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에 우유·계란·버터 안 넣었더니..7억 초대박 났어요

조회수 2020. 9. 25. 10:24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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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를 위한 베이커리 카페로 대박 난 '더브레드블루' 문동진 대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최근 국내 채식인구는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2008년 약 15만명이었던 국내 채식인구는 2018년 100만~150만명 가량으로 증가했다. 2016년 기준 약 2조원이었던 국내 채식 식품 시장은 2025년 약 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브레드블루’는 2017년 8월 문동진(33) 대표가 창업한 채식주의 기반의 베이커리 카페다. 우유·계란·버터 등 동물성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통밀·호밀·견과류 등 식물성 재료만을 사용해 빵을 만든다. 유제품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인 ‘비건’이나 건강을 위해 채식을 선호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신촌점에서 시작된 더브레드블루는 창업 2년여 만에 오프라인 직영 매장이 서울과 인천 중심으로 5개까지 늘었다. 창업 직후인 2017년 하반기 더브레드블루의 매출은 6000만원 정도였지만, 2018년 매출액은 7억 3000만원으로 급성장했다. 쿠팡, 마켓컬리, 헬로우네이처 등 온라인을 통한 전국 판로도 확보해 올해 연매출 목표액은 20억원이며, 2020년에는 30억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문 대표는 “우리는 채식주의를 기반으로 빵을 만들지만 ‘빵은 무조건 맛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한다. 채식주의자뿐 아니라 육식을 하는 사람들도 맛있게 채식 빵을 먹을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더브레드블루는 2018년 기존 빵 제품에 더해 마카롱과 조각 케이크, 타르트 등 디저트류도 차례로 출시했다. 8월21일 서울 광화문에서 문 대표를 만났다.

출처: 더브레드블루 제공
문동진 더브레드블루 대표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더브레드블루 대표 문동진입니다. 인하대 무역학과에서 학부를 졸업했고, 성균관대 경영전문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약 5년간 대림 코퍼레이션 선박영업팀에서 근무하다 창업을 결심 후 퇴사, 2017년 더브레드블루를 시작했습니다. 이름에 ‘블루’를 붙인 것은 파란색의 깨끗하고 순수한 이미지를 떠올렸기 때문입니다. 현재 인기를 끌고 있는 ‘블루보틀’ 까페에서 영감을 얻은 측면도 있고요. 직원은 직영 매장의 직원들을 모두 합쳐 26명 정도입니다. 채식주의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먹었을 때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은 엄격한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건강식을 지향하고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채식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비건빵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는데, 비건빵이 인기 있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예전보다 건강함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맛과 함께 건강함까지 신경쓰는 사람들이 저희 매장의 주 고객입니다. 항상 저희 매장을 찾는 충성 고객의 경우, 아토피나 계란 알레르기로 고생하는 아기의 가족이 많은 편입니다.”


-창업 2년 만에 직영 매장이 5개까지 늘고 매출도 급성장했습니다. 사업 성공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저는 아직 저희가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만, 비건 베이커리 업계의 선두 주자로서 자리매김한 게 이만큼 성장할 수 있었던 원인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비건 베이커리들이 동네 빵집에 머무른 데 반해 저희는 처음부터 서울 구로구에 공장 설립을 같이 추진했습니다. 전국에 납품이 가능한 비건 베이커리가 저희밖에 없었습니다. 전국에 납품을 하기 위해선 동네 빵집은 불가능하고 공장화 시설을 갖춰 식품제조가공업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저희는 처음부터 전국 납품을 구상하며 사업을 시작했고, 온라인을 통한 판로를 확보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현재의 공장 시설을 확장해 식품안전관리(HACCP) 인증을 획득하려고 계획 중이며, 이를 위해 AI엔젤클럽 등으로부터 시드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더브레드블루 제공

-더브레드블루가 개발한 빵은 총 몇 가지이며 제일 대표 상품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한두 가지 빵만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토탈 비건 베이커리가 되는 것을 목표로 했습니다. 그래서 모닝빵부터 소보루, 마카롱, 케이크 등 지금까지 단종된 것까지 합쳐 총 70여종의 빵을 개발했습니다. 생산하는 입장에서 종류가 많아지면 힘들지만 고객들에게는 쉽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상품은 통밀 발효종 빵입니다. 럭비공 형태로 생겼는데 호두와 아몬드, 크랜 베리 등이 들어가 있어 풍미가 좋습니다. 품목군으로는 통밀 제품이 가장 판매가 잘되는 편입니다.”


-새로운 빵을 만들 때 가장 신경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재료와 맛입니다. 소비자 선호 트렌드를 조사해 통밀·호밀·쌀·두부 등 어떤 재료를 사용할 것인지 결정하는 게 최우선입니다. 요즘에는 쌀로 만든 빵을 부쩍 많이 찾으시는 편입니다. 통밀은 다이어트에 효과가 좋기 때문에 늘 매출이 좋은 재료이고요. 저희는 빵에 들어가는 성분 공개를 하는 게 자랑스러워요. 화학 재료나 합성개량제를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공개하는 게 더 좋습니다. 맛있는 빵을 만들어야한다는 것은 기본이고요.”


-비건빵은 맛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요.
“맛있는 빵을 만들기 위한 부설 연구소를 두고 있습니다. 연구 인력은 4명 정도이고요. 각종 견과류와 크랜베리 등으로 맛있는 맛을 내려고 노력해요. 신제품을 개발할 때는 고객 반응 테스트를 반복합니다. 고객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맛을 전면 수정하기도 합니다. 고객 반응 테스트나 저희 직원들 자체 테스트에서 80% 이상이 맛있다는 평가를 내린 제품만 정식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누구 한 사람의 의견에 의지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다함께 맛을 보고 이에 대한 의견을 개진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습니다.”

/더브레드블루

-비건빵을 먹는 사람 중 일부는 환경을 생각해서 채식주의자가 된 사람들인데요. 더브레드블루가 환경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습니까?

“저희는 기본적으로 건강함을 추구하지만 환경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입니다. 저희가 진행하고 있는 ’노플라스틱 오더’ 캠페인은 빵집이다 보니 필연적으로 동반할 수밖에 없는 포장 비닐봉지 사용을 줄여보자는 취지에서 기획한 것입니다. 고객이 오전 11시 이전에 저희 인스타그램에 ‘몇시에 방문해 무슨 빵을 살 예정이니 포장하지 말아주세요’라고 미리 알려주시면 빵을 별도 보관하고 있다가 고객이 가져오시는 통이나 다른 용기에 빵을 싸드리는 것입니다. 대신 고객이 불편함을 감수하시는 것이기 때문에 빵값을 조금 할인해드리고 있습니다. 또 매장 내에서 사용하는 빨대는 모두 스테인리스 빨대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더브레드블루 이전 대림코퍼레이션에서 근무했는데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대림코퍼레이션 선박영업팀에서 대리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직군 특성상 해외 출장이 잦았는데 선진국뿐 아니라 동남아의 개발도상국들도 레스토랑마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메뉴가 있는 것을 보고 사업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왜 우리는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메뉴가 없을까 생각해보니 한국의 회식 문화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 동료들과 단체로 삼겹살 집에 갔는데 ‘저는 채식주의자라 안 먹겠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직장인이 몇이나 될까요. 하지만 점차 회식문화도 바뀌고 ‘혼밥’을 하는 직장인도 늘고 있기 때문에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품 회사를 여는 것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사람들이 가장 쉽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이 빵이기 때문에 비건빵으로 사업 아이템을 잡았습니다.”


-대기업을 박차고 나올 때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요.
“지금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늘 갖고 있습니다. 대기업을 박차고 나오는 것은 큰 결심이 필요한 일이었지만, 원래 사업에 대한 꿈이 있었습니다. 내가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 사회를 바꾸는 데 조금이나마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 아직도 성공이라고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회사가 커질수록 걱정이 되는게 사실입니다. 망하면 저 혼자 망하는 게 아니니까요. 직원들의 생계도 달려있기 때문에 어깨가 무겁습니다.”


-성공적인 삶을 살기 위한 본인만의 습관이 있나요.
“저는 직급에 따라 ‘사장은 무슨 일을 해야하고 직원은 무슨 일을 해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사장이라도 상황에 따라 허드렛일을 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꼭 매장 청소는 빵 만드는 직원이 해야하나요. 일이 없다면 사장이 할 수도 있는 겁니다. 또 저는 직원들에게도 예의를 지키려고 항상 노력하는 편입니다. 저보다 나이가 많은 직원분들이 많습니다. 절대 아랫사람 부리듯 말하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노력합니다. 일을 지시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지시 방식에서도 ‘이거 하세요’와 ‘이것 좀 부탁드립니다’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어떤 선택을 했을 때 절대 후회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후회하지 않으려면 선택한 일에 올인할 수밖에 없습니다. 최선을 다해 일을 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더브레드블루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비건 베이커리를 넘어서겠다는 것이 더블레드블루의 목표입니다. 최종적인 목표는 종합적인 비건 식품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물론 베이커리는 놓지 않고 쭉 이어가겠지만 다른 채식주의 식품으로 영역을 확장해 건강함을 추구하는 종합 식품 회사로 성장하는 게 저의 꿈입니다.”


글 jobsN 이준우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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