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꿀떡 삼키면.." 39살 박사 출신 사장님의 번뜩 아이디어

조회수 2020. 9. 25. 10:21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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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캡슐만 있으면 AI가 소 분만일까지 예측해요"
가축헬스케어서비스를 제공하는 ‘유라이크코리아’
바이오 캡슐 하나로 질병 관리부터 발정 탐지까지
해외에서도 주목받는 축산 ICT 스타트업

2010년 11월 구제역이 발생했다. 2011년 4월까지 전국에서 소·돼지 등 약 350만 마리의 가축을 살처분했다. 피해액은 3조원에 달했다. 구제역 사태를 보고 IT 기술을 활용해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야겠다고 다짐한 사람이 있다. 유라이크코리아 김희진(39) 대표다.

출처: 유라이크코리아 제공
유라이크코리아 김희진 대표.

유라이크코리아는 가축헬스케어 ‘라이브케어’ 서비스를 개발한 축산 ICT 기업이다.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 정보를 소통하는 IoT를 기반으로 축우의 생체 정보를 수집한다.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가축의 건강 상태, 질병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유라이크코리아는 현재 한국, 일본에서 라이브케어 서비스를 하고 있다.


◇‘라이브케어’ 서비스, 질병 조기 예방부터 분만일 예측도

 

-라이브케어 서비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농장주가 편리하게 소를 키울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입니다. 저희가 개발한 바이오 캡슐을 소에게 먹입니다. 캡슐 안에는 각종 센서, 통신 모듈, 배터리 등이 들어있어요. 캡슐을 먹이기만 하면 바로 센서가 작동해 생체 정보를 수집합니다. 수집한 정보는 통신망을 통해 서버로 전송하죠.


이후 저희가 개발한 AI(인공지능) 분석 시스템이 체온 및 활동량 등을 분석해요. 건강 상태나 질병 여부를 확인할 수 있죠. 유방염, 고창증 등 질병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어요. 조기에 병을 발견하지 못하면 항생제를 쓸 수밖에 없는데요. 라이브케어 덕분에 항생제 없이 가벼운 해열제 등으로 질병을 치료할 수도 있어요. 소를 더 건강하게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거죠.


발정·분만까지 관리가 가능해요. 수정 적기를 예측해 수정 확률을 높일 수 있어요. 분만일에 맞춰 준비를 할 수 있고요.”


-통신망은 IoT 전용 통신망을 이용한다고.


“라이브케어 서비스의 핵심은 바이오 캡슐과 통신망이에요. 캡슐이 수집한 정보를 통신망을 통해 전송하니까요. 현재 통신망은 SK텔레콤(SKT)이 구축한 로라(LoRa)망을 사용하고 있어요. 로라망은 SKT가 구축한 사물인터넷 전용 망입니다. 2017년 7월 SKT와 MOU를 체결해 로라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라이브케어 서비스를 하기 전에 먼저 농장을 방문해요. 망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요. 로라 통신망은 전국 망이지만 지역에 따라 통신이 원활하지 않은 음영지역이 있을 수 있어요. 음영지역이 있으면 SKT에서 기지국을 무료로 설치해줘요. 덕분에 캡슐을 먹이기만 하면 바로 생체 정보를 확인할 수 있죠.”

출처: 유라이크코리아 제공
라이브케어 서비스.

◇바이오캡슐이 최대 6년간 생체 정보 수집


-바이오 캡슐은 아무나 쉽게 투여할 수 있나.


“소를 키우는 사람들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니에요. 소에게 먹이는 영양제, 마그네슘 등과 같은 크기에요. 거부감 없이 투여할 수 있어요.”


-캡슐의 지속 기간과 수거법은.


“한번 투여하면 최대 6년까지 캡슐이 생체 정보를 수집할 수 있습니다. 축우는 평균 3~4년 사육한 뒤 도축하기 때문에 도축 전까지 생체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요. 캡슐은 소를 도축할 때 위 속에 있는 부산물들과 함께 폐기처분합니다. 무독성 재질인 사탕수수로 만들어져서 소고기 품질에는 영향이 없어요.”


-소 건강에 이상은 없나.


“사탕수수가 캡슐의 주 원료에요. 2017년 12월에 경구투여형 동물용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어요. 소에게 먹여도 이상이 없다는 의미에요. 안전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출처: 유라이크코리아 제공
바이오 캡슐.

-한국에서 라이브케어 받고 있는 농가는.


“국내 약 500개 농가에서 케어를 받고 있습니다. 개체 수로 따지면 2만 마리 정도에요.”


유라이크코리아는 바이오캡슐 판매, 라이브케어 서비스로 수익을 내고 있다. 국내에서는 캡슐을 개당 20만원에 판매한다. 라이브케어 서비스는 한우는 무료, 젖소는 월 1500원이다. 캡슐과 서비스 비용은 나라마다 다르다.


-해외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서비스 론칭하고 나서 브라질, 중국, 일본에서 바로 도입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어요. 바로 일본을 공략하기 시작했어요. 2019년 1월 일본에서 동물 의료기기 인증을 받았어요. 이후 상용화를 시작했죠. 현재 북해도, 훗카이도 중심으로 라이브케어 서비스를 하고 있어요.”


-일본 외 해외시장 진출 상황은.


“바이오 캡슐과 함께 통신망이 저희 서비스의 핵심인데요. 해외 진출 시 각 국가별 통신 규약에 맞춰 전파 인증을 받아야 해요. 미국과 캐나다, 호주에서 전파 인증을 획득한 상태입니다. 본격적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단계에 있어요.”


◇박사 과정 중 창업...10년 만에 학위 획득


-박사 과정 중에 창업하셨다고.


“2007년 이화여대 컴퓨터 공학과 박사 과정을 시작했어요. 덕분에 박사 학위를 받는 데 10년이나 걸렸습니다. 힘들었지만, 공부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회사에서 퇴근하면 공부를 계속 했어요. 특히 저녁에 아이를 재우고 난 이후부터 새벽 2시까지 연구를 했고요. 그렇게 열심히 노력했기 때문에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출처: 유라이크코리아 제공
유라이크코리아 R&D 센터.

-보람을 느낄 때는.


“저희 서비스가 청년, 귀농인, 2세 농장주 등 소를 키워본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들었어요. 농사처럼 가축을 키우는 데도 노하우가 필요하잖아요. 라이브케어 서비스가 노하우 역할을 하고 있어요.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축우를 건강하게 사육할 수 있도록 도와주니까요. 농장 운영에 도움을 준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뿌듯합니다.”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창업을 위한 창업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창업을 하기로 먼저 결정해놓고 아이템을 고민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하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성공하기 어려워요. 정말 하고 싶은 사업 아이템이 있을 때 창업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하고 싶은 아이템이 있으면 더 늦기 전에 빨리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고 버티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고 생각해요.”


글 jobsN 박아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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