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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디스 그만두게 만든 척추…오히려 그게 전화위복 됐죠”

“승무원 그만두고 '동양인 최초' 비키니 프로카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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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승무원으로 일했다. 불규칙한 생활과 기압 차로 인해 건강이 나빠졌다. 척추측만증이 심해져 수술을 권유받았다. 해결책은 운동이었다. 허리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근력 운동을 시작했다. 헬스장 위 컨테이너에서 먹고 자며 밤낮없이 운동했다. 주변의 권유로 나간 첫 대회인 2014년 머슬마니아 코리아대회 스포츠모델 부문에서 1등을 했다. 이후 머슬마니아 유니버스 대회에서 동양인 최초로 비키니 프로카드를 받았다. 주이형(36) 비키니 프로선수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주이형 선수 제공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해달라.


“비키니 프로선수로 활동하는 주이형이다. 피트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24살 때부터 대한항공 승무원으로 4년 6개월간 일했다. 일을 그만두고 비키니 프로선수로 나섰다. 현재 서울호서예술전문학교에서 운동방법 등을 강의하고 있다. ‘엘리스핏’이라는 운동 커뮤니티도 운영 중이다. 또 DJ일도 한다.”

주이형 선수 제공

-비키니 프로선수라는 직업이 생소하다.


“비키니 프로선수는 보디빌더랑 완전히 다른 직업이다. 보디빌더처럼 근육이 많거나 몸이 크진 않다. 중점적으로 운동하는 부위도 다르다. 보디빌더는 근육을 크게 하고, 퀄리티를 높이는 게 중요하다. 비키니 프로선수는 근육보다는 여성미를 중점적으로 본다. 아름다운 신체 곡선을 만들어야 한다. 심사 기준은 몸의 비율, 체형, 라인 등이다. 둔부 근육과 어깨 근육을 중점적으로 키운다. 예를 들어 둔부와 허벅지 근육은 키워야 하지만 종아리는 가늘어야 한다. 어깨 근육은 키워서 얼굴을 작아 보이게 한다. 또 코어운동을 열심히 한다. 코어운동이란 몸 중심부위인 척추, 복부, 허리 등과 관련한 골격 및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말한다. 몸통을 가늘게 보이게 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을 해 체지방을 뺀다. 또 스트레칭도 자주 해 몸의 라인을 살린다. 비키니 선수는 몸의 건강미와 여성미를 뽐낸다.”


-비키니 프로선수를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어릴 때부터 운동하는 것을 좋아했다. 중학교 때 용돈을 모아서 에어로빅, 수영 학원에 등록해 다녔다. 또 초등학교 땐 육상부였다. 학교에서 오래달리기, 높이뛰기 선수도 했다.


건강 문제로 승무원을 29살 때 그만뒀다. 몇 년간 하늘을 날았으니 이번엔 땅을 걸어보자고 생각했다. 일을 그만두자마자 국토대장정에 나섰다. 20일간 전국을 걸었다. 해남에서부터 판문점까지 하루종일 걸었다. 같이 한 친구들이 다들 대학생이라 가장 나이가 많았다. 종일 걸으면서 땀을 흘리고 몸을 쓰니 성취감이 컸다. 운동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운동하니까 규칙적인 생활이 가능하더라. 시간을 정해놓고 매일 꾸준히 운동했다. 승무원일 땐 몸무게가 51~52kg였다. 운동을 시작하고 61~62kg까지 체중이 늘었다. 10kg가 더 늘었지만 몸매나 체형, 옷맵시는 훨씬 더 좋아졌다. 키가 172cm로 큰 편이다. 몸에서 근육이 부족했던 부분이 채워지니까 보기 좋았다.


건강을 위해 시작한 운동이었지만 노력한 결과를 평가 받아 보고 싶었다. 주변에서 피트니스 대회에 나가보라고 권유하더라. 도전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주이형 선수 제공

-승무원은 왜 그만뒀나.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여대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여자가 할 수 있는 일에 관심이 갔다. 유니폼을 입고 하늘에서 일하는 모습이 멋져보였다. 졸업하자마자 대한항공에 객실승무원으로 입사했다. 일하는 동안 최선을 다했다. 사무장까지 달았다. 보람도 느꼈다. 하지만 오래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명절이나 휴가를 가족과 함께 보낼 수 없었다. 그 기간이 성수기라서 가장 바빠서 쉴 수 없었다.


또 4년 반 정도 일하니까 대부분의 출항지를 거의 다 갔다. 당시 대한항공은 143개 도시로 출항했다. 갔던 데를 또 갔다. 다시 오지 못해도 아쉽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새로운 일을 하고 싶었다.


몸에도 문제가 생겼다. 시차가 항상 바뀌는 일이다 보니 몸이 안 좋아졌다. 기압 차로 인해 쉽게 피로감을 느꼈다. 불면증에 시달렸다. 척추측만증이 심해졌다. 병원에선 허리디스크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며 수술을 하자고 했다. 수술 대신 운동으로 극복해보려고 했다. 건강 때문에 운동을 시작했다.”

주이형 선수 제공

-주변에서 편견이 있을 것 같다.


“부모님이 처음엔 걱정을 많이 하셨다. 다 큰 딸이 직장을 잘 다니다가 갑자기 그만두고 비키니 프로선수를 한다고 하니 놀라시더라. 속옷 같은 비키니를 입고 대회를 출전한다고 하니 이해를 못 하셨다. 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고, 몸도 건강해지니까 좋아하시더라. 지금은 휴대전화 바탕화면에 사진을 저장하고 자랑하고 다니신다.”


-처음 대회에 어떻게 나갔는지 궁금하다.


“처음 출전한 2014년 머슬마니아 코리아대회 스포츠모델 부문에서 1등을 했다. 스포츠모델 부문 외 미즈비키니, 피규어 부문이 있다. 만 16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누구나 참가할 수 있다. 각 부문마다 심사 기준이 다르다. 당시엔 주로 헬스 트레이너들이 출전하는 대회였다. 트레이너도 아닌 일반인이 우승해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후 아시아 대회에 출전했다. 싱가포르에서 열린 2014 머슬마니아 아시아 스포츠모델&미즈비키니 부문에서 1등을 했다. 주변의 응원을 받아 세계 대회에도 나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15 머슬마니아 유니버스에서 동양인 최초로 비키니 프로카드를 받았다. 스포츠모델 부문 3위를 했다.”

주이형 선수는 2015 머슬마니아 유스버스에서 비키니 프로카드를 동양인 최초로 획득했다.

출처주이형 선수 제공

-비키니 프로카드는 무엇인가.


“머슬마니아 유니버스는 세계 3대 피트니스 대회 중 하나다. 전 세계 72개 나라에서 열린다. 체급별로 미디움, 숏, 톨 부문이 있다. 각 1등을 뽑는다. 이후 3명 중 최종 1등을 뽑는다. 쉽게 말해 나라별로 1명을 뽑는 것이다.


나라에서 1등으로 뽑힌 선수들이 머슬마니아 유니버스에 출전한다. 총 72명이 프로카드 10개를 놓고 경쟁한다. 2015년 머슬마니아 유니버스에서 동양인 최초로 비키니 프로카드를 받았다. 역대 대회 중 동양인이 비키니 프로카드를 받은 것은 처음이었다.


아무래도 외국인이 동양인보다 체형이 좋다. 몸에 더 굴곡이 있고 선도 예쁘다. 비키니 프로카드를 받을 줄 몰랐다. 정말 기뻤고 영광스러웠다. 비키니프로 카드를 받으면 상금은 따로 없지만 머슬마니아 유니버스 측이 직접 선수 관리와 홍보를 해준다. 팬페이지를 운영해준다. 보충제 회사에서 영양제를 협찬 받았다. 스포츠 의류 등을 받기도 했다. 피트니스 행사 등에 초대받아서 홍보일을 했다.”

주이형 선수 제공

주이형 선수 제공

-어떤 노력을 했나.


“한국대회에는 약 3개월을 준비하고 나섰다. 유니버스 대회를 앞두곤 6~7개월을 준비했다. 매일 운동했다. 아침 2시간, 점심 2시간, 저녁 2시간씩 하루에 총 6시간을 운동했다. 헬스장 위에 컨테이너 숙소를 얻었다. 거기서 먹고 자고 했다. 주로 웨이트와 유산소 운동을 했다.머슬마니아는 보디빌더 같은 근육보다 건강미, 여성미를 보는 대회다. 라운드별 워킹이나 의상이 중요하다. 운동뿐 아니라 워킹과 포즈를 연습하기 위해 모델라인 아카데미에 다니며 레슨을 받았다.


의상도 직접 꾸몄다. 동대문에 가서 반짝이는 보석을 사서 비키니에 달았다. 당시엔 그런 선수가 없었다. 김연아 선수의 무대복을 만들었던 디자이너를 찾아가 의상을 부탁하기도 했다. 또 시중에 나온 패션 잡지를 거의 다 봤다. 미국 최대의 란제리 회사인 빅토리아 시크릿의 패션쇼 영상을 찾아서 보면서 워킹과 포즈를 연구했다.


마음을 먹으면 끝장을 보는 성격이다. 외국에서는 스포츠맨들을 존중하는 분위기더라. 우리나라는 아직 인식이 좋지 않은 것 같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사람이나 보디빌더는 힘만 세고 무식하다는 편견을 가진 사람이 많다. 인식을 바꾸고 싶어 더 열심히 했다.”

주이형 선수 제공

-현재 무슨 일을 하고 있나.


“2018년부터 서울호서예술전문학교 실용무용예술학부 교수로 일하고 있다. 무용하는 학생들에게 근력 운동하는 법 등을 가르친다. 몸매 라인이 중요해서 웨이트 트레이닝을 주로 시킨다.


또 작년 ‘엘리스핏’이라는 커뮤니티를 만들었다. 운동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모집해 운동법을 가르친다. 작년에 1기를 모집했다. 50명의 일반인과 3개월간 운동을 함께했다. 현재 2기를 모집 중이다. 동기부여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힘든 운동과 식단법은 한계가 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로 마인드 트레이닝을 한다. 운동법이나 노하우를 전한다.


일주일에 3번 운동한다. 주말에는 센터를 대관해 함께 운동한다. 또 평일에는 야외 트레이닝을 한다. 운동시간이 2시간이라면 40분은 이론 강의를 한다. 2시간 내내 운동을 하는 게 아니다. 식단이나 마인드 트레이닝과 관련해 강의한다. 자신감을 높이고 슬럼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려고 한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운동해야 하는 이유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한다. 수강료를 약간 받는다.”


-안정적인 직업을 그만둔 게 아니냐. 현재 수익이 궁금하다.


“지금 승무원 때보다 약 2배를 더 번다. 승무원 때는 약 300만~400만원을 벌었다. 비키니 프로선수를 하면서 새롭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일이 더 많이 생겼다. 운동 수업, 모델료 등을 포함하면 현재 600만~700만원을 벌고 있다.


열심히 하면 천만원 단위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비키니 프로선수라는 경력을 살려서 스스로 노력한다면 수입이 더 늘어날 수 있다. 물론 선수 중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도 있다. 요즘은 대회도 많고 1등도 많다. ‘1등 했으니까 뭔가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 먼저 알아주지 않는다.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보고 ‘어떻게 저런 몸을 가질 수 있지?’라고 생각하게끔 더 열심히 운동하고 홍보해야 한다.”

주이형 선수 제공

-현재 DJ 활동도 한다고.


“2016년부터 디제잉을 시작했다. 운동할 때 음악이 없으면 집중도 잘 안되더라. 헬스장에서도 항상 신나는 음악을 틀어놓지 않나. 운동에 집중하기 좋은 음악을 직접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트감이 일정하게 있는 음악이 좋더라. 음악 중간에 ‘치얼업’과 같은 멘트를 넣는다. 2017년엔 ‘사운스 퍼레이드&워터워’라는 음악축제에서 디제잉을 했다.”

주이형 선수 제공

주이형 선수 제공

-앞으로의 꿈과 목표는.


“피트니스 파티나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다. 사람들이 모여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함께 운동하는 행사다. 건강한 다이어트 음식으로 다과를 하고,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운동과 관련한 문화가 없다. 행사를 많이 만들어서 사람들이 ‘재밌게 놀고 왔는데 살이 빠졌네’ ‘운동은 힘든 게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끔 만들고 싶다.


또 ‘엘리스핏’을 잘 키워서 전용 센터를 만들고 싶다. 나만의 다이어트 운동 방법을 개발하고 싶다. ‘이 운동법은 주이형이 개발한 방법’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우리나라의 ‘피트니스 여제’ 하면 주이형을 떠올릴 수 있도록 말이다.”


글 jobsN 임헌진
jobarajob@naver.com
잡스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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