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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만원짜리 식사가 순식간에 완판되는걸 보고 충격받은 뒤..

조회수 2020. 9. 25. 10:09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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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최초 '와인 페어·와인 딜리버리 서비스' 이 사람이 만들었습니다
더 플라자호텔 라운지·바 최정원 지배인
와인 저변 넓히는 웨이테이너
"한국 와인 알리는 홍보대사 될 것"

웨이테이너(Waiter+Entertainer). 식음료를 서비스하는 사람이자 와인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콘텐츠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사람을 뜻한다. 이 사명을 다하기 위해 15년째 현장에서 고객을 맞이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더 플라자 호텔 로비 라운지·바 최정원(39) 지배인이다. 그는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뿐 아니라 각종 주류·커피·차를 적절히 골라 추천하는 소믈리에다. 최 지배인은 신라호텔, 켄싱턴 호텔, 제주 히든클리프 호텔 등을 거친 베테랑이다. 또 한국 국제 소믈리에 협회 부회장, 한국 호텔 관광학회 산학이사로도 활동 중이다. 

출처: jobsN
최정원 소믈리에

◇졸업 후 신라호텔에서 근무 시작


처음부터 소믈리에를 꿈꾼 건 아니었다. 최 지배인이 학생일 때만 해도 소믈리에라는 직업은 국내에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호텔에서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을 하고 싶었다.


-호텔 경영을 꿈꾼 계기는 무엇인가요.


"고등학교 때부터 외향적이었고 사람들 앞에 서는 걸 좋아했어요. 호텔 오픈 준비부터 고객이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서비스하는 게 제 성향과 잘 맞을 것 같아 호텔 경영으로 진로를 정했죠. 대학에서도 호텔 경영학을 전공했어요. 졸업 후에는 서울 신라호텔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어떤 일을 했나요.


"2008년 영업 기획팀으로 발령받아 식·음료 기획을 맡았습니다. 그때 본격적으로 소믈리에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세계적인 와인 평론가 로버트 파커와 함께하는 갈라 디너를 기획했어요. 당시 입장료가 110만원이었는데 4시간 만에 표가 다 팔렸습니다. 와인의 영향력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렇게 와인을 좋아하고, 와인에 대해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처음 느꼈죠. 당시에는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에 식음팀 직원으로서 고객의 니즈에 부합하기 위해 혼자 공부했습니다. 다양한 식재료는 물론 와인을 포함한 음료의 기원과 문화를 끊임없이 익혔습니다.”

출처: 본인 제공
갈라 디너 기획했을 때 최 지배인이 의전을 맡았다.

◇서울에서 제주로 이직


-제주도로 직장을 옮긴 이유는 무엇인가요.


"더 성장하고 싶었습니다. 2005년까지만 해도 일을 선배한테 배웠어요. 선배가 가지고 있는 경험의 크기가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는 크기였죠. 그러다 보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서울 신라호텔에서 10년 동안 일하면서 지배인까지 올랐는데 후배들에게 줄 수 있는 제 경험의 가치가 적다고 느꼈습니다. 유학도 고민했는데 당시 제주 한 달살이, 제주 관광단지 등 제주도 관련 콘텐츠들이 떠올랐습니다. 마침 켄싱턴 제주 호텔 채용공고가 올라와 지원했고 합격해 제주도로 내려갔습니다."


-켄싱턴에서는 어떤 일을 했는지.


"이탈리안 레스토랑 지배인으로 입사했고 이후에는 루프탑 플로우 매니저로 일했습니다. 루프탑 수영장과 바를 총괄했어요. 소믈리에라는 정식 직책을 달고 일을 시작한 때이기도 하죠. 이벤트 기획·유치, 루프탑 관련 콘텐츠를 운영했죠. 당시 9개의 식음업장을 운영하면서 제가 가진 인사이트를 펼칠 수 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일을 하면서 와인 공부도 병행했다고 하는데…


"2015년 경희대학교 '와인·워터·티 소믈리에 전문가과정'을 수강했습니다. 1년 과정으로 식음료 매너 등 기본부터 와인 생산지, 고급 와인까지 와인 관련 전 과정을 다 배웁니다. 티, 워터 소믈리에 특강도 포함이죠. 5년 이상 경력이 있는 사람은 이 과정을 수료하면 마스터 소믈리에 자격을 취득합니다. 매주 화요일 수업이었는데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월요일 밤 서울에 가서 다음날 수업 듣고 저녁에 다시 제주도로 왔습니다. 비행기만 200번 넘게 탔어요. 힘들었지만 값진 경험이었죠."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직접 와인을 가져오면 오픈부터 서비스 해드리는 콜키지(Corkage)를 제공합니다. 2015년 고객이 콜키지를 위한 와인 4병을 갖고 왔는데, 시가 6000만원 상당 세계 최상급 와인들이었어요. 10년 넘게 한 번도 오픈 해보지 못했던 고가 와인이었죠. 와인에 대해 공부하고 서비스 준비하느라 밤새 잠도 못잔 경험이 있습니다.”

출처: 본인 제공
히든 클리프 호텔에서 기획했던 와인 딜리버리 서비스 홍보물.

◇최초 와인 페어·와인 딜리버리 운영


-히든 클리프 호텔로 이직했다고 합니다.


"2016년 9월부터는 당시 새로 개관한 히든 클리프 호텔에서 식음·연회 총괄팀장으로 근무했습니다. 그때 제주 최초 와인 페어, 와인 딜리버리 서비스를 기획했죠."


-와인 페어는 무엇인가요.


"와인 페어는 와인 수입사가 자신들이 취급하는 와인을 현장에서 맛보이고 판매를 하는 행사입니다. 1년 동안 제주에서 일하면서 제주도 와인 시장의 잠재력을 봤습니다. 두 달 동안 수입사 30여곳을 찾아 설득해 최종적으로 26곳과 함께 제주 최초 와인페어를 열었습니다. 3일 동안 836명이 입장했고 와인 1643병을 팔았습니다. 총 4회까지 진행했습니다.


또 국제 와인 심사대회 ‘아시아 와인 트로피’에서 광명동굴 최정욱 소믈리에를 만나 한국 와인 가능성을 듣고 관심이 생겼습니다. 한국에서도 약 140곳 와이너리에서 500여종의 와인을 만들고 있더군요. 20개의 한국 와이너리의 와인 메이커가 직접 만든 와인을 선보이는 ‘한국 와인 페어’를 열었습니다. 특1급 호텔에서 연 최초의 한국 와인 페어죠.”


-와인 딜리버리 서비스 시작 계기는 무엇인가요.


“와인 페어 이후 호텔로 와인 구매 문의, 파티 와인 선정, 와인리스트 컨설팅 문의가 이어졌습니다. 당시 제주에는 와인을 살 수 있는 가장 큰 곳이 대형마트라 와인 애호가들의 니즈를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이를 만족하기 위해 ‘소믈리에가 간다’ 서비스를 론칭했어요. 와인 컨설팅이 들어오면 솔루션을 드리러 소믈리에가 직접 와인을 들고 찾아갔죠. 반응이 좋아 2017년에만 100회 이상 출장, 3억원 이상 추가 와인 매출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출처: 본인 제공, jobsN
최정원 지배인(좌), 더 플라자 호텔 더라운지에 진열돼 있는 한국 와인(우)

◇다시 서울로…한국 와인 알리고파


-다시 서울로 온 이유는 무엇인가요.


“웨이터도 계속 공부해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박사과정을 준비하면서 2018년 서울로 왔습니다. 그리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습니다. 보통 우리는 가보지도 않은 와인 지명을 외우고, 먼 타지의 와인을 팔고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직접 농사 지은 농작물, 과일 등으로 담은 훌륭한 와인들이 많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면접 볼 때마다 이 포부를 밝혔고 이를 믿어준 어반 딜라이트에 입사했습니다. 특급 호텔들이 생존을 위해 경쟁력 있는 외부 콘텐츠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식음조리 영업장 외주도 그중 하나입니다. 어반 딜라이트는 더 플라자 호텔 로비라운지와 바 두 곳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한국 와인을 알리고 있나요.


“음식에 한국 와인을 매칭해 추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새우, 소라 등의 해산물 요리는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서 청수 품종으로 만든 ‘그랑꼬또 청수 화이트 와인’을 추천합니다. 7월에는 국내 특1급 호텔 최초로 더 플라자 호텔에서 한국와인 13종을 리스트업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늘 우리의 음식과 술, 우리의 문화를 세계에 알릴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작년부터 전국 와이너리를 찾아다니며 수많은 한국와인 생산자들을 만나 의견을 나눕니다. 호텔에서는 전 직원이 합심해 많은 외국인 고객께 한국 와인을 추천해 판매하고 있어요. 제 자리에서 소임이 끝나는 날까지 한국와인을 전 세계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소믈리에를 꿈꾸는 후배에게 한마디.


“소믈리에는 손님의 식사 자리를 즐겁게 해주는 사람입니다. 행복을 전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또 업장을 방문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과 모두 친구가 될 수 있는 매력적인 직업입니다. 그러나 본질은 나보다 고객을 돋보이게 만드는 것입니다. 기술적인 부분 이전에 고객 중심의 사고와 어떤 상황에서도 유연한 태도를 갖추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조언 드리고 싶습니다.”


글 jobsN 이승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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