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꿈 안고 한국 진출했던 일본 1위는 지금 이렇게 됐습니다

조회수 2020. 9. 24. 16:2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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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은 글로벌 기업, 한국 시장서 못 버티고 떠나는 이유 알고보니..
글로벌 기업의 한국 진출 좌절사
세계 매출 1위 월마트도 못 버텨
상권분석, 소비자 성향 파악 실패

네슬레(Nestle)는 2018년 103조7055억원의 매출을 올린 글로벌 식음료업체 1위입니다. 블루보틀 지분 68%를 인수하고 스타벅스와 손잡는 등 전략적 인수합병으로 커피 시장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2018년 12월 네슬레 커피 전문점 ‘카페네스카페’를 모두 철수했습니다.


카페네스카페는 국내 기업 주노에프엔씨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고 1998년 문을 열었습니다. 네슬레에서 직접 공급받는 재료로 커피 및 음료를 만든다는 장점을 내세워 한때 점포 수 100여개가 넘기도 했지만 10년 만에 문을 닫은 것이죠. 네슬레코리아 측은 "한국에서는 캡슐커피 등 리테일 비즈니스에 집중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인건비 상승, 브랜드 아이덴티티 확립 실패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카페네스카페처럼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실패한 외국 기업을 알아봤습니다.

출처: 랭킹과 이슈 유튜브, 카페네스카페 페이스북 캡처
까르푸 시흥점(좌), 카페네스카페(우)

◇유럽 대표 기업, 세계 매출 1위 기업도 철수


유럽을 대표하는 프랑스계 유통 브랜드 '까르푸'는 식료품, 의류, 생활필수품 등 거의 모든 소매품을 취급하는 하이퍼마켓입니다. 유럽을 시작으로 북미와 남미, 아시아에도 진출했고 한국에는 1996년 경기도 부천에 첫 번째 매장을 열었습니다. 2002년까지 전국에 22개 매장을 열었고 최저가를 강조해 고객을 모았습니다.


그러나 매출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월마트, 코스트코, 이마트,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가 성행하기도 했고 IMF가 큰 영향을 미쳤죠. 또 각종 사회문제도 불거졌습니다. 최저가를 위해 납품업체에게 단가 인하를 강요했고 직원 대부분은 파견직으로 채웠습니다. 결국 2006년 까르푸는 한국에서 철수했습니다. 당시 사업을 이랜드 그룹에 매각했는데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서 큰 이익을 봤다고 합니다. 10여년 동안 1조원을 투자했고 1조7500억원에 매각했습니다.


글로벌 유통 기업의 한국 진출 좌절은 까르푸 이후에도 이어졌습니다. 세계 매출 1위의 ‘월마트’는 1998년 7월 한국마크로를 인수하면서 한국에 발을 들였습니다. 그러나 사업 시작 8년 만인 2006년 16개 매장을 이마트에 매각하면서 사업을 접었죠. 전문가들은 실패 원인으로 현지화 실패를 꼽았습니다. 한국 소비자들은 밝고 깔끔한 백화점식 매장을 선호하는 반면 월마트는 많은 물건을 높이 쌓아놓는 창고형 할인마트였습니다. 소비자 선호도를 인지하는데 실패한 것이죠. 또 월마트는 1년 동안 상표권 분쟁 때문에 월마트 대신 한국마크로라는 이름으로 장사했습니다. 브랜드를 알려야 하는 중요한 시기를 놓친 것입니다.

출처: 야후 꾸러기 복원 사이트 캡처
복원된 야후 꾸러기 사이트. 야후코리아가 한국에서 철수하면서 사라졌지만 작년에 백업해놓은 것을 누군가 복원한 것으로 알려졌고 복원 과정은 자세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때 한국 1위였지만 서비스 종료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 포털 사이트 1위였던 ‘야후코리아’도 2012년 한국에서 서비스를 종료했습니다. 야후코리아는 세계적인 인터넷 포털 야후가 소프트뱅크와 합작해 1997년 한국에 진출했습니다. 순식간에 시장 점유율 80%를 기록하면서 1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발전하는 국내 포털 서비스를 이기지 못하고 2003년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줬고 2000년대 후반에는 점유율 5% 미만으로 추락했습니다. 결국 2012년 12월 서비스를 종료해야 했죠.


세계적인 휴대전화 단말기 업체 모토로라도 국내 점유율 1위를 달리다 철수한 글로벌 브랜드 중 하나입니다. 모토로라는 1988년 한국에 들어와 국내에서 처음으로 휴대전화를 판매한 회사기도 하죠. 1990년대 중반까지 국내 휴대폰 시장을 이끌었지만 이후 노키아, 삼성전자 등에 밀려났습니다. 2004년 슬림한 디자인의 단말기 ‘레이저’를 출시해 인기를 얻으면서 반등을 꿈꿨지만 순위 경쟁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결국 휴대전화 사업부 모토로라 모빌리티 코리아는 2013년 2월 한국에서 사업을 접었습니다. 그 무렵 모토로라뿐 아니라 노키아, 블랙베리, HTC 등 한국에 진출한 글로벌 휴대 전화 제조업체들도 국내 업체에 밀려 철수해야 했습니다.

출처: 조선DB, Time traveler 시간여행자 유튜브 캡처
모토로라 레이저 스퀘이드(좌), 웬디스 햄버거(우)

◇소개팅 장소도 추억으로 사라져


외식 브랜드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2000년대 초반 대표적인 패밀리 레스토랑이자 소개팅 장소로 손꼽혔던 ‘마르쉐’는 2013년 5월 한국에서 철수했습니다. 스위스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로 1996년 국내에 들어와 패밀리 레스토랑 1세대를 이끌었습니다. 음식을 직접 골라서 먹는 방식으로 운영했고 매장을 10여개까지 늘리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위생 관리 부실이 드러나 손님이 끊기는 일이 발생해 매장을 모두 폐업하고 서울 코엑스점과 부산 동래점만 남겨 운영했습니다. 경영악화로 결국 2013년 부산 동래점을 폐장하고 같은 해 5월 코엑스 리모델링으로 마지막 남은 코엑스점도 문을 닫아야 했습니다.


마르쉐뿐 아니라 미국 서부 패밀리 레스토랑 프랜차이즈인 ‘씨즐러’, 햄버거 프랜차이즈 ‘웬디스’, ‘하디스 버거’ 등이 문을 닫았습니다. 하디스 버거를 운영했던 세진 푸드 관계자는 “당시 패스트푸드가 '정크푸드'라는 인식이 강했고 햄버거에 대한 이미지가 급격히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사업을 접을 수밖에 없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출처: JO JO 유튜브 캡처
도토루 CF

◇실패 후 재도전했지만 또 실패한 도토루


한국 진출에 실패했지만 다시 도전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일본의 1위 커피 브랜드 도토루입니다. 일본에만 1000개가 넘는 매장이 있죠. 자국 인기에 힘입어 1988년 커피전문점 형태로 한국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국내에 커피 전문점 문화를 보급한 선구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경영악화로 한국 진출 8년 만인 1996년에 철수했습니다.


2009년 도토루는 다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서울우유와 합작으로 커피음료를 생산했지만 2013년 시장 점유율 1%에도 못 미치는 성적을 내면서 2014년 다시 철수했습니다. 당시 커피업계 관계자는 "재진출한 시점이 커피 브랜드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시점이었다"면서 실패 이유를 말했죠. 이어 "도토루가 노후한 이미지가 있고 한일 관계 악화 등도 매출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했습니다.


도토루는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2017년 국내 식음료업체 빙그레와 업무협약을 맺고 컵 커피를 공동 개발해 출시했습니다. 빙그레 관계자는 "컵 타입 제품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어 협업으로 실적이 크게 향상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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