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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 돈 주고 산 장난감, 그걸 또 돈 내고 버리시나요?

장난감 돈 내고 버리세요? 이제 버리지 말고 기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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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수리·기부하는 ‘코끼리공장’
아동 감염병 예방 위해 아동기관 소독도 병행
버리는 장난감 줄여 환경보호에 기여하고파

“고장 난 장난감 어떻게 버려야 하나요?”


엄마들이 정보를 공유하는 일명 ‘맘카페’에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다. 장난감은 폐기물 스티커를 구입해 버리거나 일반 쓰레기와 함께 배출해야 한다. 코끼리공장 이채진(35) 대표는 고장 나거나 더 이상 쓰지 않아 장난감이 쌓이는 모습을 지켜봤다. 그대로 버리기 너무 아까워, 장난감 수리를 해보자고 결심했다. 그렇게 탄생한 장난감 수리 봉사단이 코끼리공장의 모태다.


코끼리공장은 장난감을 수리하고, 기부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에서 2016년 11월 7일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았다.사회적 기업은 영리기업과 비영리기업의 중간 형태다.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영업 활동을 하는 기업이다. 사회적 기업으로 인증받으면 회계 연도별로 배분 가능한 이윤이 발생한 경우 이윤의 ⅔ 이상을 사회적 목적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 8월13일 이채진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코끼리공장 이채진 대표.

출처코끼리공장 제공

◇어린이집 보육교사에서 사회적기업가로


-장난감 수리 봉사단을 만드셨다고.


“2008년 상반기에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잠시 일했고, 2008년 하반기부터 울산광역시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학부모, 보육기관 원장님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어요.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더 이상 가지고 놀지 않거나 고장 난 장난감들을 처리하는 데 문제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죠.


부피가 큰 장난감은 폐기물 신고증을 구입해 버려야 해요. 장난감을 살 때뿐만이 아니라 버릴 때도 비용이 드는 거죠. 아니면 일반 쓰레기와 함께 배출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는 소각, 매립을 할 수밖에 없어 환경 오염을 유발하죠. 그래서 수리 봉사단을 만들어서 장난감을 버리지 말고 고쳐보자고 생각했어요.”


-플라스틱 장난감은 재활용할 수 있지 않나.


“단일 플라스틱으로 만든 장난감만 재활용이 가능해요. 플라스틱에도 여러 종류가 있는데 한 가지 플라스틱으로만 만든 제품은 재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 장난감은 재활용이 어려워요. 여러 종류의 플라스틱으로 만든 제품이 많아요. 나사, 전선, 모터 등 플라스틱 외에 다른 물질도 많이 섞여 있어서 재활용이 어려워요.”


-봉사단을 사업으로 발전시킨 계기는.


“수리 봉사를 하다 보니까 주변에서 안 쓰는 장난감을 나눠주시더라고요. 나눔 받은 장난감을 취약계층 아동에게 전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장난감은 아동의 성장과 발달에도 도움을 주니까요.


센터에서 근무하면서 2014년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에 참여했어요. 그곳에서 자문을 받아 사업 형태로 발전시켰죠. 그렇게 2014년 8월 코끼리공장을 창업했습니다. 창업 이후 센터는 퇴직하고 본격적으로 코끼리공장을 운영했어요.”


일반 가정이나 유치원, 어린이집 등 보육기관에서 고장 난 장난감을 보내면 코끼리공장에서 장난감을 수리한다. 월 평균 700개 내외다. 수리비는 1000원. 택배비는 사용자 부담이다. 수리 후 깨끗하게 소독까지 마친 장난감을 다시 가정, 기관에 전달한다.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장난감을 깨끗하게 소독해 기부하기도 한다. 한 달에 1000개 이상의 장난감 및 아동도서를 취약계층 아동에게 전달한다.


-주로 어떤 곳에 장난감을 기부하는지.


“‘드림스타트’ 사업에 전달하고 있습니다. 드림스타트는 보건복지부가 취약계층 아동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에요. 그 밖에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 한부모 보호시설, 아시아아프리카난민교육후원회 등에 장난감을 전달하고 있어요. 장난감 외에도 아동도서, 육아용품을 나눔 받아 함께 기부합니다.”

기부받은 장난감을 들고있는 아이들.

출처코끼리공장 제공

기부할 장난감들.

출처코끼리공장 제공

◇아동기관 소독 통해 감염병 예방하기도


2019년 7월 기준 코끼리공장은 연 매출 3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유치원, 어린이집을 비롯해 건강가정지원센터, 다문화 가정지원센터 등 아동기관을 소독하는 ‘코크린’ 서비스 덕분이다. 이 대표는 수리 봉사단을 회사로 발전시킨 후, 수익 창출을 위해 코크린 서비스를 떠올렸다. 코크린은 장난감과 함께 아동이 주로 사용하는 공간을 소독하는 서비스다. 2016년 본격적으로 코크린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코끼리공장 매출의 99%가 코크린 서비스에서 발생한다.


-장난감 수리비가 1000원인데 매출은 어떻게 내나.


“장난감 수리는 사회 봉사 차원에서 하고 있어요. 장난감을 버리는 대신 고쳐쓰고 기부하는 등 장난감 순환을 도와달라는 의미죠. 아동기관 관리 서비스인 코크린을 통해 주로 매출을 내고 있어요. 현재 400곳 이상의 아동기관과 계약을 맺어 관리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코크린 서비스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다면.


“어린이집, 유치원 등 아동기관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소독하는 서비스입니다. 장난감이나 교구는 물론이고 아이들이 생활하는 모든 곳을 소독합니다. 조리실, 화장실 등 공간 특성에 맞게 소독하고 있어요.”

아동기관을 방문해 코크린 서비스를 하고있는 모습.

출처코끼리공장 제공

-코크린 서비스는 전국에서 이용 가능한가요.


“현재는 코끼리공장이 있는 울산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부산, 양산, 포항까지 서비스를 합니다. 한 지역에서 안정적으로 점유율을 확보한 이후에 사업을 확장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요.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지는 않고 있는 상태에요.”


-소독 용품도 직접 개발하셨다고.


“소독 사업을 하다 보니 비용이 많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직접 소독수를 만드는 기계를 구입했고, 자체 소독수 ‘메가크린’을 만들었어요. 강한 살균력을 갖고 있는 차아염소산을 활용했죠. 차아염소산은 인체에 자극이 없어 안전한 물질이에요. 자체 소독수를 개발한 이후 비용도 30% 이상 절감했습니다.”


◇전국적인 장난감 순환 체계 만들고 싶어


-사업을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이었나요?


“기존에 거의 없던,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필요성을 알리는 것이 가장 힘들었어요. 저희 사업에 대해 이해를 못 하는 분들이 많았거든요. 장난감 순환에 대한 인식이, 아동기관 소독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2016년에는 무상 서비스를 많이 했어요. 필요성을 증명하기 위해서요.”


-장난감 수리 교육도 진행하고 계신다고.


“장난감 수리를 배우고싶은 분들을 모아 사무실에서 교육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보낸 고장 난 장난감도 같이 수리하고요. 2014년부터 수리를 처음 하는 분들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수리 과정을 표준화시켰어요. 일종의 수리 가이드 북이죠. 가이드 북을 바탕으로 교육을 진행해요.” 

장난감 수리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이채진 대표.

출처코끼리공장 제공

-앞으로의 목표는.


“장난감 순환을 확대해 환경 보호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사실 초기에는 장난감을 기부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사업을 시작했어요. 취약계층 아동 발달을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었죠. 그런데 사업을 하다 보니 장난감이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전국적으로 장난감 순환 시장을 확대한다면 폐 플라스틱을 줄일 수 있을 거에요.


이를 위해서 현재 웹 사이트와 모바일 앱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장난감을 순환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죠. ‘코끼리마켓’ 인데요. 9월 중에는 ‘코끼리마켓’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거에요. 마켓을 통해서 고장난 장난감을 기부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또한 중고 장난감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기부하신 분들에게는 코끼리마켓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는 감사 포인트를 드릴거예요.”


-사회적 기업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사회적 기업이 영리 기업과 다르다는 걸 잘 알고 사업을 시작했으면 좋겠어요.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목적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기업이에요. 수익 창출만큼이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 기업입니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 분들이 너무 많은 것 같아요. 사회적 기업가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어떤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인가 많이 고민하고 사업을 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글 jobsN 박아름 인턴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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