하다. 몸은 힘들어도 정신은 맑다.”


-앞으로의 꿈과 목표는.


“인간의 심리와 관련된 회사를 세우고 싶다. 미국 허핑턴 포스트의 창립자인 아리아나 허핑턴 (Arianna Huffington)이 ‘쓰라이브 글로벌’(Thrive Global)이라는 회사를 세웠다. 인간의 행복, 웰빙(Well-being), 웰다잉(Well-Dying)에 초점을 맞춰 앱을 개발했다. 현대인들의 스트레스와 번아웃 현상에 도움을 주고 싶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나도 많은 사람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또 공부 커뮤니티를 만들고 싶다. 공부는 힘들고 어려운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공부도 즐겁게 할 수 있다.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 내가 느끼고 겪은 방법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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