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안된다'는 부모님 한숨을 초대박으로 바꾼 아들 선견지명

조회수 2020. 9. 25. 10:1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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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다니다 금은방 30년 운영한 부모님 보고 시작한 사업입니다
비싼 보석류를 누가 인터넷에서 사겠니?

그의 부모님은 금은방을 30년간 운영했다. 아들에게 물건이 잘 안 팔려 고민이라고 한탄했다. 아들은 고가 보석류를 온라인에서 팔면 매출이 오를 거라고 했다. 하지만 부모님은 비싼 주얼리를 누가 실물도 안 보고 사겠냐며 면박을 줬다. 실제로 고가 보석류는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에서 팔리고 있었다. 주얼리 시장과 IT는 거리가 멀었다.


허세일(35) 비주얼(be jewel) 대표는 단념하지 않았다. 2017년 2월 인터넷에서 사고 싶은 보석류의 견적을 낼 수 있는 서비스를 만들었다. 또 구매자와 판매자를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아몬즈’(AMONDZ)를 출시했다. 현재 아몬즈 거래액은 월 1억~2억원. 자본금 500만원으로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의 성과다. 글로벌 주얼리 브랜드로 거듭나는 게 꿈이라는 허 대표를 만났다.

출처: 비주얼 제공
허세일(35) 대표.

-이력을 간단히 소개해달라.


“미국 인디애나 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경영학도였지만 어렸을 때부터 IT 등 신기술에 관심이 많았다. 한국으로 돌아와 KT에 입사했다. 클라우드 컴퓨팅 업무를 맡았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인터넷 서버에 저장한 정보를 IT 기기로 언제 어디서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클라우드 컴퓨팅 업무를 담당하면서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자주 만났다. IT 기술을 활용해 그들처럼 스타트업을 차려보고 싶었다. IBM으로 자리를 옮겨 직장 생활을 이어갔지만, 창업의 꿈은 갈수록 커졌다. 결국 2017년 2월 비주얼을 차렸다.”


-왜 하필 주얼리였나.


“어떤 서비스를 만들어야 할까 고민했다. 30년 동안 금은방을 운영한 부모님이 눈에 들어왔다. 보석은 주로 오프라인 매장에서 거래한다. 단가가 비싸서 실물을 꼼꼼히 비교해보고 사는 손님이 많다.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1980년대 중반 이후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는 가격을 떠나 어떤 물건이든 온라인에서 산다. 주얼리 업계 종사자들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온라인에서 물건을 팔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마땅한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나섰다. 보석 판매자가 온라인에 직접 물건을 올리고 팔 수 있게 했다.”

비주얼은 자체 주얼리 브랜드 '마마카사르'도 운영 중이다.

-판매자는 어떻게 모았나.


“서울 종로, 청담 등 금은방이 모여 있는 동네를 찾아가 업주들을 만났다. 예상보다 서비스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그만큼 온라인 판매 채널에 대한 주얼리 업계의 갈증이 컸다. 신사동 가로수길·이태원 등에서 보석 디자이너들도 만났다. 우리를 먼저 찾아온 사람도 많았다.”


-반응이 좋았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


“손님은 발품을 팔지 않아도 개성 있는 제품을 살 수 있다.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판매자는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할 수 있다. 물론 직접 홈페이지를 운영할 수도 있다. 하지만 홈페이지를 만들면 홍보를 해야 한다. 여기에 비용이 들어간다. 아몬즈를 이용하면 본업인 보석 제작에만 집중할 수 있다. 그럼 제품의 질도 좋아지지 않겠나.”


-누구나 입점할 수 있는 건가.


“입점 승인 기준이 까다로운 편이다. 직접 디자인하지 않고 완제품을 떼다가 파는 업체가 많다. 우리는 업체에서 판매하는 보석류 가운데 직접 디자인한 제품 비율을 본다. 주얼리 시장이 발전하려면 개성이 있는 브랜드가 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성장 가능성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

비주얼 제공

-입점료는 얼마나 받나.


“브랜드 400여개가 아몬즈에 입점했다. 입점료는 안 받는다. 대신 마케팅비를 받는다. 기본 요금은 판매액의 1%다. 제품 판매량과 클릭 수에 따라 판매액의 11%까지 부과한다.”


-매출은 어느 정도인가.


“2018년 하반기 아몬즈를 출시했다. 현재 월 거래액은 1억~2억원이다. 마케팅비로 들어오는 매출은 월 1000만~1500만원이다. 작년 9월 자체 주얼리 브랜드 ‘마마카사르’를 선보였다. 데이터를 분석해 고객이 어떤 제품을 원하는지 파악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유행을 반영해 제품을 만든다. 마마카사르는 아몬즈에서 팔지 않는다. 대신 여러 면세점에 입점해 판매 중이다. 다른 브랜드의 밥그릇을 빼앗으려는 게 아니다. 주얼리 시장을 더 잘 이해하려고 만든 것이다. 월 30%씩 매출이 오르고 있다.”


-요즘 고객들은 어떤 주얼리를 찾나.


“찾는 제품이 다양해졌다. 예전에는 반지·목걸이·귀걸이 점유율이 대부분이었다. 요즘엔 피어싱이나 이어커프를 찾는 손님이 늘었다. 이어커프란 귀를 뚫지 않고 착용할 수 있는 귀걸이 모양 장신구다. 또 금·다이아몬드뿐 아니라 새로운 소재를 찾는 사람도 많다. 은·황동·아크릴 제품이 잘 나간다.”

-본인만의 성공 습관을 소개한다면.


“법률 검토 등 중요한 일뿐만 아니라 온갖 잡일도 나서서 한다. 그래야 마음이 편하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사업을 하기 전까진 잠이 많았다. 주말에는 늦잠도 많이 잤다. 이제는 할 일도 많지만, 마음의 여유가 없다. 그래서 5시간 이상 안 잔다.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잠을 줄였다. 사업체를 이끌려면 잠을 오래 잘 수가 없다.”


-앞으로 계획은.


“한 달에 3만명 정도가 우리 서비스를 이용한다. 올해 안에 월 20만명이 찾는 서비스로 키우려 한다. 2023년까지 월 사용자를 100만~150만명으로 만드는 게 목표다. 누구나 보석류를 살 때 ‘비주얼’을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게 열심히 노력하겠다.”


글 jobsN 송영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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