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두고 1달 쉬라고요? 불가능하다는 일 저희가 해냈습니다

조회수 2020. 9. 25. 11:3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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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구입비·학원수강료에 안식월까지 주는 여의도 증권사
“증권사에서 주 52시간 근무제요? 불가능하지 않던데요.”
2019 일자리 으뜸기업 한화투자증권
업무량 많은 증권사에서 ‘워라밸’ 추구
윤종우·강도현 인재관리팀 인터뷰

고용노동부가 ‘2019년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기업’을 7월29일 뽑았다. 일자리 으뜸기업은 일자리를 많이 늘리거나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앞장선 기업을 인정하고 격려하기 위해 마련한 제도다. 일자리 으뜸기업 100개 중 단 2개 기업밖에 명단에 들지 못한 업종이 있다. ‘증권사’(증권매매 서비스업)다. 그중 하나가 한화투자증권이다.


한화투자증권은 업계에서 선도적으로 직원들의 일과 생활의 균형(Work Life Balance)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다 좋은 기업문화를 만들기 위해 ‘1개월 안식 유급휴가’, ‘팀장 정시 퇴근제’, ‘도서 제도’ 등을 운영한다. 2016년부터 고용에 힘써왔다. 그 결과 작년엔 2017년보다 38% 더 많은 직원을 채용했다. 인재관리팀 강도현 팀장(강)과 윤종우 과장(윤)을 여의도 본사에서 만났다.

출처: jobsN
인재관리팀 강도현 팀장.

◇"인재관리팀 팀장인 나, 정통 HR 출신 아니다”


-한화투자증권은 1962년 성도증권으로 시작해 1976년 한화그룹에 편입됐다. 2012년 (구)푸르덴셜투자증권을 인수·합병해 지금의 한화투자증권으로 거듭났다. 여러 번 부침을 겪었다는 말이다. 강도현 인재관리 팀장님은 몇년도에 이곳에 입사했나.


(강) “1998년도 입사해 21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저는 리테일·영업·기획·증권사 지점장 등을 두루 거친 뒤 지금은 4년째 인재관리팀을 이끌고 있어요. 정통 인사팀(HR)출신은 아니지만 증권사 비즈니스와 영업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혁신적인 인사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증권사에서 인사제도가 왜 중요한가.


(강) “증권업에 있어 인사제도는 핵심 시스템 중 하나입니다. 증권사는 숫자로 실적을 보여줘야 하는 곳입니다. 실적에 따른 평가나 보상이 중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처음부터 좋은 인재를 선발해 채용하는 것 또한 큰 역할이죠. 구성원의 교육을 맡아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인사팀의 업무입니다. 인사 이동·배치·보상·복리후생·성과급 제도를 마련하는 일도 있습니다. 직원을 뽑아 직원이 퇴직할 때까지 책임을 다합니다. 직원 모두가 자신의 업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하고 급여보상체계를 마련합니다. 인사팀의 존재 이유는 직원들이 행복한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직원들이 좀 더 많이 웃을 수 있는, 행복 자체가 일하는 목적인 회사 제도를 만드는데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 권희백 대표이사와 자선볼링대회에 참가한 임직원들.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승진자에겐 한달간 안식월 제도”


-한화투자증권만의 인사 시스템은 무엇인가.


(강) “한화는 지난 5월 10대 그룹 중 처음으로 ‘안식월 휴가’제도를 도입했습니다. 대리가 과장을 달거나 과장이 부장으로 올라서는 등 승진하는 이에게 한달간 유급휴가를 주는 제도입니다. 증권사에서는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PB(Private Banker)직군이 한달 쉬는 것은 일을 그만두라는 의미와 같죠. 당장 VIP 고객이 PB를 찾는데 ‘안식휴가 중이다’고 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PB는 다른 사람의 재산을 맡아 운영하기 때문에 언제나 실적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는 사람들입니다. ‘쉴 수 없다’는 반발이 많을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회사는 이 제도를 강력하게 밀어붙였습니다. 승진이 이루어지는 해엔 지난 직장생활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계획을 세우는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연간 계획을 잘 세워 고객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자는 절충안을 세웠습니다. 현재 무리 없이 이 제도를 운영중입니다.”


(윤) “주 52시간 제도도 6월부터 시행 중입니다. 입사 이래 가장 큰 변화라고 느껴집니다.
실제로 근무시간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었습니다. 일하는 시간은 줄었지만 주 52시간 시행 이전과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내고 있다 생각합니다. 또 학위를 따거나 직무 관련 자격증을 얻으려 할 때 자기계발을 위해 휴직 기간을 보장하는 제도인 ‘채움 휴직’ 제도도 있습니다. 5년 이상 근속한 직원이 대상입니다. 최소 6개월에서 최대 2년까지 쓸 수 있어요. 자기계발 지원금으로 월 150만원이 나옵니다. 직장에 다니다 보면 더 이상 새로운 지식을 배워나가는 것은 한계가 있죠. 구성원이 여유를 갖고 새로운 지식을 배워나간다면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자선볼링대회에 참가한 직원의 모습(왼), 산악회단체사진(오)

◇월 5권 이하 도서 지원 제도·근무시간 동호회 활동 장려


-직원들의 문화생활을 많이 지원해준다고 들었다.


(강) “반기에 한번 도서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하는 도서 리스트가 30권 나옵니다. 추천 리스트에 들었던 책을 예로 들면 ‘90년생이 온다’, ‘2020트렌드’ 등이 있습니다. 최근엔 회사에서 집중하고 있는 이슈인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이란 주제에 맞춰 관련 도서를 선정했습니다. 직원들에게 유용한 책을 추천해 주는 제도입니다.


이와 별도로 사원들에게 한달에 5권씩 도서비를 지원해주고 있습니다. 원하는 책을 마음껏 살 수 있습니다. ‘공감서재’라고 해서 서로가 읽은 책들을 기부하고 나눠보는 공간도 있습니다. 또 직원간 네트워킹을 강화하기 위해 동호회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저는 산악부·탁구부·스크린골프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습니다.”


-기업문화를 개선한 만큼 좋은 성과가 나타났는지.


(강) “경영진들은 직원들의 창의성이 곧 경쟁력이라는데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새로운 생각을 하려면좀 더 유연하고 가벼워져야 합니다. 부서장·팀장이 솔선수범해 정시에 퇴근합니다. 캐주얼 복장도 가능하죠. 조직문화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모으기 시작한 때는 2016년이었습니다. 2016년은 회사의 경영에 큰 위기를 맞은 때였죠. ELS 자체헤지 운용 실패로 영업적자 -1929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조직 내에서 인력을 충원하고 일하는 환경에 혁신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커졌습니다. IB(투자은행·Investment Bank)직군과 영업부문 인력 등을 충원해 극적으로 2017년 영업이익 654억원(당기 순이익 557억원), 2018년 972억원(당기 순이익 724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정원보다 38% 직원을 더 충원해 실적을 끌어올렸습니다. 물론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채용인원을 늘렸다 해서 반드시 긍정적 결과가 바로 나타나는 건 아닙니다. 다만 퇴사율·이직율이 낮아졌습니다. 즐겁게 일하는 직원들이 좋은 성과를 보인다는 결과물을 갖고 있습니다.”

한화투자증권 직원이 학생들에게 직무멘토링을 하는 모습

◇’신입사원 퇴사율’ 확연히 줄어든 채용 전환형 인턴 제도


-인턴십으로 신입사원을 채용한다고 들었다.


(강) “작년부터 매년 약 30명의 인원을 인턴·수시채용 방식으로 뽑고 있습니다. 서류 전형과 1차면접에 합격한 인턴들은 1~8주간의 인턴십 과정을 거칩니다. 지원 부서별로 주어지는 과제를 하고 업무 실습을 할 수 있는 기간입니다. 인턴들이 보유한 역량과 지식을 현업에서 테스트해볼 수 있습니다. 지원자와 경영진 모두 만족도가 높은 제도죠. 지원자에게도 회사가 자신에게 맞는지 평가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합니다. 작년에 인턴전환형 채용으로 뽑은 신입사원들은 이직·퇴사자가 거의 없습니다.”


-인재상은 무엇인가. 지원자에게 팁을 준다면.


(강) “이력서나 면접에서 빼놓지 않고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지원자는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실패를 한 적이 있는가’입니다. 지원자가 얼마나 진취적이고 다양한 활동을 해왔는지 알고 싶습니다. 사람이 가장 큰 성장을 이루는 시기는 처절하게 실패해볼 때입니다. 끊임없이 배워나가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라면 필연적으로 실패에 대한 경험이 있을 겁니다. 자신의 목표가 무엇인지, 그걸 이뤄내는 과정에서 어떤 자랑스러운 실패를 해봤는지 설명해줄 수 있는 인재를 찾습니다.”


글 jobsN 김지아
사진 한화투자증권 제공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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